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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모카/모카생일특집] 심야, 모카의 방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3 00: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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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슬쩍 내려다보았다.


자정까지는 채 삼 십분도 남지 않은 시간이였다.


슬슬 움직여야겠네, 그렇게 생각한 내가 책상 위에 예쁘게 포장해놓은 선물을 가방에 잘 챙겨입고, 검은색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곧장 집 밖으로 나섰다. 아버지가 어디 가냐고 넌지시 물어보길래 조금 큰 소리로 모카네 집에 간다고 말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쳐나왔다. 모카네 집까지는 전력으로 달려도 그렇게 긴 거리가 아니기는 햇지만, 집에 몰래 숨어들어야 했기에 시간이 조금 있었으니까...


"에헤헤, 모카..."


아무도 없는 텅 빈 밤거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가방 안에 든 선물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모카가 생일선물로 이걸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이 선물을 위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가!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보안이였다. 상담을 부탁한 친구들한테도 이 멋진 계획은 꼭 비밀로 해달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를 했던것이다.


오늘은 사랑스러운 내 여자친구-모카의 생일.


그리고 그걸 위해서, 모카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가는 날이였다.


*


시작은 미나토 씨의 조언이였다.


올해 모카의 선물은 뭐줄까. 머리를 감싸쥐면서 라이브 하우스 앞 카페테리아에서 고민하기를 벌써 사흘째였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있는 사이에도 시간은 잘만 흘러가서 벌써 모카의 생일까지는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간이였다...


아니, 그런데 진짜 뭘주지.


끙끙거리면서 지난 사흘동안 정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을 다시 반복했다. 익숙해진다는게 무섭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모카랑은 소꿉친구로 벌써 몇 년이나 서로의 생일을 되풀이해왔던 만큼 이미 줄만한 선물은 전부 주었던 것이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기껏 연인인 만큼 더 특별한걸 선물해줘야 할텐데, 어째서 이럴 때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걸까.


"머리아파..."


양 손으로 머리를 꾸욱 감싸쥐었다. 물론 고전적으로 여기서 선물은 바로 나! 하는 식으로 해버려도 상관은 없었지만 이미 중학교 1학년때와 고등학교 1학년 때, 두 번이나 써먹은 방식이였다. 또 써먹기에는 조금 그런 방식이였다. 


이것도 기각, 저것도 기각...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족족 지워나가면서 생각을 거듭했다. 아니, 이것들 전부 옛날에 했던것들이잖아...폐기된 아이디어들을 보면서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다가, 이대로라면 답이 안나올 것 같아서 일단 당분이라도 보충할 겸 주문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미타케 씨?"


미나토 씨였다.


방금 연습이 끝나고 나온걸까, 아직 여름인데도 목이랑 팔을 다 덮은 옷이여서 어딘지 모르게 조금 더워보인다는 인상을 풍겼다. 조금 시원한 복장을 입으셔도 괜찮을텐데, 살며시 웃으면서 인사를 하자 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내 반대편에 앉았다.


"혹시 뭔가 고민하는게 있는걸까?"


없어요, 평소처럼 즉각 대답하려다가 잠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미나토 씨도 나와 모카의 관계와 똑같이 리사 씨라는, 소꿉친구부터 연인관계까지 골인한 사람이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며칠 전에는 리사 씨의 생일이기까지 했으니까...


분명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줄 수 있을거야! 내가 눈을 빛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였다면 미나토 씨 앞에서는 약한모습 보이기 싫다고 죽어도 이런 말은 꺼내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모카가 더 중요했다. 분명 미나토 씨라면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거야...


"네...저기, 미나토 씨. 혹시 지금부터 시간 좀 괜찮으세요?"


내 말에 그녀가 괜찮다면서 반대편에 앉았다. 이야기를 해주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는 미나토 씨를 보면서 천천히, 느릿하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주가 모카의 생일이라는 것, 선물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 왠만한건 이미 다 했다는 것...물론 처음부터 내 입으로 설명하기는 조금 부끄럽기는 했지만 자기도 같은 상황이라 그런걸까? 아무렇지 않게 덤덤하게 들은 미나토 씨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좋은 생각이 있어, 미타케 씨."


그 말은 지난 며칠동안 이 일 때문에 고민하던 나한테 있어서는 천금과도 같은 말이였다.


*


미나토 씨가 알려준 방법은 지극히 간단했다. 


00시가 되기 직전에 연인의 방에 숨어들어서, 00시가 된 순간 그대로 축하와 함께 선물을 건내준다...요컨에 깜짝 이벤트였다. 자기도 리사 씨 생일에 이 방법을 썼더니 그녀가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조금 격렬하게 하긴 했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가 목 위에 손을 올렸다. 그제서야 그녀가 왜 계절에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있는지 간신히 눈치챌 수 있었지만 일단은 서로 모른척하고 넘기기로 했다.


그나저나 모카의 방이라.


몇 년 만에 들어가보는걸까 싶었다. 그래도 중학교 때 까지는 서로의 방에 자주 놀러갔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에 올라간 다음부터 모카는 자신의 방으로 우리들을 부르지 않았다. 불러봤자 자신의 집 까지, 죽어도 그녀의 방 까지는 들여보내주지 않았던 것이다. 


대체 모카의 방에는 뭐가 있길래 그런거야? 토모에가 장난스래 웃으면서 이야기할 때도 모카는 평소처럼 장난스래 웃으면서 비밀~ 그렇게 말만 해주었지, 절대로 자신의 방에 들여보내주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우리들 사이에서는 모카의 방에 대체 무엇이 있냐가 슬슬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었다.


