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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코코유키 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9.201) 2020.06.13 19:33:19
조회 685 추천 24 댓글 4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 뒤 로젤리아는 인디에서 꽤 알려진 실력파 밴드가 됨. 하지만 오래 전부터 밴드 내 분위기는 차츰차츰 가라앉고 있었음.

고등학교 때 페스에서 우승한 뒤 멤버들은 진학도 포기하고 로젤리아 활동에만 매진해 왔음.
하지만 이상하게 로젤리아는 유명세에 비해 팬이 적었음.팬이 좀 붙나 싶다가도 어느 순간 발길이 뚝 끊겼음.
멤버가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었고 곡의 퀄리티가 떨어진 것도 아닌데 로젤리아는 골수팬이 한 명도 없었음.
당연히 라이브 하우스의 매진율은 갈수록 떨어짐.
그렇게 얻는 수익은 20대 중후반에 접어든 멤버들의 성에 차지 않았음.
모두가 밴드활동에 지쳐버렸고 유키나는 로젤리아의 음악에서 한계를 느낌.

유키나는 연습 휴식 중 인터넷 사이트를 보다가 일본의 인디밴드들을 모아 경연하는 페스티벌의 모집글을 보게 됨.
올해 신생이지만 입이 떡 벌어지는 스케일로 밴드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페스티벌이었음.
대상을 탄 밴드에게는 억대의 상금과 함께 주최사와의 파격적인 계약이 주어짐. 계약기간동안 회사는 밴드에 일체 관여하지 않으며 음반을 내는 데에 필요한 물자적 지원만 약속하는 내용이었음. 수익 분배도 0:10이었음.
주최사와 스폰서는 비밀에 부쳐져 있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인디밴드에 미친 거물의 취미 아니겠냐는 소문도 돌았음.
유키나는 이 페스티벌을 로젤리아의 전환점으로 삼기로 함.

페스티벌에 대한 얘기를 듣자 멤버들은 얼굴에 화색이 돎.
우승하기만 하면 회사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풍족한 지원 아래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임.
유키나의 이상과 멤버들의 현실이 완벽하게 보완되는 미래였음. 목표가 생기면서 멤버들의 손은 활기를 되찾았고 유키나는 티는 내지 않았지만 옛날의 로젤리아로 돌아온 것 같아 기뻤음.
애초에 로젤리아는 개성있는 컨셉에 실력이 뒷받침되는 몇 안 되는 밴드였음. 거기에 페스티벌을 위한 연습에 박차를 가하면서 로젤리아의 음악성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었음.
밴드 업계에서는 부활한 로젤리아의 페스티벌 우승을 점쳤음. 멤버들도 예선 정도는 당연히 합격할 거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음.


하지만 몇 개월 후 발표된 예선통과 명단에 로젤리아는 없었음. 어이없게 날아가버린 꿈에 멤버들은 모두 벙찜. 잠시 떠올랐다가 바닥에 처박혀버린 로젤리아는 자존심을 대차게 구겼고 두 배의 절망감이 찾아옴.

그 와중에 바닥만 쳐다보고 있던 린코가 사실 집안사정 때문에 가족이 1년 뒤 해외로 떠난다고 밝힘.
몇 년, 어쩌면 평생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고 부모님이 린코도 따라와서 거기 있는 대학에 진학해서 피아노 공부를 하지 않겠냐고 권유했다고 함.
1년 내로 유의미한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로젤리아는 해체되게 생긴 것임.
하지만 린코의 갑작스러운 통보에도 사요는 평소와 달리 화를 내지 않았고 아코는 훌쩍거리며 눈물만 흘림. 리사는 괴로운 얼굴로 멤버들을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숙임.

유키나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보고 틀림없이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함. 예선방식은 악곡 녹음 씨디 제출이었으니 녹음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거라 확신함.
실의에 빠진 멤버들을 보다가 연습실을 빠져나온 유키나는 페스티벌 홈페이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검.

직원에게 분명 제출하는 과정에서 씨디가 잘못된게 틀림 없다고, 다시 제출하게 해 달라고 함.
하지만 말하면서도 유키나는 기대를 하지 않았음. 아마도 거절당할테니 그때 씨디를 들고 회사측으로 찾아가 담판을 지을 생각을 하고 있었음.
근데 직원이 로젤리아의 미나토 유키나님이 맞으시냐고 재차 묻더니, 내일 오라며 회사의 주소를 알려줌.

