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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대충 카오루가 미셸에 고백하는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9.161) 2020.06.05 21:49:08
조회 719 추천 25 댓글 5
														


"오오, 미셸, 아직 돌아가지 않은거니?"

창문 너머의 하늘이 황혼에 물들이고 있을 무렵. 공연이 끝난 후 대기실로 되돌아 온 카오루는 홀로 서있던 미셸을 발견하자 늘 그랬든 과장된 몸짓을 보이며 물었다. 이에 어정쩡한 자세, 정확히는 이제 막 답답한 미셸의 머리 탈을 벗으려고 했던 미셸, ..아니, 미사키는 들어올리던 손을 멈추고 경직된 자세로 카오루에게 시선을 옮겼다.

"카, 카오루 씨?"
"음, 본의아니게 놀라개 한 모양인가. 미안하구나."

그말대로 미사키는 갑작스러운 카오루의 등장에 서둘러 미셸의 탈을 고쳐 쓰느라 분주했다. 딱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는 생각은 없었던 미사키지만, 자신과 미셸이 구분되어 인식되는 나날이 길어지자 저도 모르게 비밀을 지켜가고 있었다. 다행이 변조되지 않은 목소리가 카오루에게는 들리지않은 모양이다.

"남아서 장비를 손보고 있었구나. 후후, 덧없이 부지런한 아기고양이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목소리를 변조시켜주는 기계는 이미 빼버린 뒤였다. 그랬기에 미사키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커다란 미셸을 입은 채로 말이다. 보통의 인형 탈보다는 가볍게 만들어진 미셸이라도 커다란 머리를 움직이는 건 꽤나 힘든 일이다. 아래로 실리는 무게를 견디며, 미사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홀로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이 마치 미사키와 겹쳐보이는구나. 그 아이도 언제나 뒤에서 우릴 위해 노력해주지. 아, 미셸은 아직 못 봤겠구나. 항상 타이밍이 엇갈렸으니. 후후.. 이 얼마나 장난스러운 운명인가.."

'그러니까, 제가 미사키입니다만.  ..그것보다 왜 거기서 제 이름이 나오는 건가요.'

항상해왔던 생각이지만 항상 내뱉지 못했던 말을 미사키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그냥 탈을 벗고 정체를 말할까 했지만 그 후로 겪게될 귀찮은 상황들이 떠오르자 관두기로 했다.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 어떤 아이인지 미셸도 궁금하겠지. ..음, 그래. 미사키는 무척이나 귀여운 아이란다."
'이, 이사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귀엽다는 표현이 자신과는 인연이 없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미사키로서는 상당히 부끄러운 말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카오루의 뜬금없는 이야기는 미사키의 들릴 리가 없는 속마음 속 외침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뭐, 본인은 언제나 부정하지만 말이다. 좀 더 자신을 가져도 좋을텐데. 음? 미셸, 그렇게 힘차게 고개를 젓다니,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렇다면 다행이군."

문제라면 많았다. 지금 상태로는 말할 수 없는 문제였지만 말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사키는 카오루에게 듣는 칭찬이 조금 불편했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는 절대 아니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내성이 부족하다고 할까. 그런 미사키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카오루는 혼자서 말을 이어갔다. ..이 사람, 상대방이 대꾸도 안하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럼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래, 미사키의 귀여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지."
'하? 대체 언제부터?!’

