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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별에게 보내는 편지앱에서 작성

소나총수간절히바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3 18:42:31
조회 305 추천 13 댓글 4
														

오늘도 당신을 보며 잠에 듭니다. 평온한 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전과 달리 화려하셨어요. 너무 이뻐서 한시라도 눈을 땔 수가 없었어요. 당신을 보며 힘을 얻었어요, 고마워요!



기분 좋지 않은 일 있었나요? 오늘은 우울해보이시네요. 저도 마음이 아파와요.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아서 당신을 직접 위로해주지 못하는 것도 슬프고 당신이 슬픈 것 같아서 슬프네요. 아아, 당신에게 힘이 될 글귀를 남기고 싶지만 글재주가 부족해서 그러지 못한다는 게... 또 죄송하네요..




기분 좋으신 일 있나봐요! 다시 활기찬 모습을 되찾으신 것 같아 행복해요. 혹시 연인이라도 생긴건가요?  연인이 위로해준 건가요? 으아아... 장난이고 항상 기쁘게 살아가셨음 해요! 언제나 화이팅!




어... 음... 제가 이제 편지를 보내는 게 힘들 것 같아요. 솔직히 이 편지를 보고 갑자기 무슨 소리냐, 는 것보다 아, 후련하다! 드디어 안보내는구나! 는 반응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ㅠㅠ
그래도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기억되었다는 뜻일테니까요. 암튼 요즘 수술을 받고 있는데 가능성이 적은가봐요. 그래서 다시는 언니를 볼 수 없다는 게 무서워서...
어... 저를 응원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뭐, 전 죽어서도 언니를 응원하니까 항상 행복하세요!



자기 소속사의 주소와 자신의 내용만 담고 있는 편지들.

지원은 누군가에게 받았던 편지를 모아두고 한글자 한글자 눈에 새기듯 곱씹으며 보았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꾸며진 작달막한 편지지에 이리 많은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니 지원은 신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받은 편지를 유심히 보았다.

손글씨로 쓰여진 편지. 연필자국이 담겨있는 편지. 그녀의 손길이 마지막으로 담긴 편지였다. 지원은 편지를 제 얼굴에 가져디 대고 문질렀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해오던 행위였다.

요즘 지원은 힘들었다.

난데없이 스캔들이 터지고 사람들은 해명을 요구한다. 상대방은 노코맨트로 일관하는 등 세상이 미쳐돌아가는 것 같았다.

항상 글씨의 주인이 편지를 보내오는 걸 생각하고 우편함을 열어보길 매일같이 했지만 특유의 편지는 보이지 않았다.

지원은 그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만나서, 죽었다면 꽃 한송이 올려두고 매일 유골함에 가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고 살아있다면 연락을 계속 주고받고 싶었다.

만났다면.

하지만 아무리 수소문해봐도 편지를 쓴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편지는 편지 주인의 마음만 담지 않았다. 그 강렬한 감정은 결국 지원의 감정도 끌어내었으니 편지에 합쳐져 뭉쳐버린 것이다.

까득, 우울한 현실에 막막한 심정을 어디 토로할 데도 없어 지원은 독하기로 소문난 술 한 병을 까고 들이마셨다.

이름이라도, 주소라도 알면 편지를 보낼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지원은 정신을 잃었다.

숙취에서 깨어난 지원은 습관처럼 매니저에게 편지가 왔느냐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아차 싶어 내용을 지우려는 찰나 마지막 남은 미련이 지원의 손가락을 막아섰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야...

지원은 매니저의 문자를 기다렸다.

카톡!

왔다. 미련을 끝낼 가위가. 다짐했던 마음은 어디간 것인지 내용을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카톡의 알람을 보고, 한 숨 푹 내쉬었다가 다시 핸드폰의 액정을 보곤, 시선을 돌렸다. 차마, 인정하기가 싫었다. 언젠가는 다시 편지를 써와줄거란 믿음을 풀어내기가 힘들었다.

최후통첩을 받은 사람처럼 지원은 낙담했다가 이내 생각을 고치고 핸드폰의 잠금을 풀었다.

사실, 언제나의 일상인데 언제나의 질문인데 왜 유독 확인하기가 힘들었을까?

아마 이 벅찬 감정을 감당하기 힘들거라는 직감이었을까?

매니저의 카톡은 긍정을 표하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지원은 단숨에 나가서 택시를 잡고 소속사 사옥에 도착해서야 편지를 들고 있는 매니저를 볼 수 있었다.

편지를 받아들고 내용을 보려던 지원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주소, 발신인의 주소가 있었다.

세상에. 이게 뭐라고 지원은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념적으로 남기고 지원은 내용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지원씨! 저 병원에서 이제 퇴원해도 된다고 해서 기념으로 편지를 보냈어요! 치료하기 힘든 병이여가지고... 좀 힘들었지만 지원씨가 저 응원해줬죠? 그런 것 같아요. 이렇게 편지를 쓴다는 게 지원씨가 응원해줬다는 뜻이니까요!
요즘 지원씨가 어떻게 지내나 검색해봤더니 스캔들로 고생하고 계시단 게 너무 마음 아프네요. 어랏, 혹시 위로해준 사람이 이 사람이었던 건 아니죠?

그렇게 끝난 편지.
내용은 짧았으나 그 가치까지 작은 건 아니었다.

눈물이 맺히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 사람의 편지를 다시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지원은 편지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그 날은 지원이 초등학생 이후로 처음 편지를 쓰게 된 기념적인 날이었다.



이런 거 못 쓰겠다;;
당신들 내가 이거 회로 어디서 돌렸는 지 알면 놀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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