다음날 유키나는 회사 앞에 도착함. 어마어마하게 크고 높은 빌딩은 꼭대기를 보려니 햇빛 때문에 눈이 아팠음.
프론트에 이름을 대자 직원이 안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안내함. 엘리베이터는 곧바로 최상층으로 올라가 유키나를 내려줌.
유키나는 이쪽 관련은 잘 모르지만 보통 회사 최상층에 최고경영자가 있는 건 알고 있었음.
예선에서 떨어진 인디밴드에게 이정도 대우를 해주는 건 의아했지만 일단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감.

“어머, 유키나! 드디어 와줬구나? 기다리고 있었단다!”

익숙한 목소리에 유키나는 그 자리에서 발을 멈춤. 의자에 앉아 있는 여자는 고등학교 시절에 밴드를 하면서 알았던 츠루마키 코코로였음.
생글생글 웃는 표정은 희미하게 남아있는 기억 속 코코로와 같았지만 젖살이 빠져 날렵해진 얼굴이나 고급스러운 정장에서 위압적인 분위기가 느껴졌음.

“츠루마키상..? 설마 당신이 페스티벌의 주최자야?”

“그렇단다!”

“그럼 당신에게 알리는 게 맞는 거네. 난 예선 결과에 대해서 말할 게 있어서 왔어.”


유키나는 조금 말을 고름.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고등학교 시절의 로젤리아와 합동 라이브도 몇 번 했던 밴드의 보컬인 코코로였기에 예선 결과에 더욱 의구심이 생김과 동시에 불안감도 느낌.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젤리아는 예선 탈락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 씨디를 듣고 우리 밴드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었으면 해.”

“... 아아, 역시 그 얘기였구나?”

코코로는 생긋 웃더니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남.

“가능성은 물론 알고 있어! 나, 로젤리아와 유키나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콧노래가 절로 나는걸? 다른 심사위원들도 대단하다고 했다와!”

“... 그럼 왜 우리를 떨어트린 거지?”

코코로는 넓은 사무실을 가로질러 유키나 바로 앞에 서서 유키나와 눈을 마주침.

“그야, 유키나랑 놀고 싶으니까 란다!”

“...”

“어머? 유키나, 배가 아픈 표정을 하고 있구나.”

그 말대로 유키나는 인상을 팍 구기고 있었음. 당혹스러움을 넘어 화까지 치밀었음. 대화는 별로 해보지 않았지만 츠루마키 코코로는 이렇게까지 제멋대로인 아이는 아니었음.

“츠루마키상, 장난이 아니야. 나는...”

“유키나는 간절한 거지?”

“!”

“페스티벌에서 우승하면 다른 걱정 없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으니까, 로젤리아를 지킬 수 있으니까 유키나는 지금 페스티벌이 아주아주 간절한 거지?”
코코로는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지음.

“나, 그런 사람들을 아주 좋아한단다!”

유키나는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낌. 코코로가 자신들의 사정을 다 알고 있는 건 이상했음.
“유키나! 난 예전부터 고고한 당신이 좋았어! 당신을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가슴 쪽이 찌릿찌릿하고 몽글몽글했어! 그래서 당신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볼 수 없었어, 왜냐하면 당신은 무대에서도 좀처럼 웃지 않는걸?”

“...”

“난 지금 유키나를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찌릿찌릿하고 몽글몽글해! 여기 가슴 쪽 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말야! 유키나랑 놀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단다. 나랑 놀아주면 페스티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할 일은 없을 거야!”

유키나는 자신들의 음악이 팔리지 않았던 이유, 팬이 생겨도 곧바로 사라졌던 이유, 타이밍 좋게도 개최된 페스티벌, 예선에서 떨어진 이유, 그리고 코코로가 원하는 ‘놀이’의 의미를 직감했음.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코코로의 황금색 눈은 몸을 옭아매는 것 같았음. 코코로는 유키나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쓸어내렸음.

“... 린코의 일도 당신의 짓이야?”

코코로는 말없이 생긋 웃었음. 그리고 유키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이어서 유키나의 목과 등허리를 쓰다듬었음. 손길에 소름이 돋았지만 유키나는 떨쳐낼 수 없었음.

“어떡할 거니, 유키나?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단다!”

유키나는 지금 당장 몸을 돌려 코코로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음. 하지만 로젤리아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음.나는 리더야, 페스티벌이 끝날 때까지만 견디자. 그러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유키나는 주먹을 꽉 쥐었음.

“... ... 더 이상 로젤리아를 건들지 않겠다고 약속해.”

코코로는 웃었음.

“좋아! 이게 우리의 첫 번째 놀이야.
유키나, 웃어.”
유키나는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었음.

“ 그 미소가 보고 싶었어!”

-
그렇게 점점 놀이의 수위를 올려가는 계략공 코코로와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유키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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