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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사야] 어린 시절 우연히 만난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30 23:56:15
조회 793 추천 28 댓글 9
														

오타에랑 사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일어난 일이였다.


연습이 끝나고 쉬는시간, 모두 뱅 둘러앉아서 아리사가 타온 차에 내가 가져온 빵을 하나씩 집어서 우물우물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평소라면 최근 라이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겠지만 먼저 유리 선배랑 사귀고 있던 리미에 더해서 나랑 오타에, 카스미랑 아리사까지 밴드 모두가 커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당연히 그 쪽 관련 이야기가 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있잖아."


이야기는 어느덧 중반, 다들 빵을 다 먹어치우고 유리 선배가 미국에 있어서 리미는 지금 외롭지 않겠냐~는 주제로 막 들어섰을때 오타에가 갑작스럽게 손을 들었다. 왜? 카스미의 말에 그녀가 우리 넷을 쭉 둘러보았다.


"새삼스럽게 궁금한건데, 다들 첫사랑 있어? 참고로 난 물론 사아야."


"아리사!"


오타에의 질문에 카스미가 망설임없이 손을 들어서 외치더니 아리사의 품에 달려들어서 뺨을 부비적거리기 시작했다. 그 행동에 귀까지 빨개진 채로 부끄러워하면서도 밀어내지 않고 얌전히 당해주는것이 아리사다웠다.


"아하하...난 언니려나. 철이 들기 전 부터 졸졸 쫓아다녔으니까..."


리미의 대답에 아리사 역시 자기도 대답해야 할 타이밍이라는걸 눈치챈걸까, 얼마간 카스미를 품에 안고있다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그 뭐냐, 카스미."


그렇게 중얼거렸다. 물론 이를 알아들은 카스미가 눈을 빛내면서 아리사한테 더 강하게 달라붙으려했지만 아리사는 그것마저도 부끄러운지 말했으니까 됬지 않냐며, 이제 다 잊으라고 카스미를 더 강하게 껴안았다.


"사아야는?"


두 사람의 애정행위를 웃으면서 보고있자니 오타에가 이번에는 나한테 물어보았다. 나? 으음...턱에 손을 올린 채 잠시 고민하면서도 오타에의 눈치를 보다가, 기왕 이렇게 된거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아하하, 오타에한테는 미안하지만 내 첫사랑은 오타에가 아닐지도 몰라."


"사아야, 그게 무슨 소리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느새인가 내 앞에 온 오타에가 내 손을 꼭 붙잡았다. 아하하, 그게 말이지...말해야 할지 말지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기왕 꺼낸 이야기, 어차피 어렸을 적 이야기이기도 했고 말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좋은 기회다 싶었다.


"응, 그러고보니까 아직 이야기한 적 없었네. 그건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었을 땐데..."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걸 보면 정말로 그 아이가 첫사랑은 맞았던 것 같았다. 긴 흑발, 품에 든 자그만한 토끼...오타에를 1/3으로 줄이면 첫사랑이 될지도 모르겠네. 아니, 어쩌면 내 첫사랑과 너무 닮아서 오타에를 사랑하는걸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닌가, 쿡 웃으면서 눈을 감고 그 날의 일을 천천히 떠올렸다.


한여름의 주말.


오후 세 시쯤 있던 일이였다.


*


다른 가게도 다 그렇지만 점심 시간이 지난 다음의 오후에는 사람이 잘 오지 않길 마련이였다. 다행히도 우리집은 빵집이라서 그렇게 시간대를 많이 타지 않는 편이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때가 제일 붐비고 그 직후에는 다른 때 보다도 사람이 잘 오지 않고는 했다.


그 날도 그랬다. 심지어 그 날은 한여름, 오후 세 시가 되었음에도 더위가 어느정도 꺾이긴 커녕 오히려 펄펄 끓을 지경이였다. 조금이라도 냉방을 게을리 하면 곧장 온 몸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는 했기에 도저히 맨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날씨가 아니였다. 가만히만 있어도 체력이 급속도로 깎이는 느낌이였다...


