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카논치사] 연애의 이해(4)

ㅇㅇ(121.159) 2020.09.05 21:43:20
조회 268 추천 14 댓글 5
														

이전 화 링크 3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12419&_rk=zx3&s_type=search_all&s_keyword=%EC%B9%B4%EB%85%BC%EC%B9%98%EC%82%AC&page=1




4. 리에르 공원, OOO의 잠 못 이루는 밤

 

  두 사람이 지도 앱에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찾아간 파스타집은 들은 대로 평일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소수 인원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에는 따로 예약하지 않으면 점심부터 삼십 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니 오늘은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

 

  카논은 추천 메뉴라며 봉골레 크림 빠네 파스타와 새우 필라프, 무알콜 모히토 음료를 주문했다. 치사토는 솔직히 이게 줄을 서가며 먹을 정도의 맛은 아니지 않냐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지만, 요즘 유행하는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맞은편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의 모습은 꽤 그림이 돼서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다.

 

  주로 학생들을 상대하는 곳이다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 입이 짧은 치사토는 금세 배가 불러왔다. 그마저도 깨작깨작하다가 포크를 내려놓으니 카논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혹시시라사기 씨 입맛엔, 별로였을까요?”

 

  다람쥐처럼 양 볼을 부풀려가며 파스타를 우물거리던 카논이 눈에 띄게 풀이 죽은 모습으로 치사토의 눈치를 살폈다. 치사토는 그제야 무심코 평소처럼 일찍이 포크를 내려놓은 자신의 안일함을 탓했다.

 

, 아니에요. 제가 입이 짧아서 그래요. 정말 맛있었어요.”

그렇담 다행이지만요…….”

 

  잠시간 눈썹에 힘을 주고 제법 진지한 얼굴로 궁리하던 카논이 이내 쾌활한 어투로 말했다.

 

다 드셨으면 이만 일어날까요? 오는 길에 보니까 날도 좋던데, 좀 걸으면 어떨까 해서요.”

 

***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음식점이 즐비한 먹자골목을 빠져나와 카논이 이끄는 대로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특별히 길을 찾을 것도 없이 지하철역 입구 너머로 보이는 키 낮은 붉은 벽돌 건물과 녹음 진 담쟁이덩굴의 강렬한 대비가 이목을 끌었다.

 

  리에르 공원. 프랑스어로 담쟁이덩굴을 뜻하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에르 공원은 오래된 건물을 휘감은 담쟁이덩굴로 유명한 인근 최대의 공원이자, 동시에 많은 연인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산책을 즐기는 필수 데이트 코스였다. 물론 치사토가 이 사실을 알 리 만무했지만, 카논은 그저 치사토에게 리에르 공원의 다채로운 풍경을 알려주고 싶었다.

 

  때마침 공원 초입에는 음악 하는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었고, 이를 구경하는 행인들이 줄을 지어 구경하는 가운데 연극 표를 싸게 끊어주겠다는 매표소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한창이었다. 공원 뒤로 늘어진 골목 안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판매하는 잡화점이 들어서 골목 어귀와는 새삼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카논의 예상대로 치사토는 이런 광경이 마냥 신기한지 눈동자에 이채를 띄어가며 무엇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사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아직은 낮보다 밤이 긴 어느 삼월 오후, 서서히 저무는 해 아래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공원을 거니는 치사토의 모습은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은 고개를 돌려 뒤돌아볼 정도로 눈부셨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이처럼 천진하게 주변을 살피는 치사토를 지켜보던 카논은 이윽고 카메라를 켜고 그 모습을 프레임에 담기 시작했다. 노을이 지는 공원 풍경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치사토의 모습이 프레임 안에서도 위화감 없이 살아 움직였다. 찰칵하는 셔터 소리가 얼마나 울려 퍼졌을까 치사토가 그때서야 저를 촬영하는 카논을 알아채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거, 초상권 침해인 거 아시죠?”

