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에서 신곡 공연을 한다고 하더라?"

 아리사가 꺼낸 말이었다. 평소처럼 창고에서 연습하던 사아야가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그래?"

"그래서, 우리보고 보라고 초대장을 보내줬어. 보자.... 4장이네?"

아리사가 초대장 장수를 세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포핀파티는 5명인데 왜 4장이지?

카스미가 다가와서 초대장을 살펴봤다.

"어디어디, 이치가야 아리사, 야마부키 사아야, 우시고메 리미, 토야마 카스미. 어? 오타에 것만 없네?"

 각기 이름이 적힌 초대장에는 하나조노 타에의 이름만 없었다. 어떤 우연인지 몰라도

오늘 타에는 창고에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리사가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전화해봤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냥 바쁜 일이 있는 게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연습하던 중이었다.

"......가볼까?"

 어딘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특히 탈주에 민감한 사아야의 촉은 이럴 때 매우 날카로웠다.

그녀의 제안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카스미는 그런 사아야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 지 

만세!를 부르며 롯카 짱을 볼 수 있겠다며 좋아하고 있었다.

RAS의 공연이 한창 펼쳐지는 이곳은 라이브 카페. 포핀파티 인원들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카스미와

불안불안한 마음을 다잡고 잇는 사아야, 그리고 그런 사아야의 손을 꼭 잡아주고 있는 아리사와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눈치보는 리미로 이루어져있었다.

공연장이 잘보이는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서 공연장을 바라보는 그 때, 공연장의 라이트가

포핀파티의 네 사람을 향했다.

"HEY! 포핀파티 여러분! 오늘 공연에 잘왔어! TODAY, 우리는 신곡을 당신들 앞에 공개해주고 싶었거든!"

 카스미는 츄츄의 소개에 쑥쓰러워 하면서 손을 마주 흔들어주거나 머리를 긁적였다.

롯카에게 롯카짱~같은 소리를 지르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롯카는 그 인사에 어쩔줄 몰라하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무대를 후다닥 내려갔다.

"소개할게! RAS의 기타리스트! 래빗 바니바니 타에 하나조노!"

"푸읍!"

 음료수를 마시던 카스미가 대차게 뱉으며 무대를 쳐다봤다.

벌벌 떨고있던 사아야가 아... 하는 신음소리를 내며 혼절했다.

리미가 재빨리 뒤에서 사아야를 받치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무대에는 타에가 토끼귀를 차고 발그레한 표정으로 무대에 서있었다.

"래빗 바니바니야. 잘부탁해."

"얌마! 오타에! 너 임마 지금 거기서 뭐하는 거야!"

 아리사가 얼굴이 시뻘개진채 소리질렀다. 타에는 그런 아리사의 말이 들리는 지 안들리는 지 

토끼 귀를 만지며 헤실헤실 웃고있었다.

"RAS는 앞으로 더블 기타 체제로 갈거야. 그럼 신곡을 소개할게 [약속의 하나조노 랜드]!"

"하나조노 랜드...."

 오타에는 이 민망하고 얼탱이없는 공연이 마음에 쏙드는 지 북실북실한 토끼귀를 쓰다듬으며 여운에 잠겨있었다.

신곡은 매우 훌륭했지만, 포핀파티 일행 중 그 누구도 그 공연을 제대로 듣는 이가 없었다.

"오타에!"

"어떻게 된거야 오타에!"

 공연이 끝난 대기실, 하나조노 타에 앞에 포핀파티 일행이 우르르 몰려와 따졌다.

츄츄는 대기실에 몰려든 포핀파티에게 말했다.

"후후, 하나조노는 앞으로, 우리 RAS의 기타리스트가 되기로 했어. 

아주 HONESTLY한 TRADE 였으니 따져도 소용없어. 

당신들 POPPIN PARTY가 채워주지 못한걸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거지!"

 츄츄는 기분이 아주 좋아보였다. 아리사가 물었다.

"아니, 대체 뭘 해준건데?"

 타에가 대답했다.

"앞으로 내주는 신보에 꼭 하나조노랜드 테마곡을 하나씩 넣어주기로 했고,

하나조노 랜드 테마곡을 연주할 때는 토끼귀를 차고 연주해도 된다고 했어."

 타에의 말에 츄츄가 덧붙였다.

"후후, 당신들은 이런 거 못해주지? 하지만 우리는 한다고!

TO MY SURPRISE! RAS 모두의 동의도 얻었다고!"

"모두?"

 마스킹이 타에의 토끼귀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저기, 이거 다음 공연엔 나도 차봐도 되냐?"

"OH! 그런 협조적인 자세 GOOD이야!"

 레이야가 행복해보이는 타에의 표정에 헤벌쭉해 있었다.

롯카는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다는 듯 곤란한 웃음만 짓고 있었다.

아리사는 파레오 쪽을 쳐다봤지만

"츄츄님! 역시 츄츄님의 혜안은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

이 쪽은 씨알도 안먹힐게 뻔해보였다.

츄츄가 아리사에게 물었다.

"SO, 당신들은 하나조노를 위해 이런걸 준비해줄수 있어?

우리는 하나조노에게 래빗 바니바니같은 멋진 NICKNAME도 지어줬다구?"

"아, 그딴 거 하겠냐고! 오타에! 너 말이야, 다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걸 찾자고 했잖아? 임마! 정신차리라고!"

"래빗 바니바니야."

 타에는 단호하게 말했다. 사아야는 다시금 혼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