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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사요히나] 밤비(7). 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사히글쓰는리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31 17: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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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ret00riever.postype.com/post/7344313




***





언니는 내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괜찮아질 거라고 지금 자신은 혼란을 겪고 있는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곧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고.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언니는 히나를 사랑하지 않은 거야?


언니는 히나랑 있는 게 싫었던 거야?


내가 싫고 증오스럽고 나와 있는 게 그렇게 괴롭던 것이라면


왜 말해주지 않은 거야.


왜 나를 미워해 주지 않는 거야.


왜 나를 때려주지 않은 거야.


히나를 미워해서 언니가 괜찮아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돼.


히나를 때려서 언니의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돼.


히나가 없어져서 언니가 행복할 수 있다면


히나는 없어져 줄게.


그러니까 제발


눈을 떠 언니.


.


.


.


머릿속에 든 갖가지 생각으로 히나가 혼란스러워 할 때 사요는 손에 들어간 힘을 풀기 시작했다. 압력으로 인해 빨갛게 부어오른 사요의 손가락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고 있었다. 심하게 일그러졌던 얼굴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이불을 붙잡고 있던 사요의 손이 자꾸 사요 본인 쪽으로 가는 것이다. 그것도 목덜미 쪽으로. 히나는 직감했다. 언니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건지. 이다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감한 것이다.


왜 몰랐을까. 이런 일을 몰랐을 히나가 아니다. 분명 이 일은 이번에 처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스쳐 지나간 기억 속에서 히나는 사요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었던 기억이 있다. 사요의 목덜미 쪽에 있는 불그스름한 자국, 가끔 손이 저리다면서 자신의 손을 주무르던 사요. 사요의 손가락 끝 쪽에 감아져 있었던 밴드. 모두 그날의 키스 이후에 발견한 것이다.


히나의 통찰력은 그것을 절대 놓칠 리가 없었다. 다만 그것을 간과하게 만들어 버린 것은 사요와의 약속. 괜찮아질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따스한 포옹과 키스로 히나를 안심 시켰다. 그것을 경험한 히나는 스스로 그 통찰력을 죽였다. 자신의 주관을 없앴다. 모든 것은 언니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서. 언니가 괜찮질거라고 이야기 했으니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 히나가 걱정하면 언니가 더 힘들어 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지켜보는 거야. 라고 스스로의 불안감에 반감을 가지게 된 히나는 안심이라는 이름으로 언니를 내버려 둔 것이다.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을 보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 믿음은, 그 확신은 사요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이라도 내가 이것을 빨리 알아챘더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내가 조치를 취했더라면 언니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히나의 안일한 생각이 오늘날까지의 사요의 고통을 간과하게 만들어버렸다.


"언니 ! ! ! ! ! "


히나는 침대 위로 올라가 사요의 목덜미로 가던 손을 붙잡았다. 양손으로 언니의 손이 언니의 목덜미에서 가장 먼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손목을 붙잡고 위로 올려 마치 덮치는 듯한 장면을 연상케 하였다.


"히, 히나?!"


그제야 잠에서 깬 사요는 히나의 이름을 불렀다. 분명 자신은 자고 있었고 히나는 자신을 깨워주러 온 것이다. 그런데 히나는 왜 자신의 손목을 붙잡고 나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인가. 히나를 향해있던 시선을 조금 더 돌려 이불에 남은 자신의 피를 본 사요는 상황을 인식했다.


보여지고 만 것이다. 히나에게 자신의 꼴사나운 모습을. 아니 히나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만 것이다. 왜 생각을 못했을까. 최근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빈도가 늘었다. 꿈속에서 히나에게 살의를 가지고 나면 항상 자신의 손에 상처가 남아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상처로 인한 혈흔은 이불과 침대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목덜미에도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제일 잘 알고 있었던 사요 본인이 히나에게 이러한 모습을 보여지도록 만들어버렸다.


오른손 약지와 소지 손톱에 생긴 상처로 인해 흐르고 있던 피가 멈췄다. 히나가 사요의 손목을 세게 쥐어 사요의 손으로 가던 혈액이 일시적으로 마비가 된 것이다. 사요는 고통을 호소했다. "그만 놔줘 히나. 아프잖니." 하지만 히나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사요의 얼굴로 떨어지는 히나의 눈물이 대답을 대신할 뿐이였다.


히나의 표정에는 그동안 본 적이 없었던 감정으로 채워져 있었다. 히나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것은 사요도 처음이였다.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몰랐다. 어떠한 말을 해줘야 히나가 안심 할까. 아니, 히나는 지금 안심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무슨 말을 해줘도 난 저 아이의 눈물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나는 히나에게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해버렸다. 히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스스로의 증오를 잠재우는 길을 택했다. 손톱이 뭉개지고 목에 흉터가 생길지라도 히나에게 만큼은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다. 히나는 나를 좋아하니까.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니까. 내가 이런 일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히나는 스스로가 상처 을 입는 일이 생길지라도 나를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했을 것이다.