아하하. 저는 예외로 해주세요. 지금 시라사기 씨 아주 예뻐요.”

, 물론 사진이요! 사진 얘기하는 거였어요.”

 

  자신이 뱉어놓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붉혀가며 얼버무리는 카논의 반응에 치사토는 일부러 도끼눈을 뜨고 더 짓궂게 받아쳤다.

 

사진만 예쁘다는 건가요, 지금?”

우우그런 게 아니라요…….”

 

  이대로 조금만 더 놀리면 당장에라도 눈물을 후드득 쏟을 것 같은 그 눈망울에 치사토는 화제를 돌려 과제로 제출해야 하는 인증샷 이야기를 꺼냈다.

 

예쁘게 찍어주시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같이 찍는 게 좋잖아요.”

마츠바라 씨도 이리 와서 같이 찍어요. 셀카로 찍으면 될까요?”

 

  치사토는 저보다 몇 발자국 뒤편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던 카논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버스정류장에서 먼저 바짝 붙어올 때는 언제고 카논은 하얀 얼굴에 노을이라도 지는 양 부끄러워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의 얼굴이 한쪽만 두드러지게 빨간 것이 재밌는 대조를 이뤘다.

 

, 사진은 제가 올릴게요. 제 폰으로 찍었으니까요.”

 

  노을 진 얼굴로 입술을 달싹이는 카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치사토가 이에 대꾸했다.

 

제가 사이버클래스 사용법을 아직 잘 몰라서요, 괜찮으면 지금 여기서 알려주시겠어요?”

그러면 시라사기 씨 폰으로 알려드릴게요. 한번 보여주실래요?

 

  사이버클래스 사용법을 알려주겠다며 치사토 쪽으로 가까이 다가온 카논에게서 코코넛 혹은 머스크 향과 같이 기분 좋은 체취가 바람을 타고 풍겨왔다.

 

마츠바라 씨, 오늘 향수 뿌리고 오셨나 봐요?”

, . 오늘 저희 처음으로 데이트하는 날이잖아요.

헤헤. 신경 좀 써봤어요. 혹시 싫어하는 향인가요?”

아니에요. 저도 좋아해요.”

 

  마츠바라 씨는 너무 솔직해서 탈이라고, 데이트라 신경 쓰고 나왔다는 대답에 치사토는 은은하게 흩어지는 향수 냄새가 의식되기 시작했다. 코끝을 간질여오는 달큰한 향내에 제 얼굴이 점점 홧홧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말이죠여기를 탭하고 첨부한 다음에이렇게 올리시면 돼요!”

 

  궁금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의기양양하게 저를 보며 씨익 입꼬리를 올리는 카논의 미소에 치사토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었음에도 자신이 한 질문마저 머릿속에서 영영 날아가 버렸음을 직감했다. 알겠다고 대충 무마하고는 괜히 멀뚱멀뚱하게 있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버스킹을 하던 학생들도 어느새 기자재를 정리하고 있었고, 호객하던 직원들은 이미 공연장으로 돌아가고 없었다. 저녁 어스름이 공원 전체를 집어삼킬 듯 그 기세를 부풀리고 있었다. 그때 카논이 이대로 헤어지기엔 아쉽지 않냐며 대학로에 온 김에 연극이나 영화라도 한 편 보고 가자고 제안했다.




글자수 제한으로 링크에 이어서...

링크: https://baeknamoo.postype.com/post/7799649

이번에도 예상 분량보다 조금 넘친 5,989자


이런저런 이유로 갤이 계속 불타는 거 같아서 올릴까 말까 하다가

다 적은 김에 일단 올려본다...

