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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굿바이, 마이 해피 월드앱에서 작성

l익명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22 01:47:55
조회 797 추천 18 댓글 18
														

언제부터였을까.


네 미소를 볼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네 손을 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널 안아줄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네게 기댈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널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전부... 전부... 내가 눈치채지 못해서 그런 거야... 내가 괜히 들떠버려서 그런 거야..."


내 어리석음이, 그리고 어설픈 희망이... 단 하나를... 그러나 모든 것을 빼앗아가버렸다.




"보고 싶어..."


날 바라봐주는 따스한 눈빛과 언제나 걸려있는 밝은 미소를,


"듣고 싶어..."


내 이름을 불러주는 달콤한 목소리를,


"붙잡고 싶어..."


사라져버리는 너를,


지워져버릴 추억을,


흘러만가는 시간을,


"만나고 싶어..."


미치도록... 미쳐버리도록 널 만나고 싶어...




눈을 뜨자마자 좌절과 후회, 절규로 하루가 시작된다.


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까.


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까.


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지.


"하... 병X같아."


코코로가 들었다면 '어머나, 그건 안 좋은 말이 아니니? 그런 말은 쓰지 않는 게 좋단다!'라고 말해줬겠지...?


"정말... 네 생각밖에 할 수 없어, 코코로."


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생각을 할 수는 있는 걸까.


"오늘은 뭔가 달라졌으면 좋겠는데."


여태까지 몇 번이나... 몇십 번이나 그랬듯이, 옷을 주워입고 츠루마키 가로 향했다.




"나 왔어, 코코로."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잘 지냈어?"


역시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숨은 쉬고 있는데... 아직 심장은 뛰고 있는데..."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아..."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 엄청난 검은 양복의 여성분들께서 코코로를 바라보고 있고, 그 엄청난 코코로였는데...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라고 했지."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검은 양복 분들이 계속 지켜보는데 그걸 못 잡아주셨을까.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것처럼, 코코로의 병에 대한 말을 우연히 엿들을 수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병이 있어서 부모님들은 건강하게만 자라달라는 마음으로 코코로를 미소로 키워주셨다는 것, 15살이 될 때부터는 상당히 상태가 좋아져서 그렇게나 궁금해하고 바라던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던 것, 그러나 너무 활발한 활동이 코코로의 몸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다는 것까지...


아픈 일 하나 없을 것 같았던 코코로도 분명히 아프고, 괴로웠을 것이다.


"내가 왜 몰랐을까..."


왜 아무것도 모르고, 네가 보여주는 희망에 반해서 휩쓸리듯 따라가거나 오히려 이런저런 제안을 하느라 네가 할 일을 줄이지 못했을까.


"이상해. 지금 당장이라도 그런 표정 짓지 말라는 네 목소리가 생생한데... 그러면서 일어날 네 모습을 상상하는 건 쉬운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넌 이렇게 의식이 없는 상태고, 나는 그걸 지켜보는 것조차 힘겨워서 미쳐버릴 것 같아."


네 상황 때문에 내가 힘들어한다는 걸 알면, 넌 분명 좋아하지 않겠지.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자신이 무너져버릴 것 같아서, 마음 속에 가두어둔 고통들을 조금씩... 조금씩 내뱉고 있었다.


"힘들어... 힘들어, 코코로. 도저히 웃을 수 없을 것 같아.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네가 잘못되면 어쩌지...? 그런 생각을 계속 하게 돼."


그렇게 내뱉는 고통 속에는, 자신의 나약함도 담겨있었다.


"네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겐 너 없이 살아갈 용기따윈 없어. 그러니까 일어나. 너의 존재로 내게 살아갈 용기를 줘. 제발..."


누군가에게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는 것은 싫다. 그것을 내세우듯이 매달리는 것은 더욱 싫다. 그러나 코코로에게는 어떤 것을 해도 싫지 않았다.


코코로는 언제나 내 약한 부분을 모르는 듯하면서도 알아차리고 있었고,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질 때면 의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코코로의 마음은 무척이나 따스했고... 순수한 선의로 가득 차있었다.


"그래... 넌 정말 좋은 아이야... 그래서 나는 널 좋아했어."


내 마음도 모를 정도로 어리지 않다. 내가 코코로를 좋아한다는 건... 단순한 친구 이상으로, 단순한 밴드 멤버 이상으로 좋아한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것을 전하기에는 내 성격도, 능력도, 환경마저도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착하고 뭐든 잘하는 4차원 부자 아가씨와, 현실주의적이고 뭐든 그냥저냥인 수준에 알바를 하며 어찌어찌 살아가는 소시민. 정말 안 어울리잖아."


