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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사요히나] 행복해지길 (1/2)모바일에서 작성

럭키만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08 01:22:44
조회 1097 추천 2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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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쳤다. 이번 공연은 내가 망쳤다. 사실 저번 공연도 저저번 공연도 전부 내가 망쳤다. 기타가 완벽하지 않아서 듣기 싫은 노래가 돼버렸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내가 로젤리아에 있으면 안됐어.







"언니!"

그 아이의 목소리다. 가장 듣기 싫은 하지만 가장 듣고 싶은.

"노크하고 와야지 히나"

내 하나뿐인 여동생 히나. 어쩜 저렇게 나랑 똑같이 생겼을까. 분명 머리길이가 아니였다면 눈치채기 힘들겠지.

"되게 룽-!하고 오는 기타소리가 들려서 와버렸어! 아 근데 혹시 연습이 잘 안되는거야?"

누가 누구 기타소리가 좋다는 걸까. 분명 싫어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분명 밴드가 잘 안되기 때문이겠지.

"지금 연습중이니까 나가렴 히나"
"하지만 언니 연습하는걸 보고싶은걸?"
"안돼"
"..알았어!"

히나는 금세 침울해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않으며 방을 나갔다  분명 요새 내가 다시 차가워지고 있다는걸 느낀탓이겠지.

더 이상 늘지 않는 실력. 커지지 않는 팬덤. 멀어져 가는 목표.

3개의 문제가 연쇄고리로 이어져버리자 끝없는 심연으로 가라앉는 기분을 느꼈다. 처음에는 나 혼자의 문제였다. 연습하던 곡의 한 부분이 아무리 연습해도 완벽할 수 없었고 그 실수는 공연에도 이어졌다. 공연에 지장이가자 팬들은 늘기는 커녕 줄어들기 시작했고 목표는 멀어졌다.

".....이런...연습시간이네요"

기타를 쓸며 끓어오르는 자기혐오를 삼키며 연습하러 갈 준비를 했다.

기타를 매고 방문을 열기전에 멈칫한다. 과연 오늘...아니 앞으로 연습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어날까. 히나는 연습하지 않아도 모든 곡을 칠수 있겠지. 과연 내가 기타를 하는게 옳은걸까.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른다.

'사요'

그때 유키나에게서 문자가 왔다. 분명 어디고 묻는 말이겠지. 단 두글자지만 그 문자에 담긴 걱정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 문자를 씹고 한동안 잠구지 않았던 문을 잠궜다.

사실 로젤리아는 내가 없어도 다른 지원할 사람이 많은걸. 실력도 늘지않는이상 정점을 노리기는 힘들겠지. 따라오지 못하는 멤버는 퇴출이잖아. 분명 늦든 빠르든 나가야 할꺼야.

어깨에 걸쳤던 기타를 바닥에 쿵 소리나게 내려놓는다.
뭐 어때 이제 더 이상 안칠건데.

요즘에는 히나가 잘나가도. 밴드가 느슨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 실력의 한계를 스스로 느꼈으니까 더이상 멀어지기 싫었던거겠지. 하지만 나는 깨달았으니까.

'사요 어디야'

유키나가 또다시 문자를 보냈지만 나는 휴대폰 전원을 껴버렸다.

아프다고 보낼까 싶었지만 그러면 분명 집을 찾아오겠지.

사실 아프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한 손가락이 아프다. 스트레스로 인해 복통이 끝없이 찾아오고 있었고 잘 먹지 않아 속은 쓰렸다. 하지만 뭐 어때. 더이상 안 움직일 인형인걸.
삐걱거리고 뻣뻣한 인형은 버려질 뿐이지. 로젤리아는 분명 더 좋은 사람을 찾을수 있을꺼야.

나는 옷을 갈아입지도 않은채 침대에 몸을 던졌다. 몸을 던지고는 고장나버린 몸을 움츠려 껴안았다.

'....분명 히나도 로젤리아도 나보다 좋은 상대를 찾을꺼야...'

눈을 감고 한없이 나를 끌어당기는 심연에 몸을 맡겼다.

'그걸 왜 한번에 못치는 거야?'
'그 정도 재능으로는 로젤리아에 필요없어요'
'사요씨도 한계가 있네요'

부정적인 생각이 몸을 감싸오지만 쳐내지 않는다.

'원래 나는 여기에 있어야 하는걸'

몸을 맡기면 맡길수록 더더욱 깊어져 가지만 오히려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모두 나를 욕하지만 기대하지 않아. 기대에 부응할 필요는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꼼작도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오히려 웃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기분 좋은걸.
.
.
.
.

"언니? 기타연습 안가?"

그 순간 히나가 문을 두드리며 말을 건다.

'나 같은건 히나랑 말할 가치도 없는걸.'

그동안 내가 히나에게 주었던 상처들을 생각했다. 지금 이렇게 우울한게 행복한건 그 상처들의 벌이겠지

"언니? 나 들어갈께"

히나가 문고리를 거칠게 열었다. 하지만 미리 잠궈놨기에 문을 열리지 않는다. 만약 문을 부수고 들어온다면 엄청 화내서 내보내야지 그렇게 생각했다. 히나는 좋은 아이니까 나같은거랑 이어져 있으면 큰일나는걸. 아예 나같은건 상종도 못할 쓰레기라고 인식시켜야겠어.

"언니 문좀 열어줘. 어디 아픈거야?"

히나는 계속해서 문을 두들겼다. 나같은거 내버려두면 편할텐데.

나는 계속 소리내지않고 웃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함이 차올랐지만 차오를 때마다 너무 행복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분명 우울함이 차오르다보면 죽어버릴꺼야.
이렇게 생각하자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목표는 버렸다. 기타도 버렸다. 언니라는 자리도 로젤리아의 멤버도 버렸다. 이것들이 없으면 나는 죽으거나 다름없는걸. 그러니까 죽어야지

"언니! 나 문 부수고 들어갈꺼야?!"

문 밖에서 히나는 계속 소리치고 있네. 소리치는 이유가 나때문이겠지. 나만 없어지면 소리칠 필요 없겠네.

생각을 하자 몸은 자동으로 움직였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방에 있는 창문으로 걸어가 등을 걸쳤다.

걸친후 고개를 들어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본게 언제더라. 뭐...됐나 오늘 봤으니

몸을 지탱하던 팔에 힘을 빼버리자 몸은 그대로 기울어 버린다. 그리고 몸이 기울어지는 순간 문이 열렸다.

"언니!!!!!!!"

히나가 놀란 얼굴을 하며 달려온다. 하지만 기울어진 몸은 반전없이 떨어져 버린다. 그리 높은 층은 아니지만 고공시간이 매우 길게 느껴진다.

"!!!!!!!!"

손을 뻗어 나를 잡으려는 히나의 표정은 내가 심한말을 했을때보다 더 절망스러웠다.

'왜 저럴까. 왜 안웃지?'

절망스러운 히나의 표정과 다르게 나는 웃고 있었다. 그것도 활짝 입을 찢어 소리까지 내면서 말이다. 이제 모두가 행복할꺼야.

'쿵'

절망스러운 히나의 표정을 끝으로 온 세상이 까맣게 변했다.









해피가 좋을까 세드가 좋을까. 사실 해피엔딩도 사요입장에서 해피로 쓸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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