다들 갓컾 카논치사 많관부 많이 사랑해줘~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4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 AD 함께하는 즐거움! 명품 BJ와 함께~ 운영자 25/10/24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63352 101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3251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2]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930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8671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327 40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2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559 72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0412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6744 13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3880 10
1873194 일반 ㄱㅇㅂ) 계란말이 김밥 [2]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2 19 0
1873193 일반 2026년 봄은 몇월일까... [2]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1 19 0
1873192 일반 올해 목표 13F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1 9 0
1873191 일반 뭐그리지 쥰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0 6 0
1873190 일반 팩트 왼쪽 보다 오른쪽 여자가 총공력 높다 충용무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0 18 0
1873189 일반 새해 처음으로 본 만화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9 29 0
1873188 🖼️짤 레나코 뉴짤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9 18 2
1873187 일반 얘는 사황이 줘패서 참교육 해줘야됨 [1]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9 19 0
1873186 일반 마재스포)새삼 아리사가 키 조금 작은 거 [2]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8 11 0
1873185 일반 레즈의 세계에선 새해 봊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한대 ㅇㅇ(175.122) 20:38 12 0
1873184 일반 닷시는 연휴에 식당 일일알바 안한다 [10] 베어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3 57 0
1873183 일반 올해 진짜 백합 아무것도 안 봤네 [3] BrainDamag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3 64 0
1873182 일반 유루유리 이번에 안 사면 평생 안 사겠지 13F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2 19 0
1873181 일반 최강 용병소녀 이거 봐본사람잇니 [1] ㅇㅇ(210.223) 20:32 28 0
1873180 일반 돼지너무무서움 [2]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1 44 0
1873179 일반 백붕이 새해 처음으로 들었던 곡 [2]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 47 0
1873178 일반 대충 마재를 안했다는 제목 [10] 군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 62 0
1873177 일반 성악소꿉은 대놓고 야스해도 안잘리네 [3]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 55 0
1873176 일반 영웅담 신년 축하짤 [2]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 38 1
1873175 일반 ㄱㅇㅂ)올해는 백합에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치바나스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 32 0
1873174 일반 마재스포)동갑임 [2]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 43 0
1873173 일반 7일여친 1권 무려 42엔 [12]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 88 1
1873172 일반 ㄱㅇㅂ)므ㅓㄴ가 모르는데도 근거없이 하개되는거 [4] 군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 80 0
1873171 일반 설마 배드걸 2기 나오나? [9] lam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 104 0
1873170 일반 무리무리 극장판 어어 없었던 장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 80 0
1873169 일반 본인 애니쪽 레전드 안분이라 추천리스트 15개중 6개봄 [10]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 67 0
1873168 일반 멜칼 키자마자 숨막히네.... [9]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 94 0
1873167 일반 늦었지만 백붕이들 새해복 많이 받으래! [2] YukiMay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 15 0
1873166 🖼️짤 lyy 신년 짤 [9] 연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 219 15
1873165 일반 핑까스 주먹 [2] BrainDamag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 53 1
1873164 일반 이거 실제사진임? [2] ㅇㅇ(175.192) 20:14 79 0
1873163 일반 취주악부 음침이 커플에 난입하는 갸루 보고싶다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 13 0
1873162 일반 레나코 개무섭네 [2] ㅇㅇ(210.223) 20:11 95 0
1873161 일반 뭐야 마여 원작은 백합더 짙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 34 0
1873160 일반 돈이라는 걸 좀 아껴야 하는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 21 0
1873159 일반 새벽에 중계 중에 봤던 얼탱이 없는 글 ㅋㅋㅋㅋ [14]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 153 1
1873158 일반 ㄱㅇㅂ) 백붕이 신칸센 타고 도쿄로 출발~! [26]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 92 1
1873157 일반 품위증명) 건영이 이렇게보니 아빠 빼다박았네 ㄹㅇ.. [1] ㅇㅇ(59.15) 20:06 55 0
1873156 일반 1월 1일이라고 방도리 휴방이래 [4] 쿄아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 51 0
1873155 일반 아마오리씨... 미안... 미안해요...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 374 21
1873154 일반 하네다 센세 연말 인사글 읽었니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5 5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