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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논치사] 연애의 이해(3)

ㅇㅇ(121.159) 2020.09.03 12:55:05
조회 354 추천 1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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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10327&_rk=eYK&s_type=search_all&s_keyword=%EC%B9%B4%EB%85%BC%EC%B9%98%EC%82%AC&page=1

2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10610&_rk=Zxh&s_type=search_all&s_keyword=%EC%B9%B4%EB%85%BC%EC%B9%98%EC%82%AC&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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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에 몸을 실은 지 십여 분 쯤 지났을까 김 서린 버스 창에 머리를 기댄 채로 앉아있던 치사토의 스마트폰이 위잉위잉 진동음을 내며 메시지를 수신했음을 알려왔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 메신저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눈에 익은 해파리 캐릭터가 누구누구 씨를 닮아 활짝 웃고 있었다.


시라사기 씨 오늘은 즐거웠어요!^^ 잘 가고 있어요? 조심히 들어가시고 도착하면 다시 연락 주세요(강아지 이모티콘)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을 대체 몇 번이나 듣는 건지. 치사토는 마츠바라 씨 과보호가 심한 거 아니야?’ 생각하며 나른한 웃음을 지었다. 그것보다 메시지 마지막에 덧붙인 저 강아지 이모티콘.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모티콘 센스에 치사토의 얼굴 위로 의문이 떠올랐다. 아마 자신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확인하고 보낸 것이려나. 다음에 만나면 레온 이야기라도 꺼내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치사토는 몽글몽글한 기분으로 자판을 두드렸다.


마츠바라 씨도 도착하면 연락 주세요. 저는 한 이십 분 정도만 더 가면 도착할 것 같아요.


  이왕이면 자신도 해파리 이모티콘을 보내주고 싶었으나 이걸 아쉬워하는 게 맞는 건지 해파리 이모티콘은 도저히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치사토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음에 만족하기로 했다. 차창 너머로 아득히 사라지는 가로등 불빛이 대각으로 뿌옇게 번져 자신을 비추는 게 꽤 감상적인 분위기를 일으켰다.


마츠바라 씨하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감정적이게 된단 말이지…….’

싫은 건 아니지만.’


  답장을 보내고 스마트폰을 다시 가방 속에 깊숙이 집어넣은 치사토가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는 사이 퇴근 시간과 겹치지 않아 그리 막혀있지 않던 도로 사정 덕에 치사토는 카논에게 말한 예상 시간과 엇비슷하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부모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으신 건지 치사토는 홀로 자신을 반기는 레온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간단히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로 향했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조심스레 말리며 방으로 돌아오니 화장대 위에 올려둔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카논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제야 카논에게 답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치사토는 서둘러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도착했어요지금씻고나왔어요


  마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치사토가 채팅창에 도착했다는 말을 입력하자마자 메시지 옆의 숫자 1이 바로 모습을 감췄다. 아무래도 마츠바라 씨는 예전에 자취방에 도착해 자신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침대 머리에 기대앉은 채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틈에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다음 주 과제에 관한 쪽으로 튀기 시작했다.


다음 주 자유 데이트 말이에요. 학교 밖에서 만나보는 건 어때요? 근처 대학로에서 식사라도 같이 하면 좋을 거 같아서요^^


  마츠바라 씨는 가만 보면 사람을 거절 못 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추진력이 좋다고 해야 할지 허점을 잘 찌른다고 해야 할지. 곧잘 웃는 게 헛똑똑이 같아 보여도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치사토는 딱히 거절할 구실도 찾지 못해 돌아오는 수요일 강의 시간에 대학로 앞 S3번 출구 앞에서 카논과 만나기로 약속한 후에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


  다음 주 수요일 오후 빠른 속도로 도심을 가르는 택시 안에서 치사토는 어젯밤 오늘 입고 나갈 옷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잠든 것을 무척이나 후회했다. 물론 첫 약속부터 길을 헤매거나 지각하는 추태는 절대로 보이기 싫어 택시를 타고 이동할 셈이었다. 그러나 정작 집을 나서려고 하자-발음하는 것만으로도 입안이 다 간질간질한-데이트라는 생각에 외출준비를 마치고도 거울 앞에 다시 서게 된 것이었다.


  어떤 착장이 가장 괜찮아 보일까 한 시간을 내리 고민하다니 이런 선택지는 제 계획엔 없는 것이었다. 학교 근처가 아닌 밖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보니 평소 자신이 즐겨 입는 화사한 옷차림을 하는 게 좋을까 싶다가도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저를 더 쉽게 알아보진 않을까 간단한 변장이라도 해야 할는지. 이런 일을 상담할 사람도 마땅치 않아 치사토는 이 옷을 입었다 저 옷을 꺼냈다 한참을 제 방에서 소란을 떨었다.


