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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창작] 과거의 친구, 지금의 주인 3앱에서 작성

글쓰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30 17:39:37
조회 846 추천 21 댓글 8
														





'왜? 왜지? 뭐야! 나한테 왜 이러는데!'

나는 어깨를 살짝 떨고 손을 문고리에서 떼었다. 그제야 몸이 내 말을 따라준다. 체나 언니를 바라보자 언니의 눈동자 속에 깊이 숨어있는 탐식의 괴물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 도망치려고 해."

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서 조심스레 일어나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내 양 어깨가 언니의 커다란 두 손에 쏙 하니 들어간다. 체나 언니의 손은 딱딱한 굳은살이 곳곳에 박혀 있는 까닭에, 내 어깨에서는 돌과 같은 단단함과 날 향한 언니의 따스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언니. 언닏..."

나는 말을 하다가 말았다. 아니, 말을 하다가 중간에 끊겼다라고 하는 것이 더 옳게 된 표현이라.
아마도 체아가 비밀을 지키라고 한 것이 내 몸을 강제했을테다. '언니도'라고 말하는 순간 체나 언니가 체아의 계약미파기 사실을 알아챌 테니까. 이러면 정말로 비밀은 굳게 지켜진다. 그리고 나는, 영원히 이 자매에게 종속된다.

'그리 나쁘지는 않을지도...?'

"응, 왜 그러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언니가 애매한 내 표정을 읽었는지 의문을 던졌다. 나는 아무 일도 아리라는 듯 금방 표정을 원래대로 돌렸지만 조금씩 어두워지는 언니의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큰 결정을 내렸으리라.

"미, 미안해... 사실 계약 파기 안 한거 맞아..."

결국 언니도 조심스레 사실을 털어놓았다. 알아, 안다고! 미안하면 파기시켜주던가! 그렇지 못하면 그냥 이런 짓좀 하지 말아달라고요!

"근데... 정말로 사랑해. 날 봐줬으면 좋겠어. 네가 내 곁에서 사라진 동안 전쟁터에서도, 귀족들의 암투가 만연한 사교장에서도 무언가 부족함과 외로움을 느껴왔어."

꿀꺽. 언니는 침을 한번 삼키고 날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널 메이드로써 보는 순간, 깨달은거지. 아, 네가 나의 곁에 있어준다면. 내가 이 검으로 널 지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해."

"..."

"그리고 미안해... 계약은 파기시켜줄 수 없을 것 같아."

언니는 '비밀.'이라면서 말을 끝맺음했다. 물론 나는 그 말을 듣는 내내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뭐지, 뭐야 이거?

"그러니까, 날 보고 반한거라고?"

"응. 내가 아빠한테 부탁해서 널 양딸로 입양시키게 할테니까. 날 호위로 써 줘. 그거면 충분해."

"벌써 계획된거야?"

거 참. 나는 헛웃음을 들이켰다. 확실히 그런 방법이라면 합법적으로 언니가 내 곁에 머물 수 있겠지. 근데... 체아는 어떻하지?

"지금 혹시 체아때문에 고민인거지? 음...집 나갈까 그러면? 예전에 전쟁한 곳 중에 필레오크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가 피해도 거의 안 받고 전쟁때문에 부유해져서 수도랑 발전이 크게 차이가 안 난대."

"아, 아니 그게..."

"아니야? 그러면.... 어, 잠깐 혹시...?"

언니는 갑자기 날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눈을 번뜩인 것은 부차적인 이유로, 언니의 입에서 나온 명령은 날 깜짝 놀라게 했다.

"헬레인. 혹시 체아도 계약 파기를 하지 않았어?

"으, 응??"

"맞네. 아마 체아도 계약 미파기를 비밀로 하라 말했을테고. 네가 이렇게 어물쩍거리는 이유가 그거 말고 더 있을 수가 없지."

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오늘. 언니를 다시 보았다.

"언니 왜 이렇게 똑똑해? 뭐 잘못먹었어?"

나는 체나 언니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열은 안 나는데, 혹시 전쟁중에 뭐 독버섯이라도 주워먹은 거 아냐? 큰일인데!

'의사를 불러야해!'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열었......못 열었다.

"마법계약때문에 못 연다니깐. 그리고 나는 원래 똑똑했어. 전쟁중에 독버섯이라도 먹었나 이런 망상하지 말라고."

"정말..."

"근데, 그래서 대답은 어때? 체아는 나랑 같이 이야기를 좀 해볼테니까."

언니는 눈을 빛내며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어우 부담스러워.

"그냥 셋이서 모이자. 지금 부르는 것도 좋겠어."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언니의 침대에 턱 걸터앉았다. 언니는 내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좋아. 그럼 내가 체아를 부를 테니까 여기 가만히 있어."

"알겠어."

"명령이니까 헛짓거리하지 말고."

"알았다니까!"

