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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모카] 어설픈 스토커 란과 눈치빠른 모카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08 00:25:06
조회 733 추천 27 댓글 6
														

한가로운 금요일, 어디 나갈 일도 없어서 방에서 힘껏 몸을 비틀면서 침대에서 전력을 다해서 뒹굴거리고 있던 어느 날의 일이였다.


밴드의 연습도 없었다,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하는 야마부키 베이커리의 빵은 사흘 어치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놓았다, 하물며 시험도 끝난 직후라서 신경을 쓸만한 일도 없었다-그렇다면 사흘동안 꼼짝도 않고 침대와 한몸이 되어주자는 생각에 침대에 그대로 몸을 파묻었다. 사흘동안 나는 이제 침대와 한 몸이다아~


"와아~"


갓 세탁한 이불의 포근거림에 푸욱 감싸안겨지자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서 추욱 늘어지는 소리를 냈다. 발을 동동 구르면서 한가로이 새로 나온 만화책을 읽자니 이곳이 극락이 따로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이제 세 권쯤 읽었을까? 밑에서 띵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어머니가 쉬시는 날이라서 내가 손님맞이를 하지 않아도 됬기에 금방 1층에 신경을 끄고, 다 읽은 삼 권을 반으로 접고 사 권을 손에 막 집어든 그 순간이였다.


"모카!"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왜요오~? 조금 늘어지는 목소리로 외쳤지만 어머니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 투덜거리면서 둘둘 말려있던 이불을 벗어던지고 느릿느릿 1층으로 내려갔다. 빨리 용건을 보고 올라가서 뒷내용을 살펴볼 작정이었기에 평소보다도 발걸음이 조금 더 분주했다.


"택배왔다."


1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어머니가 내 쪽을 보더니만 웃으면서 택배 상자를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택배~? 시킨게 없는데 누구한테서...잠시 생각하다가 누군지 눈치챈 내가 히죽 웃었다. 내 웃음의 의미를 눈치챈 어머니도 나와 똑같은 미소를 지으셨다.


"며늘아가한테서 왔단다."


"네에~"


웃으면서 곧장 택배상자로 가니까 과연, 보낸 사람 이름에는 미타케 란이라고 적혀있었다. 택배 상자 너머로도 싱그러운 향기가 후욱 하고 느껴지는것이, 상자를 열지 않아도 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에헤헤, 사실 지금까지도 몇 번이나 선물로 꽃을 보내와서 쉽게 짐작할 수 있는거지마안~


하지만 이 택배는 단순히 란이 나한테 꽃을 보내온 것이 아니였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있던 일이였기에 쉽게 짐작할 수 있기도 했고, 어머니 역시 이미 사정을 알고계신지 오래였기에 나를 잠시 구석으로 부르더니만, 자그만한 목소리로 내게 물어보았다.


"오늘은 뭘까."


"글쎄요~ 저번에는 도청기였으니까...이번에는 카메라 아닐까요?"


어느쪽이든 란다워서 귀엽지만요~내 키득거림에 어머니가 손으로 살며시 이마를 짚으셨다. 이런 일이 몇 번이나 반복되니까 익숙하기는 해도, 적응은 아직 안되신 모양인 듯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선 평소와 같은 말을 꺼내셨다.


"우리 며늘아가는 언제쯤 솔직해지려고..."


"에헤헤, 란다워서 귀여운걸요~"


"모카야, 너도 문제야. 본심을 알았으면 곧장 달려들어서 고백하지, 왜 이걸 보고만 있는거니..."


어머니의 말에 내가 혀를 배꼼 내민채로 그저 웃기만 했다. 어머니의 말씀은 물론 지당한 말씀이였고, 실제로도 내가 몇 번인가 먼저 고백하려고도 마음은 먹었지만 기껏 의욕을 낸 란의 마음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가 용기를 내서 먼저 고백할 때 까지만 잠시 참고 기다리자고 다짐했다...


그랬다.


자신은 지금, 사랑하는 란한테 스토커를 당하고 있었다.


*


처음에는 자그만한 화분이였다.


흰색의 꽃이 내 머리카락 색과 잘 어울려서, 란 답지 않은 그런 로맨틱한 말까지 남겨가면서 내게 자그만한 화분을 건내주었다. 처음에는 란한테 받은 선물이라는 점과, 란이 속삭여준 달콤한 말이 머리에서 맴돌아서 꼭 침대 옆에 두고자라는 의미심장한 말 하며, 절대로 죽이지 말라는 경고아닌 경고까지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생각할 틈도 없이 기뻐서 화분을 받아들였다.


그 화분에 도청기와 카메라가 설치되어있음을 안 것은, 그날 밤 저녁이였다.


