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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원조교제앱에서 작성

뮻ㅇ(172.218) 2020.05.01 10:50:23
조회 2327 추천 3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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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고객님 맞으시죠?"


호들갑스러운 초인종 소리에 문이 열렸고, 이내 현관으로 들어선 여성이 신발을 벗으며 처음으로 건넨 말은 분명 의문형이었지만, 답을 듣고자 하는 질문은 아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이가 보이게 미소 지었다.


"고객님 담당으로 전담 받은 이가람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가만 보면 붉은색으로 보일 만큼 옅은 갈색 머리. 양쪽으로 묶은 그녀의 머리끝에는 아직 염색약이 다 빠지지 않았는지 노란빛이 감돌고 있었다. 화장을 고려하더라도 심각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와 그와 대조되는 붉은 입술. 특히 도톰하게 튀어나온 아랫입술은 단연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돋보였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코가 낮다며 불만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마저도 그녀의 귀여움에 한몫 더한다는 평가를 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매와 그와 대조되는 연하고 아래로 처진 눈썹은 마치 불협화음으로 이루어진 곡처럼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렇듯 앳돼 보이는 그녀의 외모와 5피트를 갓 넘는 듯한 그녀의 키는 그녀의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익히 들어왔으나, 그녀에게 있어 이러한 외형은 약점이 아닌 장점이었다. 또, 그녀의 눈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그 누구라도 그녀를 어리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자 걸친 코트를 벗자 그 아래로는 속옷이 훤히 비치는 흰 원피스뿐이었다. 얇은 천 아래로 보이는 굴곡은 아담한 몸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분명히 성인이라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가까스로 그녀의 중요한 부위만을 가리고 있는 속옷들. 배달기사나 수리공이 고객의 집에 찾아오면서 입을만한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녀는 콜걸이었다.


그리고 지금 가람을 내려다보는, '정은'이라 이름이 밝혀진 그녀의 고객이자 집 주인. 지금 창밖은 소나무 대신 야자나무가 자라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을 여러 겹의 옷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실내에서 선글라스와 마스크까지 낀 정은의 모습에 가람은 의아함을 느꼈으나, 자신의 얼굴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고객들은 전에도 몇 번 만나본 적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설명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으로써 알아볼 수 있는 건 정은이 남자치고는 작은 키라는 것과 굉장히 잘 정돈된, 윤기 넘치는 검은 머릿결을 가졌다는 것.


"어디보자... 4주짜리 상품으로 신청하신 거 맞으시죠? 오늘부터 날짜 카운트 시작되구요, 중도 취소하셔도 지급하신 금액이나 보증금은 반환되지 않고요. 제 역할이나 숙식 관련 문제는 여기, 이용 약관에 나와 있는 걸로 알고... 혹시 그 외에 질문 있으시면 그 밑에 번호로 전화하시면 되세요."


여전히 대답이 없는 정은에게 제 할 말만 재잘거리면서 가람은 집을 총총걸음으로 돌아다니며 제집처럼 구석구석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은이 그녀를 막으려는 행동조차 취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가람이 앞으로 한 달간 그 집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혼자 살면서 방이 셋, 화장실이 둘이나 필요할 리는 없을 터. 안주인이 한 달 동안 어디 놀러라도 갔나 보지. 가람은 남자들은 발정 난 돼지들이라고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고풍스럽고 화려한 호화 가구로 가득 찬 집은 아니었지만, 사는 데 있어 모자람을 느낄 것 같은 가정 형편은 아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집 안주인은 몸 팔러 다닐 일은 죽어도 없겠지.


대부분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으나, 복도 끝의 방만은 가구도, 벽지도 하나 없이 그저 매트리스 하나만이 놓여있었다. 방문을 연 순간 가람은 그곳이 자신이 지내게 될 방이라는 걸 직감했다. 허전한 방이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쾌재를 불렀다. 이번과 같은 상품을 몇 번 담당해봤지만, 대부분의 경우 거실 바닥이나 소파에서 잠을 때워야 했다. 한 번은 밥을 먹을 때 와 관계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 달 내내 창고에서 생활했던 적도 있었다. 대부분의 고객은 몸 팔러 다니는 여자가 자신과 몸을 섞고 난 후 같은 침대에 누워 잠드는 걸 원하지 않았으니까.


"여기서 지내면 되나요?"


확인차 던진 질문에 정은은 고개를 끄덕였고, 가람은 방으로 들어가 매트리스 위에 걸터앉았다. 자신이 유일하게 들고 온 핸드백을 뒤져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담배 펴도 되죠? 라는 질문에 뒤따른 긍정의 몸짓. 가람은 목을 창문 밖으로 쭉 내민 채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저희 호칭부터 정할까요? 저는 그냥 이름으로 부르셔도 되고 따로 원하시는 호칭 있으시면 원하는 대로 하시면 돼요."


꽁초를 창밖으로 던져버린 후 돌아서며 이번에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품고 넌지시 말을 꺼냈다. 가만히 미소 지으면서 보고 있으니 정은은 당황스러운지 우물쭈물하며 말을 꺼내지 못하는 듯했다.


"저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고객님'은 너무 노골적이고, '정은 씨'로 할까요? 오빠? 자기? 원하시는 거 있으세요?"


이제는 살짝 답답함을 느끼며 다시 말하자 정은은 조금 생각하는 듯싶더니 갑작스레 코트를 벗으며 입을 열었다.


"저..."


가람보다도 더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 그냥 높을 뿐이 아니라, 남자 목소리라고는 생각이 안 될 정도로 맑고 청아한 소리가 정은의 마스크를 뚫고 흘러나왔다. 코트 아래로도 남자치고는 지나치게 좁은 어깨와 얇은 허리가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숙인 채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고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목을 살짝 덮는 부드러운 숏컷과 뚜렷한 이목구비. 하지만 남자의 것은 아니었다.


"언니... 라고..."


해주실 수 있나요- 라고 속삭이는 듯 들려오는 정은의 목소리에 가람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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