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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승지영원 - 크리스마스이브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14 14:44:56
조회 1233 추천 45 댓글 5
														


"영원아."

승지가 소파에 앉아 품에 안고 있는 영원을 불렀다.
승지의 낮은 미성에 영원은 귀를 쫑긋 거리며 승지를 바라봤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그러니 저녁은 좀 더 특별하게 보내자."

승지의 말을 듣고 영원은 그러고보니 하며 오늘이 어떤 날인지에 떠올렸다.
아침부터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내었기에 영원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지라 승지의 특별함이 어떤 것일지 궁금했고, 또한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준비 하지 못 했는데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이 스쳤다.
승지는 그런 영원의 마음을 눈치라도 챈 듯 그녀의 매끈한 이마에 입술을 가볍게 붙였다 떼며 영원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영원은 설마 특별함이란게 평소보다 일찍하는 섹스인가 라는 생각을 했으나 다행이 예상과 달리 승지는 옷장을 열어 마치 숨겨둔 듯한 쇼핑백을 영원에게 건넸다.

"이거 입어, 그리고 나가자."

승지가 건네준 쇼핑백을 영원이 받자 승지는 생긋 웃으며 방을 나갔다.
영원이 조용이 쇼핑백 안을 꺼내어 보자 안에는 천이 적어 보이는 검은 드레스가 나왔다.
그리고 함께 입으라는 듯 들어있는 검은 스타킹에 영원은 망설이는 듯 싶다가도 자신의 위해 준비해준 승지를 위해 입기 시작했다.

한편 승지는 거실에서 혹여나 영원이가 입기 싫다며 나오면 어쩌지라며 잠시 걱정했으나, 금새 나오지 않기에 다행이 입고 있구나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영원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방의 문이 열리고 승지가 준 옷을 입을 영원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영원이 입은 드레스는 겨울임에도 어깨가 다 드러나 있었고, 길이도 무진 짧은 탓에 영원이 걸으면서 내내 아래로 쭉쭉 당겨보았다.
승지는 그런 영원이 색기 넘치다 생각하며 영원에게 한걸음에 다가가 섰다.

"자기 너무 예쁘다."

승지의 시원한 이목구비가 밝게 미소를 지었다.
영원은 승지의 그런 말이 부끄러운 듯 승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승지는 그런 영원의 정수리에 자기의 코를 박고 영원의 체향을 깊에 들이마셨다.
마음같아선 지금 당장 여기서 영원을 따먹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오늘 준비한게 있으니 참자라고 생각하며 영원의 머리만 매만졌다.

승지도 얼른 옷을 갈아입겠다며 잠시 영원을 거실의 소파에 앉혀두고 방으로 들어갔다.
영원은 승지를 기다리면서 자신이 입은 드레스를 살펴 보았다.
다리를 조금이라도 잘못 꼬면 안이 전부 보이겠다 싶을 만큼의 짧은 길이에 영원은 조심스러웠고, 너무나 노출된 자신의 어깨에 부끄러웠다.
어디를 갈려고 내게 이런 옷을 입힌 걸까 영원이 생각하자 방의 문이 열렀다.

방에서 나온 승지 또한 옷에 한껏 힘을 주었다.
영원과 같은 검정 드레스에 영원보다도 더 완전히 오픈된 어깨와 그 아래 보이는 가슴골은 무진 깊었다.
한편 아래쪽은 한쪽이 트임으로 인해 영원보다 기장이 더 길었음에도 무척 야해보였다.
영원은 그런 승지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자 승지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나 구멍나겠어."

그제야 영원이 자신이 승지를 얼마나 빤히 쳐다 보았는지 깨닫고 시선을 살짝 거두었다.
하지만 살짝 거두었을 뿐, 승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건 같았다.

"나 그렇게 예뻐?"
"....응.."
"잘 안들려 다시 말해줘."

