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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사약대회]너에게 고하라 나의 하얀 마음, 고백(告白)!

어그로(218.158) 2020.07.02 00:00:23
조회 601 추천 21 댓글 9
														

<마법천자문 삼장x샤오>


[이 괄호 안의 말은 원작 대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친구니 뭐니 거짓부렁 하지 마라! 너희 모두 마법천자패가 탐나니까 각자의 꿍꿍이를 감추고 수작을 부리는 거잖아? 감히 이 저팔계님을 속이려고! 단지 마법천자패를 가지고 싶은 것 뿐이잖아!!]


[친구를 위해 마법천자패를! 구하러 왔을 뿐이야! 수작이라니 그게 뭔 소리야?]




[이, 이봐! 질투마녀 막으러 가야 하잖아. 우린! 알 수가 없군! 왜 그렇게까지 그 여자 애를 신경 쓰는 거야!]


[신경 쓰는 게 당연하지! 가장 친한 친구니까!]




[내가 가겠다. 반드시 천자패를...[틀려! 삼장이 먼저야! 그 다음이 천자패고! 나한텐 친구가 더...]


나는 삼장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도 가장 친하고 소중한 친구.

삼장은 내가 무너질 것 같은 때에 언제나 나를 도와주며 내 기분을 어떻게든 풀어주려고 노력하는 아이인데..

그런, 그런 소중한 친구인데...


"하늘나라 공주가 뭐라고, 소중한 친구를 구하러 갈 수도 없는거야..."


눈앞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다. 삼장이 끌려가는 모습을.


"내가 삼장을 하늘나라에 부르지만 않았어도..."


재수 없는 녀석이 반드시 구해오겠다고 약속했으니 아마 삼장은 다친 곳 없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무사히 돌아와야만 해, 그래야만 해.

삼장이 없는 세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단 말이야...


`희망은... 희망을 품는 사람들에게만 남아 있는 법이니까.`


삼장...


무심코 웃음이 나왔다.

이런 순간에도 너는 나를 위로해주려고 하는구나.

신기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삼장이 내 곁에서 사라져버릴까 두려웠는데, 삼장이 예전에 나에게 해준 말 한마디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게 희망인 거겠지.


"일단은 그 재수 없는 왕자가 무사히 구해오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건가."


마왕 군은 삼장을 납치한 후 물러갔고 하늘나라의 태세정비도 대강 끝나 지금 당장 내가 할 일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 방 침대에 가만히 누워 삼장 생각만...


"음?"


그러고 보니 요즘 지나치게 삼장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나?


친구란 걸 가져본 적이 없어서 원래 이런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친구... 친구, 일단 용세도 친구로 볼 수 있는 걸까?


가만히 눈을 감고 용세를 생각해본다.

느끼한 목소리, 느끼한 말투, 느끼한 생김새.


아냐, 이건 아냐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 좋아지긴커녕 뭔가 울렁거리기 시작했어.

그럼 오공이나 동자는...

음... 이것도 아닌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눈을 감고 삼장을 떠올려본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 쪽을 보고 손을 크게 흔들며 내 이름을 부르는 삼장.


응, 귀엽네.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는 이 미소가 나를 편안하게 해줬어.


자기가 위험해질지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글썽거리는 삼장.


삼장의 이런 따뜻한 마음이 나를 바꿔주었어.

마법에 홀렸을 뿐 원래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란 걸 알게 해줬어.


흑심의 마법으로 악마화되었던 삼장.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

만약 여기서 나의 호소가 삼장에게 닿지 않았었다면, 삼장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한 줄기의 희망을 피워낼 수 없었다면.

아냐아냐 다시 부정적인 생각하지 마, 좋은 생각만 하는 거야 좋은 생각 좋은 생각 좋은 생각


나를 꼭 끌어안아 주는 삼장.


어?


나에게 키스해주는 삼장.


잠깐만.


나를 천천히 침대에...


"아니아니아니! 잠깐 기다려! 좋은 생각이라곤 했지만 이런건..."


이런건...