당연히 들릴 리 없는 외침은 뒤로하고 카오루는 느릿느릿 미셸이 된 미사키의 주위를 걸으며 생각에 잠긴 얼굴로 뜸을 들였다. 그런 카오루와 반대로 여유 따위는 있을리가 없는 미사키는 이대로 그냥 대기실을 나가버릴까 했지만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이 불편했다. 그리고 카오루의 칭찬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늘 그랬든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음, 하지만 역시 그만둬야겠군. 미사키에게 미움 받는 건 괴로우니까. 만약 본인이 없는 사이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알면 분명 싫어할테니. 후후, 안타깝구나. 미셸, 너에게도 미사키의 귀여운 점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구석에 자리 잡은 테이블에 멈춰선 카오루는 아쉽다는 듯 말하며 본래의 목적이었을 무언가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 카오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사키는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카오루가 말한대로 미사키는 장점이든 단점이든 누군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싫어한다. 이는 예전에 본인이 밝힌 적이 있었다. 물론 그 의미가 지금에 와서는 조금 과장이 된 부분이 꽤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대로 마무리 짓는다면 미셸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겠지. 기대를 시켜놓고서 이리도 맥빠진 마무리를 주었으니.

절대 기대하지 않았다. 최소한 미사키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다만 어찌됐든 카오루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도 않았다. 미사키는 처음 카오루가 들어왔을 때처럼 어정쩡한 자세로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사실을 말이지. 나는 미사키를 귀엽다고 생각한단다. 후후,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이구나"

애초에 미셸로 그런 얼굴을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귀엽다고 생각하는 건 내 감정의 일부분이란다. 예컨대, 누군가를 싫어하는 감정 속에 어떠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그렇다면 내가 말하는 귀엽다는 생각은 결국 어떤 감정에서 비롯되는 걸까? 분명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겠지.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미셸."

카오루의 물음에 대답할 수 있을리가 없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든.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면 답은 하나겠지. 싫어한다의 반대말은 좋아한다니까. 그게 동료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더 깊은 단계의 좋아함인지는 아직 비밀이지만."

카오루는 다시 천천히 연습실의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미사키로 말할 거 같으면 어째서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엄청난 비밀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또 카오루의 말이 진심인지에 대해 생각하느라 무어라 반응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미셸이라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다. 애써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으니까. ..물론 미셸로 있지 않았으면 이런 상황 속에서 당황할 필요도 없지만.

"내 비밀이야기는 여기까지란다. 사실은 비밀이랄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을 멋대로 내뱉은 것 뿐이지만 말이지. 그 아이 앞에서는 드러낼 수 없으니까. 이런, 너무 많은 것을 말해버렸나. 미셸은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비밀을 털어놓아도 괜찮겠지. 덕분에 늘 가지고 있던 답답한 마음이 없어진 거 같군."

멋대로인 사람이다. 갑자기 와서는 멋대로 칭찬한다. 멋대로 혼자 이야기하고 멋대로 혼자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멋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휘젓고 다닌다. 분명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화라도 냈을텐데. 미사키는 멋대로 뜨거워지는 자신의 얼굴에 화가 날 뿐이었다.

"그럼 이만 실례하도록 하지. 미셸, 오늘도 우릴 위해서 묵묵히 노력해줘서 고맙다."

카오루는 그렇게 말하고는 멋대로 연습실을 나가버렸다. 미사키는 곧바로 바닥에 쓰러지듯 앉고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아래로 실리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미셸을 벗지 않았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벗지 못할 게 분명했다.

"아, 카오루 씨!”

그 시간 연습실을 나서 복도를 걷고 있던 카오루는 익숙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오, 카논인가. 아직까지 볼 일이 남은 모양이구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반가운 얼굴과 함께 종종걸음으로 카오루에게 다가왔다.

"응, 누구를 기다리고 있거든. 혹시 미사키 짱을 본 적 있어?"
"아아, 미사키를 찾고 있는 건가. ..안타깝게도 보지 못 했군.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 카논."
"괘, 괜찮아. 카오루 씨가 사과할 일이 전혀 아닌 걸."

카논은 언제나 그랬든 밝은 미소를 지은 채 인사를 하고는 카오루가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거리가 멀어지고 겨우 서로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가 되자 카오루는 카논에게 말했다.

"카논, 혹시 모르니 연습실로 가보지 않겠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거든."













사실 미사키를 잘 몰라서 설정이 이상할 수도 있음.. 그래도 막상 쓰고 나니 재밌네
다음은 누구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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