승지는 제대로 들었으나 영원의 대답을 한 번 더 요구헸다.
영원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까보다 좀 더 크게 '응, 예뻐'라고 말해줬다.
그 말에 승지의 눈이 유하게 휘며 입이 귀에 걸릴만큼 미소 지었다.

"자기가 더 예뻐."

영원은 승지와 눈을 마주치기 힘들었다.
승지는 곧 긴 코트를 가지고 와 영원의 어깨에 걸쳐주며 나가자고 말했다.
현관에서 승지는 영원에게 또 한번 미리 준비한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권했다.
영원은 벌써 자신이 승지에게 드레스와 코트, 부츠를 선물 받았음에 여전히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함에 조금 미안함을 느꼈다.

바깥은 엄청 추웠다, 그럼에도 천이 적은 원피스에 코트 하나만을 걸치고 나옴에 영원은 조금 걱정을 했다.
차에 타면 먼저 히터부터 틀어야겠다고 영원이 생각했으나 이는 쓸데 없는 생각이였다.
주차되어 있던 차는 언제부턴가 미리 시동이 걸려져 있고 안은 코트를 벗어야 할 만큼 후끈했다.
승지는 운전을 위해 신고 있던 힐을 벗었고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을 했다.
이에 영원은 문뜩 과거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우리 혹시 클럽 가는거야?"
"? 클럽가고싶어?"
 
승지는 영원의 뜬끔없는 말에 당황하여 역질문했다.
영원은 잠시 옛날에 레즈바를 갔던 승지의 모습이 겹쳐 물었던 것에 얼굴을 붉혔다.
이내 곧 아니라고 영원이 대답하자, 승지는 더 좋은 곳을 예약했다며 영원을 보며 웃었다.

승지의 차가 도착한 곳은 서울에서 가장 좋기로, 또 가장 비싸기로, 그리고 가장 예약하기 힘들기로 유명한 호텔이였다.
승지는 먼저 운전석에 내려 영원의 문을 열어주고 차는 발렛파킹을 맡기고 영원과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호텔 또한 따뜻하였기에 영원은 잠시 입었던 코트를 다시 벗어 품에 안았다.
영원은 이래서 자신에게 얇은 드레스를 입게 했구나라고 승지를 힐끔보며 생각했다.
하지만 안이 따뜻한건은 둘째치고 드러난 자신의 어깨는 여전히 민망해 손으로 어깨를 살살 쓸었다.

"영원아 추워?"
"그런게 아니라.."

영원의 귀가 빨개진 것을 보고 눈치챈 승지는 그녀의 뽀얀 어깨 위로 자신의 손을 둘렀다.

"언니가 아무도 우리 애기 못보게 감싸줄게."

그에 영원은 승지의 옆구리를 향해 좀 더 파고 들었다.
영원은 승지의 말을 듣고나니 오히려 다른 사람이 승지를 볼까 싶어, 승지는 자신의 것이라는 걸 어필하기 위한 행동이였다.

둘은 곧 통유리로 되어있어 바깥이 훤히 보이는 엘레베이터를 탔다.
안에는 승지와 영원을 제외하고도 서너팀정도의 커플이 더 있었고 승지와 영원은 엘레베이터의 가장 안쪽에 섰다.
영원을 가장 안쪽으로 서게한 승지는 그녀를 마주보며 한팔에는 외투를, 한팔에는 영원을 감쌌다.
영원이 마주선 승지의 시선을 피하고자 눈동자를 주변으로 돌리자, 승지의 외모에 시선을 빼앗긴 몇명이 자꾸만 승지의 늘씬한 뒷태를 흘겨보는걸 발견했다.
이에 영원이 승지의 허리를 살짝 감싸 그들을 째려보자 흘겨보던 이들의 시선이 곧 거두어졌다.
올라가던 엘레베이터는 두번정도 멈추었고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자 드디어 승지와 영원이 둘 만이 남았다.
모두가 내린 그제야 영원이 승지의 얼굴을 보자 승지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기가 나 안아주니까 너무 좋다."

