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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당신이 알던 나는 2화

마로로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9 13:17:29
조회 454 추천 12 댓글 5
														

추억은 항상 기억 속에서만 완벽하다.


늦은 저녁의 변화가는 젊은이들의 천국이자 놀이터였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은 화려하게 네온사인에 홀리듯 클럽으로 들어가고 지나가면 그 밖까지 시끄럽고, 정신없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고깃집을 벗어났음에도 코를 뚫고 들어오는 안주 냄새에 알코올의 악취는 여울에겐 맹독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게 클럽을 거닐던 여울은 잠시 쉬기 위해서 근처의 편의점에서 물을 하나 사고는 거칠게 들이켰다.

 

푸하아...”

 

시원한 물이 목구멍을 타고 들어오자 여울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것만 같았다.

우글거리는 사람을 보면 언제라도 헛구역질이 올라오지만 한번 시원하게 게워낸지라 그런 불상사는 다행히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물병을 닫고 정면을 보니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특히 자극적인 차림을 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여울은 그녀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분위기에 눈을 아래로 내리깔아야만 했다.

 

잠시 휴식을 취했던 여울은 물병을 버리고는 다시금 클럽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소심의 화신인 여울은 혼자 찾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더 돌아다니던 순간 이었다.

 

저기...”

 

유기견마냥 클럽 거리를 뱅뱅돌던 여울이 신경 쓰였던 걸까, 클럽 입구에 서있던 여성 보디가드가 조심히 말을 걸었다.

 

여기 출근을 한지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났는데 이상하게 여울이 계속 눈에 보였다.

지나쳤다 싶으면 몇 분 뒤에는 다시금 나타나 있어서 처음 봤을 때는 꽤나 놀랐었지.

 

근데... 진짜 불쌍하게 생겼다.

움츠려든 어깨에, 동그란 눈, 작은 몸집이 언뜻봐도 보호욕구가 가득 채워지는 모습 이다.

 

아니, 이게 아니지.

 

혹시 어디 찾으시는 건가요?”

 

그녀가 친절하게 물었지만 여울은 흠칫하고 놀라 더욱 움츠려 들었다가 조심히 핸드폰을 보여줬다.

 

핸드폰에는 지도앱과 함께 목적지가 찍혀 있었는데 클럽 에르스티아 라 적혀있었다.

 

에르스티아.

, 여기는...

 

여기 다른 곳이랑 합쳐져서 이름 바뀌었어요! 에르스티아가 아니라 허니문!”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안 들릴 까봐 조금 목소리를 크게 키워서 말하자 여울은 화아 하고 얼굴이 밝아졌다.

아니, 사실은 네온사인 때문 일수도 있었다.

 

그제서야 여울은 핸드폰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래연이 잘 못 알고 있었던 모양 이다.

 

고맙습니다!”

 

, 거기 레...”

 

평소답지 않게 큰소리로 인사한 여울은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지만 보디가드의 다음 말은 듣지 못 했다.

.

.

.

.

, 한 번 생각을 해 보자.

당신은 처음 클럽에 왔다.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EDM소리가 귀를 뚫다 못해 뇌까지 울릴 정도로 정신이 없다.

 

그러나 그건 둘째 치고 당신의 외형은 어떨까.

잘생긴 걸 모르거나, 예쁜 걸 모르거나 둘 중 하나에 속하는 당신이 클럽에서 주목을 끄는건 어쩔 수 없는 일임이 분명했다.

 

게다가 무슨 소동물 같이 작고 움츠려든 움직임으로 걸어다니고 있으면 더더욱 눈에 띄게 된다.

 

그리고 그건 여울도 마찬 가지였다.

 

저기, 혹시 혼자 온 거야?”

 

가슴이 거의 드러나는 딱 달라붙은 옷을 입은 여성이 갈색 머리카락을 넘기며 예린에게 다가왔다.

언뜻 봐도 상당한 미모를 가진 여성이었고 특히 귀에 달린 은색 십자가 귀걸이가 왠지 고혹적으로 보였다.

 

... 죄송합니다!”

 

? 저기...”

 

너무 예쁜사람이 다가와 놀란 가슴 때문에 얼떨결에 사과를 한 여울은 곧바로 그녀 앞을 벗어났는데...

 

언니, 혼자 에요?”

 

흐이이이이이...!”

 

... 흐이?”

 

달려 나가는 도중에도 과감한 옷차림을 한 여성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방금이 고혹적인 사람이었다면 이쪽은 귀여운 쪽에 속했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클럽 허니문.

원래 이름은 에르스티아 였지만 시대에 맞춰 리모델링을 하면서 이름도 바꿨다.

바꾸기 전에도 이곳은 변화가에 있는 클럽들 중에서도 드물게 있는 레즈비언 전용 클럽이었다.

오로지 여성만이 들어갈 수 있는데다가 입장료가 꽤나 비싸다.

래연에게 처음 이곳 입장비 라며 받았을 때 20만 원정도 인 것을 보고 눈을 크게 뜨고 다시금 숫자를 샜었다.

 

그러다보니 생활이 좀 되는 여성들이 많이 오는데 돈이 많으면 사람이 예뻐진다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쁜 경우가 늘어났다.