"나 설마, 이런 걸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


낭패다.

아무리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감정을 뭐라고 말하는지는 알 것 같다.

아니, 근데 이럴 수 있는 건가?

하늘나라의 공주로서, 언젠가 옥황상제의 자리에 올라야 하는 후계자로서, 동성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면, 대가 끊겨버리잖아.

한자 마법을 쓰면 괜찮으려나?

낳을 산 마법이나, 임신 출산 단어 마법도 괜찮을지도, 잠깐 그럼 아이가 어느 한쪽만 닮게 되는 거잖아? 아, 유전 마법을 쓰면...


"아니!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까. 이 하늘나라 공주 샤오가 그럴 리가 없잖아!"


애초에 삼장이 지금 무사한지 어떤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니,


"샤오 공주님, 이랑 장군님이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셨다는 전보입니다."


"삼장은? 삼장도 같이 돌아왔어?"


"예, 마법천자패도,"지금 삼장 물어봤지 누가 천자패 물어봤어?" 무, 무사히 돌아오신 것 같습니다."


나는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지금 엉망진창인 이 마음을 정리할 방법은 삼장뿐이니까, 지금 당장 삼장을 만나야만 한다.


마법을 쓸 생각도 못 하고 한참을 달리다 저 멀리 모여있는 사람들 틈에 익숙한 5명의 모습이 보였다.


"ㅅ, 삼... 장!"


모여있는 사람들을 밀치고 들어가 삼장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자 삼장은 나를 돌아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 내가 좋아하는 미소...


"미안해 샤오, 걱정 많이 끼쳤지? 이렇게 안 뛰어와도 바로 샤오 방으로 가려고 했는데."


엉망진창 복잡한 마음은 삼장의 얼굴을 보는 순간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아, 나는 삼장을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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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무슨 꿈을 꿨길래...]


[나는 지켜보고만 있어. 아무것도 못 한 채. 삼장 네가 손오공을 대신해서 마귀 마 마법에 걸리는 것을 나는 지켜보고만 있어... 그리곤 시커먼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어둠은 잠깐이야. 곧 밝아지니까. 다시 오공과 삼장 네가 내 눈앞에서 대신 마귀 마 마법에 걸리는 상황이 되풀이되지. 깰 때까지.]


[왜 그런 꿈을... 꾸는걸까?]






[글쎄. 위험해서 안 된다니까.]


[여의필이 계속 시도 중이니까...]


[도사님 말씀이 옳아! 위험해서 안 돼! 삼장 너 혼자는! 도사님, 제게 맡기세요.]






최근 샤오의 상태가 이상하다.

언제부터였을까,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 내가 탐욕마왕 일행한테 납치당했다가 돌아온 이후부터였다.

자의식 과잉일지도 모르지만, 요즘 샤오는 유독 나에게 친절하다.


"삼장, 이거 삼장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가져와 봤는데."


"삼장, 오늘 쌀선원 청소한다고 해서 도우러 왔어."


"삼장, ...그냥 만나고 싶어서 왔는데."


샤오 원래 이렇게 어리광부리는 타입이었던가?

새롭다고 해야 하나 신선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지금까진 못 봤던 모습이니까 귀엽긴한데...

혹시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 걸까?

상담을 하고 싶은데 쉽게 말할 수가 없는 일이라서 눈치만 보고 있는 걸까?

편하게 말해도 괜찮은데...


후후 그래도 뭔가 여동생 같아서 귀엽네


여동생?

아 혹시 천세태자님이랑 관련된 일인 걸까?

천세태자님이랑 관련된 일이라면 확실히 말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네.


샤오가 개인적인 일이라도 편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더 친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삼장,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


샤오는 언제 왔는지 등 뒤에서 나를 조용히 불렀다.


"아, 샤오. 언제 왔어?"


나는 앉아있는 상태에서 상체만 뒤로 돌려 샤오를 맞이해줬다.


"방금. 그냥 심심해서 여긴 어떠려나 하고 와봤어."


"그렇구나."


