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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제-82

1234(39.113) 2020.09.07 20: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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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는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돈은 벌지만 일은 재미가 하나도 없다. 뭔가 보람된 것을 하면 좋겠지만 수입이 나온다는 것 이외에 어떤 의미도 없었다.


진급도 안되고 그저 나오는 돈에 만족하는 생활.


그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그래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곤 해도 역시 지루한 건 딱 질색.


그러니 얼른 끝나면 도망쳐야 할 때였다.


"어머, 무슨 좋은 일 있나요?"


같이 근무하는 아유미가 스바루를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안경을 쓰고 머리를 뒤로 묶은 수수한 인상이지만 착하고 친절한 아유미는 언제나 차분한 태도로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 사람이다.


"아 뭐 금요일이니까요."


스바루는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었다. 그 말에 아유미 또한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러게요. 금요일이니...."


그렇게 말하는 아유미의 눈빛은 아주 잠깐 빛났지만 스바루는 보지 못했다. 그저 얼른 퇴근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릴 뿐.


"자자 퇴근하자고."


그리고 마침내 시간이 되었다. 이젠 건강 걱정을 해야 할 부장은 그렇게 모두에게 퇴근을 명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스바루는 그렇게 말하며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아유미 또한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 밖으로 갔다.


"그럼 다음주에."


"네."


스바루의 말에 아유미는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스바루는 오늘 저녁을 즐겁게 보내자며 각오를 다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스바루를 보며 아유미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평소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 


"하아... 역시 살 것 같네요. 마스터 하나 더 줘요!"


스바루는 단골 바에서 칵테일을 맛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 시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클럽에서 적당히 춤추며 놀다가 이렇게 와서 한잔 하고 들어가는 것은 스바루의 불금을 즐기는 법이다.


아직 연애 생각은 없고 클럽의 천박한 남자들은 싫었다.


그러나 춤을 추며 자신을 잊는 것은 괜찮았다. 그래서 클럽에서 충분히 춤을 추고 즐기고 쓸데없는 놈들이 오기 전에 바로 바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잔 하고 들어가는 것은 정말 즐거웠다.


이곳의 마스터는 다른 곳과 달리 절대 장난 치지 않는 것이 좋았다. 맛있고 도수도 별로 높지 않으며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을 파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 법.


"자 여기."


마스터는 부드럽게 웃으며 잔을 건내주었다. 미인이기도 한 이곳의 마스터는 항상 스바루를 잘 챙겨주었다.


게다가 일부러 마스터라고 칭할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그녀의 솜씨는 실로 대단했다. 맛은 당연히 보증된 것.


그 상냥함에 감사하며 스바루는 조용히 맛을 보았다. 톡 쏘는 듯한 맛이 또 나름 즐겁다.


"아라 여기 혼자서?"


한참 맛을 즐기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긴 머리카락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이지만 화려한 화장을 한 사람은 스바루의 주변에 없었다.


"아 네."


"나도 같이 앉아도 될까?"


그렇게 말하며 여자는 곁에 앉았다. 스바루는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기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와 인상. 마치 같은 회사의 아유미를 닮은 듯 보였다. 그렇지만 평소 회사에서 보는 아유미와는 닮았으면서도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것이 그저 닮은 사람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왜 혼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여자는 물어보았다.


"이곳의 칵테일이 맛있어서요."


스바루는 조금 아이같은 답을 했다. 하지만 여자는 웃으며 그녀의 말에 긍정했다.


"여기는 확실히 맛있지. 나도 그래서 가끔씩 들려."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를 시켰다. 그것은 꽤나 독한 칵테일.


"이거 꽤 독하지만 맛있는데.... 내가 살테니 한번 맛볼래?"


여자는 은근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스바루는 독하니 취할 수 있다는 말에 조금은 주저했지만 사준다는 걸 거부하는 건 그것대로 예의가 아닌 기분이었다.


마스터는 조금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스바루도 동의하는 것을 보고는 한숨 쉬며 만들어 주었다.


"아 정말 맛있네요!"


스바루는 시킨 칵테일을 맛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목넘김을 통해 독하다는 건 알겠지만 그만큼 맛있는 그 맛에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취할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여자는 다시 한번 경고하면서 그녀의 잔을 비웠다. 붉게 칠한 루즈가 잘 어울리는 그녀의 입술이 투명한 잔에 닿는 모습은 숨이 막힐 정도로 요염했다.


조용히 한모금씩 그 맛을 음미하는 그 모습을 보며 스바루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스바루의 마음을 너무나 간단히 빼앗았다. 우아하면서도 나긋나긋한 분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외모.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스바루는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마스터는 또 이렇게 되었냐며 한숨을 쉬었다.


---------- 


얼마를 마셨을까?


이제 스바루는 완전히 취했다. 맛있다고 마시고 자신도 답례로 사고 하면서 몇 잔을 연거푸 마신 대가였다.


오히려 여자가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세를 타고 마신 건 스바루의 실수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분이 너무 좋았기에 스바루는 조금 무리한 건지도 몰랐다. 덕분에 들떠서 즐거웠지만 역시 끝에 가니 슬슬 취기가 올라온다.


"죄, 죄송해요."


스스로도 조금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스바루는 사과했다. 마스터는 숙취 해소 음료를 하나 챙겨주며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말하며 여자에게도 살짝 눈을 흘겼다.


서로 잘 아는 사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스바루는 몸을 일으켰다. 여자 또한 그런 스바루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미안. 마스터."


여자의 사과하는 목소리도 감미롭게 들린다. 스바루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 이끌려 걸어갔다.


그저 여자가 리드하는 것에 맞춰 스바루는 걸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도착했을 때 스바루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 


"일어났어?"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스바루는 이곳이 어디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이 꽤나 취했었다는 것과 함께 자신의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여자.


같이 바에서 술을 마셨던 사람.


아름다웠고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좋았던 사람.


"죄, 죄송합니다."


아직도 머리가 핑 도는 가운데 스바루는 사과했다.


"아냐. 나도 그렇게 될 줄 모르고 권했는걸."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잔에 담은 물을 권했다. 스바루는 그것을 마시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


이제는 누군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이미지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


"아유미씨...."


"이제야 알아차렸네."


스바루는 아유미의 미소에 넋나간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젠 괜찮아?"


"네..."


아유미의 물음에 스바루는 부끄럽다는 듯 답했다. 어떻게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일까?


부끄러웠다.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무리하지마."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스바루를 살짝 안아주었다. 토닥이는 그녀의 손길에 스바루는 어떤 반항도 하지 않았다.


"...네."


스바루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도 모르게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런 그녀가 귀엽다는 듯 아유미는 손끝을 세워 스바루의 등을 살짝 훑고 지나간다.


"아...."


아직 숙취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아유미의 손길은 스바루의 감각을 뜨겁게 불태웠다.


"어떻게 할래?"


아유미의 말투는 회사와 달랐다. 동등한 관계가 아닌, 스바루보다 위에 있다는 것인 느껴지는 어조.


허나 스바루는 거기에 어떤 저항감도 없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하는대로.... 하세요...."


"착한 아이네."


스바루는 아유미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그리고 방의 분위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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