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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히나사요츠구]무너져 내림을, 다시 쌓아올린다. (2)

글쓰는방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09 19: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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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564836






3

히나가 없어진 지 며칠.

없더라도 파스텔 팔레트의 활동이 완전히 끊기는 것은 안 되었기에, 파스파레 멤버들은 미리 예정되어 있던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일단 그러면 쉬고 할까?”

그렇게 하지 말입니다. 저도 장비 체크를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슴다.”

평소같았으면 시끄러웠을 쉬는 시간이었지만, 히나가 없으니 적막이였다.

띠링

적막을 깨는 알람 소리의 주인공은 치사토였다.

발신인: 히카와 히나

치사토는 순간 지난 며칠간 들어 가장 놀랐다.

히나 짱에게서... 메시지?’

메시지는 짧았다.

연습 중. 사진 첨부 1

무심코 누른 사진 확인 버튼. 그곳에는 입으로 담기 어려운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고양이보다 작은 크기의 동물을 거의 해부하다시피 헤쳐놓은 히나의 모습. 그리고 흉기를 들고 웃는 히나.

구역질이 났다.

잠깐.”

치사토가 다급하게 외치고 연습실을 뛰어나갔다.

치사토 씨, 왜 저러시는 겁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치사토 짱,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건가...”

아야와 마야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한편, 치사토가 달려간 곳은 화장실.

갑자기 구역감이 들어서,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내고 더 이상 나오는 것이 없는데도 한참을 헛구역질했다.

차가운 물로 입을 헹구었지만, 불쾌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히나, 정말로 왜 그런 거야?’

수많은 질문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것들을 정리할 시간은 없었다.

모르겠어...’

그녀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은 단순히 한 부분이 아닐 것이다.

이걸 사요에게 말하는 게 맞을까?’

히나는, 정말로 뭘 하려는 걸까?’

츠구미에게도 알려야 할까?’

엄밀히 말해서, 자신이 히나와 만났음을 아는 사람은 츠구미뿐이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물을 잠그고, 뒤를 돌아본 찰나...

아야 짱? 마야 짱, 이브 짱도?”

헤헤헤, 미안... 치사토 짱이 걱정돼서. 괜찮은 거야?”

치사토 씨,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괜찮으심까?”

치사토 씨! 아프신 거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쉬세요!”

치사토가 세 사람을 보고 답했다.

걱정은 고맙지만, 정말로 괜찮아. 그냥 약간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뿐이야.”

그렇지만...”

괜찮아. 그럼, 연습 다시 시작할까?”

치사토의 강경한 태도에 세 사람도 그냥 따라가기로 했다.

기타가 없으니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평소보다 훨씬 늦게 끝났다.

벌써 9시입니다. 시간이 늦었으니까, 빨리 정리하시지 말입니다.”

마야가 그렇게 말하고 기재를 정리하던 도중, 이브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여러분,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 저희 집에서 자고 가실래요?”

치사토는 솔직히 거절하려고 했다. 생각 정리도 하고, 츠구미도 만나봐야 했다.

그러자! 이브 짱네서 합숙, 찬성이야!”

어차피 내일은 휴일이니까, 그래도 될 것 같슴다.”

그렇지만, 이미 두 사람이 승낙해 버린 바람에, 거절하기도 그랬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할까.”

결국 이브 집에서 합숙을 진행하게 된 것이였다.

이브 집에서 합숙을 한다고 해도, 히나가 없으니 그다지 신나지가 않았다.

히나에 대해서는 다들 언급을 하지 않거나 두루뭉슬하게 넘어가 버려서, 화제를 돌리기도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도 치사토는 히나에게 받은 메시지 때문에 전혀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치사토 짱, 정말로 괜찮은 거 맞지?”

아야가 몇 번이나 질문을 해 대서, 괜찮다고 넘기긴 했지만 사실 그녀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잘까요?”

그 제안이 치사토에게는 단비 같았다. 이제서야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 말을 끝으로 모두가 잠에 빠져드는 와중에도 치사토는 정신이 멀쩡했다.

사요에게 알릴까?’

그렇지만, 그러다가 사요가 찾으러 가겠다고 하면?’

