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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수명, 팔았습니다. 1일차앱에서 작성

참새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14 09:29:26
조회 896 추천 1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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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팔았습니다. 1일차


엄마도 없이 아버지 한분 아래에서 자랐기에 그녀는 어릴적부터 놀림의 대상이었다.

엄마도 없는 년.

편부모 가정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이 가장 쉽게 친구를 놀리는 방법이었고 놀림의 대상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사이에서는 으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과도 같은 것 이었다.

놀림은 머지 않아 괴롭힘이 되고, 괴롭힘은 어느순간 집단폭력으로 변화하기 마련.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던 아빠의 앞에서는 웃었지만 속내로는 피눈물을 흘리던 그녀가 무너지는 것 에는 큰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간 쌓인 피로로 인해 출근길에 쓰러졌다.

그리고 언제 회복될지 모른다.

의사가 전해주는 딱 두 줄의 메시지로 족했다.

하나뿐인 가족에 기대어 살아가던 그녀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고, 홀린듯이 도시 뒤편에 숨어있는 뒷골목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는 일말의 논리도, 속임수도 필요하지 않았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던 사람이 무너져내리고 만들어진 마음의 틈에 이매망량이 끼어드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었으니까.

등굣길에 자신도 모르게 학교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그것도 위험천만한 뒷골목으로 향해 수명을 판매하게 된 것은 그런 이유였다.

그리고 평생에 한번도 결석은 커녕 지각도 해 본적이 없었던 그녀에게 있어서 이 단 한번의 일탈은 묘한 쾌감과 정복감을 심어주었다.

'등교하지 않는다는거... 생각외로 별거 아니네.'

어쩌다 한번씩 교실에서 거들먹거리는 일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학생주임과 추격전을 벌인다거나 건물골목에 숨어서 담배를 핀다거나 하는 모험이 기다릴 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저 길거리를 걷는 소녀1.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고, 소녀는 마치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거리를 배회했다.

그러던 소녀의 발걸음이 멈춘곳은 어느 전자제품 가게의 전시대 앞 이었다.

다양한 DSLR이 전시된 그곳의 앞에 멈춰서는 순간 죽은 것 처럼 흐려져 있었던 소녀의 눈에 생기고 돌아왔다.

원래부터 사진을 찍는것을 좋아했다거나 기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사색을 즐기는 편 이었으므로 사진이라거나 밖을 돌아다닌다거나 하는 취미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관심을 가질 여지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이유는...

'예.. 쁘다.'

카메라와 연결된 노트북에 띄워진 사진 때문이었다.

보는 사람이 시원해질 정도로 초록빛이 가득한 숲 속을 찍은 사진.

이제 내 남은 생은 일주일 뿐이다.

그것을 확신하고 있는 소녀가 자신도 모르게 '나도... 저런곳을 걷고 싶다.'라거나 '사진... 찍어볼까?' 등의 생각을 하게 되는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테다.

그 일로, 소녀는 카메라를 구입하고 어딘가 시골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 것 이었다.


*


그녀의 취미는 사진을 찍는 것 이었다.

나름 유명한 사진작가인 그녀는 주로 풍경사진을 찍곤 했는데 그 날은 유독 산길을 찍고 싶어 시골로 향했다.

시골 산속.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녹색 터널.

바람이 불어오노라면 가지와 가지가 만나 노래를 부르는.

그 가운데에 멋진 피사체가 하나쯤 더 있다면 그토록 보기 좋을수가 없겠지.

그리고 그녀는 소녀를 만나게 되었다.

카메라에는 익숙하지 않은지 서툰 손놀림으로 카메라를 만지며 숲에 렌즈를 들이밀고 있는 소녀를.

"....."

기묘한 광경이었다.

고작해야 고등학생.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 인지 왜소한 체구.

열심히 관리한 흔적은 보이지만 꾸밀줄은 모르는 것 같은 까만 머리칼.

묘한 분위기의 소녀였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고 있는 소녀를 찍었다.

찰- 칵-

"..!"

소녀가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멋쩍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미안해요. 역시 너무 놀랐을까?"
"저... 그...."

소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안녕... 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사진찍는거 좋아해요?"
"그... 아니요."

솔직담백한 답변에 오히려 그녀의 표정이 멍해졌다.

이런 답변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얼굴이었다.

"그냥 찍고 싶었어요. 그래서.. 찍고 있어요."

솔직담백한 답변이다. 여성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 했다.

"학생같은데 이 시간에 여기까지 찾아오고. 돈 많나봐요?"

소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요?"
"쿡쿡쿡 귀엽네요."

그녀는 소녀의 옆으로 다가가며 웃었다.

"여기서 만난것도 인연인데 어때요? 같이 걸을래요?"

시원한 웃음이었다.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그녀는 소녀의 곁에 섰다.

"그... 네...."
"왜 이렇게 쑥쓰러워해요? 이렇게 예쁘면서."

그녀의 물음에 소녀는 머뭇거리며 카메라를 가방에 쑤셔넣었다.

"언니 머리도... 예뻐요."
"그렇죠?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구요?"
"금발이 반짝반짝... 햇살이라도 녹인거 같아요."
".....?"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슬쩍 살폈다.

선명한 까만색.

어딜봐도 햇살을 녹인 것 같다거나 황금빛이라거나 하는 색은 보이지 않았다.

"....."
"미, 미안해요... 그냥 너무 예뻐서..."

그녀는 신기하다는듯 물었다.

"고개 들어요. 이거. 보여요?"

소녀와 여성의 눈이 마주쳤다.

선명한 황금빛.

짐승의 눈동자가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 예쁘시네요...."

여성은 신기한 것을 봤다는 듯이

혹은 유쾌하다는 듯이 정말로 시원하게 웃어버리는 것 이었다.








-
글을 쓰면서 참고한 캐릭터는 동방 프로젝트의 후지와라노 모코우입니다

사진에 관한 이야기는 제 취미가 사진찍는 것 이다보니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가 있었던 만남 중 하나를 적당히 각색했어요

그렇다고 제가 막 스타일 좋은 레즈언니라는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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