히나가 나를 소중히 생각해주는 만큼 나도 히나를 소중히 여긴다. 그 때문에 나는 이런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상처를 입는 방식이라도 언젠가 이 증오가 사라진다면 히나를 다시 제대로 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히나를 마주 보고 히나와 웃으며 히나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히나에게 증오가 섞인 사랑이 아닌 순수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언니는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싶었다. 단지 그 말이 하고 싶어서, 그 욕심 하나 때문에 히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너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너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너의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만 편히 나는 증오했으면 좋겠어. 내가 너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했던 정도로 너도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어. 그렇게 된다면 난 더 편해질 수 있을 텐데.


내가 너의 목을 조른 것이 아닌 네가 나의 목을 졸라줬더라면


나는 편히 쉴 수 있었을 텐데.


왜 너는 꿈속에서도 현실에서도 나의 목을 졸라주지 않는 거야.


왜 계속 나의 억지를 받아주기만 하는 건데.


사실 상처 입기를 바라는 사람은 나인데.


나는 그 편이 더 편한데.


너의 손에 죽을 수 있다면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나로 인해 상처투성이가 되어 버린 그 손으로 내 목을 졸라줬더라면.


나는.


.


.


.


둘 사이에 긴 정적이 흘렀다. 사요는 이제 어찌 되는 상관 없어 라는 듯한 표정으로 히나를 바라보았다. 어찌 되는 상관 없어. 이 말은 히나를 향한 말이 아니다. 자신이 어찌 되는 상관이 없다는 의미이다. 자신은 어찌 되어도 상관 없다. 히나가 괜찮아질 수 있다면 나는 어찌 되는 상관이 없다.


"괜찮아, 히나."


사요는 히나에게 말했다. 무엇을 괜찮다고 말한 것인지, 자신은 괜찮다고 말한 것인지, 아니면 히나를 위로해 주기 위한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사요 본인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말한 것이었다. 다만 사요는 히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자신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 표현이었다. 그러니까 괜찮다고. 히나가 어떤 짓을 나에게 하더라도 나는 괜찮아.


"괜찮...아. 괜찮으니까..."


사요의 눈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어떠한 이유로 눈물이 흐르는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증오의 감정이 아니었다. 정말로 순수하게 흐르는 눈물. 두려움의 감정이었다. 히나가 자신에게 어떠한 짓을 하든 받아들이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히나가 자신에게 어떤 짓을 할지는 알 수 없었다. 때문에 무서웠다. 내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 모습을 보고 이 아이도 날 죽이려고 할까. 아니면 내게 질려버려 이 자리를 떠나 버릴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사요는 받아들여야만 했다. 히나의 행동을, 감정을, 생각을 부정할 권리는 사요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흐윽... 흑..."


결국 터져버린 눈물에 사요는 울음을 참지 못하였다. 히나 앞에서 울상을 지으며 신음을 내야만 했다. 붙잡힌 손으로 인해 사요는 자신의 눈물을 닦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흘러나오는 눈물로 시야가 가려지게 되었다. 눈물을 흘렸던 어떠한 순간보다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사요는 눈을 질끔 감았다. 가려진 시야로 흘러들어오는 빛의 양에 변화가 생기면 사요가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어떤 감정 상태가 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회피하려고 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현실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했지만 사요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때문에 눈을 감은 것이다. 두렵기 때문이다. 무섭기 때문이다. 히나가 자신을 부정할까 봐. 히나가 나에게서 도망칠까 봐. 현실을 지극히 냉정한 것이다. 한 번 일어난 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없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요였기에 이 상황에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언니."


히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곧 사요가 두려워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가장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순간이 찾아온다. 사요는 직감했다. 곧 자신은 버림 받는다. 자신은 부정당한다. 고로 두 번 다시 용서받지 못한다. 나는 히나를 사랑할 자격을 잃는다. 나는 히나의 언니가 아니게 된다. 나는 히카와 사요로 살지 못한다.


히나는 사요의 손목을 붙잡던 자신의 손에 힘을 풀었다. 히나의 손은 천천히 사요를 향하였고 사요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더듬기 시작한다. 사요의 눈에 가득 맺힌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어 사요가 히나를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사요가 "에...?" 하며 의아해할 때 히나는 사요의 양 볼에 손을 가져다 댔다.


사요는 히나의 표정을 보고도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다만,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것만 알았다. 어디선가 비슷한 일을 겪어본 적이 있다. 언제였을까. 히나와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 붙어본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그때는 사요가 히나를 피하기 시작한 날이다.


그리고 그때 벌어진 기적은 지금 다시 일어난다.






쪽.













_뱅드림 2차 창작 소설.

_사요히나사요 연성글.

_가을비에 우산을 이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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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사요와 히나가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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