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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토모히마] 절대로 눈치챈 척을 해서는 안 돼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17 00:33:08
조회 899 추천 30 댓글 9
														

부모님은 가족여행, 여동생인 아코는 지금이 찬스라면서 사귀고 있는 린코 씨 집에 하룻밤 묵으러 떠난 관계로 오늘부터 내일 저녁...아니, 셋 다 월요일 아침에나 돌아오신다고 했으니까 주말 내내 혼자 집을 지켜야 했다.


무섭지 않냐고 한다면, 그래도 고등학교 2학년인데 혼자 집보기 정도야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안그래도 요즘 밴드 연습이다, 학교 공부다, 심지어 틈만 나면 여자친구인 히마리가 귀엽게 졸라대는 퉁에 사랑을 나누기 바빳기에 이렇게 혼자서 쉴 수 있는 시간은 굉장히 귀중했다. 기와 이렇게 된 김에 이틀동안 밥먹을 때랑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고는 침대 밖으로 한발자국도 안나가야지!


그런 다짐으로 시작한 토요일 아침이였다. 분명 점심 때 까지만 해도 굉장히 완벽한 하루였다. 상쾌하게 일어나서 스스로 만든 아침을 맛있게 챙겨먹고, 이불이랑 배게를 통째로 들고와서 소파에 펴놓은 다음 테레비를 보면서 깔깔거릴 때 까지만 해도 남은 주말은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알았는데...


일은 점심 때 일어났다.


밥을 해먹어야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 둥 뒷처리까지 하는 과정이 너무나 귀찮았기에 고심끝에 용돈을 조금 각출해서 피자를 시켜먹기로 했다. 다른 음식도 괜찮았지만 저녁까지 두고두고 먹을걸 생각하면 역시 가격면에서 피자가 제일이였으니까, 적당히 토핑을 골라서 피자를 시킨 다음 소파에 누워서 다시 뒹굴거리고 있자니 똑, 독 하고 리드미컬하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왔구나! 와! 피자! 벌써부터 군침이 돌아서 피자를 먹을 생각에 신난 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곧장 현관문 쪽으로 가서 문을 열려는 바로 그 순간이였다.


"토모에!!"


문 너머에서 들린건 피자 배달 왔다는 목소리가 아니라, 여자친구인 히마리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딱딱하게 굳는게 느껴졌다. 물론 여자친구인 히마리의 모습을 보는게 싫은건 아니였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평소라면 히마리 없이는 못사니까 오히려 히마리의 목소리를 들으니 행복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했지만, 하필이면 오늘 찾아올게 뭐람!


"토모에! 처제...응, 아코한테 들었어! 오늘내일 하루종일 집 빈다면서? 그래서 여자친구인 내가 찾아와줬다 이 말씀!"


인터폰 너머에서 의기양양하게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자신있어하는 히마리의 모습은 무척이나 귀엽긴 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며 오늘 편히 쉬기는 글렀다는 생각을 했다.


바이바이, 내 편안한 휴일.


*


히마리는 성욕이 남들보다 조금 더 많다.


연인한테 이런말을 하기는 정말, 정말 미안한 말이기는 했지만 사실이였다. 이 사실을 나는 사귀고 난 다음에야 알 수 있었다.


히마리와 사귀고 난 다음부터 주말마다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도 별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였다. 매주 토요일 밤마다 히마리가 자러 오면, 그 다음 날 일요일 오후까지는 쉬지도 못하고 둘이서 매일 사랑을 나누고는 했기 때문이였다. 그러다보니 매일같이 수면부족에 시달렸을 지경이였으니 말 다했지.


그렇게 평소에도 나와 매일같이 사랑을 나누기 바쁜 히마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내 허리가 침대, 둘 중 하나가 작살이 나지 않은 이유는 밑에서 부모님이나 아코가 자고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였다. 히마리 말로는 세 사람 중 한 명이 깰까봐 많이 봐주는 거라고.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니 잠시만, 이게 많이 봐주는거였다고? 하고 무심결에 태클을 걸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런 히마리였다.


