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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린마키 조아해?

뮻ㅇ(70.68) 2020.08.06 17:59:20
조회 1852 추천 51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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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초코 괜찮지? 아니면 우유라도 데워줄까, 야옹아?"

"린은 고양이가 아니다냐!"


어깨너머로 린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마키는 머그잔에 따뜻한 물을 따르다가 입가를 가린 채로 작게 실소를 터트렸다.


며칠 전부터 할로윈, 할로윈 노래를 부르다가, 어제는 급기야 밤에 트릭 오어 트리팅을 하겠다는 린을 보며 고등학생이 맞느냐고 핀잔을 줬었지만 - 린은 이에 뭐라 반박하려 했으나 '산ㅌ-' 라는 말이 나왔을 때 하나요가 급히 입을 막아서 마키로서는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 내심 자신의 집에도 찾아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급하게 사탕마저 잔뜩 사다 둔 그녀였다. 린의 코스튬 복장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들떠 있었지만, 시간이 늦어짐에 따라 점점 실망이 기대를 대신하던 중에 하나요에게서 린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바람에 지금은 어딨는지 모르겠다는 연락을 받은 후로는 실망이 걱정으로 바뀌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창문에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녀에게 있어, 그 순간 들린 초인종 소리는 구세주와도 같았다. 별다른 근거 없이 직감에만 의존한 판단이었지만 지금 찾아온 사람이 린일거라는 마키의 확신은 문을 열자 이내 확립되었다.


왜 사람을 걱정시키냐고 잔뜩 화를 낼 거라던 다짐과는 다르게, 비에 젖은 채로 '마키쨩 집은 제일 마지막에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냐-' 라며 배시시 웃는 린을 본 순간 마키는 곧장 린을 목 둘레에 팔을 감는 자신을 멈출만한 자제력이 없었다.


비만 그치면 곧장 나가겠다는 걸 끌어다가 반강제로 욕조에 밀어 넣고 린의 부모님과 하나요에게 찾았다는 전화를 마친 후 린이 입을만한 옷을 꺼내두었다. 그 과정 동안 매일 린이 입을 옷을 자신이 준비하는 상상을 하다가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은 사실은 무덤까지 안고 가야 할 일. 씻고 나와 머리를 말리는 린을 보자 그제야 놀란 가슴이 진정되는 듯싶었다. 평소보다 격해진 두근거림은 아직 멈추지 않았지만, 이는 다른 이유가 있었기에, 마키는 그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린 하나 때문에 극과 극을 오가는 자신의 감정이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여기, 핫초코. 뜨거우니까 조심해."


왜 차가운 핫초코는 없는 거냐 묻는 린을 보며 마키는 하필 이런 애를 좋아한다는 자괴감과 마치 굉장히 중요하고 소중한 걸 잡은 마냥 양손으로 머그잔을 감싼 채 후후 불어대는 린이 귀엽다는 생각이 마키의 머릿속에서 충돌했다. 때마침 텔레비전에서는 한 쌍의 남녀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비치고 있었다. 아까부터 린에 대한 걱정에 정신이 팔려 집중을 못한 터라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여배우가 린을 닮은 것 같다고 느낀 마키는 나중에 누군지 찾아봐야겠다고, 마키는 생각했다. 물론, 린이 백배는 더 귀엽지만- 이라는 각주도 잊지 않고.


앞의 내용은 전혀 모르면서도 입을 벌린 채 화면을 뚫어지라 들여다보던 린의 시야 한구석에 벽에 걸린 시계가 들어왔다. 자신이 하나요와 함께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어느덧 분침과 시침은 수직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시간을 신경 쓰고 있는 걸 눈치챘는지 마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고 가도 괜찮아, 아까 부모님께는 통화하면서 말씀드렸으니까."


밤늦게 다니면 위험하다고 덧붙이면서 마키는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인다 싶었는지 머리카락을 꼬면서 상기된 얼굴을 살짝 숙였다. 잠깐 마키의 얼굴만 쳐다보던 린이 한 박자 늦게 이해가 끝났는지 환하게 웃으며 다시 소파에 등을 기댔다.


"마키쨩, 진짜 진짜 좋아한다냐!"


핫초코를 다시 한 모금 홀짝인 다음 눈꼬리가 휘어질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린이 마키의 눈에 비친 모습은 그녀가 심장병이 있다고 믿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평소의 마키라면 멍청한 소리 말라며 다시 얼굴을 붉혔겠지만, 그 순간 생각하는 기관은 심장이 아닌 뇌라는 16년간 배워온 사실마저 거짓으로 치부할 수 있을 만큼 그녀의 가슴은 두근거리고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린의 이름을 불렀고, 그녀가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마키가 손을 뻗었다. 피부의 온기와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는 곳은 린의 눈가, 그리고... 입술.


상당히 놀란 듯 린은 움직임을 멈춘 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그녀의 시야를 차단하던 마키의 손이 그녀의 얼굴에서 떨어졌고, 린도 굳게 닫았던 눈꺼풀을 조심스레 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발견한, 자신의 입술을 누르던 건 마키의 입맞춤이 아닌 그녀의 두 손가락.


방금까지 린의 눈을 덮고 있던 왼손으로 입을 가린 채 작게 웃는 마키를 보면서 느껴지는 허탈감과 배신감에 린은 여전히 자신의 입술을 누르고 있는 손가락을 깨물어버릴까, 진지하게 고려했다.


결국, 웃음보가 터져버린 마키의 웃음소리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자 린은 입술을 삐쭉 내민 채 마키와 살짝 거리를 벌리고 몸을 돌렸다.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건 진짜 나쁜 짓이라고 속으로 마키를 욕하면서도 쿵쾅거리는 자신의 심장이 야속하기만 했다.


머릿속으로 벽에 마키의 얼굴을 그려놓고 노려보던 린의 뒤편에서 속삭이는 듯한 마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Trick-"


못 들은 척 하면서 무슨 뜻인지 해석하려는 중에 작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뒤따랐다. 이내 린의 어깨에는 지금 그녀의 원망의 대상인 마키의 손이 올려졌다. 잠시 버티듯 힘을 주는 듯싶었지만 그러기에는 호기심이 더욱 커져 버렸다.


"그리고 이게 Treat."


어느새 린의 바로 옆으로 다가와 무릎에 지탱한 채로 몸을 일으킨 마키의 얼굴은 린의 것보다 한 뼘은 더 높이 있었기에, 린은 고개를 들어야 했다. 마키는 입에 사탕을 하나 물고 있었기에 린은 아까 들린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 주위를 둘러싼 마키의 입술은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붉게 보였고, 린은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마키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을 때마다 그녀의 입술은 매혹적으로 위아래로 움직였다.


"Happy Halloween."


마키가 혀로 입술을 한 번 흝은 후 린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이번에는 자의에 의해 린의 눈꺼풀이 흔들리는 눈동자를 덮었다. 다음 순간 린의 입술과 맞닿은 건 손가락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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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조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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