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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오네로) 씨발 내가 뭘 쓴거야앱에서 작성

총수인권보호협의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17 22:20:24
조회 1164 추천 27 댓글 13
														



화창한 여름날, 매미가 찌르르 울며 더위를 노래하는 날이었다. 공원 변두리에 놓인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던 나에게, 네가 다가왔던 날.

바로 그 날.

"여기서 뭐해?"

처음보는 아이가 갑자기 아는 채를 해왔다. 한 12살쯤 되었을까, 통통한 젖살이 앳된 귀여움을 부각했다.

어린 애잖아. 뚱한 얼굴로 대답도 하지 않고 널 보았지만 넌 내게  환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하다, 그걸 느꼈을 때는 마주치고 있던 시선은 어느새 머리를 뒤로 묶어 들어나는 목덜미, 그 하얀 곡선을 따라 굴러내리는 땀구슬에 엉기고 있었다.

미쳤어.
동성에게, 그것도 애한테.

역겨운 내가 대답치 않았어도 넌 미소를 지었다. 네가 내민 손을 밀어내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내게 떨어지라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순수한 호의는 그 자체로 긍정을 강요했다. 공허한 미소를 띄운 두꺼운 가면을 쓴 채, 너의 손을 맞잡았다.

김소연이라는 이쁜 이름이었다.

그날 이후 너는 내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그 크기를 키워만 갔다. 때 묻지 않은 너는 나따위 인간을 만나면 안된다고 혼을 내고 싶었다.

난 역겨우니까.
혐오스러운 비겁함을 둘둘 말아버렸으니까.

머리로는 안된다는 걸 안다. 미친 새끼라며 역겹다고 거리를 두어도, 어느새 내 마음은 너를 향해 고백을 하고 있었다. 세레나데를 부르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역겨워.
끔찍해.
혐오스러워.

내 마음에 솔직하지 못한 비겁함, 내 삶을 망가뜨린 감정에 대한 원망. 그 원초적인 더러움.

모순되나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은 미치도록 고통스러웠다. 살 하나하나가 저며지고 소금에 절여져서는 들숨과 날숨은 고통을 받아들이고 토해내는 과정과 같았다.

우울한 짠맛이 코끝에 , 비릿한 짠맛이 혀끝에 맴돌았다.

항상 씹어댄 탓에 입엔 염증이 돋아있었고, 곱씹어댄 마음은 진저리날 만큼 익숙해져 있었다.
더불어 자기혐오도.

너는 나를 썩여가며 내 삶을 연장시켜갔다.

빼낼 수는 없었다. 어느덧 너는 내 속 가득히 들어왔으니까. 심장과 같았다.

19살인 내가 수능준비를 하다가 도저히 못 버텨 하루쯤 휴식을 주자, 마음 먹었을 때 내 핸드폰은 부르르 떨며 네 전화번호를 띄었다.

공교로운 우연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숨길 수 없이 설레었다.

"언니, 오늘 우리 집에 와서 놀래?"

"응? 부모님께 허락은 맡았어?"

"당연히 맡았지! 언니만 오면 돼."

"으응, 그런데 말이야..."

거절의 기미를 느꼈는지 소연이는 다급히 끼어들었다.

"저, 진짜 오늘 놀러와주면 안되요...?"

존대하며 울먹이는 목소리에 말문이 막혔다. 심장도 욱신거렸다. 게다가 평소에 하지 않는 존대에 나는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

"알았어. 그러면 부모님께 어디까지 허락받은 거야?"

"오늘 밤 자고 가도 된다고 했어! 그니까 지금 빨리 와 ~"

뚝.

끊긴 전화를 쇼파에 던져두고 나는 여분의 옷 하나와 세면도구 등을 챙기곤 소연이네 집으로 향했다.

들뜨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덜컥, 문이 열리고 소연이가 내게 안겨들었다.

"언니~! 왔구나!"

"소연이가 불렀으니까 와야지."

나는 소연이를 마주 안아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쇠소리를 내며 잠기고 약간의 시간이 지났다. 소연이의 부모님들이 나와주시지 않았다.

보통은... 나와주셨는데?

의구심이 피어났다. 내 손을 잡아당기며 환히 웃는 소연이에게 물어봐야했다.