그런 히마리인데, 주말에 하루종일 집이 비었다는걸 알았다면? 그 뒤는 더 볼 것도 없었다. 토요일 오전부터 침대로 들어가서 셋 중 누가 오기 전, 그러니까 월요일 아침까지 그대로 할 가능성이 높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내 허리나 침대 둘 중 하나는 오늘부로 안녕을 고하겠지. 간마에 좀 쉬겠다는 내 계획은 없어지고, 평온한 주말도 같이 날라가고...


그런 참사를 방지하려면 최대한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뒤로 미뤄야 했다. 하다못해 저녁먹은 다음에 해야 체력적으로도 내가 여유가 좀 있으니까 버틸만 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이렇게 계획은 완벽했지만 문제가 있다면 지금은 점심, 따라서 저녁까지 여덟 시간은 어떻게든 자력으로 버텨야 한다는 건데...


버틸 수 있을까? 침을 삼키면서 고개를 휴대폰에 유지한 채 그대로 시선만 살짝 내려서 내 품에 달라붙어있는 히마리를 보자, 그녀가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뺨을 살짝 부풀리더니 그대로 뺨을 비비적거리면서


"토모에에! 이렇게 귀여운 여친이 왔는데 지금 휴대폰이 눈에 들어와?!"


그런 식으로 귀엽게 조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도 순간 이성을 잃고 달려들 뻔했지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서 참은 내가 다시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념무상, 무념무상...히마리의 유혹에 지면 이번 주말도 통째로 날리는거다...잊지말자...


딴 생각을 하니까 조금 나아지는게 느껴졌다. 내가 살며시 미소지은 다음 휴대폰을 내려놓고 기지개를 펴자 히마리가 하자는 신호로 받아들인건지 아까보다 더 귀엽게 조르기 시작해서, 내가 아무것도 눈치못챈 척을 하면서 히마리를 껴안은 채 그대로 소파에 똑바로 앉았다.


"히마리, 점심 먹었어?"


"지금 점심이 중요해?! ...아직 안먹었어."


자기가 말하고도 이번것은 조금 무리수라는걸 깨달은건지 곧장 정정한 히마리가 가볍게 고개를 젓기에 그런 히마리를 보면서 호탕하게 웃어재낀 내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에 피자 괜찮냐고 물으니까 대답대신 가벼운 끄덕거림으로 돌아왔다...


좋아, 이걸로 이야기를 돌렸으니까 점심먹고 좀 재우고, 그러면 저녁 시간까지는 금방이겠지...그런 생각을 한 차에 내 어깨에 자신의 턱을 그대로 올려놓더니만, 귓볼을 살며시 깨물고는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점심먹고...알지?"


"응? 뭐가?"


뭘 말하는건지 하나도 모르겠네! 아하하 웃으면서 내가 필사적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를 하니까 그녀가 무어라 이야기하려다가 말고 그대로 내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갑작스러운 깨물림과 목덜미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통증에 또다시 이성을 잃을 뻔 하려던 차에 배달입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초인종 소리가 울려퍼졌기에 간신히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히마리! 배달왔어, 배달!"


"쳇."


노골적으로 혀를 차면서 안타까워하는 히마리를 품에서 잠시 내려놓고 돈을 챙겨서 그대로 현관문으로 향하면서도 손으로 목덜미를 매만졌다. 배달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난 아마 그대로...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오싹해져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점심은 먹지도 않았는데 이 지경이라니, 저녁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마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현관문을 열었다.


*


월요일 날 아코가 집에 와서 본 것은 다 망가진 침대와 멎쩍어하는 히마리, 그리고 허리를 붙잡고 침대(였던것) 위에서 끙끙 앓고있는 자신의 언니의 모습이였답니다


유혹하는 히마리 vs 좀 쉬고싶은 토모에로 짤막하게 써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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