나는 배게를 언니에게 던졌다. 베게는 퍽 소리가 나며 언니의 얼굴에 직격했지만 당연히 언니는 아무 데미지를 받지 않고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나의 몸은 금방 명령으로 인해 돌처럼 굳어졌기에 나는 생각에 빠졌다. 어쩌다 이 사달이 났을지.

내가 마을에서 도적에게 잡힌 것? 그로테스크의 마차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팔리지 않은 것?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아, 마부. 너무 보고싶네 진짜. 눈물이 다 나올려고 해.'

나는 그러다가 문득, 그로테스크와 다니던 그때를 추억했다. 노예의 신분으로 생각없이 다니던 그때보다야 지금이 나을려나? 아니면 노예의 신분이 아니더라도 이런 관계에 휘말려버린 지금보다는 그때가 나으려나.

'모르겠다. 기다리기나 하자.'

나는 그제서야 눈동자를 굴려 체나 언니의 방을 꼼꼼히 바라보았다. 벽에 걸린 롱소드의 검신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 때는 피로 점칠된 인생, 아니 검생을 살았겠지만 대륙통일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와서는 그저 벽에 걸린 장식품 1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 검에게 물어보고 싶다. 피로 물들더라도 누군가의 검으로써 태어나 검의 역할을 할 것이냐. 아니면 검으로 태어나 장식의 삶을 살며 과거를 그리기만 할 테냐.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

"헬레인!!"

문을 넘어 몰리서부터 체아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고막을 파고든다. 이런, 젠장할. 이거 대차게 쪼일 각인데?

쾅!! 문이 굉음을 내며 벽과 부딪혔다. 소리로 들어봐서는 벽이든 문이든 뭐가 하나 박살날 듯 했는데, 의외로 둘 다 멀쩡했다.

"야!!! 내 얼굴 봐."

"체아, 그러지 말라니까."

"아 언니는 좀 조용해!!!"

체아가 소리쳤다. 어우, 저택이 다 울리겠다. 벌써 밤이 다되어가는데 뭔 일 있는건 아니지?

"체아 왜그래?"

"너 말 했어 안했어."

"뭐가?"

"말 했냐고 안 했냐고!"

"...말은 안했어."

"계약 미파기구나! 할때 우물쭈물하면 그게 말 한거랑 뭐가 달라!"

"아니 그럼 어떻게 대답해!"

"어우 진짜. 속터져. 다른 영애랑 말하는게 이것보다 백배는 시원하겠다."

그렇게 체아가 화를 내는 도중, 갑자기 체나 언니가 정색하며 입을 열었다.

"그건 좀 아니다."

"미안. 나도 그렇게 생각해."

"사과 엄청 빠르구나..."

"아니 체아, 좀 진정해. 아까 우리 얘기한거 있었잖아."

"아 그래. 그렇지."

후. 체아는 잠시 심호흡을 했다. 잠시 후, 나도 그녀도 적당히 진정되었을 때 쯤 체나 언니가 본 주제를 꺼냈다.

"대충 진정된 거 같으니까 헬레인 잘 들어. 이건 우리 계획이거든? 동의하면 고개를 끄덕거려."

"알겠지?"

'굳이?'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거부해도 명령으로 진행할 게 뻔하니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반응을 본 체나 언니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먼저, 나랑 체아는 둘 다 계약 미파기지?"

끄덕.

"그게 무슨 말이냐, 우리 둘다 널 좋아한다는거지?"

...끄덕.

"...근데 여자끼리 3명이 결혼한다? 이상하잖아?"

끄덕끄덕.

"그러니까 나는 아까 말한대로 호위기사가 되고, 체아는 네 부인이 될 거야.

"그리고 밤은 함께 보내든가 아니면 돌아가면서. 오케이?"

"???"

열심히 내게 계획을 설명하던 언니는 내 의문투성이인 표정을 읽고서 박수를 짝 치며 잊어버렸다는 태도로 말을 이어갔다.

"이 계획은 다 널 양딸로 입양시키고 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 아빠한테 가서 허락을 구하자."

............끄덕.

"뭔가 침묵이 길었는데 기분 탓이겠지?"

끄덕.

"그럼 가자?"

끄덕.

나와 언니, 체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을 열고 나온 복도는 셋이 나란히 걸어가기에는 조금 좁았던 탓에, 가장 몸집이 큰 언니가 앞에 앞장서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체나 언니가 완전히 앞을 보며 걸어가던 도중, 내 옆에 찰싹 붙어있던 체아가 조용히 내개 귓속말로 속삭였다.

"...되면... 대해...킨 벌을 줄테니까..."

.
.
.

오싹.




ㅡㅡㅡㅡㅡ


요즘 일이 바빠 일주일에 1000자 쓰기도 힘들어서 너무 오래 쉬었는데, 중간중간 시간 안때마다 틈틈이 적은 거라 내가 봐도 주인공 성격이 휙휙 바뀌는게 눈에 들어와서... 이 소설은 터진 것 같아.

전 편을 보게 되면 주인공 성격이 바뀐다는 개연성을 넣어놨긴 한데 확실히 그걸로는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이번화는 짧아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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