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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백붕가학 3(완)

포도맛딸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21 09:50:13
조회 1652 추천 32 댓글 7
														



"벌써 흥분했어...? 언니 이렇게 야한 사람이었어? 그렇게 안봤는데. 엄청 차갑게 생겼으면서."

"으읍..."

정은은 다급하게 고개를 휘저었다. 하지만 제인은 쿡쿡거리며 웃을 뿐이었다.

"이래도?"

"하읍..."

예민한 곳을 어루만지는 제인의 손길에 정은은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새 두팔을 등뒤로 묶어버린채로 꽉 잡고있는 제인 탓에 얼마 움직이지도 못하고, 속절없이 손길을 받아들여야 했다. 재갈 때문에 호흡을 가다듬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다 몸을 뒤로 젖히다가, 고인 침이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제대로 삼켜지지가 않았다. 컥컥대던 정은은 다급하게 네 번 신음을 끊어서 냈다."

"읍, 읍, 읍, 읍!"

대처는 빨랐다. 제인은 곧바로 정은의 재갈부터 풀어주었다. 여태 유지하던 고압적인 태도를 버리고, 제인은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걱정스레 물었다.

"언니, 괜찮아요? 사래 들었어요?"

"콜록, 콜록... 아뇨, 침이 목에 걸려서, 콜록..."

그러고보니 퍽 우스운 상황이다. 이쪽은 옷 다 벗은채로 묶여있는데, 제인은 아까의 그 옷차림 그대로 정은을 진정시키고 있다. 거기다 사래가 들린 이유도 침이지 않은가. 여기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 침으로 질식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몰려드는 수치심에 정은은 얼굴을 붉혔다.

"진정되면 말해요. 아, 그리고 세이프 워드 말씀하시면 플레이 끝난 거니까 편하게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아까 때릴 때, 많이 화나셨어요?"

정은은 고민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상처받지 않을까. 그리고 이대로 오늘의 만남은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르지. 그럴 바에야 자신이 조금 참는 게 나았다.

"아니, 화는 안났고... 조금 무서웠어."

"아하. 지금 묶인 정도는 어때요?"

제인의 말을 듣고 정은은 팔을 움직이려 해보았다. 아프진 않은데, 단단하게 묶여 자세를 바꾸기 힘들었다.

"좋은...것 같아."

"좋아요. 그럼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응."

정은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제인은 정은의 뒷덜미를 침대쪽으로 끌어당겼다. 갑작스럽게 가해진 우악스러운 힘에 정은은 균형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버둥거리려던 찰나 정은의 등을 깔고앉은 제인이 정은의 다리를 간지럽히며 묶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 암캐야."

짜악, 볼기짝이 한번 후려쳐지고서야 정은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프다기보단 수치스러웠다. 왠지 모르게 어릴적 친구끼리 찰지구나, 하며 장난치던것이 떠올라 더더욱. 허벅지와 종아리가 맞대여 묶였기에 이제 움직이려면 무릎으로 걸어야 할 것이었다. 손도 자유롭지 않고, 다리도 그렇고. 정은은 이제 제인이 줄 쾌락들을 기다렸다.
제인은 가방속에 보이는 줄 달린 동그란 것들이나, 기다란 것을 꺼내는 대신 안대를 먼저 집어들었다.

"자, 이걸 쓰면 감각이 더 예민해질거야. 언니는 침에도 숨 넘어갈수 있는 바보니까, 재갈은 쓰지 말자."

"네, 주인님..."

정은은 공손히 안대가 씌어지는 것을 받아들였다. 시각이 차단되자 다른 감각들이 점차 예민해졌다. 여태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제인의 밀크티향 체취라던가, 묘하게 거친 제인의 숨소리, 또 정은 자신의 숨소리, 그리고 심장고동소리, 그리고 살갗을 스치는 이불의 촉감과 밧줄의 단단함. 온갖 감각들에 정은은 제인의 손길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후로 제인은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정은은 점점 불안해지고, 겁이 났다. 혹시 이렇게 묶어두고 다른데 간게 아닐까? 아니면 설마 인신매매단? 곧장 최악으로 치닫는 상상력을 애써 부인해보며 기다려봤지만, 3분, 체감상으론 5분이 넘는 시간동안 제인에게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정은은 정말로 인신매매단한테 잘못 걸린게 아닌가 겁이 났다.

