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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체인지업!-22화앱에서 작성

커틀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21 17: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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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에데가 유키를 싫어하는 이유를 또 하나 꼽자면 돈이다.

유키의 어머니가 세이호의 이사장 중 한 명이고 친가는 일본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참고서의 출판사다. 최근에는 온라인 강의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수익을 늘리는 중.

가령 리에가 비싼 야구용품을 거침없이 지른다면 유키는 가게를 살 수 있다.

“없구나...”

하지만 그런 그녀가 굳이 발품을 팔아서 찾고자 한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500엔이 될까 말까 하는, 붉은 구슬이 장식된 머리끈. 원래 한 쌍이었지만 하나를 잃어버린 것이다.

흔하기에 찾기 어려운 그것을 찾고자 같은 사람이 준 멍을 어루만진다.








시각은 대략 유우키가 곧 죽을 배틀물 악역처럼 자신의 능력을 설명하던 즈음.

역 앞의 벤치. 그곳에서 뭔가 기묘한 조합을 볼 수 있었다.

아이나다. 활동성을 중시한 차림으로 앉아있다.

안경이다. 얼굴 크기에 비해 살짝 작은 듯한 사각테다.

물론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필요할 때만 안경을 꺼내는 사람은 제법 많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안경 너머로 보는 것이...

“...이론편?”

‘마에다 켄의 투구 메커니즘:투수 이론편’. 낯익은 책의 등장에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는 유키였다.

“어. 안녕하세요, 사나다 씨.”

“유키면...되는데.”

아직도 아이나가 연하인 것이 적응되지 않는다. 심지어 생일을 따지면 몇주 전까지는 동갑. 선수로서는 부조리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보다, 좋은 책을 알고있네.”

마에다 켄은 프로와 대학 등등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코치로, 그의 저술서는 이전까지 감각 위주의 설명이었던 야구 동작을 과학적으로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투구 메커니즘과 타격 메커니즘이 각각 이론편과 실천편으로 있으니 학생 선수나 사회인야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을 권유하는 바이다.

“무언가와 접할 때는 항상 위키류의 사이트나 책을 보지 않고는 못 베기는 체질이거든요.”

역사 덕후 기질도 그 산물. 사극 주인공의 생애를 조사하다가 그 시대 네임드를 다 알게 되고, 그게 다른 나라나 다른 시기로 연결된 것이다.

“음. 적어도 스포츠 과학이란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안심.”

대화하며 아이나는 북파우치에 책을 넣고, 두 사람은 자리를 뜬다.






여자 야구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꼭 생각해보는 것이 있다. 사나다 유키는 어째서 강한가.

최고 구속 123km/h의 속구와 날카로운 제구력.

변화구 역사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커브, 슬라이더, 포크를 아주 적은 실투로 다루며 직구와 거의 동등한 제구.

완투 능력 보유. 자칭 전문가들의 평가상 부상을 야기할 만한 습관 없음. 견제 능력은 그럭저럭이지만 퀵 모션이 빠르며 능숙. 투수로서의 수비도 정상.

즉, 요약하면 이러하다.

“완성된 우완 정통파...”

깔끔하며 중후한 그 평가를 다시금 실감하는 아이나였다.

이곳은 스크린 배팅장의 피칭 존. 기계가 판정하기를 유키가 던진 4구의 직구는 바깥쪽 높은 공을 제외하고 전부 존 모서리에 적중했다.

“...제구의 요령이라고 해도 잘 모르겠단 말이지.”

유키의 발언에서 설득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

“근본적인 폼의 문제가 아닌 이상 제구라는 건 집중력이 중요한데...사실 구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

“구력?”

“천하의 대투수들도 야구공을 처음 만졌을 때부터 원하는 코스에 던졌을 리는 없으니까.”
결국은 조바심내지 말라는 결론으로 도달한다.

“일단 보고 얘기하는 걸로.”

“네.”

교대하여 투구판을 밟는 아이나. 어깨는 적당히 풀어놨다.

