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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백붕가학1

포도맛딸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21 06:24:45
조회 2082 추천 23 댓글 5
														

평범한 연애도 질렸다. 정은은 그렇게 네 번째 남자친구에게도 첫 관계를 한 직후에 이별을 통보했다. 충격받은 표정으로 자신이 뭘 잘못했냐 묻는 그에게 정은은 그냥, 난 오빠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다음엔 좋은 여자 만나. 그렇게 말하곤 옷을 챙겨입고 나왔다. 만남도 짧았으니 아쉬움도 크지 않겠지.

정은은 아쉬웠다. 첫 연애에 서로 아껴주며 전부 퍼줄 것처럼 불타오르던 연애는, 관계를 맺으며 차차 식어갔다. 첫사랑은 침대에선 제 쾌락에만 집중하던 사람이었다. 관계가 끝난 후엔 괜히 나도 기분좋고 싶어, 하고 이야기하면 괜히 야한 여자로 낙인찍힐까, 삭히기만 하다 헤어졌다.

야한 영상을 보며 공부도 해봤다. 내가 이런 것까지 공부를 해야 해? 하는 자괴감이 들어가며 몸의 이곳저곳을 탐방하고 쫓은 쾌락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이후의 남자들이 반대급부로 정떨어질 만큼.
나름 여자관계가 많다며 뻐기던 선배는 몸에 침이나 발라대는 사람이었고, 몸이 탄탄하던 후배는 그저 체력만 좋고 테크닉은 없어 힘들게만 하던 녀석이었다.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에 실망해 집에 돌아온 정은은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디를 만져야 기분이 좋은지, 어떻게 만져야 좋은지는 그 배려없던 사람들은 모르는 것. 그러나 매번 같은 자세, 매번 혼자 하는 시간은 점점 싱거워졌다. 때문에 눈요기거리는 점점 자극적으로 변해갔다. 스스로 이성애자라 생각했기에 잘생긴 남자들의 노출사진, 영상만으로 충분했던 단계에서 점차 격렬한 성관계 영상으로. 필연적으로 그 대상은 여자인 경우가 많았고, 정은은 그 여성에게 스스로를 이입하는 편이었다. 나도 저렇게 기분좋아보고 싶은데.
하지만 환상은 환상으로 끝날 뿐, 현실는 냉혹하다. 그럴 남자들이 세상에 흔하겠어.

애인이 없어지니 퇴근 후의 밤은 더욱 시간이 널널해졌다. 덕분에 마음이 동하면 더 길게 여유를 가지고 만족스럽지 않은 쾌락을 즐겨야 했다. 그리고 한가지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씻고 나와서 덜 마른 머리가 침대보를 젖게 하지 않기위해 깔아둔 수건이 다리와 팔에 휘감긴 감촉이 뭔가 좋았다. 부러 그것을 풀지 않고 오히려 조금 잡아당겼다. 살을 누르고 근육을 압박하는 느낌에 정은은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나 이런 취향인가? 그치만 난 마조히스트가 아닌데. 부정하려 해도 달아오른 몸을 기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생각은 나중으로 미뤄도 된다.

새로운 취향에 호기심이 생긴 정은은 주말까지 참았다.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기쁨은 참았다 터뜨리는 게 더 크니까. 간만의 설레임에 정은은 부러 야근을 자처했다. 일 없이 집에 갔다가 괜히 감질나게 짧은 시간만 가지면 아쉬울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불금을 맞이하고, 정은은 동료들의 꾀임도 바쁜 일이 있다 거절하고 홀로 집으로 향했다.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혼자사는 원룸이 가까워질수록 정은의 발걸음은 조급해졌다.

옷도 대충 벗어 세탁기에 던져버리고, 서둘러서 씻었다.