애초에 그건 무엇의 연습이라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스마트폰을 키자 또다시 히나로부터, 사진 첨부 메시지가 와 있었다. 무엇일지 알면서도 다시 그 사진을 눌렀고, 비슷한 사진이 한 장 더 화면에 떴다.

그대로 화장실로 향해서, 낮에 했던 짓거리를 반복했다.

밤중에 그 사진 때문에 이러는 꼴이라니, 한심하네.’

입을 헹구면서 차가운 물이 그나마 오던 졸음을 날려버렸다.

치사토 짱?”

......아야 짱? 왜 깨어 있는 거야? 이 시간에?”

뜻밖에도 아야가 치사토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치만, 치사토 짱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어디로 갈 때, 깨버렸단 말야.”

일단, 이브 짱이랑 마야 짱이 깨지 않게 밖으로 나갈까.”

그리하여 남의 집 거실에 어색하게 앉은 두 사람의 상황이 된 것이다.

치사토 짱, 확실히 어디가 안 좋은 거지? 안색이 창백한데.”

딱히 어디가 아픈 건 아니야. 걱정하는 건 고맙지만, 그렇지 않아도 돼.”

그러면 대체 왜 그런 거야? 연습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정말로 걱정 안 해도 돼. 이건 내 문제니까.”

그냥 이유만이라도...”

아야가 끈질기게 따라붙자 치사토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냥 약간 비위가 상해서. 그뿐이야.”

아야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엇 때문에...?”

알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야 짱, 시간이 늦었으니까 착한 아이는 자야겠지?”

그치만, 애가 아니야~!”

그러면서도 치사토의 말에 아야가 순순히 자러 들어갔다.

아야를 보내고 나서, 치사토는 한참을 거실에 앉아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새벽 4시라는 시간이 선명하게 쓰여서, 마치 치사토에게 압박을 주는 것 같았다.

하아...”

그녀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잠들기는 글렀네.”

치사토는 주방에서 담아온 차를 마시면서, 아직 깜깜한 밖을 바라보았다.

멀리 상점가의 모습이 보였다. 상점가는 아직 동이 트지 않았음에도 이미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자와 커피점 역시 영업을 준비하는지 불이 켜졌다.

츠구미 짱?’

치사토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그것이 실례임에도 츠구미에게 전화를 하게 만들었다.

... 여보세요... 누구야?”

전화를 걸자 방금 일어난 듯한 츠구미가 받았다.

츠구미 짱, 지금 정말 미안하지만 가게로 가도 될까?”

, ! 치사토 씨? ...죄송해요! , 일단 준비는 안 되었지만 오셔도는 돼요.”

그럼, 지금 갈게. 이른 시간에 미안해.”

치사토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멤버들이 깨지 않게 집을 나섰다.






새벽의 상점가는 또 처음이었다. 어둠 아래서 가게의 조명만이 빛났다.

츠구미 짱, 이른 시간인데 허락해줘서 고마워.”

치사토 씨, 일단 제 방으로 오세요.”

츠구미가 치사토를 그녀의 방으로 안내했다.

그러면, 일단 용건부터 이야기할게. 히나가 메시지를 보냈어.”

히나 선배가요? 무슨 내용인가요?”

츠구미는 놀란 듯하면서도 동시에 의문이 산재된 표정을 지었다.

사진이었어.”

치사토의 말에 츠구미가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치사토는 멈칫했다.

일단은, 보여줄게. 총 두 장. 내용은 거의 같아.”

제목... 연습. 이 사진은...?”

치사토가 사진을 보여주자, 츠구미는 잠시 두 손으로 입을 가리더니 이내 고비를 넘긴 건지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애초에... 무엇의 연습이라는 걸까요.”

치사토가 던졌던 것과 같은 의문이었다.

그리고, 여기는 어딜까요?”

치사토는 사실 그 사진을 자세히 보지 않았다. 볼 때부터 그 선정적이고 잔인한 이미지에만 집중했지, 배경을 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방금, 사진을 보여줄 때 온 하나의 메시지. 역시나 사진 첨부였다.

이번 사진은 비교적 잔인하지 않았다. 다만 히나가 목에 칼을 들이밀고 찍은 셀카였다는게 문제였다.

츠구미 짱은 이거, 어떻게 생각해?”