와인드업. 발이 지면을 떠나는 시점부터 유키는 그 동작을 쫒는다.

‘머리로만 이해한 게 아니야. 단단한 하체가 제대로 이론을 실현해주고 있어.’

그렇다면 문제는 팔의 스윙.

어느때처럼 수직에 가까운 아이나의 직구가 피칭 넷을 뒤흔든다.

“!”

122km/h. 구속에 걸맞는 묵직함 또한 있다.

무엇보다.

“어때요?”

어떠냐고 해도, 말을 잃게 만드는 구위 앞에서 할 말은 없다.

“......”

“유키 씨?”

물론 찾은 것 또한 있었다.

“...어째서 그렇게 각도를 높이는거야?”

90도에 가까운 아이나의 스윙 각도는 무시무시한 궤적의 원동력이지만 그것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릴리스 포인트를 안정시키기 어렵고 흔히 ‘공을 때린다’고 표현하는 실밥에 힘을 주는 행위에도 어려움이 있다.

사실상 10구를 던지면 3구가 타자 머리높이로 가고 6구가 땅에 처박혀도 이상할 것이 없는 노릇. 안정적으로 중앙에 꽂아넣는 것만 해도 상당한 집중력이다.

“릴리스 직전의 자세에서 멈춰봐.”

“네.”

전문 트레이너는 아니지만 유키로서는 10도 정도 낮추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이 정도일까.”

조정 후에 다시 3구 정도 더 던져본다.

전부 스트라이크는 아니지만 거기에 준하는 낮은 공.

“확실히 높낮이에 있어서는 더 편한 느낌이에요.”

“......”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원래 라이징 패스트볼에 가까울 정도로 수직 무브먼트가 컸는데 공 끝에 테일링까지 생겼어.’

우타자 기준으로 눈앞에서 좀 더 몸쪽으로 꺽이는 느낌. 본래의 궤도에서 맞을 때 플라이볼이 된다면 지금 것은 3루 쪽의 땅볼이 되리라.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번 자세를 잡아준 것만으로 제대로 재현한 것.

잘 드러나지 않지만 카나와 동격의 신체 컨트롤을 지녔다는 뜻이다.

‘뭔가 재밌어.’

당연한 기브 앤 테이크 감각으로 나왔지만 점점 흥미가 생긴다. 이것은 가르치는 감각보다는 마치 자신이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은 즐거움. 근 2년간 전혀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야구는...언제부터?”

“네? 아, 올해에요.”

거짓말. 순간 입에서 나올 뻔했지만, 납득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몸의 단련이라면 얼마든지 다른 스포츠가 있으니까.

“아직 서툰 것 투성이에요. 그래서 감독님은 봉인하셨지만 이런 저런 변화구를 다루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유키는 침을 삼켰다.

“확실히 지금의 너라면 포심만으로도 강해.”

하지만 장착시키고 싶다.

[왕자(王者)의 피칭에 어설픈 잡기는 필요없어.]

[너는 완벽한 피칭을 목표로 해야 한단다.]

그 여자의 말이 싫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거스를 수 없으니까.

“체인지업이라면...그립만 바꾸면 되니까, 시험해 볼래?”

“체인지업.”

직구와 똑같은 폼과 타이밍에서 느린 공으로 완급을 주는 스피드 오프 구종.

어느 구종이나 똑같지만 그 정점에 다다른 선수의 피칭은 정말로 매력적이다.

유키는 어느새 공을 쥔 아이나의 손을 쥐고 있었다.

“엄지와 검지를 이렇게 OK 사인처럼 하고, 나머지 손가락은 위에...”

서클 체인지업은 속도 변화를 주는 부분에서 편하고 반대손 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가지고 있어 좌완 선발에게 인기 있는 그립이다.

“이것 뿐인가요?”

“응. 포심과 완벽히 똑같이 던지면 돼.”

어색한지 잡는 법을 다시 확인하고 자세잡는 아이나.

릴리스. 손을 떠난 직후까지는 단순히 재생 속도를 늦춘 듯 하지만.

