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카는 토착 민족의 언어로 '고향'을 뜻하며 아라스 강을 경계로 서북쪽에 위치한다. 척박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제국의 관심밖에 있는 지역이었으나 게헤나의 존재로 이타카의 가치는 급변했다. 사용 여하에 따라 마력을 증폭시킬 수도 억누를 수도 있는 게헤나의 용도는 이타카의 토착민과 교류하던 인류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게헤나의 파격적인 효력으로 제국력 xx년, 제국 황제의 명령 아래 대규모의 탐험대가 이타카로 향했다.

 이타카 개척은 게헤나의 수급뿐만이 아니라 당시의 제국 사회의 욕구 또한 반영하고 있었다. 국력이 최절정의 달했을 무렵, 제한없는 팽창 속에 생긴 우월감을 배경으로 '제국의 의무'라는 하나의 이론이 등장했다. 대륙을 제국의 깃발 아래에 놓아 보편적인 진보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로 많은 사람들에게 정설로 인정되었다. 당시 탐험대가 소지하고 있던 제국 언어 학습서와 여분의 제국기에서 그 일면을 볼 수 있다.

-라 마르크, 《우리의 고향, 이타카》, 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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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수리를 그려넣은 깃발을 든 기수를 중심으로 한 무리의 행렬이 있다. 검을 지닌 병사, 마차를 끄는 마부, 연신 지도를 보는 학자. 통일되지 않은 자들의 연속. 그 선두에 있는 것은 푸른 머플러를 두른 사내, 그는 지평선 저 너머를 응시한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은 삭막한 광야, 그리고 굳게 서 있는 한 노인.

“자네들의 왕님과는 이미 끝난 이야기일세. 이 너머는 손 대지 않기로.”

“그건 알고있습니다."

 사내는 자연스레 대답한다. 뒤에 있는 병사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 채 하며 노인을 대한다. 노인에게 있어 실로 역겨운 행동, 기만하는 말.

"알고 있고 말하는 사람의 행동이 이것인가?"

"상황이 바뀌어서 말이죠."

 그러면서 사내는 품 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다. 

"그까짓 돌덩이가 무엇이길래 약속을 깨려드는가?"

 사내의 손에서 게헤나는 그 붉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타오르는 불꽃처럼, 사람들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붉은 색이었다.

"제국에겐 이게 필요합니다."

"약속이란 말일세, 명예를 걸고 하는 것이라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지. 자네들은 그깟 게헤나때문에 명예를 져버리려 하는겐가?"

 사내는 노인의 말을 하나하나 새긴다. 약속, 명예. 다른 국가들을 무력으로 병합하는 제국에게 명예란 남아있는가? 더 큰 무력에 마음을 사로잡혀 변방마저 짓밟으려는 것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뒤를 돌아보니 깃발은 늘어져 있었다. 바람은 불지 않았다.

"명예라...그걸 입에 올린다면 더 나설 수는 없지요."

 소란스러워진 진영을 돌아보며 사내는 말을 이었다.

"오늘로 끝은 아닐겁니다. 게헤나는, 너무나 매력적인 물건이에요. "

 사내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이타카를 떠나갔다. 홀로 남은 노인은, 수심을 거두지 못한다. 당장의 안식보다 내일의 재앙이 두려워 몸서리 칠 수 밖에 없었다. 가혹한 운명을 지기에 사람은 너무도 노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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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 수놓인 하늘 아래, 소녀가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모아 경건히 기원을 올리고 있었다. 그 곁에 있는 것은 반인반마의 여인. 그녀는 그런 소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슬슬 출발하죠, 로웬.”

 눈을 뜬 소녀는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응시했다. 저 고원 너머에 이타카가 있다, 고향이 있다고 소녀는 느낀다. 

“곧 이타카인가, 말로만 듣던 고향으로 가는 소감은 어때?.”

 소녀는 대답없이 짐을 챙겨들어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이 로웬 그녀도 대지를 박차 움직이기 시작한다.

“근데 너는 꼭 그렇게 걷는 걸 고집하더라. 그냥 내 위에 올라타지.”

“...파트너잖아요, 우리 둘.”

 로웬에게 있어 의외의 대답. 유쾌하게 웃고는 소녀를 한 번 안아주었다. 이타카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른 채, 행복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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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는 그 그리스 신화 오디세우스의 나라입니다

트사가 하다가 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