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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모카란) 넘치는 것과 숨어있던 것앱에서 작성

비교적정상적이라고생각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6 18:02:20
조회 636 추천 18 댓글 13
														


개인적으로 쓴 건데, 다른 글 쓰는 분들보다 필력이 딸리지만 잘 부탁드려요.
쓸데없는 말이지만 해피엔딩을 좋아함.

가끔씩 백합물 쓴 거 여기로 가져올게요.

----------


- 저기, 란~


- 응? 


여느 때와 같이, '평소대로' 연습을 마치고 모카랑 같이 돌아가던 중, 모카가 말을 걸어온다.


- 있잖아,


......


-  ...아무것도 아니야.


- 풋, 뭐야 그거.


전에도 가끔씩 불러놓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약간 웃음이 새어 나와 버렸다.


뭐, 모카는 마이페이스니까. 



- 모카.


- 응~? 왜~?


- 그냥 불러봤어. 아무것도 아니야.


- ...응.


대답이 무언가 기운이 없어 눈을 살짝 돌려보니, 최근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요 근래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안색이 조금 어두워 보인다.


지금 당장 물어보기엔 섣부르다는 느낌이 들어서, 지금 당장 말하기엔 좋지 않은 것 같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 그럼 내일 봐, 모카.


- 응~ 잘 가~...


평소에도 말하는 속도가 많이 느린 편인 모카지만, 그 목소리는 어딘가 기운이 없어보였다.


집에 도착하고, 방으로 돌아와 교복인 상태 그대로 침대로 점프. 그대로 양 팔을 펼치고 누워버리고 얼마 전부터 모카가 기운이 없던 이유를 생각했다.


몇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긴 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는 알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었기에,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역시 직접 물어보는 게 좋으려나.


그렇게 휴대전화를 들고 모카에게 문자를 보낸다.


- 모카, 혹시 저녁에 시간 있어?


- 응? 무슨 일 있어?


답장은 의외로 빨리 왔다. 곧바로 손가락을 놀리며 다음 문자를 보낸다.


- 음, 그게, 이야기 할 게 있어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 


- 응~ 뭘까나아. 모카, 궁금한데요오~?


- 그럼... 30분 뒤에 만나자. 너희 집으로 갈게.


그 문자를 끝으로 휴대전화를 머리 옆에 놓아버리고,


- 후우......


모카가 말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 


무슨 일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나에게 기대줬으면 하는 생각에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렇게 잠시 위에서 뒤척거리다가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집을 나서 약속했던 장소인 모카의 집 앞으로 향했다. 


모카는 집 앞에 먼저 나와 있었다. 뭐, 장소를 그렇게 정했으니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지만.


- 나와 있었구나, 모카.


- 후후~ 무슨 이야기길래, 노을이 보이는 지금 모카를 부른 걸까나?


- 응... 우선,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어디로 먼저 가자.


노을이 보이는 저녁대에 모카랑 같이 온 곳은, 어릴 때 5명에서 자주 놀았던 놀이터.


역시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어, 단 둘이 이야기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인 것 같다. 


그렇게 모카랑 나는, 노을이 지는 방향으로 그네에 걸터앉았다. 


- ...저기 말이야, 모카.


- ...응.


노오랗게 져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어서일까, 서로의 목소리는 자신과 상대방에게만 전해질 정도로 날아들고, 사라진다.


- 요즘, 나랑 같이 있으면, 불편해?


- ......


- 그게, 요즘따라... 신경이 쓰여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내가 너한테 상처를 준 걸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난 잘 모르겠어서... 그래서 모카를 부른거야.


-  ......역시, 란에게는... 숨길 수 없구나.


- 이유... 알려줄래?


- 응... 이유... 란 때문...이랄까...?


- 나 때문, 이라니?


살짝 숨을 들이켰다.


그저 개인적인 일이겠지, 라고만 생각했던 내 한구석의 생각을 후려치듯, 모카의 대답은 간결하고, 직설적이었다.


- 있잖아, 란.


- 모카는, 란을 좋아해.


- ...!


굉장히 동요했다. 반사적으로 바람소리가 들릴만큼 고개를 돌려 모카를 바라봤더니, 빛을 머금고 반짝이는 물방울이, 모카의 눈에 매달려 있었다.


모카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 몇 일 전부터... 란에 대한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나, 어떻게 된 걸까나...? 하고, 넘길려고 했는데.


매달린 물방울이 볼을 타고 떨어지며, 그렇게 말하는 모카는,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 이상해. 그 뒤로, 란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욱신거려...


- 모카...


그저 이름을 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었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분위기와 모카의 목소리가, 그저 지금은 들어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 ...이 감정을 '좋아' 라고 하는 걸 거야. 그치만... 란? 모카의 '좋아' 는, 란이 모카를 '좋아' 하는 거랑은 다른 거라고 생각해서...


- ......


모카의 말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파고든다. 


- 이 마음을 전하고 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꼭꼭 숨겨두려고 했었어.


모카를 생각한다. 그 동안의 모카가 기운이 없었던 건, 흘러넘치는 나의 대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어서, 겉으로 드러난 마음이었다.


- 그런데, 그 마음이 너무 커져버려서... 헤헤, 결국 들켜버렸네... 


- 란은, 이런 모카는... 싫지?


- ...읏!


나에게 직접 전하기에는 무리였던 마음과 말, 그것을 지금 내가 꺼내게 만들었다. 

곧 흘러넘칠 것만 같았던 댐과 같던 마음의 문을, 내가 열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숨어있던 나의 마음도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 란...?


모카의 앞에 섰다.


- 나도... 나도!


분명 어딘가에 있었겠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마음은, 지금 그 형태를 만들어 입 밖으로 모양을 만들어내,


- 모카가 말한 '좋아' 는, 나도 마찬가지야!


서로에게 전해진다.


비록 그 이상의 말은 하지 못했지만, 란의 한마디가,


모카에게 전달된 의미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 란... 란...!!


모카는 앉아있던 그네에서 일어나, 란에게 달려들었고,


란은 그런 모카를 힘껏 껴안았다.


평소에 남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모카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훌쩍거리고 있었다.


- ...바보.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란은 작게 속삭였고,


서로는 가만히,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를 교환했다.


------


여기에 올릴지 말지 되게 고민 많이 했었는데.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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