"삼장은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


"나는... 샤오생각이려나."


내 말에 크게 동요하는 샤오. 이내 샤오는 새빨개진 얼굴을 가리려는 듯이 왼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삼장, 미안하지만 그런 장난은 치지 말아줘."


"장난 아닌걸? 정말로 샤오랑 어떻게 해야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어."


"! 하아..."


샤오는 한숨을 내쉬며 내 옆자리에 앉았다.


"갑자기 그런 건 왜?"


"그냥~ 샤오 요즘 뭔가 고민 있어 보여서. 나한테는 말하기 힘든 고민이려나, 하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런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지만 정말 고민은 있지?"


"...없는 건 아니지만."


"나한테 말하기 힘든 고민인 거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거봐, 후후"


샤오의 이런 점이 좋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거짓말이라고 해도 남을 속이는 게 서툴고 물어보면 주저하다가도 뭐든지 솔직하게 말해준다.


"...저기 삼장,"


"어~이! 삼장!"


"어? 샤오도 와있잖아?"


저 멀리서 기운차게 달려오는 오공이와 여의필. 나는 둘을 향해 웃으며 손을 살짝 흔들어주었다.


"둘 다 엄청나게 기운차지? 요즘 들어 계속 저런 느낌이야. 새삼스레 샤오한테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응, 그렇네..."


"아, 아까 나 부르지 않았어?"


"아 아냐 신경 쓰지 마."


"둘이 요즘 사이가 너무 좋은거 아냐~?"


오공이는 어디 간 것인지 여의필만이 우리에게 다가와 능글거리며 말했다.


"우리 원래 친했거든?"


"그거야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최근에 말이지? 조금 더 둘의 사이가 달달해진 것 같아서 말이야."


"달달이라니... 됐어요 스승님 이제 그만하세요."


여의필은 재미가 들린 것인지 멈추지 않고 계속 말했고 샤오는 그런 여의필의 말에 계속 대답해주었다.


"흠~ 그러고 보니 진현인이 천세태자를 본 이랑에게"그만하라고 했잖아!"


"샤오...?"


샤오의 큰 소리에 여의필은 입을 다물었고, 자신의 소리에 놀란 것인지 샤오 역시 입을 꾹 다물었다.


"어이, 샤오... 무슨 일이야?"


평소랑은 다른 샤오의 반응에 여의필은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으면서 샤오에게 물었다.


"그냥, 좀... 죄송해요 스승님. 잠깐 혼자 있게 해주세요. 숨어라 숨을 은(隠) 나의 몸 몸 신(身) 나의 몸을 숨겨라 은신(隱身)"


"어? 샤오?"


"은신 마법을 쓸 정도라니... 내가 너무 심했던 건가?"


"어라? 샤오는 어디 갔어?"


"아 샤오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고 해서, 곧 다시 올 거야."


"뭐? 이번엔 좀 짧게 있다 갔네. 평소엔 이것보다 더 오래 있으면서. 우리도 보리선원으로 돌아가자 여의필."


"아, 응... 삼장, 샤오보면 미안하다고 좀 전해줘."


"알았어, 걱정 마."


오공이와 여의필은 그대로 보리선원으로 돌아갔고 나는 아까 상태 그대로 다시 생각에 잠겼다.


샤오, 아까보니 표정이 많이 좋지 않았는데 정말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걸까?

그러고 보니 아까도 천세태자님 이야기가 나오니까 화를 냈었지.

역시 남매사이의 일인 걸까, 가족 일에는 참견하지 않는 게 좋은 걸까?

아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비록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만약 쌀도사님이랑 보리도사님이 싸운다면 나는 틀림없이 사이를 중재할 거야.

응, 가족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친구의 일인걸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도와주고 싶어.

그렇지만 만약, 이번에도 내가 괜한 참견을 해서 샤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면 어떻게 하지?


"샤오..."


나는 기둥에 고개를 기댄 후 조용히 샤오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어?"


"어?"