그말에 영원은 화들짝 놀라 승지의 허리를 감던 손을 풀었다.
하지만 그것을 승지가 가만 두지 않았다.
영원의 팔뚝을 잡아 못풀게 고정시킨 승지는 도착할때까지만 더 이대로 안아달라 했고, 영원은 귀를 붉히며 결국 승지에게 기대 그녀를 다시 안아주었다.

호텔의 중간층쯤에 다다르자, 엘레베이터는 땡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
승지는 영원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내리자 말했고 영원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명이 내린 곳은 호텔의 양식전문 식당으로 승지는 입구의 웨이터에게 권승지 이름으로 예약했다고 말하자, 웨이터는 둘을 창가 자리의 가장 안쪽으로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음식은 승지가 미리 준비했는지 따로 주문하지 않았음에도 코스에 맞춰 하나하나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영원은 음식이 맛있으면서도 속으로 승지의 요리실력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승지는 영원이 오물오물 음식을 삼키는 모습을 바라보기 바빠 헛포크질을 수시로 했다.
그것을 뒤늦게 발견한 영원이 말했다.

"나 그만보고 너도 먹어.."
"우리 애기 먹는게 너무 예뻐서 눈을 못떼겠어, 영원아 나 먹여주면 안돼?"

영원은 남들이 보고 들을까봐 걱정하는 반면 정말로 승지가 음식도 제대로 못먹고 있는게 신경쓰여 결국 승지에게 포크로 찌른 스테이크 한조각을 건넸다.
승지는 영원이 건네준 스테이크를 한입에 받아 먹었다,

"자기가 먹여줘서 더 맛있다."
"..이젠 혼자 먹어.."

영원의 말에 승지는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이내 영원의 말을 듣고 자신도 먹기 시작했다.
영원도 승지가 제대로 먹는 모습을 보고 멈춰있던 포크질을 다시 움직였다.

부끄러웠던 식사시간이 끝나고 승지는 영원을 데리고 이번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밑으로 내려갔기에 영원은 주차장으로 가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문이 열린 곳은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곳이였다.
승지가 준비한 두번째 장소는 바였다.
바는 바텐더들이 서있는 긴 바테이블과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동그란 테이블들로 이루어져있었다.
사람들은 적지 않았으나, 다행히 시끄럽진 않았다. 그럼에도 노래소리와 테이블들의 간격 덕에 서로의 대화소리가 들릴 정도는 아니였다.
승지는 영원의 어깨를 감싸 싱긋 웃고는 역시나 미리 예약한 자리로 찾아갔다.
승지가 예약한 자리는 마주 앉는 동그란 테이블이 아닌 옆에 딱붙어 앉을 수 있는 바테이블이였다.
사실 동그란 테이블에도 옆에 붙어 앉아있을 수 있었겠지만, 영원이라면 부끄럽다고 옆에 앉지 않았을게 분명해서 승지는 이 자리를 골랐다.

승지와 영원이 앉은 자리에는 장미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초가 불꽃을 일렁이며 타고 있었다.
바텐터가 둘에게 다가와 물티슈 두장을 건넸다.
따로 메뉴판을 주질 않아 영원은 무얼 주문해야할 지 당황했다.
양주를 마셔본 거라곤 불면증때문에 스트레이트로 들이켜본 적밖에 없었기에, 칵테일에 대해선 영원은 몰랐다.
영원이 난처한 눈빛을 하고 있자 승지가 바텐더에게 작게 말해 두잔을 주문했다.
고개를 끄덕인 바텐더는 칵테일을 제조하기 위해 능숙하게 손을 움직였다.
영원이 살짝 눈치를 보며 승지에게 물었다.

"방금 뭐 주문한거야?"
"보면 알아, 분명 맛있을거야."

이윽고 나온 두잔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한잔은 칵테일글라스에 붉은 음료가 담겨 있었고, 다른 한잔은 온더락잔에 황금빛을 띈 음료가 담겨있었다.
승지는 붉은 음료를 영원에게 권했다.
승지의 마셔보라는 눈짓에 영원이 조심스럽게 홀짝이자 그 달콤함이 마치 술 같지 않아 영원의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영원은 자신의 입술을 살짝 핥았다.
그리고 승지의 황금색 잔에 시선을 뒀다.