 

일탈의 장소로도 상당히 적합한 곳이지만 클럽 초짜에, 낮을 심하게 가리는 여울 에게 이곳은 지하에 위치한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이상한 소리를 내뱉은 여울은 빠르게 자리를 이탈 하고 빠르게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곳 주인장이 워낙 깔끔한 스타일 인지 말끔하게 청소된 화장실은 딱 칸이 두 개가 있었다.

그 중 오른쪽으로 들어간 여울은 문을 잠그고 안심 된다는 듯 후아아아... 하고 한숨을 쉬었다.

 

정신없는 건 둘째 치고 심장에 좋지 않았다.

평소라면 잘 못 보는 미녀들이 웃어주는데 심장이 뛰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나저나 정말로 여기에 있는 걸까?

사실 확신을 못 하겠다.

물론 래연의 말은 믿을 수 있겠지만 여울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혼란함과 당혹감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후우...”

 

깊게 한 숨을 쉰 여울은 조심스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찰나였다.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는 두 개의 하이힐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졌다.

뭔가 일이라도 있는 걸까.

왠지 발소리가 급하게 들린다.

 

어찌 되었든 일단 나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취미는 없었으니까.

 

- 끼익... !

 

순간 여울의 옆 칸이 급하게 열리더니 텅 하고 여울이 앉아있던 벽이 쿵 하고 울렸다.

흠칫 하고 놀란 여울은 어깨를 움츠리며 눈을 감았고 그런 감각 사이로 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

 

신음소리 그리고 무언가 섞이는 듯 질척거리는 소리가 함께 들려온다.

 

이건 설마...

 

화장실에서 이런다는 건 언뜻 듣기는 들었다.

물론 인터넷에서 말이다.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옆 칸에서 신음소리 라던가 들린다는 조금 우스꽝 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그냥 글로 볼 때는 이런 일 도 있구나 하고 쿨하게 넘어갔지만 그 상황이 눈앞에 오면 당황하는 게 사람이다.

 

당황하며 어떻게 하고 있을지 모르던 때 갑작스레 툭 하고 무언가가 떨어졌다.

떨어진 물건은 슬쩍 하고 화장실의 틈 사이로 그것을 보였는데 여울은 소리가 나오려던 입을 손으로 막은 뒤 흐읍 하고 조용히 숨을 삼켰다.

 

브레지어.

아무리 봐도 속옷이다.

 

... 아니, 화장실이잖아!

공공장소 잖아!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아읏... ...”

 

속으로 외쳐봤자 옆에서 신음을 내는 여자에게는 들릴 턱이 없었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만 하지?

 

... 그냥 나가자!

그냥 나가서 모르는 척 하면 되잖아!

그래, 나가자.

 

결국 마음을 다잡은 여울은 속으로 크게 심호흡 하고 화장실의 손잡이로 향했다.

 

채림아...”

 

“.....?”

 

순간 옆 칸으로 돌아봤다.

채림?

채림 언니?

 

... 아냐.

아닐 것 이다.

채림은 그러지 않을 것 이다.

여울은 채림과 함께 있던 고등학생 때를 추억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완벽하고, 누구보다 선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클럽 화장실에서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닐 것 이라고 생각했다.

 

-덜컥... 타다다...

 

...! 잠시만!”

 

여성은 발소리에 흠칫 놀라며 자신의 밑에 있던 채림의 머리를 밀어냈다.

 

뭐야, 이제 와서?”

 

채림은 불만족스러운 듯 여성을 올려다봤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옆에 사람 있었잖아요.”

 

여성은 불안한 듯 눈동자를 움직였다.

그러겠지.

그녀는 아무래도 꽤 높은 사람의 자식 이었으니까.

혹시라도 기자의 눈에 띈다면 파멸임은 틀림없었다.

 

그거를 감안하고 데려 온 거 아니었어?”

 

... 그렇지만...”

 

분명 자신이 데려온 것은 맞았다.

자신의 밑에 있는 이 여성이 너무 매력적이고, 매혹적이라서 거의 납치 하다시피 데려온 것 이었다.

하지만 기자가 봤다면?

그건 위험했다.

사실 데려오기 전 까지는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발소리를 듣고 겨우 정신을 차렸었다.

 

걱정마.”

 

밑에서 검은색 머리를 넘기며 채림은 말은 건넴과 동시에 천천히 일어나서 옷을 벗었다.

목의 밑 부분부터 시작해서 뱀처럼 둘러진 채 오른쪽 손등까지 쭉 내려오는 가시모양의 문신이 먼저 보이고 그 다음은 엄청난 관리를 했을 거라 추정되는 가느다란 허리와 그 허리에 흘끗 보이는 11자 복근이 고혹적으로 비쳐졌다.

 

좀 더 가까이 붙자 서로의 키가 비슷해서 가슴이 맞닿았고 여성이 아무 말 하지 않자 채림은 손을 밑으로 향했다.

 

하앗..! 흐읏...”

 

그런 거 생각 안 날 정도로 하면 되잖아?”

 

힘 빼 하고 속삭이는 그녀의 미성에 여성은 미약에 빠진 듯 몸에 힘을 뺐고 그 다음 화장실 에서는 신음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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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늦었네;;;

사과의 의미로 원래 있던 것 보다는 수위를 잔뜩 높여봤어.

이런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난 좋다고 생각해.

감상평이나 기타 질문은 댓글에 적어줘.

난 언제나 댓글을 읽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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