그러자 상당히 가까운 곳에서 샤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샤오? 아, 잠시만. 풀어라 풀 해(解) 버려라 덜 제(除) 풀어서 버려라 해제(解除)"


해제 마법을 사용하니 내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샤오의 모습이 나타났다.


"어떻게 여기 있는지 알았어?"


"아니, 알았다기보다는... 그냥 샤오 생각하다가 무심코 이름을 불렀을 뿐이라고 해야 하나..."


"아까도 진짜로 내 생각했었나 보네."


샤오는 아까처럼 한숨을 한 번 푹 쉬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삼장, 너는 만약에 내가 널 좋아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어? 샤오 나 안 좋아해?"


"아, 아니 좋아하는데, 어 뭐냐 그..."


샤오는 말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 답답한 것인지 머리를 벅벅 긁고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삼장이라면 내 말을 듣고도 나와 계속 친구로 있어 줄 거라 생각하니까, 내 얘기 좀 들어줄래?"


"응, 물론이지! 편하게 얘기해봐. 역시 천세태자님 이야기?"


"응? 아, 아냐 오빠랑은 관련 없는 얘기야."


"그렇구나, 난 또 둘 사이가 또 어떻게 되버린 줄로만 알고..."


정말 다행이다.

남매 사이가 망가진 게 아니라서...

근데 천세태자님이랑 관련된 일이 아니면 무슨 일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거지?


"걱정 마, 잘 지내고 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삼장. 나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물론 친구의 의미가 아니라, 이쯤 되면 이해하지?"


"뭐?"


친구의 의미가 아닌 좋아라면...


"처음에는 그냥 존경과 우정의 마음, 그리고 하나 더 말하자면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해. 삼장 넌 오공 대신에 마귀 마 마법에 걸렸고, 나쁜 기운에 조종당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해줬고, 또 언제나 너 자신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순간에도 발 벗고 나서서 다른 사람을 구해주곤 했지. 그런 너를 보면서 하늘나라의 공주인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못 하는 나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었어."


"아, 아냐, 나야말로 언제나 뒤에서 도와주는 샤오 덕분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는걸."


"그래? 그렇게 말해주면 고마운걸. 아무튼 삼장 너는 내가 살아오면서 생각해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서 행동했고, 해내지 못한 일들을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해냈었지."


샤오, 평소에 나에 대해서 저렇게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그러면서 너를 존경하게 되었고, 네가 다쳤을 때는 하늘나라의 공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책임감을 느꼈어. 그런걸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너는 어느새 나의 최고의 친구가 되어있었고, 그리고 다시 한 번 정신 차려보니까 너를 친구 이상의 존재로 보고 있었어. 솔직히 이런 감정은 처음 느껴보는 거라서 이게 정말 너를 사랑하는 마음인지 아니면 친구를 너무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어."


거기까지 말을 마치고 샤오는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그렇지만 나는 지금 이 감정과 함께 행복과 안정을 느끼고 있어. 물론 저기, 가끔이지만 네가 오공과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약간 질투를 느낄 때도 있고 네가 내 곁에서 사라지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쓸데없는 소리를 했네, 미안."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게 만약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면, 아니, 사랑이 아니라 큰 우정의 감정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이걸 너와 함께 느끼고 싶어. 이 행복과 안정을 너에게 나누어주고 너의 것도 나누어 받고 싶어. 스스로가 못 미더운걸 잘 알지만, 괜찮다면 삼장 네가 나와 함께해줬으면 좋겠어."


샤오의 표정은 지금까지 본 적도 없을 정도로 진지했다.

내민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아마 지금 마음속으로 굉장히 떨고 있겠지.

이 손을 잡았을 때 샤오의 표정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샤오의 행복과 안정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이 손을 잡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들어 샤오의 손을 잡으려고 할 때,


샤오는 하늘나라의 공주인데?


마음 한구석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언젠가 옥황상제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하는데 같은 여자인 네가 그 손을 잡아버리면 하늘나라 입장에서 곤란하지 않겠어?


멈추지 않고 계속 들려왔다.


