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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일반] 시각장애인 백합이 보고싶어앱에서 작성

자매빌런

2020.09.21 06:03:17

조회 1922 추천 5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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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혼자 미는건데 볼 수 없다는 소재가 너무 좋은 것 같아

예를 들어 소꿉친구인 A와 시각장애인인 B가 있어, B는 어려서부터 차별과 괴롭힘을 받고 소심한 성격이 되는데 A는 그런 B의 곁에 항상 있어주는거야.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한 두 사람은 각별한 친구가 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고 사랑이란 당연한 감정들에 부딪히면서 B가 먼저 A를 향해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거지.

그런 마음을 알아차린 A는 무척이나 기뻤지만 마찬가지로 무척이나 당혹스럽고 불안함에 빠지게 되는데 B를 보살피느라 학업이나 교우관계에 지장이 생긴다는 단편적인 시선을 보내는 주변인들 때문이었지.

그 탓에 A는 끝내 모른척을 하려고 하지만 그토록 소심했던 B가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드러내면서 하는 행동들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서로 같은 마음을 품어가던 도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 B는 내 얼굴도 보지 못하는데 나를 좋아 하는구나. " 그건 정말 사랑일까? 사춘기 여린 마음에 잠시간 불어온 바람 아닐까? 라는 고민을 하던중 자기도 모르게 입밖에 내버린 목소리를 B가 듣게 돼.

당연히 엄청나게 당황하고 횡설수설하며 A를 찾아 두 손을 바둥대던 B를 뒤로하고 A는 사과를 거듭하며 자리를 떠나게 되는거야.

B는 몇년동안 항상 제 곁에 있어주던 A가 사라지자 자신의 무력함을 무척이나 아프게 곱씹게 되고 자기가 그런 마음을 품지 않았다면 이런일은 없을거라며 자책하게 돼.

A도 당연히 B가 싫은건 아니야 다만 자신의 불안이 B의 상처를 후벼판 꼴이라 죄책감에 못이겨 자리를 떠난 것 뿐이니까.

요동치던 가슴이 겨우 진정되고 B에게 사과를 하기위해 A는 B가 있던곳으로 돌아가지만, B에겐 그 잠시간의 시간이 너무나도 두려웠던 탓에 앞도 보이지 않는 주제에 A를 찾아 나섰고 엇갈리게 된거야.

결국 길을 잃은 B는 해가 다 지고 한기가 내려앉을 때가 되고서야 무모한 짓을 해버렸다는 걸 깨달아.

바람이 풀에 나뉘어 흩어지던 소리, 벌레들의 울음소리, 저 먼곳에서 들리던 자동차의 엔진소리에 혼자 쭈구려 앉아있던 B는 근처에서 들려오던 풀이 즈려밟히던 소리에 고개를 들고 겁먹은 표정을 짓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B의 이름을 불러오던 A의 목소리에 불안한 생각들이 모두 씻겨 나가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해, " 무모한 짓을 해서 미안해. " 라며 안겨오던 B의 모습에 A는 안도와 죄책감 사이에서 얘기 하는거지.

" 사과 해야하는건 나야. " 라고. " 불안해서 한 혼잣말을 네가 들을지 몰랐어. 진심이 아니였어. 미안해. " 라며 서로를 끌어안고 고개를 묻고 한참을 울면서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자면

B가 고운 손으로 A의 얼굴을 더듬더듬 감싸서 눈물을 닦아 주면서 " 나는 분명 네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는 분명히 알겠어. " 라고 이야기 하는거야.

A에겐 분명 요란했을 여러가지 소음들이 멎어들고, 자기 심장소리만이 귓가에 울리는거지. 그리고 B의 목소리 만이 귓가에 파고드는거야. " 나는 분명 A 네가 내 마음을 알고 날 싫어하게 된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아. "

A의 두 뺨을 감싸 눈물을 훔치던 B의 손이, 뺨을 어루만지던 엄지손가락이 A의 입술에 조심스레 닿아 " 사랑해 A 나에겐 너 뿐이야. " 라며 작은 입술을 턱을 들어가며 맞추려던 B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끝이 나는거야.

글을 못써서 만화처럼 장면 장면을 떠올리면서 쓴건데 전달이 됐으려나 모르겠네

백붕이들도 회로 같이 돌릴래?

- dc official App

고정닉 19

원본 첨부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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