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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리사아야]Change Of Plans

do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25 19: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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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금주의!




이치가야 아리사는 내심 오늘을 기대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진심으로 기대했었다.

몰래 주변 지도를 찾아서 데이트 코스를 알아보고, 핸드폰에 계획표를 만들고, 그걸 일주일 내내 계속해서 수정할 정도로.


정말, 기대했었는데.


"왜 하필 오늘이냐고오오오!!!"

빗줄기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홀딱 젖은 아리사가 유성당이 떠나가라 성을 낸다.


사아야가 옆에서 아리사, 난 괜찮으니까... 하고 달래보려고 해도,

"내가 안 괜찮아!!"

라며 오히려 더 식식거리는 아리사의 모습에 사아야는 난처한 미소를 짓는다.


한참 동안 밖에서 울리는 천둥소리와 기싸움이라도 하듯 고함을 지르며 분노를 표출하던 아리사는, 이내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음까지 터뜨려버린다.

사아야가 천천히 다가가 아리사를 일으켜 제 품에 안으면, 여러모로 속상했던 건지 아리사는 평소와 다르게 얌전히 사아야의 품에 안겨 훌쩍인다.


"내가...내가 얼마나 준비했는데...."

"응. 엄청 기대했는데. 그치."

"사아야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그야, 아리사 엄청 기대하는 눈치였는걸."

".......또 들켰어. 이번엔 진짜 숨기려고 했는데...."


칭얼거리는 아리사가 이 와중에도 참 귀엽다 싶어, 사아야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웃으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아리사가-


"...왜 웃는데."


-아차, 늦어버렸네.

어느새 눈물이 그친 아리사가-여전히 눈가가 빨갛긴 하지만-째릿, 하고 품속에서 사아야를 올려다본다.


"그, 딱히 아무 생각 안 했."

"귀엽다고?"

"...들켰네~"


사귄 지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둘은, 서로의 표정만 보고 상대의 속마음을 알아차리는 것도 무리 없이 해낼 때가 많다.

지금의 아리사처럼 말이다.


"사람이 우는데 귀엽네 어쩌네하는 생각만 하고..."

"아하하. 미안미안. 그래도 아리사는 귀여운 걸 어떡해."

"또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뭣하면 뽀뽀라도 해줄까?"

"뭐, 뭐뭔 소리야 야마부키 사아야!!!"

"아, 아 아파! 아리사 잠깐만!"


식식거리며 주먹을 연신 날리는 아리사에게서 벗어나 사아야는 빠르게 뒷걸음질친다.

부끄러운 건지 화난 건지, 아니면 둘 다인 건지 식식거리는 아리사는, 그래도 기분이 풀린 건지 울음을 그치곤 한숨을 푸욱 내쉬며 일어나 옆의 의자에 앉는다.

내 앞에서 울어버린 게 조금 창피한 걸까. 얼굴에 열이 올라 있는 모습까지 귀여워 사아야는 아까부터 싱글싱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뭘 그렇게 쳐다봐. 핀잔주듯 말하고는 대충 눈물을 닦아낸 아리사가 머리끈을 풀어내고 물기를 짜낸다.

촉촉하게 젖은 얼굴과 머릿결, 새하얀 목에 무표정인 아리사의 예쁜 얼굴까지 보여서, 순간 사아야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아까까진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비에 젖어서 하얀 옷이 아리사의 몸에 달라붙어서, 거기다 속옷까지 조금 비쳐보이고. 이거 좀....


"...야하네. 아리사."

"하?"

"앗, 미안. 말로 나와버렸네."


혀를 빼꼼, 내밀고 능청스레 사과하는 사아야를 아리사는 이제 어이가 없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본다.


"너 점점 카스미 닮아가는 거 알아?"

"어라, 그 말은 카스미도 아리사의 야한 모습을 봤다는 뜻이려나?"

