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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젖과 꿀이 약속된 광야로 -2

삼일월야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30 19:14:52
조회 189 추천 13 댓글 1
														

운수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 날 따라 아내가 바가지를 긁지도 않았고, 또 톰센 씨가 외상을 다 갚기도 했고. 생각해보니 좋은 일의 연속이었던 것 같군요. 아무튼 소소한 행복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그 술에 취한 검사가 난동을 부리기 전 까지는 말이죠.

술집 주인이라는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 싸울 줄 알아야 합니다. 술에 취한 용병들은 칼을 들고 싸우기 일쑤에 도적들은 금방 돈을 떼어먹으려 하고 맛탱이가 간 술사는 미쳐서 불을 지르지요. 이것들한테서 이기지 못하면 가게를 꾸려나가는 거야 꿈도 못꾸는 일입니다. 지금에야 늙고 배가 나왔지만 당시에는 나름 혈기가 있었고, 또 몸도 괜찮았습니다. 그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녀석 쯤 한 주먹에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오산이었습니다. 녀석의 칼날은 마치 굽이치는 물처럼, 또 뱀처럼 저를 찔러왔습니다. 뿜어져나오는 피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몸에 열이 올랐습니다. 크노소스(역 : 그라베틴 지방 설화에 등장하는 사신을 뜻함) 가 제게 손짓 했지요...


바로 그 때였습니다. 한 소녀가 나타나 제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사내는 그대로 달려들었고...그 순 간 사내의 팔이 꺾였습니다. 보통 삐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마치...팽이가 돌 듯이 회전을 한 느낌? 그 뒤로는 기절해버려서 저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사내는 가게 바닥에 꽂혀있더군요. 그 앞에 메모 한 장이 있었습니다. ‘외상은 이걸로 갚은 셈이다.’ 라고.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제 허리 정도 키의 소녀가 사내의 팔을 꺾고 땅바닥에 꽂아버릴 정도의 요술을 쓴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지요… 하시는 연구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먼 길을 오신 거 같은데 술이라도 한 잔 하시겠습니까? 덕분에 좋은 기억이 떠올랐으니 한 턱 내지요.


- 루프트 스캇, 《요술사에 대한 인식과 실체에 대한 탐구》, 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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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 너머 광야에 있는 유일한 마을. 이타카에 온 거 같은데?"


소녀는 로웬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메마른 대지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거처. 품 속에 꺼낸 어머니의 팬던트와 함께 저곳이 아라스의 이타카, 고향이리라 확신했다.


"예...어머니의 말 그대로군요."


소녀는 이제껏 불우한 삶을 살아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온 것도 아니다. 누군가와 싸우며, 아니면 전장의 한복판에서 투쟁하며, 로웬의 파트너는 그렇게 살아왔다. 가슴에 어머니가 늘 말하던 고향을 품고선. 그런 소녀가 짓는 은은한 미소를, 로웬은 놓치지않는다.


"안심이야."


"무엇이 말인가요?"


"그냥 뭐 여러가지로. 자, 얼른 가야지."


머지않은 길이었다. 고원의 비탈길을 달려내려가 이타카에 닿을 수 있었다. 삭막한 고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사람의 기척. 하지만 둘은 철저히 외지인이었다.


"아무래도 경계받는 모양이네."


경계의 시선 속에서 이따금 섞인 적의. 둘은 그런 눈초리를 느낀다.


"눈 마주치지 않는 게 좋겠네요."


"사서 고생할 이유는 없으니까. 근데 저 쪽은 이미 우리를 원수로 여기는 모양인데."


로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한 사내가 둘의 앞을 가로막았다. 시위를 당기진 않았지만 화살은 매겨져있었다.


"도케 다이시호테 잇테데."


둘에게 있어 처음 듣는 말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의 연속. 하지만 거기엔 힘, 그리고 사내에게서 나오는 적대감이 있었다.


“..뭐라 대답도 못하겠는걸. 생각나는 방법이라도 있어?”


“잠시만요, 음...”


소녀가 생각한 답은 제국어였다. 아라스강 너머에 있는 제국의 언어. 근방 지역의 말이라면 분명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비 신드 카인드 라이터. 이히 캄 마이너 무터 즈 핀터.”


그저 어머니의 고향을 찾으러 왔다는 말, 하지만 사내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다. 화살은 여전히 매겨져있었다.


“루아데켄키, 와 데코코. 이사나 레나하 오 치마.”


“무기라도 버려볼까? 아니면 두 손을 들어봐?”


소녀는 고민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말이지만, 사내의 행동은 하나의 결론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소강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을을 떠나야만 한다. 하지만 이렇게 떠난다면, 다시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 이제까지의 여행은 헛된 일이 되고마는 것일까? 소녀의 마음 속에서 고민이 태풍이 되어 요동치고 있는, 그런 찰나였다.


“니오요이나시 와토코 오보란, 세로오 미유.”


사내의 목소리와는 다른 노인의 말이었다. 사내는 무어라 말을 할 기색이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


“케이데.”

노인의 말과 함께 사내는 활을 내리고 물러선다. 그리고 노인이 다시 입을 연다.


“보통이라면 이렇게까지 경계하지 않지만, 최근 상황이 상황인지라 모두 예민해져 있어…안 좋은 인상을 남겼겠구만, 이거. 용서해주길 바라네.”


둘의 귀에 또렷이 들린 것은 공용어였다. 말이 통하는 사람, 답답한 정국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의 등장이었다.


“그래서 이곳 이타카에는 어쩐 일인가, 고원의 진귀한 방문자들이여.”


소녀가 어머니의 땅에 도달한 지 하루가 되는 날이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중간에 있는 이상한 말들은 파파고에 한국어 문장 외국어로 번역한 거 발음 역순으로 적은 거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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