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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빨간 두건 미사키 이야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21 00:01:13
조회 907 추천 23 댓글 4
														

옛날옛날, 어느 한 마을에 오쿠사와 미사키라고 하는 마음착한 효녀가 있었답니다.


미사키는 마음씨가 어찌나 착한지 동네에서도 효심이 지극한 아이로 소문이 났지요.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츠루마키 가문이라면, 마을에서 제일 가는 효녀는 미사키라는 말이 돌 정도로 그녀의 효심은 깊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미사키를 부른 미사키의 어머니가 포도주와 치즈가 담긴 바구니를 미사키한테 건내주시는게 아니겠어요?


"미사키야, 할머니한테 병문안을 좀 다녀와줄 수 있겠니?"


사실 미사키의 할머니는 몸이 썩 좋지 않으셨거든요, 그래서 요양을 위해서 길고 긴 상점가를 지나치면 있는 마을의 외곽, 깊은 숲 속에서 살고계시답니다. 왕복만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머나먼 길이었지만 착한 미사키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바구니를 잘 챙기고, 미사키의 어머니가 잊지 말라면서 예쁜 빨간색 두건을 미사키의 머리에 둘러주었답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줄도 모르고 예쁜 두건의 생김새에 마냥 좋은 그녀가 잘 다녀오겠다고 손을 흔들었어요.


맛있는 빵냄새가 나는 야마부키 베이커리를 지나치고, 여자아이들끼리 손을 꼭 잡은 채로 돌아다녀서 굉장히 신경쓰이는 커다란 CIRCLE이라고 적힌 건물도 지나쳐서 마침내 숲으로 도착했지요, 늑대가 나온다는 소문도 있었기에 미사키는 아직 해가 떠있는 이 사이에 얼른 갔다가 오려고 마음먹었답니다.


얼마나 안쪽으로 들어갔을까요? 이제 슬슬 다왔겠다 싶었지만 아직 어린 소녀였던 미사키는 슬슬 체력이 부치는게 느껴졌어요. 조금만 쉬어야지 하고 근처 바위에 앉으니까 갑작스럽게 풀 숲에서 무엇인가가 불쑥! 하고 튀어나왔지요.


"안녕!"

풀 숲에서 튀어나온 생물은 긴 금발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다운 여자아이였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꼬리를 살랑거리고 귀를 쫑긋거리고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미사키한테 다정다감하게 인사했어요. 세상에, 달린 귀와 꼬리를 보니 늑대인간 임이 틀림없었지요!


여기서 잠시, 늑대인간, 그 중에서도 늑대소녀들에 대해서 설명을 첨부하자면 그녀들은 평생 한 번의 사랑만을 한답니다. 첫 눈에 반한 여성을 평생의 반려자로 생각하고 그녀랑 결혼을 하려고 해요. 문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답니다. 실제로도 늑대소녀들한테 납치당해서 딸을 영영 잃은 사람들도 있을 정도지요,


그래서 마을의 어른들은 모두 늑대소녀한테 들키지 말라면서 그녀들이 사는 숲속으로 아이들을 보내지 않으려고 하건만, 무것도 모르는 아직 어린 미사키는 그저 제 또래의 여자아이인줄 알고 손을 반갑게 흔들어주었답니다.


"안녕! 난 미사키야!"


"난 코코로라고 해! 미사키는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니?"


또래의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미사키는 마냥 웃으면서 좋아했지만 코코로라고 자신을 소개한 늑대소녀는 전혀 아니였어요. 미사키가 안보는 사이에 몇 번이나 군침을 다시면서 혀를 낼름거렸거든요. 하지만 순진한 미사키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제 입으로 목적을 줄줄 털어놓기 시작했지요.


"할머니의 병문안을 가고있어."


"어쩜! 마음씨가 곱기도 하지! 그런데 미사키, 이 앞에 꽃밭이 있어! 꽃다발을 만들어주면 할머니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늑대소녀 코코로의 말에 미사키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방긋 웃었답니다. 그 예쁘고 순진한 미소에 코코로의 꼬리가 아까보다 더 빠르게 살랑거리기 시작했고, 혓바닥은 더 노련하게 움직이면서 입맛을 촵촵 다시기 시작했죠.


"하지만 내가 꽃을 따느랴 정신이 팔리면 할머니가..."


"어머! 걱정하지 마렴! 내가 먼저 가서 슬쩍 시간을 끌어줄께!"


그러면 되겠다면서 행복하게 웃은 미사키가 고맙다면서 그대로 코코로한테 꼬옥 껴안긴 다음 집주소를 속삭여주었어요. 그 행동에 이성이 증발할 뻔했지만 조금만 참자며 스스로를 다독인 코코로가 미사키를 꽃밭으로 안내하고, 곧장 미사키한테 들은 할머니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답니다.


"신부~신부~미사키는 내 신부~"


가는 내내 그런 콧노래를 부르는것도 잊지 않았지요...아아! 안타깝게도 미사키는 늑대소녀 코코로의 신붓감으로 찍혀버린 것 이였어요!