"그런 게 아니잖아! 구렁이 담 넘듯이 이상한 말 하고 대충 사과하는 게-"

"후훗, 농담이야. 그래도 그렇게 유혹적으로 있는 아리사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 정말, 내 연인이 너무 귀여워. 아무리 놀려도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질리지가 않는다니까.

아리사가 들었다면 버럭버럭 화를 냈을-그마저도 사아야는 좋아했겠지만-그런 생각들을 하며 싱글벙글 웃던 사아야는,


"...아리사?"

".....너 말야."


돌연, 얼굴을 한계까지 붉히고 있던 아리사가 소파에서 일어나, 저벅 저벅 자신이 앉아있는 소파로 다가오자 조금 당황한다.


"이, 이치가야 씨?"

"내가 야하다, 유혹적이다 어쩌다 계속 말하는데...."


아, 위험해. 스위치 켜진 눈이야 저건.

하나사키가와의 화재 경보음처럼 뇌가 따르릉 따르릉 위험신호를 발산하고, 당황한 표정을 미소로 무마시키며 아리사를 막아보려고 하는 사아야지만.

다음 순간, 아리사가 사아야의 팔을 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긴다.


"....너도, 지금 엄청 야하거든."


낮게 그르렁거리는, 마치 먹잇감을 눈앞에 두고 참고 있는, 금방이라도 덮칠 듯한 굶주린 포식자의 목소리.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아리사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여지자 흠칫 하고 사아야의 몸이 떨린다.


"아, 아리사."

"너가 잘못한 거야."

"아, 잠깐-흣."


사아야의 귓가에 속삭이던 입술이 귓볼에 입맞추자 사아야의 입술 사이로 놀람 반 흥분 반의 신음이 흘러나온다.

아랑곳않고 사아야를 살짝 밀쳐 소파에 눕힌 아리사가 사아야의 위로 올라타, 사아야의 머리색을 닮은 갈색의 눈이 푸른 눈동자와 마주친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 옅은 숨소리. 창 밖 너머로 비가 투둑 투둑 떨어지는 소리.

고요한 유성당에 울리는 소리들이 별안 고요해지고, 눈 앞의 연인밖에 생각할 수 없게 된다.


"...너, 왜 그런 얼굴인데."

"읏..."


사아야가 부끄러운 듯 두 팔로 얼굴을 가리려 하지만, 아리사가 사아야의 팔을 잡더니 손에 깍지를 껴 벌린다.

사실은, 하도 놀려대니까 조금 골탕먹일 생각 뿐이었는데. 그런 얼굴을 해 버리면.


"멈출 수가 없잖아..."


아리사가 천천히 고개를 내려 사아야에게 입을 맞춘다.

쪽, 쪽 하는 귀여우면서도 야릇한 소리가 부끄러워서, 사아야의 얼굴이 더욱 붉어진다.

사아야의 얼굴에 오른 열이 맞물린 입술로 전해지기라도 한 듯, 덩달아 빨개진 얼굴을 한 아리사가 사아야의 볼을 감싸쥐고 노크하듯 사아야의 입술을 혀로 훑고, 하아, 작은 탄성과 함께 사아야의 입술이 벌어지면 그 사이를 비집고 혀가 들어가 서로 얽힌다.


섞이는 타액이, 삼켜지는 서로의 숨결이 달콤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내 마음 속에 흘러넘칠 정도로 가득찬, 너에 대한 사랑 때문일까.


아리사의 입술, 부드러워. 점점 격렬해지는 입맞춤에 멍하니 생각하는 사아야는, 비에 젖어 잘 벗겨지지 않는 자신의 옷과 씨름하는 아리사의 손을 의식의 저편에서 느낀다.

아리사, 손 떨고 있어. 긴장했구나.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까지도 아리사의 입술에 삼켜지고, 이윽고 멜빵바지와 흰 셔츠까지 벗겨낸 아리사가 드러난 살결에 입을 맞춘다.


