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늦은 사춘기에게>의 뒷 이야기

리사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성인이 된 로젤리아의 이야기로.

리사가 다른 사람을 사귀고, 유키나가 짝사랑 중인 상황의 뒷 내용임

내용상 꾸금이 되는게 맞다고 판단되어 이번꺼는 꾸금장면이 찔끔 있음

그래서 성인인증 걸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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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른 사춘기에게

written by. ROSE

소꿉친구. 나와 유키나를 정의 하는 단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함께 였으니까, 유키나가 없는 삶은 상상한 적 없다. 지금도 유키나는 같은 로젤리아의 멤버로서 내 곁에 있지만, 왜 이 아이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은 어려운 것인지.... 오래 전부터 그랬다. 내가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시절부터. 나에게 유키나는 친구가 아닌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대상이었다.

"리사, 무슨 생각해?"

유키나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는 나를 다시 일상으로 돌려 놓는 사람, 나를 빤히 쳐다보는 이 사람은 '니와 나나세'. 우리 로젤리아와 함께 작업한 인기 작곡가이며 일단 나의 연인이다. 왜 '일단'이냐면, 나나세에게 느끼는 내 감정이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나세를 앞에 두고 유키나를 떠올린 나였으니까. 심지어 지금 여기는 나와 나나세 단 둘이 있는, 나나세의 차 안이다.

"미안, 조금 피곤해서..."

"어제 너무 무리한거 아냐? 술 많이 마셨어?"

어제는 내가 고정 출연 중인 라디오 스태프들과 회식이 있었다. 로젤리아 멤버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날이라 나름 다인원이 참여한 회식이었지만, 나는 유키나가 참석하는 술 자리에선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어제도 술은 거의 안 마셨어~ 나 술 안 좋아한다니깐."

안 좋아한다기보단, 앞서 말했듯이 유키나 앞에서 마시지 않으려 노력하는거다. 로젤리아 멤버들과의 첫 음주 때, 술에 취해 유키나한테 실수 - 실수를 빙자한 진심을 담아 입술에 뽀뽀를 해버렸으니까 -를 했기 때문이다.

"으응, 멤버들하고 친한건 알지만. 술자리면서 너무 연락 안 되서 걱정했잖아."

나나세가 서운해 하는건 이해해.

"멤버들하고 있을 땐 폰 자주 보기 힘들다고 했잖아. 술은 거의 안 마셨어."

"그건 아는데... 역시 나에게도 조금만 더 관심을 주면 좋겠어. 리사는 너무 우리 사이에서 선을 긋고 있잖아."

"나나세. 몇 번을 말해야 해. 그런건 아니야."

"그럼 됐어..."

잔뜩 실망한 얼굴. 나나세는 나를 많이 좋아해주고 잘 해주는 사람이라 내가 약속을 어기거나, 관계에 성의를 보이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지금처럼 서운한 얼굴로, 나를 미안하게 만드는 얼굴로 시무룩해질뿐.

"화 났어, 응? 미안해애~"

나는 남을 돌봐주는걸 좋아하니까, 연인인 나나세가 저런 얼굴을 하면 어린 시절 삐친 유키나를 달랠 때처럼 상냥해질 수밖에 없어... 하지만 이 감정은 사랑은 아니겠지. 예쁘고 능력 있고 다정한 나나세는 좋은 연인이다. 연애가 처음인 나와 달리 여러번 만남과 이별을 겪은 이 사람은 연인을 대하는 법에 능숙하다. 그럼에도 나와의 연애는 어렵다고 하는 나나세였다.

"리사는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 너처럼 철벽인 사람은 처음이야."

씁쓸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나나세를 껴안아 주었다. 나를 위해 많은 것을 배려하는, 착하고 좋은 나의 연인을 향해 미안함을 가득히 안고서.

"미안하면 키스 해줘어~~ 리사가 먼저! 응?"

"으엣? 주차장이잖아.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나는 직업 가수야!"

"아무도 없잖아, 으응~?"

유키나와 전혀 다른 타입. 발랄하고, 직설적인 나나세. 하얗고 또렷한 이목구비의 스타일 좋은 사람. 누가 보아도 매력적인 그녀는 어째서 나 같은 사람에게 집착하는 것일까. 나나세 정도면 훨씬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서. 본능적으로 내가 자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면서......

[리사가 괜찮다면, 나는 니와씨와 리사가 단 둘이 만날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 그 사람은 리사의 연애 상대로 나쁘지 않아.]

내가 나나세를 만나게 된 건 유키나 때문이었다. 곡 작업으로 니와 나나세와 친하게 지내던 유키나가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정작 내가 좋아한 사람은 유키나 본인이라는 것도 모르고...

[나는 리사가 연애하는걸 보고 싶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그런 말, 기쁘게 받아줄 수 없었다. 서로의 방 창문을 사이에 두고 전화로 나눈 그 날의 대화. 그 통화를 마치고 내가 울었다는 것을, 너는 모르겠지. 또래들 대비 정서적으로 조숙한 내가 이른 사춘기를 맞이했던 10대에, 그 찬란한 10대 시절 나의 모든 감성은 너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너는 절대 모를거야. 내가 아는 유키나는 그런 사람이었니까.

나는 같은 유키나와 같은 성별이고 소꿉친구이기 때문에 유키나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었다. 그 순간 우리의 모든 관계가 깨질까봐... 그런데 유키나는 나에게 같은 여자인 나나세를 소개했다. 그 사실이 서러웠다. 적어도 유키나는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은 없는 것이었다. 사춘기 시절의 나에겐 그런 유키나가 상상되지 않았는데... 나는 너의 진심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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