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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 별 아래 꽃

L&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28 01:03:55
조회 386 추천 15 댓글 7
														

https://soundcloud.com/togose0099/tu5d2sruencf



우선 글을 읽기 전에 위에 링크에 들어가서 플레이해 주세요. 다른 분들이 멋진 글로 많이 참가해 주었기 때문에 백일장에도 작곡의 영역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밑의 내용은 곡을 쓰면서 "이 곡은 이런 감정선에서 나왔다." 라고하는 이른바 백합회로 입니다.



부족한 글과 곡이지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타와 오문, 곡의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


철퍼덕



심장과 함께 떨리던 손은 기어코 손님이 주문하신 타르트를 떨어트리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아직 결제 안 했으니깐 방금 거도 같이 포장해 주세요. 제 것도 사가면 되니깐요."



눈 앞에 마음씨 예쁜 언니는 위로하듯이 타르트를 하나 더 시켰다.

물론 손님에게 떨어진 것을 드릴 수는 없어서 이 타르트는 결국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내 사비로 계산하게 되겠지만 이런 말을 들으니 떨리던 손도 진정되어 차분하게 사과드릴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침착해졌다.



"아니에요 제가 실수한 걸요. 새것으로 두 개 담아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모양 좀 깨진 거로는 신경 쓰지 않으니깐 그냥 방금 거로 담아주세요. 저 정도 떨어진 걸로 폐기하는 것이 더 아까우니깐요."



"그럼 서비스로 에그타르트도 담아 드릴게요. 제가 실수한 거니깐 그냥 받아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신경을 써 주시지 않아도 괜찮은데... 고마워요."



사장님이 알아차리기 전에 나는 식사 비용인 에그타르트 두 개를 포장지에 같이 넣었다.



마음씨가 착한 손님분 덕에 어쩌면 내 개인 사비를 들이지 않고 실수를 처리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동생에게 줄 자몽타르트 하나만 필요했던 마음씨 예쁜 언니는 오늘 가게에 있는 멍청한 아르바이트생의 실수로 의도치 않게 타

르트를 두 개나 사버리는 아쉬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야 하는 월급날인데 하지 않던 실수까지 하는 걸 보면 역시나 나는 멍청한 사람인 게 틀림없어 보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래 다인아 수고했어. 이건 이번 달 월급."



"넵, 감사합니다. 그런데 보통 월급은 계좌에 주지 않아요? 아니면 다 이렇게 현금으로 주시나?...."



"그냥 다인이 아르바이트한다고 수고했는데, 돈 버는 기분이라도 내보라고 현금으로 준비해줬지. 보너스도 좀 넣어놨으니깐 남친이랑 간만에 기분도 좀 내고."



"엥. 사장님 저 남친 없어요."



"아... 그랬어, 그럼 그 같이 다니는 친구한테 한턱 내. 준비해준 보너스 다시 받을 순 없으니깐."



이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오늘을 기분 좋은 날이었다. 평소에 알바를 다니면서 기분 좋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역시나 월급날이라 그런지 훨씬 더 기분이 좋았다.



"사장님은 혹시 사귀는 분 있어요?"



사실 이미 답은 어느 정도 알고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손가락에 반지가 없는 걸로 보아서는 아직 결혼은 안 하셨을 것 같지만 사귀는 사람 정도는 있을 것이다. 저렇게나 예쁘고 젊은데 사장이나 되는 사람이 사귀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니깐.



다만 오늘같이 기쁜 날에 물어보는 것은 그저 내가 예상한 답이 들렸을 때, 기분이 좋은 오늘이라면 조금은 덜 상처 받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나 혼자 질문하고, 나 혼자 차이고, 나 혼자 마음을 정리하자....



그러고도 마음이 아프면 준비해 주셨다는 보너스로 혜선이와 술을 마시자....



그러면 그렇게 모두 잊고 나면 내일은 이젠 내가 사랑했던 사람인 사장님의 얼굴을 보면서 남은 방학 동안 알바를 끝내자...



"지금은 없어. 예전에는 있었지만."



분명히 그런 계획이었다. 사장님은 사귀는 사람이 있고 나는 여느 생각 없는 대학생처럼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가 사장님이 주방에 들어가면 나는 카운터에 서서 차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집에 가는 길에 남들은 모르게 눈물 한 방울 정도 흘리는 게 내 계획이었다.



"아.... 그러시구나.... 어떤 사람이었어요? 전남친은?"



하지만 내 계획은 처음부터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의 한편에는 혹시나 모른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었다.



"전남친이 아니라 전여친이었어, 그리고 뭐랄까 태양 같은 애였어."



"태양 같은 사람이요?"



뭐랄까 놀라운 말이 몇 개나 들어왔다. 우선은 설마 했는데 사장님도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해어진 전 애인을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단어인 태양 같다는 표현에 놀랐다.



"응, 곁에 있으면 따뜻하고 언제나 배려해주면서 의지가 되는 아이였어, 아무래도 여자애들끼리 사귀었기 때문에 주변에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그 애랑 같이 있으면 안심이 되는 그런 아이였어."