"뭐가 있을까."


대체 뭐가 있길래 그렇게 꼭꼭 싸매고 들여보내주지 않는걸까? 적어도 연인인 자신한테는 보여줘도 괜찮은게 아닐까 싶었지만 몇 번이나 갔음에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첫날밤도 우리 집에서 치뤘을 정도였으니 방에 대체 뭐가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나 숨기고 싶어하는 방인 만큼, 이렇게 몰래 숨어들어가는것도 조금 죄책감이 있기는 했지만 모카를 위한 서프라이즈라는 마음 때문일까, 그 조금 남아있던 죄책감마저도 씻겨나간지 오래였다, 그러니까 오른쪽 끝...


집 열쇠는 모카한테 받기는 했지만 방 문은 아마 잠겨있을께 뻔했기에 창문으로 침입하기로 했다. 자세히 보니까 모카가 덥다고 창문을 열어놓은게 보여서 침입하는 것 까지는 수월할듯 싶었다. 이 틈에 방 안을 보려고 했지만 내부를 보이기는 죽어도 싫은걸까?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실루엣으로 모카가 방에 있다는 것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시계를 보니까 어느덧 55분, 이제 슬슬 실행에 옮기면 될 것 같아서 모카한테 문자를 넣었다. 잠깐 얼굴을 보고싶으니까 집 앞에 나와줄 수 없냐는 문자였다. 착한 내 여자친구는 내 연락을 바로 받아주고는 곧장 행동으로 옮겨주었다. 열린 창문을 닫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곧장 방 밖으로 나간것이였다. 이 틈이다 싶어서 곧장 열린 창문을 넘어가서 모카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거치적거리는 블라인드마저 위로 올린 다음, 신발을 가져온 가방에 넣고 곧장 방 안에 들어간 그 순간이였다.


"...이게 뭐야."


내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게 느껴졌다. 


방 안에 있는것은 온통 내 사진이였다. 벽지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조금의 틈도 없이 내 사진이 빽빽하게 들어서있었다. 아주 어린시절의 사진, 조금 컸을때 사진, 졸업했을 때 사진...


그냥 단순하게 찍은 사진만 있냐고 한다면, 그것뿐만이 아니였다. 어딜 어떻게 봐도 명백하게 도촬로 보이는 사진은 물론이오, 란 짱이 썼던 은밀한 물건이라 적힌 상자부터 손수만든 나를 쏙 빼닮은 인형...방 안은 전부 나였다. 나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대체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걸까, 무수히 많은 나에 둘러쌓이니 정신을 차릴 수 없어서 내가 눈을 뱅글뱅글 돌리던 차에 목에 서늘한 무엇인가가 스윽 닿았다.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려던 차에 그 누군가가 내 귀를 살며시 깨물더니,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와아~란이다아~"


"모카..."


이럴때에도 모카의 목소리가 들리니 본능적으로 안심해버리기는 했지만 이내 다시 긴장을 바싹했다. 이 방은 대체 뭘까, 이 사진들은 대체 뭘까, 은밀한 물건들은 또 뭘 이야기하는거지? 물어보고 싶은건 산더미였지만 내 질문보다도 모카의 행동이 빨랐다. 등 뒤에서 날 꼬옥 껴안은 채로 날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침대 위에 눕혔던 것이다.


"라안~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모카한테 제일 먼저 생일축하 해주러..."


"와아~진짜~? 모카 짱은 기뻐라아~"


일단은 순순히 모카의 질문에 대답해주자 그녀가 천진하게 웃으면서 기뻐해주었다. 그 미소를 보니까 이 방같은 것은 어찌되든 상관이 없을 정도로 사소한 일 처럼 느껴져서 살며시 손을 뻗었지만 이윽고 들린 모카의 말에 내 손이 그대로 멈췄다.


"그런데 라안~봐버렸네에~내 비미일~"


비밀이라면 역시...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모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날 그대로 꼬옥 껴안았다.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카의 뺨이 내 뺨에 맞닿았고, 이윽고 그 온기와는 전혀 상반되는 차가운 무엇인가가 내 손목에 닿았다. 찰칵, 하고 날카로운 금속음마저 들려왔다.


"비밀을 알아버린 란 짱은~여기서 내보낼 수 없답니다아~"


모카의 말에 등골이 조금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싶어서 위를 쳐다보자 방금 들었던 금속음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수갑이였다.


어느새인가 수갑을 꺼낸 모카가 날 나갈 수 없게 내 손목과 침대 다리를 연결해놓았던 것이다.


"에헤헹~선물이 제 발로 걸어들어왔네에~?"


모카가 행복해하는 미소를,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리더니 내 입술에 곧장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짧은 키스가 끝난 뒤 모카가 잘먹겠습니다, 하고 중얼거리더니 곧장 자신의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당할지 떠옹려버린 내가 눈을 질끈 감자, 모카는 이 상황이 퍽 즐거운듯 콧노래를 부르면서 천천히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기는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


모카 생일축하해


란이랑 백년해로 하렴


생일날 유키나한테 조언듣고 야밤에 축하해주러 숨어들어감 -> 사실 모카가 얀데레였던거임 -> 모카한테 걸려서 그대로 감금당하고...


생일인데 이런 회로는 좀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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