"이것도 궁금해?"

승지는 자신이 한모금 마신 잔에 시선을 둔 영원이 귀여워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영원이 고개를 끄덕였기에 승지는 영원에게 자신의 잔을 건넸다.
그리고 영원은 조심스럽게 한모금 홀짝 거리자, 익숙한 느낌을 느꼈다.
목이 타는 듯한 느낌, 이건 자신이 위스키를 있는 그대로 마셨을 때의 그 맛이다.
다른 점이라하면 얼음의 유무로 차갑냐, 안차갑냐정도였다.
영원이 얼굴을 찡그리자 승지는 그런 영원이 귀엽다는 듯 풀어진 얼굴로 키득키득 웃었다.

"너는 왜 이런걸 마셔.."

영원은 손등으로 탈 것같은 고통을 준 위스키의 잔여를 슥슥 닦으며 말했다.
영원의 이 질문은 자신이 불면증으로 시달렸을 때 할 수 없이 마신것의 맛이였기에 나온 질문이였다.
승지는 영원에게 다시 건네 받은 위스키 잔을 살짝 돌려 얼음이 달그락 거리게 한 후 그것을 다시 한모금 마셨다.
영원은 승지의 모습을 보고 다시 자신의 잔을 홀짝였다.

"그러고보니 이건 뭐야?"
"옥보단이야."

잔의 받침부분을 작게 매만지며 승지에게 물은 영원은 승지의 태연한 대답에 잠시 귀가 빨개졌다.
영원이 칵테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도 옥보단이 어떤 칵테일이고 무엇을 연상시키는 지는 알고 있는 것이다.
이를 눈치챈 승지가 영원에게 말했다.

"우리 애기껀 이것보다 더 큰데."

승지가 길쭉한 손가락으로 영원의 가슴과 잔을 순서대로 번갈아가며 가리켰다.
영원은 혹여나 누가 보지않았을까 마음을 졸였다.
다행이 어두운 조명과 구석진 자리로 아무도 방금 전 우리를 보지 못했다.

"권승지 너어.."

안도한 영원은 승지를 째려봤다.
하지만 그마저도 귀엽다 생각하는 승지에겐 아무런 효과가 있지 않았다.
그때 아까 전의 바텐더가 한번 더 둘에게 다가왔다.
크리스마스 서비스라며 트리모양의 쿠키를 둘에게 건네었다.
영원은 다시 한 번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였음을 떠올렸다.
그때였다, 승지가 자신의 코트에서 카드형으로 된 전자 키를 꺼낸 것은.

"이 다음엔 여기야."

카드키는 딱 봐도 호텔 방 열쇠였다.
누가봐도 마지막 코스는 역시나 섹스다, 하지만 그보다도 영원은 다른 생각이 가득찼다.
승지는 오늘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함에 영원은 그저 미안했다.

"미안.."
"응?"
"너는 오늘 이렇게 많이 준비해줬는데, 나는 준비한게 아무것도 없어서.."

영원이 힘없이 머리를 승지의 어깨에 기대었다.
승지는 말없이 영원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조용히 말했다.

"영원아, 사실 나 받고싶은 선물이 있는데 줄 수 있어?'

영원은 승지의 이 말이 너무나 기뻤다.
영원은 자신이 줄 수 있는거라면 무엇이든 주겠다며 승지에게 무엇인지 물었다.
승지는 아무도 못들을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영원의 귓가에 귓속말로 소근거렸다.
승지의 말을 듣자 영원의 눈동자가 아주 커졌다.

"오직 영원이 너만이 내게 줄 수 있어."