"주인님?"

불안하게 불러보지만 답은 없었다. 정은은 밧줄을 풀기 위해 몸을 비틀며 재차 제인을 불렀다.

"제, 제인아? 어디 있어?"

"지금 주인님 이름을 부른 거야?"

"아악!"

등에 무언가가 짜아악, 하고 부딪혀왔다. 아프다. 하지만 안도감이 동시에 찾아왔다. 아, 아직 플레이중인 거구나. 인신매매는 아니구나. 통증에서 느껴지는 다행에 정은은 혼란스러웠다.

"참을성없는 노예야. 잘못을 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죄, 죄송해요 주인님! 아악! 아파요!"

등, 팔뚝, 허벅지, 엉덩이. 얼굴을 제외한 부위들에 가차없이 채찍이 휘둘러졌다. 어떻게라도 덜맞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침대 위에서 몸을 굴려도, 그러면 다른 부분이 맞을 뿐이었다.

"아프라고 때리는 거니까! 아프지 않으면 그게 벌이야? 응?"

"아, 아파! 그만! 제발!"

정은은 세이프 워드도 잊고 빌었다. 그녀에겐 이런 무자비한 폭력은 처음이었기에, 그저 충격적이고 공포스럽기만 했다. 자신도 모르게 정은은 눈물까지 흘렸지만, 제인은 안대 때문에 보지 못할 것이었다.
정은에겐 다행히도, 채찍질은 오래가지 않았다. 제인은 히끅거리는 정은의 귀에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자꾸 건방지게 굴 거야?"

"아, 안그럴게요오..."

"언니는 말 잘들으면 참 귀여운데. 역시 처음이라서 건방진것 같아. 좀더 가르침이 필요할것 같지 않아?"

가르침이 곧 채찍질이라 받아들인 정은은 한사코 고개를 저으며 도망치려 했지만, 묶인 상태로는 발버둥도 되지 않았다. 제인의 손에 앉혀진 정은은 제인이 뒤에서 끌어안은채로 앉는것이 느껴졌다.

"말 잘 들을거야?"

"네, 네..."

"핥아."

"네?"

난데없는 주문에 정은은 얼어붙었지만 볼에 닿은 무언가에 반사적으로 혀를 내밀었다. 길게 뻗은 보드라운 무언가는 끝에 단단한 것이 있었다. 손가락이구나. 제인의 손가락을 핥던 정은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빨기 시작했다. 제인은 정은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시키지 않아도 잘 하는구나, 음란한 암캐야."

아직도 외설스러운 말엔 얼굴이 화끈거렸다. 정은은 시무룩해하며 빨던 것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 제인은 정은의 머리를 쓰다듬던 것을 멈추고 정은이 빨던 손가락들로 정은의 턱을 타고 내려갔다. 목덜미, 가슴 사이, 배꼽, 그리고...
한없이 느리게만 느껴지는 움직임에 정은은 애타게 침만 꼴깍거렸다. 자신의 타액으로 미끌거리는 제인의 손가락이 상상돼 더욱 흥분되는 느낌이었다. 그 손에서 나온 갈래들이 핵에 닿았을때, 갑작스레 다른 손이 정은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노예 주제에 건방지게 가슴도 크고 말이야."

"죄송해요..."

이런것도 잘못을 빌어야하나 뒤늦게 고민했지만 이미 건방지다는 말에 반사적으로 입이 열렸다. 제인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정은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부끄러운 곳을 파고들었다. 정은은 몸을 비틀며 신음했지만 제인은 놓아주지 않았다.

이 이상쓰면 짤리니까 여기까지
대충 몇번 가버리고 채찍질도 했다는 이야기

숨을 헐떡거리는 정은의 안대를 벗겨주며 제인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 언니... 울었어요?"

"아, 응... 채찍질할 때."

정은은 멋쩍게 웃으며 눈가를 비비려고 했지만, 아직 밧줄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제인은 충격받은 듯이 젖어있는 안대를 보다가 정은에게 절까지 해가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언니... 세이프워드 말씀 안하시길래 괜찮은줄 알고 스위치가 눌려버려서..."

"아니, 뭐, 그거 생각 못한 내 잘못이기도 하고... 사실 맞을때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안났거든."

"무서웠어요...?"