아니, 나는 그렇게 말할 수도 없어.


"난 쓰레기야. 코코로에게 여태까지 이것저것 받는 건 실컷 받은 주제에, 무엇도 해주지 못했어."


자괴감과 자책감이 동시에 나를 덮쳤다. 코코로의 곁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내 목을 조르고 싶어졌을 정도로, 두 개의 기분나쁜 감각이 내 마음을 갈아엎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물리적으로 내 목을 조르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목을 조르며 머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하나씩 떠오르는 추억의 이미지, 그리고 그것들에서 코코로가 사라지며 추억마저 찢어지고 불타버리는 수많은 이미지가 마치 하나의 영상처럼 재생되며 추억이 불타며 떨어지는 불씨와 타오르고 있는 불꽃들이 내 정신을 태워버렸다.


"아아......"


코코...로......


"나는... 나는..."


코코로...


"네가 없으면... 미소지을 수 없어."


네가 그렇게나 좋아하던 미소를 네게 보여주고 싶은데, 도저히 그럴 수 없어.


"어떡하지, 코코로.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네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그러니까 돌아와. 텅 비어버린 내 옆자리를 채워줘."


억지라도, 코코로가 들어주길 바라며 기도해본다.


하지만, 코코로를 향한 기도는 하늘에 닿지 않았나보다.


"헬로, 해피 월드... 네가 없으면 이 세상은 전혀 해피하지 않다고..."


나답지 않게 몇 번이나 말을 걸어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정말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미안해, 고마워, 미안해, 고마워, 미안해, 미안해, 고마워,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고마워, 미안해, 미안해, 고마워,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마음 속을 채운 감정을 쏟아버리고, 가장 깊은 곳에 숨어있던 단 하나의 마음을 힘겹게 꺼낸다.


"사랑해...... 정말, 정말 사랑해..."


희망찬 드라마처럼 이 한 마디에 네가 돌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비극적인 드라마를 조금 더 닮았나보다.


삐이- 삐- 삐이- 삐-


"ㅁ, 뭐야..."

"상태가 위급해졌습니다. 무균실로 이동하겠습니다."


검은 양복 분의 목소리에 알 수 있었다.


지금 위험한 상황이구나...


"오쿠사와 님, 병문안은 한동안 무리일 것 같습니다."

"네... 대충 알 것 같아요."


코코로가 조금씩 멀어져간다.


물리적인 거리도, 그리고... 다른 의미로도...


멀어져가는 코코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여태까지 얻은 만큼의 행복은 없겠구나.



그래, 그렇겠지...


...받아들이자.


이젠 안녕... 내가 행복했던, 그런 즐거운 세상.









- Mini story, Misaki X Kokoro 1. 굿바이, 마이 해피 월드











최선을 다해서 어둑어둑울적울적한 글을 써봤어.

처음에는 '계단에서 넘어짐'으로 할까? 코코로도 사람이니까'하는 생각을 했다가, 미사키가 코코로의 브레이크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코코로를 따라가며 돕는 쪽으로 변한 걸로 하고서 '사실 병이 있었다!'로 하기로 해서, 중간에 바꾼 거다보니 여기저기 어색하고 안 맞을 수 있어...

여태까지(이 계정 전의 계정 포함해서) 어떻게든 해피엔딩을 내는 글만 써와서, 이렇게 글 내부에서는 우울하게 끝내는 건 처음인듯.


하지만 결말을 더 쓴다면 분명 해피로 끝낼 것 같아. 누구를 신으로 만들든, 천사로 만들든, 뭐 평행세계를 잇든, 얼리든 해서 어떻게든 그나마 밝아지거나 희망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야.

아마도 예전에 다른 글에서 미사키나 카스미에게 했던 것처럼 냉동코코로로 갈 듯.

아니면 '이럴 줄 알고 제작 준비를 마친 건강한 신체로 영혼 옮기기'라든지.

이 이야기를 이어간다면 아무튼 해피엔딩으로 잇겠지만, 이어서 쓸 것 같지는 않네... 뭔가 이런 분위기는 언제나 내겐 너무 어려워...



아무튼 오늘도 캐붕은 넘치고, 재미도 감동도 없는 글이라서 미안해. 오늘은 우울한 글이라 더 미안하네. 그리고 이런 글도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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