“떨어졌어!”

존의 낮은 코스를 겨냥한 공이 원바운드로 그물을 때린다.

갑자기 커진 목소리에 아이나가 돌아보자 전혀 다른 사람이 서 있었다.

입과 눈은 커지고, 광대뼈는 활기를 숨기지 못한다. 마운드에서의 무표정과는 단순한 돌과 태양 정도의 차이다.

그리고 아이나도 같은 기분을 공유하고 있었다.

“단순히 잡는 방식만으로도 이런 차이가...”

신대륙을 발견한 느낌. 그 쾌감이 확실하게 뇌리에 새겨진다.

언제까지나 그 감상에 젖어 있을 수 없다는 듯, 유키의 목소리는 평소의 톤으로 돌아온다.

“아직 어색한 부분은 있어.”

“네.”

“20구, 연장할까?”

“네.”

문을 열고 카운터를 향하는 유키는 입을 틀어막았다.

“뭐야 이거.”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랫동안 접하지 못한 감정에 전신에서 이런저런 호르몬이 새어나온다.

“주체할 수가 없어.”

처음 아이나의 직구를 봤을 때의 감각이 뭔지 깨달았다.

“두근거렸어.”

거칠다. 아직 제대로 다룬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그것. 그 완성되지 않은 가능성이 너무나도 눈부셨다.







이온음료가 옆에서 들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넘어간다.

“후우...”

이번에는 유키가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다.

던지는 공과는 달리 아이나는 너무나 온화한 것이다.

“유키 씨, 오늘은 지도 감사했습니다.”

“으응. 나는 지적만 했는데.”

“그래도 고마워요.”

말하며 음료수 병을 버리고 벤치로 돌아온다.

“난 너희 학교의 데이터를 가져가기도 하는 건데.”

“그건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역시 불안해서요.”

“실전에서 성적을 못 낼까봐?”

정곡인지 고개를 숙이는 아이나다.

“약속도 있고, 주위에서의 기대가 크니까요.”

“기대.”

그건 유키도 안다. 넘치는 기대는 순수히 즐기는 것에 방해가 된다. 기대를 넘어서 맹신 혹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수준까지 가면 의무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저는, 싫지 않아요.”

“왜?”

“저는 한번 기대를 배신했어요. 약하다는 건 면죄부가 아니니까, 그 때의 저는 분명 배신을 한 거에요. 정신적으로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제가 마운드에 서는 것은 그런 마음도 있어요.”

“......”

그런 생각을 품은 시점에서 이미 강하다. 그것이 유키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를 깍아내린다.

“...어른이구나.”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라며 고개를 흔들자 아이나가 조금씩 끌면서 접근한다.

“...?”

“잘 보니까 이 끈, 미묘하게 다른 거네요.”

가리키는 것은 앞으로 흘러나온 것은 땋은 머리카락. 그리고 그걸 지탱하는 머리끈이었다.

똑같이 붉은 구슬이 장식되어 있지만 투명도가 조금 다르다.

“티 나?”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만요.”

어쩐지 뭐든지 들어줄 것 같은 인상이라 유키는 털어놓는다.

“왼쪽 것이 소중한 선물이거든. 어제도 같은 걸 찾으려고 나왔어.”

사연있는 물건의 소중함은 아이나 또한 이해한다. 지금 사용하는 글러브인 시로라던가 예전에 배구를 하던 시절의 물건이라던가.

시각은 아직 정오. 휴일이기에 여유라면 있다.

“혹시 괜찮으시면 같이 찾아봐도 될까요?”

“응?”

“보답...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오지랖이지만요.”

유키에게 있어선 아이나란 지금 누구보다도 관심을 끄는 인물이다.

거절할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





*어려운 거 또 하나 해치웠다...

그리고 오늘도 재능 해버리는 아야나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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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니까 이거 그냥 읽어도 잼슴. 사실 내용 안 읽고 책 속의 동작만 따라해도 좋을 정도인데 과학적 원리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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