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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노래듣다가 생각난 창작

ㅍㅋ(116.32) 2020.04.20 16:48:38
조회 171 추천 12 댓글 1
														

 넓은 공간 안에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불빛도 하나 없고, 저 높은 곳에 뚫린 창문 하나에서 비춰오는 달빛이 유일한 광원이다. 네 귀퉁이의 기둥에는 금색 고래가 장식되어 있고 천장부터 바닥까지 하늘하늘한 분홍색 레이스로 화려하게 장식된 침대는 누가 보기에도 그 곳에 누워있는 소녀가 귀한 몸이란 것을 알게 해준다. 달빛이 소녀에 발 끝에 머무르고 시트가 뱀 비늘처럼 반들거렸다.

 "저기, 잠이 안오는데 옛날 이야기라도 해줘."

 소녀가 뒤척이자 시트가 헤집어지며 주변에 달빛을 흩뜨렸다. 침대가 잠시 흔들리는가 싶더니 뒤쪽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하나 들려왔다. 소녀의 부탁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 웨일이라는 평화로운 나라가 하나 있었습니다. 현명한 왕은 백성들을 우선하는 정치를 했고 백성들또한 왕을 존경하고 개인의 삶에 만족했죠. 자라는 벼는 여느 때나 황금빛 바다를 연상시킬 정도로 풍년이었고 바다에서 돌아오는 배들은 갑판이 물고기로 덮여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왕국에도 한 가지 고민은 있었고, 그건 바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두 왕국, 케일 왕국과 브리 왕국이었습니다.

 왕은 일어날 지도 모르는 전쟁이 백성들의 마음 한 켠에 항상 불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걸 알았고, 해결해야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와중에 케일 왕국에서 뜻 밖의 제안이 들어옵니다. 왕에게는 왕국 내의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두 딸이 있었어요. 그 중 큰 딸을 향한 혼담이었습니다. 제안을 받은 왕은 생각했죠. 딸의 결혼이 성사되면 왕국은 더 할 나위 없는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거라고. 해서 케일 왕국의 왕자와 웨일 왕국의 첫째 공주는 약혼의 관계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평화도 얼마 가지 못하고 어느 날 갑자기 깨져버리고 맙니다. 첫째 공주가 갑자기 흉측한 괴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죠. 소식을 들은 왕은 평소 인자한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이 격노하여 원인을 찾아 공주를 다시 돌려놓으라고 명합니다. 왕에게도 짐작가는 바가 있었습니다. 웨일과 케일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우려한 브리 왕국의 짓일거라 믿었습니다. 왕궁 내의 모든 이들이 극도로 긴장한 채 원인을 찾으려 며칠 밤 낮을 애썼고 결국 마녀 한 명을 잡게됩니다. 다만,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마녀는 웨일 왕국 영토 내에 있었습니다.

 왕은 물었죠.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마녀는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벌벌 떨며 답했습니다.

 "어느 날 편지 하나가 저에게 왔고, 그 안에는 머리카락 몇 가닥과 금화 3장이 있었습니다. 편지에는 머리카락의 주인에게 저주를 걸어달라 했고, 성공하면 금화 5장을 더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편지는 아직 있는가?"

 "아뇨, 바로 태우라고 적혀있어 그리 하였습니다."

 왕은 마녀가 거짓부렁을 답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금화는 일반인이 평생 살면서 만지기는 커녕 보기도 힘든 것이고, 그런 금화를 선금으로 3장이나 줄 정도면 터무니 없는 재력인데 의심이 가는 것은 브리 왕가 뿐이었으니 말이죠.

 왕은 명했습니다.

 "마녀를 데리고 가 진실을 말 할 때까지 고문하여라."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마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같았습니다. 결국 고문 도중에 죽어버린 마녀는 머리가 잘려 왕국 대문에 걸렸습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지요. 공주의 머리카락이 외부로 유출 된 것은 내부의 협력자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문제였습니다. 공주 전속의 시녀는 처형되고 성 안의 모든 고용인이 해고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왕은 기술자 하나를 불러 명했습니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을 숲 속에 탑 하나를 지어라. 무슨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게끔 튼튼하게 말이다. 내부를 볼 수 없도록 거목도 닿지 않을 정도로 높은 곳에 창 하나만 내도록 해라. 그 곳에 내 가여운 딸을 살도록 하겠다."

 왕명을 받은 기술자는 그리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흉측한 괴물이 되어버린 딸은 남은 여생을 홀로…."

 이야기는 소녀의 말에 도중에서 끊겨버렸다.

 "아이참, 그건 옛날이야기가 아니잖아."

 소녀는 불만족스러운 듯이 퉁명스럽게 말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시간이 꽤나 흘렀는지 소녀의 발치에 있던 달빛이 기울어져 어느 덧 방 안 쪽을 비추고 있었다. 소녀가 일어나 다가간 그 곳에는 도마뱀의 꼬리에 늑대의 발, 온 몸을 뒤덮은 뱀의 비늘에 박쥐의 날개까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괴상한 거체가 있었다.

 자기보다도 몇 십 배는 큰 괴물에게 망설임없이 다가간 소녀는, 새카맣고 단단한 발톱 하나를 끌어안고선 말했다.

 "게다가 그 이야기는 틀렸어. 언니가 죽을 때까지 내가 계속 옆에 있어줄 거거든."

 아까까지만 해도 이야기를 들려주던 괴물의 입은 굳게 닫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흉측한 얼굴이 일그러져 쳐다보는 것만으로 영웅의 기세도 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소녀는 더 없이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한 없이 소중한 것을 다른 누구에도 줄 수 없다는 것 마냥 날카로운 발톱을 품 속에 끌어안고 있었다.

------

들은 노래는 拝啓、何者にもなれなかった僕へ。

가끔 쓰는 것들 https://sub-novel.postype.com/ 모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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