샤오는 옥황상제가 되고 싶을 텐데, 네가 그 손을 잡으면 대를 이을 수 없게 된 샤오가 아니라 천세태자가 그 뒤를 잇겠지.


그건...


그렇게 되면 남매의 사이는 어떻게 될까?


"삼장...?"


행동이 멈춘 나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샤오로부터 시선을 피한 뒤, 나는 말했다.


"미안해, 샤오."


"그, 렇구나..."


샤오는 내민 손을 힘없이 떨구고 내 곁으로 와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도저히 샤오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거절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지금 샤오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샤오의 행복을 함께하고 나의 행복도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샤오를 선택하게 된다면 샤오의 행복을 나만이 독점하게 된다.

그건 싫었다.

샤오가 훌륭한 옥황상제가 되어 옥황계의 사람들에게 그 행복을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더 훌륭한, 이를테면 용세태자님같은 분과 맺어져 대가 끊기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잡고 싶었지만,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삼장이라면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친구로 남아있어 줄 거지?"


"물론이지. 샤오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니까."


친구로라도 남고 싶은 나는, 이기적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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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의 고백을 거절한 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샤오는 그 일 이후 며칠간은 쌀선원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자연스럽게 쌀선원에 오기 시작했다.

샤오는 고백하기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도 변함없이 나에게 잘해주고 잘 챙겨주고 잘 도와주고...


"그래서 고백(告白)이라는 한자는 하얀색, 즉 아무것도 남지 않을 정도로 낱낱이 고하라는 뜻으로"


"하아..."


"땅이 꺼져라 한숨이네? 내 수업이 그렇게 듣기 싫은가 보지?"


"아, 미안해 여의필. 그런 건 아니었고, 그냥 딴생각을 좀..."


"딴생각? 내 수업이 그렇게 듣기 싫은가 보지?"


"미안..."


"오늘은 삼장 빼고 대부분 일이 있다면서 빠졌으니까 뭐, 혼자라면 심심할 만도 하지."


"아하하..."


"샤오 때문에?"


"어? 어, 어떻게 알았어?"


"샤오 상태가 특히 이상했던 그 날부터 틈만 나면 한숨을 푹푹 쉬는데 눈치채지 못하는 게 더 문제지. 무슨 일인데? 나한테만 슬쩍 말해봐. 이렇게 보여도 3000년 전에는 샤오의 스승이었으니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 여의필한테라면...

미안해, 샤오!


"저기, 사실은 말이야..."


나는 그때 있었던 일을 여의필에게 모조리 말했다.

샤오가 나에게 고백한 것, 그걸 듣고 내가 한 생각, 샤오의 고백을 거절한 것, 그리고 샤오가 거절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에게 잘해주는 것까지.

이야기를 들은 여의필의 표정은, 아니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아무튼 느낌으로는 약간 어안이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샤오가 말이지..."


"네..."


샤오의 스승님으로서 상담한 거라고 생각하니 무심코 존댓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장 너는 그걸 거절했는데 아직 미련이 남은거고?"


"미련이 남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긴 하지만..."


"삼장 너는 사랑을 무슨 색이라고 생각해?"


"사랑이요? 빨강이나... 분홍?"


"삼장, 그럼 사랑을 고백하다라는 말 알고있지?"


"그야... 네."


"그럼 왜 사랑은 빨강이나 분홍인데 흰 백 자를 쓰지? 붉은색을 뜻하는 한자나 분홍색을 뜻하는 한자가 아니라."


"어... 그러게요? 왜지?"


"사랑은 하얀색이야, 정확히 말하자면 하얀색 스케치북처럼 어떤 색이든 될 수 있는 하얀색."


사랑이, 하얀색...?


"사랑 고백이란 말이지 상대방에게 우선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하얀색 그대로 고한 후에 상대방과 함께 하얀 사랑, 하얀 마음에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혀나간다는 뜻이야. 서로를 생각하는 색, 서로를 의심하는 색,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는 색. 다양한 색을 말이야."


"근데 왜 이런 얘기를..."