승지의 입매가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영원은 얼굴까지 빨개지며 대답하지 못하고 말만 더듬었다.
승지는 그런 영원에게 응? 이라며 영원을 더욱 재촉했다.
영원은 이내 작은 도리질을 시작했다.
하지만 승지는 이런 영원의 거절을 받아 들일리가 없었다.
승지는 영원을 의자에서 일으켜 세우며 코트를 영원에게 건넸다.

"보고싶으니 빨리 다녀와야해."

영원은 승지의 부탁을 응한 적 없었음에도 승지가 보냈기에 가야만했다.
영원은 자꾸만 승지가 있는 뒤를 돌아보며 걸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그에 승지는 입모양으로 어서 라고만 말했다.

시간은 정말 오래 걸렸다.
5분이면 충분할거라 생각하지만 영원이기에 이정도 걸리는 거겠지하고 승지는 생각했다.
20분정도가 흘렸을 쯤 영원이 드디어 승지에게 왔다.
승지에게 온 영원은 따뜻한 실내였기에 덥지 않을까 싶을 만큼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꽁꽁 싸맨 채였다.

"왔어?"
"......"
"어서 줘."

승지는 그런 영원을 위아래로 훑으며 두손을 손바닥이 보이게 영원에게 내밀었다.
영원은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우물쭈물 거리다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승지의 손바닥에 올라온 것은 검은 색이였고,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것은 아까까지 영원이 입고 있던 드레스였다.
승지는 영원의 빨개진 얼굴을 보며 받은 드레스를 자신의 팔에 걸고 또 다시 두손을 영원에게 내밀었다.

"또."

영원은 또 다시 우물쭈물 거리더니 주머니에서 돌돌 뭉친 무언가를 꺼냈다.
승지의 손바닥에 올라온 것은 똑같이 검은색에 따뜻했고 이번엔 무척 가벼웠다.
아까까지 영원이 신고 있던 스타킹이였다.
승지는 스타킹을 세로로 한번 접어 드레스와 같이 자신의 팔에 걸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두손을 내밀었다.

"또."

영원은 울 것 같은 표정이였다.
그럼에도 승지는 굴하지 않고 영원에게 한번 더 보챘다.
영원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승지의 넓은 손바닥에 물건을 얹고 자신의 손을 덮어 아무도 못보게 승지의 손을 아래로 낮추었다.
똑같이 따뜻한 이것은 영원의 브래지어였다.
승지는 이것을 드레스 밑으로 깔아 자신의 팔에 걸었다.
그리고 영원이 지금 이 순간 가장 듣기 무서울 말을 승지가 뱉었다.

"또."

모든 걸 다 벗고 최후의 하나가 남았다.
영원은 이것만큼은 승지가 아무리 보채도 도리질만 했다.
승지는 영원이 너무 버티는 바람에 혹시나 싶어 옷이 걸린 팔로 영원의 허리를 감싸 제 쪽으로 당기고 다른 손을 코트의 틈새에 찔러 넣었다.

"혹시 안 벗었어?"

안 벗었기에 못주는 걸까 생각한 승지의 손은 날렵하게 영원의 옆 골반을 쓸었다.
영원은 승지를 밀어내려고 했으나 힘에 부쳐 실패하였다.
승지의 차가운 손이 영원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에 닿자 영원은 저도 모르게 나올 뻔한 작은 신음을 꾹 참았다.
한편 어디에도 손끝에 천이 걸리지 않음에 제대로 벗었구나 생각한 승지는 그제야 영원을 품에 놓아주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그것까지 주면 방으로 갈테니까, 응?"

승지는 바테이블 위에 올려둔 카드키를 고개를 까닥여 가리켰다.
영원은 이 순간을 벗어나는게 마지막 남은 하나를 주는 방법 뿐이라는 사실에 갈등했다.
결국 영원은 자신의 주먹 안에 꽉 쥔 마지막 하나를 승지에게 주었다.
승지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무척이나 기쁜 얼굴을 했다.

"영원아 정말 고마워."