자려고 불을 다 끄고 스탠드 등만 살짝 키니까 화분에서 무엇인가 빛나는 것이 반사되었다. 처음에는 잘못본걸까 싶었지만 스탠드 등을 살며시 기울여서 자세히 보니까 더욱 더 명백해져서, 이게 뭘까 하고 호기심이 든 나는 곧장 거실 불을 키고 화분을 자세히 조사해보았다. 


결과는 순식간에 나왔다. 흙속에는 도청기, 화분쪽에는 꽃잎으로 위장한 카메라-어느쪽이든 평범하게 화분에 숨겨져있을 물건은 아니였다. 척봐도 란이 숨겨놓은 물건 같아서, 그것을 보자마자 란이 나를 스토킹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지만, 이걸로 딱히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란이 엿본다면 오히려 대 환영이였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말만 했으면 당장에 동거를 했을테고, 동거를 하면 24시간 볼 수 있는건데 이런 식으로 보려고 한 것이 조금 괘씸해서 살짝 장난을 쳐주기로 했다. 도청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살살 파내서 양 손에 조심스럽게 올린 뒤, 불이 꺼져서 보이지는 않을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각도로 몸을 이동한 다음 조심스럽게 


"아아~모카 짱은 란 짱을 너무나 사랑하는거얼~"


"내일 학교에서 란이 날 보자마자 꼬옥 껴안아줬으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겠지이~"


그렇게 말은 했지만 척봐도 연기인 것이 너무나 티가 났다. 자기가 하고도 부끄러워서 도청기를 다시 흙속에 파묻고는 이불을 펑펑 발로 찼다.


하지만 효과는 금방 드러났다.


다음날 아침, 란이 날 데리러 왔다는 어머니의 말에 곧장 몸을 일으켜서 1층으로 내려가자 어머니가 들여보내주신건지, 교복 차림으로 식탁에 앉아서 아침식사를 기다리고 있는 란의 모습이 보였다. 제법 이른시간인데 준비 빨리 끝났네에~ 히죽히죽 웃으면서 란한테 인사를 하려는 그 순간에, 잠옷차림으로 내려온 날 보더니만 란이 그대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날 꼬옥 껴안아주었다.


"라안~?"


갑작스러운 란의 행동에 얼굴이 확 붉어진 내가 그녀의 이름을 나즈막히 불렀지만 란은 나보다도 더 부끄러운 것 같았다.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내 귀에다 대고는


"...행복해 모카?"


그렇게 속삭여서, 그 말을 들은 난 너무나도 기뻐서...


*


사랑하는 사람한테 스토킹 당하는 삶도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 그 때부터 였던 것 같았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이나 주기적으로 꽃을 보내오고는 해서 이제 내 방은 란이 보내준 꽃-그녀가 보내준 도청기와 카메라로 가득 둘러쌓여 있었다. 몇 번인가 교체를 위해서 내 방에 놀러와서 바꾼 적도 있을 정도였다. 본인은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겠지만, 문 너머에서 난 다 보고 있었는거얼~


어찌나 허술한지, 내가 없을 때 꽃을 받은 어머니한테도 곧장 들켜버린지 오래였다. 처음에는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내가 말리니까 당분간은 지켜보겠다고 하시더니만 이제와서는 란의 어설픈 스토커 행각이 어찌나 귀여운지, 지켜보는 쪽으로 완전히 돌아선지 오래였다. 


그리고 오늘도 여김없이 꽃이 도달했다. 아무래도 사흘동안 내가 방에만 있는다는 연락을 받고는 급하게 보낸 것 같았다. 란도 차암, 귀여워라~키득 웃으면서 방으로 돌아온 내가 택배상자를 열고 푸른 꽃이 가득 담겨있는 예쁜 화분을 꺼내들었다. 조심스럽게 살펴보니까 역시나, 사이에 도청기가 있었다. 막 보낸걸 고려하면 지금쯤 열심히 듣고있겠지 싶어서 곧장 입을 열었다. 


"와아~모카 짱 처럼 예쁜 꽃이다아~라안~사랑해애~지금 바로 란이 보고싶은거얼~"


본심을 잔뜩 섞어서 있는 그대로 말한 다음 화분을 구석으로 옮기고 곧장 이불을 둘둘 말아서 아까 꺼내놓은 사 권을 다시 집어들었지만 내용은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내 예상대로라면 앞으로 오 분 내로 란이 도착할테니까...


띵동, 하고 밑에서 벨울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내가 히죽 미소지었다. 역시나 싶어서 이불을 곧장 걷어찬 내가 문쪽으로 다가갔다.


란 왔단다, 1층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내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응, 계획변경, 앞으로 사흘동안은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을 생각이였지만 란이 왔으면 또 이야기가 다르지이...


앞으로 사흘동안은, 란을 꼬옥 끌어안은 채로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을 생각이였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가 곧장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저세상 회로가 돌았음


본인은 스토킹을 성공했다고 생각한 란


하지만 진작에 다 눈치채고 오히려 란을 역조교하는 모카


같은거 생각나서 후딱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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