비와, 땀과, 희미한 빵 냄새. 사랑하는 연인의 향기가 느껴지는 살결에 몇 번이고 입맞추며 조금씩 아래로 내려간다.

긴장한 듯 소극적이던 연인의 손길이 점점 적극적으로 변하자 비에 맞아 서늘했던 사아야의 몸에 점점 열이 오른다.

잘게 떨리는 팔이 아리사의 팔을 꼬옥 쥐더니, 이내 목에 둘러져 아리사를 와락 껴안는다.


연인 사이가 되고 몇 번이고 몸을 겹치면서 안 거지만, 사아야는 행위를 할 때 유독 아리사에게 매달리듯 끌어안거나 팔을 쥐곤 한다.

그 때문에 몇 번 손자국이 멍처럼 남기도 했고, 사아야도 고치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열락 때문에 이성이 흐릿해질 때면 변함없이 아리사에게 매달리듯 안기는 것이다.


그럴 때면 아리사는 언제나, 처음 만났을 적의 사아야를 떠올리게 된다.

차분하고,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아이여서, 무심코 의지하게 되는 친구.

지금은 안다, 그 어른스러움은, 사아야의 본성이 아니라, 주변의 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은 방이라는 것을.


그런 사아야를 카스미가, 아리사가. 포피파의 모두가 구원해주었다.

방 밖으로 나와, 다섯이서 반짝이는 별이 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이끌어주었다.


카스미를 닮아가는 것도 분명,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을 자신의 나름대로 되찾고 있기 때문이겠지. 카스미는 아직도-어쩌면 언제까지나-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반짝임을 간직하고 있으니까.

머릿속에 이성이 날아가고, 쾌락과 사랑만이 남은 사아야가 언제나 아리사에게 매달리는 것도, 어쩌면 아직 어리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사아야의 속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더욱 매달려줘, 좀 더 내게 의지해줘.

이런, 새싹같이 못 미더운 나라도, 정말 정말로 열심히 노력해서, 너가 기댈 수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되어 보일 테니까.


"아, 아리사, 아리, 하읏, 사, 아...!"


열띤 사아야의 신음이 아리사의 생각을 끊는다.

이제 달할 것 같은지, 사아야의 신음이 애타는 듯이, 흐느끼는 듯이, 끊어질 듯이 점점 변해간다.

손목이 젖을 정도로 흘러넘치는 애액이, 흘러넘치는 사아야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면 아리사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차서, 사아야를 더욱 기분좋게 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남지 않는다.


"사랑해, 사아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평소라면 부끄러워서 절대 하지 못할 말도, 유성당에 가득찬 열에 취한 건지 서슴없이 속삭인다.

조금 아플 정도로 아리사를 온 힘을 다해 껴안은 사아야는 아리사의 이름만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불러댄다.

그리고.


"하윽, 아리, 아, 아아-!"


사아야의 안이, 아리사의 손가락을 쥐어짤 듯이 조여오고, 허리가 붕 뜨며 불규칙적으로 떨린다.

숨도 못 쉴 정도의 거대한 쾌감의 파도가 사아야의 온 몸을 씻어내린다.

아리사는, 절정의 여운에 몸을 맡긴 사아야를 마주 안아주고, 파도가 모두 씻겨내릴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이윽고 몸의 떨림이 멈춘 사아야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면, 힘이 다 빠진 팔로 아리사의 볼을 어루만지며 사아야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다.


"사랑해, 아리사."

"...나도."

"에이, 아리사도 말로 해 줘."

"몰라. 아까 잔뜩 해 줬잖아."

"하지만 너무 기분 좋아서 잘 못 들었는걸?"

"너...."


히힛, 다시 장난꾸러기로 돌아온 제 연인을 보며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던 아리사는, 이내 사아야를 꼭 끌어안고는, 마지막으로 한 번 속삭인다.


사랑해.




진짜 오랜만에 글 써봤다...

별로 야하지도 않고 달달하지도 않고 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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