승지의 이런 감사인사는 영원에게 오히려 더 수치스러웠다.
승지는 마지막 것 또한 드레스 밑으로 깔아 자신의 팔에 걸고 그 팔 위로 자신의 코트를 덮었다.

"가자."

승지는 영원의 허리에 자신의 팔을 둘러 감쌌다.
맨살에 닿아오는 코트의 감촉이 영원에겐 너무 자극적이였다.
움직일 때마다 쓸려오는 감촉도 미칠 것만 같았다.
순간 영원이는 무언갈 깨달았다.

"너 일부로 이럴려고 나한테 그렇게 입힌거지?"

무릎아래까지 덮는 코트와 종아리까지 오는 부츠는 그 뿐으로 온몸을 덮을 수 있었고 코트의 주머니는 면적이 작긴해도 드레스인 것이 들어가고도 남는 정도였다.
호텔의 화장실에서 옷을 벗던 영원은 이것을 어떻게 가리고 어떻게 가지고 갈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단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말 없이 웃는 승지에게 영원은 절망스러울 만큼 확신을 했다.

"우리 애기 이제 알아차려도 늦었어."

이걸 도대체가 누가 어떻게 알아차리냐 말이냐, 영원은 이내 모든 걸 체념할 수 밖에 없음을 느꼈다.

호텔 방으로 가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타자 생각외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승지와 영원은 아까처럼 구석자리로 갔다.
중간중간 멈춘 엘레베이터는 사람이 내리기는 커녕 더 많은 사람들이 타기 시작해 점점 둘의 몸은 마주보며 밀착해져 갔다.
영원은 너무 힘들었다. 승지와 밀착할수록 자신의 몸에 닿는 코트 안감이 점점 기분 좋다고 느껴지는 바람에 였다.
이 호텔은 아래쪽은 식당 카페, 바가 있고 중간부터는 방이 있어서 이제부터 탄 사람들은 각자 예약한 해당 층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이 어느정도 빠졌음에도 승지는 밀착한 영원과의 거리를 떨어트리려 하지 않았다.
승지가 예약한 룸은 최상층이였기에 내릴려면 아직 좀 더 남았다.
어느새 최상층을 향해 올라가는 엘레베이터에 또 다시 둘만 남자 영원이 말했다. 

"승지야.. 그만 떨어져 줘.."
"영원아, 기분좋아?"
"그런..말...하지마...."

승지가 밀착한 몸을 살짝 비볐다.
그러자 영원의 몸이 떨리며 영원이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자기가 이렇게 기분 좋아하는데, 내가 어떻게 몸을 떼."
"으응..."

영원은 아니라고 하고 싶은 듯 입을 열지만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드디어 엘레베이터가 최상층에 도착하여 땡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승지는 살짝 아쉬운 티를 감추지 못하고 영원을 데리고 나가려고 했으나, 영원이 꼼짝하지 않았다.

"영원아?"
"승지야.. 나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

영원은 자신의 코트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승지는 그런 영원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엘레베이터에 있을 cctv를 신경썼다.
이런 영원의 모습을 cctv에 조차 보여주기 싫었던 것이다.
승지는 영원의 엉덩이를 받치며 말했다.

"영원아 내 목에 팔 감싸."
"하지만..."
"?"
"그러면 다리가.. 벌려지는 걸..."

영원은 자신이 이렇게 승지에게 안겨지면 다리가 벌려지고 그로인해 아무것도 없을 하반신이 드러날 것에 걱정했다.
승지는 그런 영원이의 걱정이 귀여워 작게 웃었다.

"괜찮아 언니가 가려줄게."

승지가 영원의 엉덩이를 받친 팔에 좀 더 힘을 주었다.
영원은 다른 방법이 없기에 할 수 없이 팔로 승지의 목을 감쌌다.
그리고 영원을 번쩍 들어안은 승지는 영원의 예상대로 승지의 허리를 감싸며 다리가 벌려졌다.
벌려진 다리로 인해 딸려 올라간 코트가 곧 부츠 위의 맨다리를 나오게 하였다.
승지는 영원의 허리를 당겨 영원의 하반신을 자신의 몸에 밀착시켰다.
그럴수록 코트는 더 딸려 올라갔지만 하반신은 확실히 가릴 수 있었다.

