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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잘 지내고 계신가요?앱에서 작성

참새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03 09:00:02
조회 1314 추천 36 댓글 12
														

잘 지내고 계신가요?

자꾸 편지를 보내서 번거롭게 해 드리는게 아닌가 걱정이네요.

다만 이 삭막한 사막에서 제가 누릴 것은 당신을 떠올리는 것뿐이니 이런 이기심을 용서해주세요.

“또 편지입니까? 지극정성이로군요.”
“계속 보내주는군.”
“꽤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약혼녀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겠나?”

일은 잘 마무리되어가고 있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임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그 날을 위해서라도 좀 더 힘내야겠죠?

“그런데 소라. 내가 요즘 고민이 좀 있는데..”
“말씀하시지요. 하지만 약혼녀가 위험천만한 사막땅까지 날아가 싸우고 있는데 혼자만 편히 앉아있는 것을 걱정하시는 것 이라면 단언컨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아가씨께선 이렇게 책상머리에 앉아서 펜대나 움직이는 편이 어울리십니다. 헛꿈 꾸지 말고 누구를 죽여라 살려라 명령이나 하십시오.”
“돌아버리겠군. 비서를 바꾸든가 해야겠어.”
“듣던 중 반가운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그 말씀을 하신지 벌써 7년째입니다. 아무튼,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뭡니까?”
“편지에 자꾸 피가 묻어 있어.”

그러고 보니 저번 편지에서 제 안위를 걱정해주셨지요?

저를 생각해주시는 마음은 감격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만, 너무 심려치는 말아주시기를.

저는 괜찮습니다. 별달리 다친 곳도 없고, 작전도 더없이 잘 진행되고 있답니다.

“걱정되는군. 여린 사람인데.. 다친 채로 편지를 쓰고 있는건 아니겠지?”
“아가씨. 이하민 영애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꼽아주는 무투파 가문의 차기 가주입니다. 어떻게 봐도 여린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그건 자네가 이하민 영애를 직접 만나지 못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거고.”

얼마 전 좋은 묘목을 구해 당신께 보내기로 했습니다.

이곳의 주민들이 대대로 모셔온 나무의 묘목이라고 하더군요. 다음 보급기가 뜨기 전에 함께 보내기로 했으니 이 편지보다는 조금 느리게 도착하겠네요.

제가 직접 싸워 얻어낸 것이니 부디 편하게 받아주세요.

“아가씨께서도 몇 번 만나신적이 없으시잖습니까?”
“몇 번 없다니? 두 번이나 있는데. 약혼식 때랑 출병식 때. 그리고 딱 보면 알잖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쯧... 눈은 왜 달고 사나 모르겠군. 무릇 태백이가의 장녀를 모시는 전속 비서라면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어. 분발하도록.”
“할 말이 많지만 하지는 않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군요. 내일 큰 전투가 있을 것 같아 이만 줄이도록 할게요.

그럼, 부디 평안하시길.

다시 뵐 날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 텐데 말이야.”
“예, 전쟁이 길어져봐야 고통받는건 국민들 뿐 이니까요.”
“아니. 전쟁이 끝나야 이하민 영애를 만날 것 아닌가.”
“제 사직서 수리는 언제 됩니까?”
“몰랐는데 자네는 꿈이 꽤 크군. 지랄말고 가서 일이나 하게.”

태백이씨의 차기 후계자로 내정된 여성은 웃으며 자신의 전속비서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  ***


황토로 만들어진 건물은 멀쩡한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불타는 목책은 하늘을 향해 쉼 없이 잿빛 연기를 뿜었고, 포격이 남긴 상흔에서는 탄내가 풍겼다.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괴물들의 시체는 살아남은 용병들에 의해 대충 한자리에 모인 뒤 대충 불태워지고 있었다.

전투는 끝났다.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라거나, 폭격의 소음 따위는 진작에 멈췄다.

살아남은 괴물들마저 살처분 되어가고 있으나 용병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큰 작전이 끝났다는 안도감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괴물들을 쳐죽여야하는가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들의 시선 끝에 한 소녀가 걸렸다.

성인이 되려면 몇 년은 남은 듯한 소녀였다.

소녀는 잘려나간 황토벽을 탁상삼아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무너진 벽을 의자삼고 콧노래를 부르며 두 다리를 즐겁게 흔들었다.

만약 소녀가 용병들과 같은 새까만 코트를 입고있지 않았다면.

그리고 방금 전 까지 맹렬히 싸우던 용병단장이 깍듯이 경례하지 않았다면 그저 밖으로 나와 그림을 그리는 마을 소녀처럼 보였을지도 몰랐다.

“당주님. 전장 정리가 완료되어 보고드리려 합니다. 잠시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그냥 말해. 지금 편지 쓰는 중 이라서.
“감사합니다. 아군의 사상자 수는 정확히 집계한 후 당주님의 막사에 서류로 넣어두겠습니다. 도주한 괴물들은 추적중입니다. 또 혹시 몰라 소수의 포로를 잡아뒀습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참동안 편지를 쏘던 소녀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말 했다.

“우리가 이 아프리카땅에 숨어든 괴물놈들에 대해서 모르는게 더 있나?”
“혹시 모를 또 다른 은신처가 있다면 몰라도...”
“혹시는 없어. 있어, 아니면 없어.”
“없습니다.”
“그럼 죽여. 그리고 오라클(Oracle)들을 불러.”

검은 용병들의 행동은 재빨랐다. 용병단장이 턱 끝으로 지시를 하기 무섭게 부단히 움직였다.

용병단장이 다시 소녀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

“황녀님께 보내시는 겁니까?”
“응. 아침에 답장을 받았거든.”

냉막했던 소녀의 표정에 즐거움이 어렸다.

“걱정할 것 없다고 해도 걱정해주시는 거 있지? 정말 너무 좋아.”
“즐거우시다니 다행이군요.”
“후후. 그렇지?”

소녀는 불에 탄 나무 옆에서 뽑아낸 나무의 묘목을 용병단장에게 건네며 말 했다.

“오라클들이 다음 작전 지역을 예언하기 전에 보급기로 한국으로 보내줘. 선물로 보내드리고 정원에서 키울거야.”
“이 마을에서 신성시하며 모시던 나무의 묘목 아닙니까?”

어이가 없다는 듯한 용병단장의 얼굴을 보며 소녀는 즐거이 웃으며 편지를 접었다.

“문제 있어?”
“없습니다.”

용병단장이 고개를 숙이며 부복했다.

소녀는 웃으며 무너진 벽 위에 편지와 함께 놓여있던 은제 리볼버를 챙겼다.

“걱정마.”

그녀가 앉아있던 벽 너머, 괴물들의 피가 강물이 되어 흐르는 곳을 따라 올라가면 하나둘씩 처참한 괴물들의 시체가 드러났다.

자그마한 언덕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쌓여있는 괴물들의 시체.

누구의 작품인지는 말 할 것도 없었다.

용병단장의 목이 턱 박혔다. 그는 망연히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거슬리면 모조리 죽여버리면 그만이니까.”

용병단장은 코트깃을 여미며 더욱 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 이었다.








현대 어반? 없으면 쓰면되자너;;


라고는 하지만 보닌 쓰던게 있어서 연재는 장담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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