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의 여름날 만난 아이들.

막대 아이스크림을 사서 까면 금방 녹아 손에 흘러버리던 무더운 어느 여름날에 우리는 만났다. 그 날은 왠지 유독 매미가 더욱 하늘을 찌르도록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고, 그늘에 앉아 있으면 모기가 날아다니며 배를 채우기 위해 몸에 달라붙었다. 새로운 동네에 이사를 왔다. 동생과 엄마는 새로운 학원을 알아보기 위해 잠시 집을 비웠다. 아마 동생은 가고 싶지 않다고 늦장을 부렸던 걸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2학년이니 이제 집은 어느 정도 혼자 볼 수 있었기에 따라가지는 않았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작은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그늘로 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는 강한 햇볕을 그대로 내리쬐게 만들었다. 동생은 천재다. 부모님은 그걸 알고 있기에 동생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여러 학원에 보냈다. 이번에 이사를 오게 된 계기도 더 좋은 학원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아이스크림은 금방 주르륵 녹아내려버렸고 손은 금세 아이스크림 범벅이 되어 찐득해졌다. 급하게 막대에 남은 아이스크림이라도 입 속에 넣었다.

“와아! 당첨이네!”

그 목소리가 들린 건 아이스크림은 모두 없어지고 공허하게 남은 막대만 쥐고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풀린 동공에 다시 힘을 주고 앞을 바라봤다. 갈색 머리와 갈색의 눈. 잘 오른 젖살 덕에 포동포동한 볼. 아이의 첫 인상은 그냥 귀엽다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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