"소연아, 부모님은...?"

"어디론가 여행가셨어! 우리 둘 뿐인걸? 설레지 않아? 우리 집에서, 우리 둘 뿐인데?"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떻게 이 떨림을 숨기고,

어떻게 이 마음을 숨기고,

어떻게,

어떻게...

"그럼 일단 내 방으로 가자! 신나는 일을 하는거야?"

"신나는 일? 무척 궁금하네."

"언니도 무척 좋아할 걸? 히히."

나는 소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끌어당김에 이끌려갔다. 소연이 방에 들어갔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였다.

"소연아? 문은 왜 잠가?"

"응? 뭔가 문을 잠그면 안심도 되고 비밀스럽잖아."

게다가 언니도 도망 못 치는 걸?

히힛.

"내가 도망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안심되는 것과 비밀스러움, 여기까지는 이해해줄 수 있었지만... 내가 도망친다니?

"에... 언니 정말 나 좋아하나보네?"

"언니는 소연이를 좋아하지?"

"성적으로?"

턱하고 말문이 막혔다. 설마 내 마음을 읽혔나? 언제부터 들켰지? 무수한 생각 중에도 입은 무언가를 뱉어내야만 했다.

"성... 적으로라니? 무슨 소리야?"

"아하핫, 언니 정말 내가 모를 줄 안거야?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으면서?"

"아니, 그게 아니라..."

눈가에 맺힌 눈물을 찍어내며 소연이는 내 턱을 부여잡았다. 억셌다.

"사실 언니가 날 좋아하게 된 건 나 때문인 걸? 봐, 언니. 무릎 끓고 혀 내밀어줘."

스르륵 무릎을 꿇고 내 혀가 입 밖으로 내밀어졌다.

이, 게...

어...?

아…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소연이가 내 혀를 입에 담고 제 혀로 장난을 쳐댔다.

"푸하! 언니 아직도 모르겠어?"

소연이는 내 어깨를 잡고 상체를 뒤로 밀어냈다. 소연이의 머리칼이 폭포처럼 흘러 내 볼을 간지럽혔다.
난 아직도 상황이 어찌 흘러가는 지 갈피도 잡지 못했다.

그렇게 믿었다.

"언니... 언니는 이제 내꺼야. 사실 여러번 장난치기도 했는데... 이렇게 맨 정신으로 하는 건 처음이야...♡ 바보같은 표정을 지은 언니 .. 너무 사랑스러워...

소연이는 다시금 자신의 혀를 내 입안에 넣고 휘저었다. 작은 혀가 내 입 곳곳을 돌아다녔다.

뭐야, 이거.

싫어.

"꺄야악!"

"언니, 언니! 날 사랑해줘! 밀어내지 말아줘!"

소연이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우악스레 내 가슴을 잡고 옷을 벗기려 들었다. 당연히 저항했다. 우리 사이는 거짓이었으니까.

하지만 저항이 말 한마디에 멈췄다. 대신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겨우 어린애의 말 한마디에 조종당하는 내가 싫어서, 마음까지 조종하며 농락하는 저 애가 미워서.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했고 진심으로 고뇌하던 내가 미치도록 병신같아서 한 없이 눈물이 나왔다.

그 눈물마저 소연이는 맛있게 할짝여 내 비참함을 더욱 키워주었다.

"언니, 언니... 우리 평생 같이 살자... 어차피 언니는 내꺼니까, 안그래, 응...? 난 언니가 너무 좋아서, 그래서...  언니는 나 친동생인데 항상 선을 넘나들며 나를 괴롭혔으니까.. 왜, 왜 내가 언니를 사랑하게 만든거야? 응,  응? 언니 잘못이니까... 이렇게 된 건 언니 잘못이니까..."

평생 책임져줘.

그래, 그래... 알았어...

기억이 모두 돌아왔다.

내 동생 소연아...

언니가, 더... 잘해줄게...

미안해...

이렇게 만들어버려서...

경박한 신음소리를 친동생에게 들려주며 흥분한 얼굴을 보니

정말,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런데 왜, 이렇게 좋은데, 소연이가 나를 먹어주고 있는데 왜, 슬픈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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