사장님은 헤어진 여친을 얘기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이어서, 도저히 중간에 이야기를 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애는 태양 같은 사람이었어, 나는 해바라기처럼 온종일을 그 애만 바라보고 그 애만 의지하고 있었지만, 걔한테 그런 사랑은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것이었던 모양이야. 결국은 사람 한 명에게 집착하고, 그 사람의 주변을 질투하는 내가 너무나 비참하고 싫어서 헤어지자고 했어.



그래서 다음에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밝고 빛나는 태양 같은 사람이 아니라 별과 같은 사람을 만나려고, 주변에 수없이 많을 정도로 평범하지만, 나만을 특별하게 생각해주고, 내가 특별하게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로 다짐했는데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아직도 그런 별님은 만나질 못하네."



"네... 저 카운터 가볼게요."



결국 멍청하고 바보 같은 나는 요령 좋게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도망치듯이 카운터에 나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래서?"



"아니 그래서 라니.... 너 지금 내 얘기, 하나도 안 들었지?"



"니가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하면서 고백도 안 했으면서 차였다고 울며불며 하소연하는 거라면 잘 듣고 있어."



"아니야 나는 진짜 고백할 생각이었는데 사장님이 그렇게 말해서 고백을 못 했다니깐 안 한 게 아니라."



"다인아 너 아무리 봐도 너무 취했어. 진짜로 위험할 정도로 취한 거 같아. 너 집에 잘 찾아 들어갈 수 있겠지?"



"헤헤헤... 사장님은 별님을 원하는데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반짝반짝 빛나면서 자신만을 바라봐 줄 수 있는... 난 그런 별님같이 대단한 사람은 아니겠지, 그도 그럴 것이 사장님은 예쁘고, 돈도 많고, 타르트도 맛있고 아무튼 아르바이트생이 고백한다고 받아 줄 정도로 막 그렇게 그런 사람은 아니겠지?"



혜선이는 평소답지 않게 한숨을 푹 쉬어 내 말을 중간에 끊었다. 그러고는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다인아, 나 진지하게 너를 좋아해, 신입생 OT 때부터 좋아했어. 사귀어 주지 않을래?"



"미안해, 혜선아 나 지금 솔직히 좀 취했는데 니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어."



"봐봐 그러지. 어 너도 너네 사장님한테 마음을 전하려면 이렇게 맥락 없이 막 툭툭 던지면 안 된다고,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장님이 원하는 사람이 평범하면서도 빛이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면서 그렇다면 너도 뜬금없이 막 던지지 말고 잘 계획해서 너의 특별함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가가라고 너는 지금 충분히 특별하니깐."



"그런가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건가? 나는 혜선이한테 특별한 사람이구나.... 고마워, 진짜 너무 고마워......"



"그래 기운 차렸으면 되었지..."



그러고는 술기운으로 몽롱한 머리에 혜선이의 혼잣말이 어렴풋이 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쁜 년 뭐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기는....."



그렇게 혜선이의 불만 가득한 혼잣말을 마지막으로 술기운을 이기지 못한 나는 결국 잠을 청하게 되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 후 여름 방학 동안 단기 알바는 어느덧 반절을 지나 8월을 향해 가고 있었다.



혜선이는 그 이후에도 사장님에게 고백은 했느냐며 마치 초등학생의 숙제를 검사하는 듯한 부모의 목소리로 자주 말을 걸어왔다.



평소같으면 "고민 중이야"라고 답하고 넘어갔겠지만, 그날 만은 다르게 대답하였다.



"응, 고백하려고. 말해준 대로 나의 특별함을 어필하기 위한 준비도 이제는 거의 끝나가고."



"아 그렇구나, 근데 너희 사장님 여자라고 하지 않았어? 대학생 알바랑 사장이, 그것도 여자끼리 연애한다고 소문나면 그림 되게 이상해지

겠는데."



"응, 그래도 고백할 거야. 내가 처음으로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니깐. 설령 어떤 대답이 돌아오든, 주변이 뭐라고 하든 고백할 거야. 그리고 나한테 이상한 소문이 돌면 그때는 니가 곁에 있어 줄 거라는 걸 아니깐."



"아... 그래 뭐, 음.... 받아주면 좋겠네, 친구 할인으로 타르트 좀 싸게 살 수도 있고.... 또, 뭐 너도 이제는 좀 웃고 다닐지도 모르고..."



고백하고 나면 설령 결과가 어떤 말을 들어도 혜선이에게는 알려주자, 너의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곁에 있어줘서 큰 힘이 되었다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다인아 우리 카페에는 노래를 안 트는데 또 스피커는 어디서 구해와서는 틀어놨니?"



사장님은 노랫소리에 주방에서 나와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사장님 저 사장님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요. 지금 정말 진지한 이야기니깐 꼭 들어주세요."



일주일을 넘게 밤을 꼬박 세어가며 만든 노래는 준비해온 휴대용 스피커에서 나오고 있었다.



"저, 사장님이 좋아요. 처음 이 카페에 와서 첫눈에 반했어요. 그래서 여름방학 동안만 알바하겠다는 말을 꺼낸 거에요. 알바를 하면서 사장님이 집중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반했어요. 그러면서 이건 사랑하는 게 아니야라고 저를 속여 왔지만 역시나 고백할래요. 저 사장님을 사랑해요. 제가 사장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너무나 큰데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해 왔어요. 지금 나오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는 대답해 주세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사장님이 그렇게 기다리는 별이 되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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