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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야치사] 망상병 환자 시라사기 치사토 양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20 23:57:25
조회 751 추천 22 댓글 5
														

콧노래를 부르면서 곧장 달려갔어요.


오늘은 정말 최고의 날, 물론 아야 짱을 알고난 다음부터는 매일매일이 최고의 날이지만 오늘 당장 이 자리에서 기념일을 지정하라고 한다면 곧바로 지금이라고 외칠 수 있을만큼 좋은 날이엿답니다!


이 기분을 누구랑 공유하고 싶은데 어떻게 한담! 발걸음도 가볍게 달려오다 보니까 어느새인가 집 앞이였지요, 누구한테 자랑한담! 미소가 전혀 떨어지지 않아서 턱이 귀에 걸린채로 문을 여니까 컹, 하는 예쁜 짖는 소리와 함께 우리 집 강아지, 레온이 꼬리를 흔들며 절 맞이해주었답니다.


아우, 기특한 우리 강아지! 주인이 기분좋은걸 눈치챈걸까요,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면서 왕왕 거리는 것을 보니 평소보다도 배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에잇, 기분이다! 부엌으로 가서 평소에 버릇나빠진다고 잘 주지 않던 고급 간식을 꺼내서 레온한테 내밀자,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면서 제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고는 촵촵 거리면서 개걸스럽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후후, 맛있니?"


"컹!"


제 말에 레온이 조심스럽게 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우후후, 맛있게 먹으니 다행이네...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자니 앞 쪽에서 가볍게 한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설마, 싶어서 고개를 드니까 세상에, 제 여동생이 어딘지 모르게 한심한 표정으로 제 쪽을 쳐다보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자랑할 사람이 생겼어! 눈을 빛내면서 레온한테 간식을 다 먹여준 제가 곧장 여동생한테 빠른 걸음으로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불길함을 느낀걸까요, 뒷걸음질 치면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고급 간식의 영향일까요, 레온이 어느새인가 여동생의 퇴로를 막았습니다.


장한 우리 레온, 영리하기도 하지! 후후 웃으면서 곧장 여동생한테 다가간 제가 팔짱을 꼬옥꼈답니다.


"아하하, 들어보렴! 오늘 있지, 좋은 일이 있었는데..."


"알아! 안다고! 새언니 이야기잖아!"


어머, 어떻게 아는걸까요! 제 여동생이지만 참 눈치가 빠르네요...제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자니 그녀가 악을 쓰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언니가 집에 와서! 기분 좋은 표정으로 레온한테 고급 간식을 먹일때는! 늘! 언제나! 새언니랑 무슨 일이 있을 때 뿐이였잖아!! 이게 벌써 몇 번째야?! 오늘은 듣기 싫어! 듣기 싫다고!!"


어머나, 대단해라! 제 여동생이지만 어찌 이렇게 총명할수가! 휘파람을 불면서 감탄을 내뱉은 제가 그녀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어요.


"어머, 정답이란다. 후후, 그러니까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냐면..."


"이 언니, 사람 말을 전혀 안듣네..."


제 말에 어딘지 체념한 표정으로 여동생이 한숨을 푸욱 내쉬었습니다만, 개의치 않고 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


오늘은 있지, 너도 알다시피 오후 한 시에 연습이 시작이였단다!


거기다가 있지! 오늘은 다른 멤버들은 안오고 우리 천사랑 나, 단 둘만 연습을 하는 날이였어!!


거기다가, 거기다가 또 있지!! 오늘은 천사가 일이 있어서 조금 늦는다고 한 날이였단다!!


후후, 그래서 먼저 가서 조금 준비를 하려고 점심을 먹자마자 곧장 연습장소로 향했단다. 한 삼 십분 정도 일찍 도착했을까? 아야 짱이 오기전에 이래저래 미리 준비해놓고 맞이할 생각으로 먼저 집 안에 들어가니까 세상에, 일이 있어서 늦는다고 했던 아야 짱이 먼저 와있는거 아니겠니?


여기서 한 번 감동을 강하게 먹었어! 아야 짱이 나보다 먼저 와 있을만한 이유가 뭐가 있겠니! 물론 볼일이 일찍 끝날을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먼저와서 날 기다려주었다는거 아니겠니? 이 말이 무슨 의미냐, 아야 짱은 일 분 일 초라도 빨리 날 보고싶어서 먼저 달려왔음이 틀림없어!


그렇게 생각하니 벌써부터 눈물이 나오는거 있지, 이대로 연습 제대로 할 수 있을까...너무 기뻐서 눈물마저 글썽거리면서 그대로 아야 짱한테 껴안겼어! 아야 짱, 조금 당황해하는 것 같았지만 이내 말없이 손을 뻗어서 내 등을 토닥여주었지.


-치사토 짱, 일찍 왔네!


-아야 짱...으응, 아야 짱이 보고싶어서 조금 일찍 왔어!


헤헤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니까 그녀가 너무 고맙다면서 내 머리를 쓸어넘겨주었어.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 구태여! 구태여 머리를 쓸어넘겨주다니! 설마 내 볼에 입을 맞추기 위해서 최적의 장소를 찾는걸까? 그렇다면 맘껏 봐도 괜찮은데! 헤헤 웃으면서 뺨을 살짝 부풀리면서 있었지만 아무래도 스태프 씨의 보는 눈이 있어서일까, 아야 짱이 머리카락을 슬며시 내리더라고.