제인은 눈물까지 뚝뚝 흘렸다. 정은은 당황하며 제인을 달래려 했지만, 여전히 팔과 다리는 묶인 채였다. 할 수 없이 말로 달래야겠지.

"아니, 그렇게 막 무서운건 아니고 그냥... 처음이라... 그런거 있잖아."

"죄송해요.. 처음 하신단걸 감안하고 조심히 했어야 하는데..."

"정말 괜찮으니까 이것 먼저 풀어주지 않을래?"

정은의 요구에 제인은 훌쩍거리면서도 밧줄을 풀어주었다. 풀린 팔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의외로 채찍 자국은 나있지 않고, 오히려 밧줄 자국이 깊었다. 이거 주말동안에 없어지긴 하려나. 쓴웃음을 지은 정은은 다리쪽은 자신이 풀어내며 말했다.

"정말 괜찮으니까 뚝. 어... 아직 저녁도 안됐는데 이제 뭘 한담? 좀 씻을까?"

"그래요! 제가 수발들게 해주세요!"

"어, 어? 어..."

좀 전까지 땅을 파고들 기세던 제인은 금방 의욕으로 불타올랐다. 그 작은 몸으로 어디서 힘이 났는지 정은을 번쩍 들어올린 제인은 그대로 욕실까지 운반했다. 이렇게까진 안해도 되는데.. 하며 황송해하는 정은의 만류에도 제인은 꿋꿋이 정은을 씻겨주며 묶였던 피부엔 약까지 발라주었다.

"원래 이런건 돔이 다 챙겨줘야 하는 거라구요.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랑 만나면 다 요구하세요."

"그, 그런거야? ...뭔가 사랑받는 기분이라 좋은데."

연애를 할 때도 이런 케어는 못 받았으니까. 기념일 챙기고 데이트 후에 모텔 방을 잡는게 예삿일이던 사람들이었다. 관계 후에 들은 말 중에 가장 다정한 것이 오늘 좋았어. 아픈데 없어? 그정도가 전부였다. 아련하게 추억아닌 추억을 회상하고 있자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제인이 우울하게 말했다.

"죄송해요... 언니 맞는 취향은 아니신거죠?"

"응. 그냥 묶이는 것만 좋은가봐."

"혹시 제가 미워지지 않으셨다면 저녁엔 상냥하게 해드릴게요. 안될까요?"

"안된다니! 근데 저녁에도? 괜찮아? 안힘들어?"

"언니를 위해서라면 내일까지도 하루종일 할수 있어요!"

"아니, 나 월요일에 출근도 해야해서 일요일은 좀 쉬어야지..."

약한소리를 하며 웃은 정은에게 그제야 기분이 풀린듯 제인은 웃어보였다. 이런 귀여운 아이에게 좀전까지만 해도 무서워하면서 복종했다니, 내가 그런 끼가 있었던걸까. 따뜻한 물과 손길이 나른한 만족감을 불러일으켜서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다.

"혹시 나랑 정기적으로 만날 생각 있어?"

그래서 즉흥적으로 물었다. 제인은 깜작 놀라며 휘둥그레진 눈으로 되물었다.

"저 싫거나 하지 않으세요?"

"아니, 처음인데 잘해주고 있고... 뭐 때리는건 나도 아직 좀 그렇긴 한데. 많이 아픈것도 아니고 흉터가 날 정도만 아니면 뭐 참을수 있으니까..."

"언니는 너무 상냥하세요. 다른 돔한테 가면 큰일나겠어요."

"아하하."

"웃고 넘길게 아니에요. 흉이라도 지면 언니한테 오래 남는거니까 자기 몸은 소중하게 여기셔야 해요. 그런데, 정기적으로 만나잔 말씀은... 우리 사귀는 거네요?"

"어?"

듣고보니 그런가? 정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렇게 잘해주는데 서로 좋기만 하다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는거 아닐까? 정은은 대뜸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멈칫했다.

"그... 딱한가지 걸리는게 있는데... 학업은 괜찮겠어? 대학생 아냐?"

"집에 돈 많아서 괜찮아요."

"그렇구나."

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제인은 기대어린 눈으로 마사지를 해주다 말고 물었다.

"그럼 키스해도 돼요?"

"응. 응?"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인 정은에게 민트향이 화악 끼쳐왔다.


이글을 쓴 취지는 백합으로 남북화합을 이루자는 취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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