"삼장 너, 샤오의 고백을 받고 기뻤다고 했잖아. 받아줄 생각까지 했잖아."


"네..."


"샤오도 자기 나름대로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고백한 걸 텐데 말이지 그런데 너 혼자 짧은 시간에 이것저것 생각해서 샤오의 고백을 거절했다는 건 이상하잖아. 서로 좋아하는데, 서로 사랑하는데.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둘이서 어쩌면 셋 이상이서 하는 거지. 혼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아니란 걸 말해주고 싶었어."


"그 말은..."


"네가 한 생각을 샤오한테 전하고, 그걸 듣고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는 둘이 정하는 문제라는 거지. 사랑에 숨김만큼 나쁜 건 없어."


"...여의필 저,"


"오늘 수업은 여기서 마칠까 그럼. 잘하고 오라구 삼장~"


나는 여의필에게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방을 나왔다.


"그 늙은이가 알고 깜짝 놀라는 얼굴을 빨리 보고싶구만~"






"대답하라 오버! 부를 호(呼)!"


"어? 삼장? 왜그래?"


"샤오 미안한데 지금 어딨어? 잠깐 와줄 수 있어? 아니, 내가 만나러 갈까?"


"아, 내가 갈게. 하늘나라까지 오기는 힘들 테니까. 나 좀 불러줄래?"


"아, 응. 이리로 와라! 올 래(來)!"


눈앞에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지며 샤오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야 삼장? 이렇게 갑자기."


연기가 걷히고 샤오의 모습이 완전히 나타났다.

샤오의 얼굴을 보니 얼마 전까지 복잡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깨끗하게 정리됐다.


`나쁜 기운에 조종당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해줬고, 또 언제나 너 자신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순간에도 발 벗고 나서서 다른 사람을 구해주곤 했지. 그런 너를 보면서 하늘나라의 공주인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못 하는 나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었어.`


아냐 그렇지 않아.

내가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내 곁에 샤오가 있어 줬기 때문이야.

샤오를 믿었으니까, 혹시라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샤오가 어떻게든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

샤오는 언제나 나를 걱정해주고 내가 위험한 순간에 달려와서 나를 구해줬었잖아?

틀림없이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샤오를 믿었으니까 할 수 있던 거였어.


`너는 내가 살아오면서 생각해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서 행동했고, 해내지 못한 일들을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해냈었지.`


나뿐만이 아냐, 샤오 너도 내가 악마의 뿔에 조종당해서 너를 공격했을 때 그 공격을 피하지 않고 너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내 마음에 호소해줬잖아.


`이게 만약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면, 아니, 사랑이 아니라 큰 우정의 감정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이걸 너와 함께 느끼고 싶어. 이 행복과 안정을 너에게 나누어주고 너의 것도 나누어 받고 싶어. 스스로가 못 미더운걸 잘 알지만, 괜찮다면 삼장 네가 나와 함께해줬으면 좋겠어.`


너와 함께하고 싶어.

너와 행복과 안정을 서로에게 나눠주고 우리의 사랑에 다양한 색깔을 칠하면서 지내고 싶어.

이게 내 감정,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감정이라는 걸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샤오. 얼마 전에 했던 이야기, 다시 한 번 해도 괜찮을까?"


"얼마 전이라면...!"


"내 이야기, 들어줄래?"


"응..."


"너에게 고할게! 고할 고(告)"


이젠 하나도 숨기지 않고 말할게.


"깨끗한 하얀색! 흰 백(白)"


사랑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니까.


"너에게 고하라 나의 하얀 마음, 고백(告白)!"


하얀 마음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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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약대회 연다길래 뭐 내볼까 고민하다가 념글에 있던 삼샤보고 뽕 개차서 원작 쭉 읽어보고 써봤음

마법천자문인 만큼 한자마법도 몇 개 적어봤어

사약이지만 너무 달다, 다들 마법천자문 한 번만 봐줘...

유동 참여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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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중에 인증 필요하면 메모장에 적어놓은 설정 원본같은거로 인증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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