호텔의 복도에는 사람이 있을리 없었고 엘레베이터 또한 여기까지 온 것은 둘 뿐이여서 복도를 통과하는 것은 일도 아니였다.
승지는 자신이 예약한 방에 카드키를 접촉시켰고 방의 문은 곧 철컥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승지는 곧장 침실로 향해 영원을 침대에 앉혔다.
자신의 몸에서 영원을 떼내자 승지의 드레스에 하얗고 점도가 있어보이는 실이 딸려왔다.

"지영원, 벌써 젖었어?"

승지는 자신의 팔에 걸려있던 영원의 옷가지를 영원의 눈앞에 하나씩 살랑거리며 바닥에 뒀다.
영원은 자신이 입고 있었던 옷들을 보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안긴 채로 앉혀진 영원이의 다리사이는 여전히 벌려진 채였다.
그 사이로 반짝반짝 거리는 물이 보였다.

"영원아, 코트 벗어."

승지의 단호한 말에 영원은 코트의 단추를 풀어 벗어갔다.
승지는 코트에 쓸려 단단해진 영원의 정점에 시선을 고정했다.
코트를 전부 벗고 부츠만 신고 있는 영원이 퍽 야해보였다.
승지는 무릎을 굽혀 영원의 허벅지에 키스를 하며 그녀의 부츠를 벗겼다.

"우리 강아지, 모두 앞에서 아무것도 안입고 코트만 입고 있어서 이렇게 젖은거야?"
"아니..아..아니..'

허벅지의 감각에 영원이는 몸을 떨며 말했다.
영원이의 부츠를 전부 벗긴 승지는 영원이의 눈을 바라봤다.
밝은 갈색의 눈동자가 색기어리게 나를 비추었다.

"언니에게..언니가.. 박아줄 거 기대하고..기대해서.. 젖었어.."
"하, 지영원 너."

승지는 머리에 피가 쏠리는 것을 느꼈다.
이 순진한 아이가 방금 무슨 말을 내뱉은 건지 본인은 아는 것인가, 승지는 곧바로 영원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붙였다.
그리고 영원이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자 영원이가 승지를 밀어냈다.

"스..승지야.. 잠깐.."

영원이 아무리 승지를 밀어내도 승지는 도저히 밀려지지 않았다.
결국 영원은 승지에게 무참히 키스를 받으며 말 할 수 밖에 없었다.

"승지야.. 씻고.. 씻고하자.."

제발하고 부탁하는 영원이는 더이상의 수치는 참을 수 없듯이 눈물을 그렁그렁하게 담았다.
방금까진 본인을 그렇게 유혹해 놓고서 이제와서 씻고 하자는 말에 승지는 무시하려 했지만, 이걸로 그녀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기에 영원의 요구에 응했다.

"알았어.."

영원은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승지가 자리에 일어나더니 자신의 옷을 그 자리에서 벗었다.

"대신 씻으면서 하자."
"응?"

영원을 번쩍 안은 승지는 영원을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

절대 승지영원해


일어나고 나니 이 다음날도 얼추 소재 돌았는데 나중에 시간나면 쪄봄..
현생이 바쁜자에겐 자급자족은 너무 가혹한거같아ㅠ

아래는 대충 내가 생각한 둘의 드레스, 쇼핑몰 참고해서 급하게 따라그려옴

viewimage.php?id=21b4dc3fe3d72ea37c&no=24b0d769e1d32ca73ced81fa11d02831edca684dcd73c50d611ea9794f03f84fc553acd9ff8bf8e296a029954f686d9e321c18659c72fde36aab49bdf70e5bd94fa79870b1518b4c9f48e177c570ed99b9b9b0df48eaf4463c1f91acf4c1a46f1002b303e1be980f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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