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절정은 열대야와 함께했다.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열기 속, 사람들은 선선함을 찾아 밤 나들이를 하곤 하였다. 가을이 오기를 바라는 벌레들의 울음 소리 속에서 산책을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니까.

메이는 그렇기에 밤 길을 걸었다. 가로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어떤 것도 걱정할 것은 없었다.

집에 있는 것과 달리 선선한 바람은 열기를 조금이나마 식혀준다. 작열하는 태양과 달리 부드럽게 바라보는 자애로운 달빛 아래 사람들은 이 순간을 만끽했다.

메이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이제 곧 학창시절을 마무리할 시험이 다가온다. 어떤 의미로 그 한번에 인생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그렇기에 준비하며 보내는 하루 하루가 더 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자신의 선택.

그렇기에 후회없이 준비하고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

허나 사람은 언제나 긴장만 할 수 없는 법이다.

이렇게 저녁 시간 잠깐의 산책은 지친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그것만으로도 내일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법이다.

게다가 지금 그녀의 곁에는 카렌이 있었다.

자신과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며, 또 한편으로는 누구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친구.

그녀와 함께 걷는 이 시간을 메이는 그 무엇보다도 사랑했다.

굳이 길게 말을 하거나 할 필요도 없었다.

편한 사복을 입고 조용히 같이 걸으며 이 분위기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발걸음 소리, 그리고 가끔씩 들리는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

그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다.

때론 누가 볼까 두려워하면서도 같이 손을 겹쳐 잡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두근거림과 함께했다.

그것은 카렌도 마찬가지.

이미 몇 번이고 잡은 손이지만 그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다.

아마 서로 비슷하겠지.

그렇지만 따로 말할 것은 없었다.

그저 같이 걷는다.

다른 사람이 없다면 손을 잡고 이 순간을 즐긴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보내면서 같이 꿈을 키워나가고 때론 함께 웃고 울며 보내는 시간이 소중했다.

조용히 한발씩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왠지 정겹다.

둘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손을 잡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뿐.

행복이라는 말까지는 할 필요가 없겠지.

벌레들의 질투심 어린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걸으면 되니까.

그렇게 또 하루의 여름밤이 지나간다.

달은 방긋 웃는 것처럼 그녀들을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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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은 닉 써서 글 올리는 사람 있던데 그거 나 아님. IP가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