치사토가 물었다.

사요 씨에게도 알리는 편이...”

사요가 그걸 보면, 가만히 있을까?”

?”

치사토의 질문에 츠구미가 멈칫했다.

알린다면, 오히려 뛰쳐나가서 찾으러 가버리지 않을까?”

“...”

히나가 이미 저렇게까지 가버렸는데, 고작 말 한 마디 따위에 바뀔까?”

“...”

히나가 그것 때문에, 저렇게까지 변해버렸는데, 사요가 간다고 해서 변할까?”

“...그건....”

착각이야. 변하지 않아. 알려봤자, 사요와 히나 모두에게 좋지 않아.”

“...”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

치사토 씨는 히나 선배가 영원히 저러다가, 저러다가 누굴 죽여버려도, 아니면 자기가 죽어버려도 상관없나요? 그것 때문에, 사요 씨가 히나 선배처럼 되도, 상관없나요?”

그래도...”

저는 상관 있어요. 사요 씨도, 히나 선배도 소중한 사람들이고... 그리고, 그래서! 지금 막을 거에요. 히나 선배가... 저러다가... 선을 넘어버린다거나, 죽어버린다면 그건 상관 있어요!”

츠구미 짱, 진정...”

히나 선배가 저대로 사람을 할지, 자기 자신한테 해버릴지 모르잖아요! 사요 씨는 그러면, 죄책감 때문에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결국...”

일단 숨을...”

저는, 사요 씨가 정말로 소중한 사람인데! 사요 씨가 그렇게 되고, 히나 선배도 그렇게 되어버리면...! 그러면, 저는, 막을 수 있었던 저는! 무엇이 되는 건가요?”

“...”

히나 선배가 저대로 꽂아버리면, 아니면 히나 선배가 저렇게 누군가를 찢어버리면, 사요 씨의 인생은... 더 이상 온전하지 않아요! 저는, 지금이라도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런 마음으로 사는 건 비참한 거에요!”

츠구미 짱, 거기까지는 너무 과대망상 아닐까?”

과대망상이 아니에요! 사요 씨 떄문에 히나 선배가 이렇게까지 되어버렸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히나 선배는 모르고 있어요! 사요 씨가 정말로, 치사토 씨의 말대로 히나 선배를 찾으러 간다고 해도, 그래서 히나 선배를 멈출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하는 거에요!”

끝났어?”

“...”

츠구미의 호흡이 가빠졌다. 점점 빠르고, 거칠게 숨을 들이쉬었다.

츠구미 짱, 괜찮아?”

츠구미가 대답하지 못하자, 치사토가 말했다.

일단 진정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다음에, 그리고 나서 다시 정리해봐도 좋으니까. 츠구미 짱, 일단 너무 흥분했으니까...”

치사토가 츠구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손의 온기가 전해졌다.

하아... 하아... 하아...”

츠구미의 숨이 조금 느려지자, 치사토가 조용히 반대편 팔로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렇지. 일단 마음을 정리하고... 그리고 나서 이야기해도 충분해.”

어느 정도 돌아온 것인지 츠구미가 치사토를 쳐다보았다. 분명히 피하려는 것이겠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냥 그러고 있었다.

치사토는 천천히 두 팔을 치우고, 츠구미의 눈을 바라보았다.

괜찮아졌어?”

츠구미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당황했는지 빨개진 얼굴이 비추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녀가 더 얼굴을 깊이 파묻었다.

. 그러면... 사요한테는 언제 갈 거야?”

치사토가 물었다.

그거, 승락해 주신 거에요?”

대답 대신, 치사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흐윽....”

츠구미가, 그제서야 자신에게 들어온 수많은 정보들이 정리된 것인지 조용한 소리로 흐느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벌어진 많은 일들. 그리고 그 때문에 무너저 내리는 평범한 삶. 그 모든 것들 때문이였다.

치사토는 그런 츠구미에게, 조용히 손수건을 건넸다. 창밖이 서서히 밝아지고 있었다.


















*

백갤백업 그 두번째!
이번 편은 어쩌다 보니 치사토가 중점이 되어 있어
정말 무근본인 츠구치사가 나오는 내용인데 다음편부터는 그나마 괜찮아질거야
곧 다음편 링크 추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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