  그래도 명색이 정식 데이트인데 평소 스타일대로 입는 게 낫겠다 싶어 치사토는 자신이 좋아하는 에나멜 더비슈즈에 체크 패턴의 미니스커트, 그 아래로 살구색 스타킹을 신고 연한 하늘색 블라우스 위에 분홍빛이 도는 니트 카디건을 걸쳤다. 대충 입고 나온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헤어팩으로 관리한 머리를 가지런히 빗고 작은 큐빅이 박힌 목걸이와 귀걸이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향수를 고르기를 어언 오 분째 치사토는 결국 항상 고르는 플로럴 계열의 향수를 목덜미에 칙칙 뿌리고 나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치사토가 열심히 택시를 타고 한창 막히는 대로를 통과하던 때에 카논은 약속 시각보다 한 시간은 일찌감치 나와 여유롭게 치사토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나기로 약속한 S역은 카논이 자취하는 A역 부근에서 지하철로 환승 없이 세 정거장이면 갈 수 있었으나, 카논은 지난 OT 날 이후로 자신의 방향감각을 더욱 믿을 수 없었기에 애초에 서둘러 집을 빠져나왔다.


  실제로 이 세 정거장을 오는데도 중간에 내리지 않아야 할 환승역에서 저도 모르게 인파에 휩쓸려 하차할 뻔했으니, 일찍 나오기를 잘했다고 카논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시라사기 씨 생각보다 늦으시네…….’


  약속 시각인 네 시를 넘어 네 시 오 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음에도 3번 출구 근처에는 치사토를 닮은 인영 하나 보이질 않았다. 그때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누군가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카논의 시야에 들어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단연 눈에 띄는 금발과 자그마한 체구가 시라사기 씨인 듯했다.


  카논은 스마트폰 잠금을 풀고 치사토의 번호를 찾아 단숨에 통화 아이콘을 눌렀다. 뚜뚜뚜 단조로운 통화연결음이 두어 번쯤 울렸을까 치사토가 부리나케 전화를 받았다.


시라사기 씨! 저 길 건너에 있어요. 보이세요?”


  카논은 왠지 이곳이 초행일 것만 같은 치사토가 저를 알아보기 쉽도록 작지 않은 키를 까치발까지 들어가며 놀고 있는 다른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덕분에 카논을 발견한 치사토가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다 초록 불이 되자마자 왕복 6차선 도로를 거의 뛰다시피 건너왔다.


후우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죠?”


  치사토가 갑작스러운 뜀박질에 밭은 숨을 몰아쉬며 카논의 안색을 살폈다. 못내 미안한 어투로 사과하는 치사토의 미간에 주름이 잡혀있었다.


으응, 아니에요. 저도 방금 막 도착한 참이었는걸요.”


  저 방향치인 거 저번에 보셨잖아요. 카논은 멀리서부터 제 쪽으로 다가오는 치사토를 발견하고 시원하게 미소 짓고는 자신도 방금 도착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치사토는 카논 성격에 그래서 더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으리란 의심을 지울 수 없었지만, 너무 마음 쓰지 말라며 재차 저를 달래는 목소리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치사토의 호흡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자 카논은 지하철을 타고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마치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제 옆에서 즐겁게 떠드는 카논의 말소리를 유심히 듣던 와중 치사토는 그때서야 카논의 스타일이 지난주와 완전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꽤나 단정한 긴 기장의 코트에 베이지색 양털 니트를 입고 왔던 저번과는 달리 카논은 폭신폭신한 머리를 포니테일로 힘주어 묶고, 라이더 재킷에 하얀 면티, 검정 슬랙스에 스니커즈라는 예상보다 터프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입고 있지는 않으면서 한쪽 팔에 회색 후드집업을 걸치고 있기도 했다.


  이런 착장에 무표정하게 있으면 정말 인상이 확 달라지는구나 싶어 치사토는 내심 카논이 저를 보고 방긋방긋 잘 웃어주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 참, 시라사기 씨는 어떤 음식이 가장 좋으세요? 말만 하세요. 저 이 주변 맛집 다 꿰고 있어요!”


  카논은 먹고 싶은 게 있음 말만 하라며 자신 있는 얼굴로 단언했다. 주에 한 번 동아리 연습이 있어 이 주변에 자주 들른다고 했다. 매콤한 볶음요릿집, 양식 파스타집, 가성비 좋은 초밥집, 레퍼토리도 다양한 게 아무래도 가리는 음식이 있을까 저를 배려해 그러는 것 같았다.


그럼 무난하게 파스타집으로 갈까요?”

좋아요! 여기 3번 출구에서 조금만 더 가면 돼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지도라도 보면서 갈까요? 헤헤.”


  민망한지 되려 어색하게 웃는 카논의 모습에 치사토는 그제야 긴장을 풀고 따라 웃을 수 있었다.




---


백하! 잔잔바리라서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이긴한데

이 모든 것은 후에 나올 축제편을 위한 빌드업이니까...

태풍 피해 장난아니던데 백붕이들도 다들 몸 조심해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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