그런 무더운 날씨였기에 부모님의 일손을 도와주러 내려온 나는 아직 어린 나는 체력적으로 금방 지쳐서 카운터 옆의 의자에 그대로 퍼졌다. 부모님도 알고계셨기에 무리하지 말고 카운터를 보면서 쉬라고 말씀해주시더니 냉방을 조금 더 강하게 해주셨다. 한여름에 점심시간도 지난 직후라 사람이 제일 안올때니까 그나마 가장 움직일 일이 적은 카운터를 보라고 한거겠지, 두 분의 마음씨에 감사를 드리면서 그대로 카운터 의자에 몸을 맡긴 그 순간이였다.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어서오세요! 어린아이 특유의 혀짧은 목소리로 외치면서 곧장 몸을 일으켰지만 신기하게도 손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귀신인가 싶어서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그런게 있을리는 없다고 애써 다짐하면서 카운터 너머로 상체를 내밀어서 가게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어서오세요!"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 나는 손을 흔들면서 카운터 너머의 손님한테 제대로 인사를 했다.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소녀가 몸을 천천히 돌리더니 내 쪽을 향해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그랬다. 보이지 않은건 귀신이니 뭐니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였다. 손님의 정체는 아이, 그것도 나랑 거의 나이차이가 나지 않아보이는 아이였다. 이러니까 당연히 카운터에서는 가려져서 제대로 보이지 않지!


한결 마음이 놓이자 그제서야 아이의 모습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다. 심부름을 온걸까, 자기 몸이랑 비슷한 쇼핑백을 든 흑발머리의 아이였다. 애완동물인걸까, 양 손에는 자그만한 토끼를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보물이라는 마냥 꼭 껴안고 있었다.


"엄마가 심부름을 시켜서 왔어."


내가 같은 또래라는걸 눈치챘는지 아이의 말투가 순식간에 편안해졌다. 물론 나 역시 계속 딱딱한 말투로 유지하는건 싫었기에 헤헤 웃으면서 아이한테 다가갔다.


"그렇구나! 몇 살이야? 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


"나도...에헤헤."


조금 쑥쓰러운듯이 웃은 아이가 토끼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뭔가 생각이 난듯 내게 토끼를 내밀었다.


"이 아이는 우리집 토끼야. 만져볼래? 굉장히 귀여워."


"만져도 괜찮은거야? 와아, 고마워!"


그 때 까지만 해도 토끼를 실제로 본 적이 없던 나는 아이의 말에 기뻐하면서 전혀 사양하지 않고 토끼를 쓰다듬어주었다. 보들보들한것이 마치 밀가루 같은 느낌이여서...


"에헤헤, 귀여워라..."


"그치?"


솔직하게 입밖으로 나온 내 말에 아이가 반색을 하면서 활짝 미소지으며 내 쪽을 쳐다보았다...


*


"아마 그 미소에 반했었던 것 같아."


빵을 산 그 이후로 한 번도 오지 않았지만, 그리운 듯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끝내자 네 사람의 시선이 나한테 몰리는 것이 느껴졌다. 가족들한테도 안한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조금 쑥쓰러웠기에 뺨을 살짝 붉힌 채 시선을 돌렸다.


"흑발에 토끼...? 그런 사람이 둘이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이야기를 다 들은 아리사가 머리를 긁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더니 오타에를 쳐다보았다. 카스미랑 리미도 동의하는건지 동시에 오타에를 쳐다보더니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도대체 뭘 말하고 싶어하는걸까, 만화로 따지면 머리 위에 물음표 부호가 가득 떠있을법한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타에 역시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내 쪽을 바라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첫사랑이 내가 아니라는건 조금 서글프긴 하지만."


그러더니 그런 말을 하고는 곧장 내게 다가와서 날 꼭 껴안아주었다. 자기가 아닌건 조금 서글프기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그 첫사랑한테 지지 않겠다는 듯, 나랑 같이 있겠다는 그런 표시인듯 싶었다. 그 행동의 의미를 깨달은 내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헤헤 웃으면서 그녀의 품 안에 고개를 파묻었다.


"모르는거같지?"


"모르는 것 같은데."


우리 두 사람을 보더니 뒤에서 아리사랑 카스미가 호흡을 맞춰서 그런 이야기를 꺼냈지만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잘 몰랐기에 그냥 웃으면서 오타에를 조금 더 강하게 껴안았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오타에의 품 안에서는 언젠가 맡았던 그 아이와 같은 냄새가 났다.


*


어린시절에 오타에랑 사아야랑 만나고 사아야가 오타에한테 한눈에 반했으면 어떨까 하는 내용


물론 당사자들은 모르지만 아리사랑 카스미는 듣자마자 그런 사람이 세상에 둘이 있겠냐면서 단숨에 눈치채는 그런 이야기 써보고 싶었음


자기자신한테 질투하는 오타에는 덤


타에사야 소꿉친구 쓰고싶어서 끙끙거렸는데 제대로 못쓰고 결국 이런거 나와서 너무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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