거기다가 코코로는 평범하게 야생에서 사는 늑대소녀가 아니였답니다. 마을에서 제일가는 대부호, 츠루마키 가문의 외동딸이였어요. 마음만 먹으면 미사키를 납치하는건 식은 죽 먹기였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꽃을 따는 미사키가 점점 더 불쌍해질 지경이였답니다. 실제로 코코로는 일단 덮친다는 늑대소녀의 방식과, 안되면 납치하자는 츠루마키 가문의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어요.


할머니의 집에 도착한 코코로는 사전에 준비한대로 곧장 츠루마키 가문의 사람들을 불러서 할머니의 건강이 호전될 수 있도록, 더 좋은 병원으로 이송해주었어요. 그러니까 어머나 세상에, 집이 텅 비어진게 아니겠어요? 그 다음 할머니의 모자를 푹 눌러써서 자신의 귀와 머리카락을 숨긴 뒤,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미사키가 오기를 기다렸답니다. 이제 미사키가 오면 아무도 없는 좁아터진 집 안에 미사키와 코코로, 단 둘...단 둘...


한 편, 코코로의 꾐에 빠진줄도 모르고 적당한 양의 꽃을 꺾어서 꽃다발을 만든 미사키가 곧장 할머니의 집으로 향했답니다. 문을 여니까 불이 다 꺼져있어서 조금 당황했지만, 침대가 부풀어오른걸 보아하니 주무시고 계신 것 같아서 곧장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할머니, 미사키에요. 몸은 좀 어떠세요?"


꽃다발과 바구니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묻는 미사키의 목소리에 코코로가 발을 둥둥 굴렀어요, 하지만 아직 승리자의 멘트를 치기는 조금 일렀기에 목소리를 착 깔고 할머니인척 속닥였답니다.


"으응...뭐라고? 조금 더 가까이와서 말해보렴..."


착한 미사키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곧장 침대로 가까이 다가갔답니다. 그런데 거기서 이상한걸 발견했어요! 침대 밖으로 늑대의 꼬리같은게 튀어나와있는거 아니겠어요?

"할머니, 이 꼬리는 뭐에요?"


들켰다, 지금이라도 덮칠까? 안 돼, 아직 참아 코코로...속으로 짧은 갈등을 마친 코코로가 태연하게 꼬리를 안쪽으로 잡아댕겨서 이불 안으로 숨긴 뒤 말을 꺼냈지요.


"으응...이불이란다. 이번에 바닥에 까는 늑대 이불을 새로 샀어요."


"따뜻하겠다, 저도 나중에 누워봐도 괜찮아요?"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한 거짓말을 순진하게 믿는 미사키의 모습이 코코로는 점점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답니다. 어차피 곧 있으면 늑대의 품 안에 실컷 껴안길것도 모르고 순진하게 누워봐도 괜찮냐는 모습 역시 너무나 귀여웠지요. 의문이 풀린듯, 미사키가 이불을 걷으려는 순간이었어요. 모자쪽에 금색의 머리카락이 있는게 아니겠어요? 할머니의 머리는 분명 흰색이실텐데...


"할머니, 이 금발의 머리카락은 뭐에요?"


"으응, 아까 코코로라는 아이가 왔다갔단다...우리 아가가 꽃다발을 주려고 했다지?"


뜨끔하면서도 꺼내본 변명에 역시 미사키는 순진하게 믿었지요, 앞으로 조금이라고 생각하면서 코코로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미사키를 도망치지 못하게 곧장 덮치기 위해서 양 팔을 벌렸지요. 곧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꼬리는 미친듯이 살랑거리기 시작했고,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해서...


이윽고 이불이 확 걷어지자마자 미사키의 놀란 표정이 시야에 들어왔어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양 팔로 미사키를 끌어당긴 코코로가 곧장 침대에 미사키를 눕히고, 그대로...


옛날옛날, 어느 한 마을에 츠루마키 미사키라고 하는 마음착한 효녀가 있었답니다.


미사키는 마음씨가 어찌나 착한지 동네에서도 효심이 지극한 아이로 소문이 났지요.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츠루마키 가문이라면, 마을에서 제일 가는 효녀는 미사키라는 말이 돌 정도로 그녀의 효심은 깊었답니다.


마을에서 제일가는 효녀와 마을에서 제일가는 재력이 있다니, 츠루마키 가문은 복받은 가문이야,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서 그런 말을 꺼내고는 했어요.


그렇게해서 코코로와 결혼한 미사키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동화 관련 이야기 보다가 빨간두건 보고 갑자기 회로돌았음


시험이라 미쳐서 정신줄놓고 짤막하게 적어봤음


원래는


-코코로의 눈은 왜 그렇게 큰거야?


-미사키를 좀더 잘 보기 위해서야!


-코코로의 입은 왜 그렇게 큰거야?


-미사키를 잡아먹기 위해서란다!


그런 대사같은걸로 쓰려다가 좀 아닌거같아서 이런 동화식으로 바꿔봤음


참고로 원래 미사키가 빨간두건을 쓴 이유도 코코로가 표적으로 삼으려고 미사키 엄마한테 부탁해서 표적으로 씌우려고 했다는 뒷이야기도 있긴한데 쓸 부분이 너무 애매해서 걍 잘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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