시발 빌드업하기 존나 힘드네 대충 혼자 수건이랑 옷으로 묶고 자위하는데 뭔가 아쉬워서 인터넷 뒤적이다가 sm 원나잇 사이트 찾는 내용
나는 자위야설이 쓰고싶은게 아니야 씨발




원나잇. 솔직히 아는 사람보고 묶어달라, 그렇게 부탁하기엔 꽤나 부끄러운 일이지. 음. 정은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쪽에 자꾸 호기심이 생겼다. 게시판을 둘러보는 것은 성인인증 절차만 마치면 가능했지만 글을 쓰는 것은 회원가입이 필요했다. 정은은 일단 먼저 분위기부터 살피기로 했다.

다들 별로 거리낌이 없는지 프로필사진을 스스로의 얼굴이나, 분위기를 잡고 찍은 사진들로 해놓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평범하게 생긴 사람도, 이쁘고 잘생긴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밑에 깔릴 사람들을 찾고 있었다.

"음..."

정은은 잘생긴 남자들 쪽을 생각하다 문득 평범한 사람들도 내 쾌감은 생각해주지 않았는데, 가학적인 사람들이 마조히스트들 생각이나 해줄까. 슬쩍 거부감이 들었다. 남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경우엔 차라리 여자가 낫지 않을까. 여성의 쾌락은 여성이 잘 아니까.

또 게시판을 보면, 사도히즘 성향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는건 물론 내가 마조는 아니지만 어쨌든 갑은 나라는 거잖아?"

정은은 골라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작성자 태그를 여성으로 맞추고 차분히 먹잇감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니, 포식자를 고르는 걸까, 이 경우엔. 어떤 사람이 좋을까.

대부분의 여성 S들은 채찍을 들거나, 짙은 눈화장을 한 채로 찍은 사진을 올려놨다. 무섭다. 뭔가 잘못 걸리면 얻어맞고 그럴 것 같다. 아직까지 폭력은 체험해보지 못한 정은이었기에 그런 사람들에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며 다른 사람을 물색하다가, 이내 강아지와 함께 찍은 프로필 사진을 걸어놓은 사람을 찾았다.

아이디는 jane. 외로운데 주말에 같이 있어줄 펨섭 찾아요~ 하는 내용. 처음 들어와보는 사이트지만 이런 단어들 정도는 그간 찾아본 야한 영상을 통해 얼추 알고있었기에, 정은은 그녀와 이해관계가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펨은 female의 줄임말, 섭은 submissive의 줄임말. 그러니 여자 m을 찾는 거겠지.
제일 심리적으로 안정된 요인은 역시,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상냥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겠지만.
정은은 곧바로 회원가입을 하고 jane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ㅇㅇ 사이트 보고 메시지 드려요.

답장은 얼마 기다리지 않아 금방 도착했다. 정은의 가슴은 설렘으로 부풀어올랐다.

-안녕하세요^^ 성향이 어떻게 되세요?

-성향이요? 어... 사실 처음인데 묶이는거에 관심이 생겨서... 좀 부끄러운데ㅠㅠ 묶이고 할때 좀더 흥분되더라구요 근데 남자랑 하면 그냥 자기 싸면 쫑이니까 재미없고 해서...

-아항^^ 뉴비시구나 그럼 제가 맞춰드릴게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사시는 곳은?

-저 25 서울요

-언니라고 부를게요! 저 스물셋이에요^^ 어디서 만날까요?

이렇게 갑자기?
정은은 급전개로 잡히는 만남에 당황했지만 이내 원래 원나잇 사이트는 다 이런가? 하는 생각에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다. 무엇보다, 여자간에는 임신의 위험도 없으니까. 그런 안일함이 컸다.

만날 장소를 잡고, 시간은 토요일 내내. 뭔가 아침부터 약속을 잡는다니 야한 일은 하지 않는건가 김이 샐 뻔했지만, jane이 준비해놨으니 몸만 오면 된다며 보내준 사진에 더 설레어왔다. 침대 위에 놓인 밧줄과 수갑, 안대, 재갈. 오싹해질 정도의 기대감에 정은은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반응괜찮으면 2편도 써옴
쓰다 빡쳐서 딴거좀 보고와야겠다 시발 빌드업이 뭐이리 어렵냐



2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07188&_rk=urT&page=1


3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07211&_rk=Hc2&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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