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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짧은 망상]나는 여동생을 사랑한다

ㅇㅇ(58.124) 2020.06.12 14:41:50
조회 859 추천 21 댓글 3
														

1.


오랜만에 납골당에서 부모님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언니가 생각났다.

정확하게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언니를 찾던 부모님의 모습이 생각났다.

언니가 버려지고나서 태어난 나에게 언니라는 존재는 와닿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마지막 후회이자 미련인 언니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


언니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잡지나 신문 기사를 보고 오는 연락들은 대부분이 장난아니면 착각이었고, 아주 가끔 사칭하면서 사기치는 사람도 있었다.

반쯤 포기하고 있을때 회사에 한 여성이 찾아왔다.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은 부모님이 남긴 반지와 똑같은 금반지를 가지고 있었다.

분명, 부모님이 언니와 함께 두었다고 했던 반지였다.


3.


여성과 대화를 나눌수록 정황이나 증거가 여성이 언니라고 가르키고 있었다.

나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말했다.

부모님이 언니를 찾기위해 돌아가시기 전까지 노력했으며, 항상 미안해 하셨다고 전했다.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부모님을 떠올렸다.

언니는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남겨주신 선물같았다.


4.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을 채우려는 듯이 우리는 자주 만나며 가깝게 지냈다.

언니는 아주 상냥했고 나는 그런 언니가 좋았다.

언니는 외모는 아빠를 많이 닮았지만, 성격이나 분위기는 엄마와 닮았다.

그렇게 말하면 언니는 작게 웃었다.

나는 언제부턴가 언니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떨렸다.

언니는 나에게 있어서 가족을 뛰어넘는 존재가 돼가고 있었다.

나는 언니를 사랑했다.


5.


언니가 사라졌다.

연락이 되지않아 불안해진 나는 언니의 집과 직장까지 찾아갔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언니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언니가 나에게 해줬던 말들을 되짚어가며 찾아봤지만 그 모든 것들이 거짓말이었다는 것만 알게됐다.

배신감, 분노 하지만 그 이상으로 슬펐다.


6.


얼마 후, 경찰이 나를 찾아왔다.

처음듣는 이름의 사람을 찾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경찰이 꺼내 든 사진을 보고 언니 얘기를 하고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언니는 연쇄 살인 용의자가 되어있었는데, 범행 시기가 나와 만나던 때로 추정되고 있었다.

피해자는 총 4명으로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 2명은 언니의 양부모라고 경찰은 말했다.

나는 경찰에게 언니와 연락이 끊겼다고 반복해서 말할 뿐이었다.


7.


부모님의 기일이 찾아왔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회사를 쉬고 납골당으로 향했다.

부모님은 이전과 다름없이 날 향해 웃고계셨다.

부모님에게 세상 사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그곳엔 언니가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언니는 아무말 없이 내 등 뒤로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 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구나

부모님의 사진을 보며 언니가 말했다.

엄마도 정말 상냥해 보이신다

내가 그렇게나 그리워하던 언니의 미소를 보고 나는 이제서야 확신할 수 있었다.

나를 죽이러 온거야?

내가 물었다.


8.


경찰이 다녀간 이후, 나는 다시 한 번 언니를 찾기 시작했다.

언니와 피해자들에 대해 조사하면서 나는 모든 일이 부모님의 사고일부터 시작됐다는걸 알게 됐다.

젊은 남자의 운전 미숙으로 인해 일어난줄 알았던 교통사고는 사실 진범이 따로 있었다.

술에 취한채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자들이 언니의 양부모를 제외한 피해자 두 명이었다.

그리고 그날에 부모님을 사고 현장까지 부른 사람이 언니의 양부모였다.

그들이 어떤 이유로 부모님을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4명은 전부 부모님의 죽음에 관여한 자들이었다.

그리고 나도 그랬다.


9.


부모님의 수술 당시 수혈할 피가 부족해 직계 가족인 내가 수혈을 하고자 했지만

나는 선천적인 당뇨병이 있어서 의사가 만료했다.

잘못하면 부모님은 물론 나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의사는 말했다.

그렇게 나는 수혈을 하지못했고 부모님은 돌아가셨다.

원인은 과다 출혈만이 아니었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그날을 후회하고 있다.

분명 언니는 부모님을 죽게 놔둔 나를 미워할 것이었다.

언니… 엄마 아빠를 지키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내가 말하자 언니는 말없이 다가와 나의 뺨을 쓰다듬었다.

이제보니…. 너는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언니가 말했다.

이 상황에서도 내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다.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내가 입을 떼려는 순간

언니는 또다시 내 앞에서 사라졌다.


10.


언니의 옷가지와 신분증, 그리고 유서가 부두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시체를 찾으려고 분주히 움직였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고, 다른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용의자 사망으로 판단하여 수사는 종결됐고, 사건은 잊혀지기 시작했다.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하게 살던 나에게 낯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인근역 보관함에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물건에서 내 연락처가 적혀져있으니 확인하러 오라는 전화였다.

나는 바로 뛰쳐나와 인근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언니의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과 함께 낡은 수첩을 발견했다.

수첩에는 언니가 범행을 준비하는 과정과 실행한 내용들이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그 내용 중에는 나를 죽이려고 범행을 준비하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보고 나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그 아이를 죽이면 나의 복수는 끝이다... 나는 한번도 받지못한 사랑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누렸을 그 아이를… 하지만 그 아이를 죽일수가 없었다… 그 아이의 미소가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여동생을 사랑한다...」


11.


부모님의 기일이었다.

나는 인쇄한 사진을 들고 납골당으로 향했다.

부모님 사진 옆에 언니의 사진을 두었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을때 싫다는 언니를 졸라 찍었던 유일한 사진이었다.

나는 한동안 사진 앞에 서있다가 최근에 사건을 담당하던 경찰에게 들은 얘기를 떠올렸다.

언니를 입양한 양부모는 돈과 사회적인 체면만 신경쓰는 사람이라 보여주기 식으로 언니를 입양했고,

그 이후로는 거의 방치했다고 한다.

양부모는 언니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자 언니와 연락 한 번 하지않다가 부모님이 언니를 찾고있다는 소식을 듣고

언니와 만나게 해주겠다면서 돈을 요구했고 부모님은 언니를 만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언니는 아마 사고현장 근처에 있었고 그때 내 존재에 대해 알게된 것일거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는 외동으로써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다.

나는 어째서 언니도 당연히 사랑받으면서 자랐을거라고 생각했던걸까

언니

미안하고 또 그리워서 작게 불러보았다.

왜?

그때 등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나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돌아보자 그곳에는 머리가 짧아진 언니가 서있었다.

왜 불렀어?

전에도 이곳에서 이런 적이 있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하지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봤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하고싶은 말은 단 한마디였다.

사랑해





-


꼬이고 꼬인 자매백합이 보고싶어서 써봄...

길어지면 생각해야될게 많아지니까 짧게 쓰게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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