안타까워라, 후후 웃으면서 품에서 떨어진 다음 아야 짱의 옆에 털썩 앉았어, 그녀랑 같이 있는 일 분 일 초는 같이 있기만 해도 너무나 행복하거든. 연습까지 남은 삼 십분동안 그녀와 손을 꼬옥 붙잡은 채로 수다를 떨었는데...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 자연스럽게 손을 잡다니! 서로 나란히 앉아서 손을 잡는다? 설마 십 년 후에 결혼해서, 둘이서 이렇게 손을 붙잡고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리는걸까? 꺄아, 아야 짱도 참! 대답하기도 하지! 고백아닌 고백에 뺨을 붉히면서도 태연하게 수다를 떨고 있자니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아야 짱이 품에서 검은색 상자를 꺼내서 내게 내밀어주었어.


설마 반지? 반지인거니? 반지인거야? 여기서 고백을? 아야 짱! 물론 나도 엄청 기뻐! 마음의 준비는 이미 끝났으니까 바로 호적을 올리러 가자...내가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말을 하려는 그 순간에 아야 짱이 그 검은색 상자를 그대로 벌컥 열고-


*


"...그래서 뭐였어?"


"오르골."


여동생의 말에 태연하게 대답해주면서 품에서 그것을 꺼내들었습니다. 달칵, 소리를 내면서 여니까 과연, 좋은 음색이 들리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이 오르골도 그냥 준게 아닐꺼야! 잘 보렴, 오르골에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랑 노란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춤추고 있지? 이건 바로 나와 아야 짱을 상징하는거니까...앗! 어쩌면 이 안에 아야 짱이 도청기를 설치했을지도 몰라! 내 달콤한 목소리를 매일 듣기 위해서! 그러면 지금 당장 들려줘야겠다..."


"언니..."


안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 자랑을 줄줄 늘어놓자 여동생이 한심하다는 듯 이마에 손을 올려놓고는 잠시 눈을 감고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만, 이야기 정리가 끝났는지 제 어깨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려놓았지요.


"그러니까, 새언니가 일찍 온 이유는 볼일이 일찍 끝난게 아니라 언니를 일찍 보기 위해서?"


"왜 아니겠니?"


"머리를 쓸어넘긴 이유도 먼지가 묻어서 털어주려는게 아니라 언니 뺨에 키스하게 해주려고?"


"물론! 그거말고 다른 이유가 있니?"


"손을 꼭 붙잡은 이유는 그냥 친구라서 잡은게 아니라, 결혼하고 미래의 일을 상상하느랴 잡은거고?"


"물론이지! 아직도 손에 감촉이 남아있는걸!"


말을 하면 할 수록 여동생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는게 느껴졌습니다. 마침내 마지막까지 문답이 이어지자 여동생이 갑작스럽게 상쾌하게 웃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상쾌하게 웃더니만, 제 어깨에 손을 올린 채 진지한 표정으로 절 쳐다보았습니다.


"언니, 올해는 꼭 정신병원 가보자."


"왜애!"


여동생의 갑작스러운 말에 제가 살짝 투정을 부리듯이 그녀한테 손을 몇번 콩콩 두드렸습니다.


왜일까, 여동생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


#후일담


저희 언니는 망상벽이 좀 심해요.


평소에는 엄청나게 이성적인데다가 냉철하고, 그러면서도 상냥한 언니지만 언니가 짝사랑하는 저희 새언니에 대해서면 이성적인 생각을 전혀 못하는 걸까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모두 의미부여를 하고, 끝내는 결혼으로 결론을 내려버린답니다. 그것만 없으면 정말로, 정말로 좋은 언니인데 말이죠!


뭐, 새언니랑 관련된 일만 아니면 괜찮은, 오히려 자랑스러운 언니긴 했습니다. 지금도 보세요, 제가 입고나갈 옷이 없어서 언니한테 옷을 좀 빌리겠다고 하니까 굳이 물어보지 않고 입고 나가라고 하는걸요! 다른 자매라면 이런거 꿈도 못꾸지요.


콧노래를 부르면서 언니 방에 들어가서 예쁜 원피스를 하나 골라서 갈아입으려던 차에 책상 위에 검은색 상자가 들어왔습니다. 어제, 언니가 새언니가 도청기를 넣었네, 고백의 의미로 줬네 하면서 떠들어댄 오르골이였지요. 보자마자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답니다. 어딜 어떻게 봐도 그냥 오르골인데 우리 언니 망상벽은 하여튼 알아줘야 한다니까...


문득 생각이 나서 상자를 열자 아름다운 음색이 울려퍼졌습니다. 노래 좋다...처음에는 잠깐만 들으려고 했지만 이내 옷을 갈아입는것도 잊은채로 푹 빠져서 노래에 맞춰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던 차였어요, 무엇인가 이상한걸 발견한 제가 검은색 상자를 천천히 들어올렸지요.


그리고 상자 밑에 달린 무엇인가를 보자마자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답니다.


상자 밑에는 TV에서 자주 보고는 했던 검은색 무엇인가가 찰싹 달라붙어있었어요. 도청기일까요? 아니면 카메라일까요...어느 쪽이든 평범한 오르골 상자 밑에 붙어있을 물건은 아니였답니다. 그것을 보자마자 당황한 제가 다시 상자를 닫고, 아무것도 못본 척 저 멀리에 다시 두자 문이 열리고 언니가 들어왔어요.


"다 골랐니?"


"응! 응! 고마워 언니!"


당황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못잇고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빠져나왔지만 방금 본 것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아서-


아무래도 그냥 단순한 망상병으로 치부할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


망상병이 심해서 아야의 모든 행동에 의미부여를 하는 치사토


언니가 망상병환자인줄 알았지만 사실 그 모든게 진짜라면...?


그런 망상으로 써봤음


쓰다가 손발 오그라들어서 폭파하는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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