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김여정의 친구 서다림입니다.

여정이와 저는 초등학교를 다니던 꼬꼬마 시절부터 알고 지낸 긴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옆집에 살던 소꿉친구였거든요.

지금은 누가 들어도 오, 하고 감탄하며 알 법한 좋은 기업에 다니는 우리 두 사람이지만,

초중고 시절에는 여유롭지 않은 가정형편에 하늘과 가까운 곳에 살았습니다.

조금 많이 걸어야해서 힘들기도 했지만, 이 집 저 집 곳곳에서 키우던 고운 수국이나

가위바위보를 하며 누가 먼저 집에 도착하나 계단을 올랐던 것 같은 사소한 것들을 추억하자면...

여정이와 함께 했기에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도 궁핍한 집안사정을 창피해 하지 않고 즐겁게 잘 보냈던 것 같습니다.

24년간 워낙 많은 추억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여러분들을 집에 보내드리리가 힘들 것 같네요.

여러분의 시간도 아낄 겸 추억은 여정이와 저만의 것으로 아껴두며 이제는 여정이에 대해서 말해볼게요.

여정이는 보시는 바와 같이 겉보기에 평균보다 조금 작고 가녀린 체구를 가졌고, 청순한 듯 화려한 외모를 가졌죠.

똑 부러진 것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라고 여정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쉽사리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요령이 좋고 제 몫을 잘 챙기며 울타리 안의 사람이 겪는 불의는 절대 참지 못하는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성격을 가졌습니다.

말주변이 없는 저는 감정표현이나 의사소통에 늘 어려움을 겪고 이 나이를 먹도록 남들에게 오해 사기 쉬웠는데,

늘 옆에서 대부분의 일들을 케어해주던 것이 바로 여정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저와 여정이가 반대일 것 같죠? 저는 한 까다로움할 것 같은 외모니까요.

아, 많이들 웃으시는걸 보니 제가 정답을 맞췄군요. 하지만 정말이랍니다.

저를 배척하는 많은 것들로부터 저를 보호해줬던건 여정이 쪽이었어요.

저에게 여정이는 저희가 살던 동네 곳곳에 피어있던 수국같은 사람입니다.

흔히 관상용이나 장식용으로 알고 계시지만 꽃의 생김새가 예쁘기만한 것이 아니라,

예로부터 말린 꽃은 약재로 쓰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해열제로 가장 많이 쓰였다고 하네요.

적당히 우려 먹으면 은은한 단맛도 나기때문에 차로도 많이 마시기도 하죠.

곱고 아름다운 외양는 물론 쓰임새까지 많은 수국.

습기와 비옥한 땅만 조성해주면 꺾꽂이도 되고 옮겨 심어도 잘 자라 키우기 쉽습니다.

어쩐지 강인하고 의젓한 이미지를 가졌죠?

하지만 알고보면 추위도 많이 타고, 꽃을 피운 뒤 저물 때 즈음 잘 잘라서 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2~3년간은 꽃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닌 것 같아도 예민하고 약한 부분이 있는거죠.

저는 언제까지고 이 수국을 내가 아끼고 보살펴주어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꽃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내려놓고 넘겨드려야 할 때가 왔네요.

여정이는 맛있는 음식과 포근한 분위기의 노래만 있으면 어디서든 적응을 잘 합니다.

그런데 추위를 아주 잘 타요. 조금만 추워도 손이 굽고 발에 동상을 입기 쉬운 피부를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잘 캐치하지 못해 옆에서 신경써서 주시하지 않으면 많이 아파해요.

늘 춥지 않게, 아프지 않게... 어디서든 잘 적응할 수 있게 눈을 떼지 말고 아껴주세요.

또, 여정이는 의욕과 승부욕이 강한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 무슨 일을 하던 완벽히 마무리를 짓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목표한 바를 이루고 나면 늘 강한 탈력감에 무력해지곤 해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어버린 여정이를 토닥여주고 다정히 사랑을 속삭이고...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을 것처럼... 그렇게 안아주세요.

그러면 여정이는 기운을 차리고 또 다시 황홀한 꽃을 피워줄거에요.

수국을 보내고 홀로 남는 저는 꽤 외롭고 쓸쓸하겠지만,

저는 이제 수국 없이도 수국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마침 수국이 개화하는 7월입니다.

만개한 수국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운 7월의 신부 김여정의 새로운 출발에... 늘 행복과 기쁨이 따르기를 바랍니다.

구구절절하고 지루한 축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부 김여정의 친구 서다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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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글에 인소여주x인소악녀 썼던 백붕이라능 ㅋ.ㅋ

이거 가입은 안하고 같은 닉네임 쓰는게 유동닉인가?

나도 이름 가지고 싶어서 ㅇㅇ말구 이름 한 번 지어봤어

센스있게 짓고 싶은데 이 또한 쉽지 않군...

여튼 나한테 여름하면 장마에 푹 젖어 어딘가 처연한 분위기를 풍기는 수국이 가장 먼저 떠올라서 그걸 테마로 잡고 짧게 써봤어.

수국에 대한 정보는 꺼무위키랑 네이버 지식백과를 참고했수다~

야한거 아니라 좀 기가 더 빨리는 것 같네...ㅇㅅaㅇ ㅋㅋ

난 이런 서정적인 글도 좋지만 약간...

유럽풍 고풍스러운 성에서 와인잔에 마시는 막걸리, 최신식 스마트아파트에 깔린 노란장판같은

그런 미묘한 싼마이 아닌 듯 싼마이같은 갬성을 더 좋아해서...

하여간 좋아하는 수국을 가지고 썼더니 쓰는동안 꽤 재미있었다!

다들 소백 많이 참가하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