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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썩 나쁘지만은 않은앱에서 작성

뮻ㅇ(70.68) 2020.10.01 22:06:30
조회 1169 추천 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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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죠 노조미가 오토노키자카 학원의 아이돌 연구부 부실에 남아서 정리를 하는 모습이 보기 힘든 건 아니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제비뽑기로 누가 정리할지를 정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그녀는 단 한 번도 꽝을 뽑지 않은 자신의 행운에 대한 대가로 가끔 자발적으로 정리하기를 지원했으니까.

그러므로 이사장에게 학생회 회의 결과 보고를 올리고 난 아야세 에리가 자신의 가방을 챙기러 부실로 돌아왔을 때 혼자 남은 노조미를 보고 보인 반응이 또 다른 애들은 바쁘다며 먼저 간 거냐는 짧은 질문 뿐이었던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노조미가 어색하게 웃으며 꽝이라고 적힌 종이를 보여주자 에리는 적잖이 놀란 기색을 띠었다. 아닌 게 아니라, 자신이 아는 사람 중 운이 가장 좋은 - 뮤즈 멤버들 사이에서는 노조미라면 성인이 되고 나면 복권이나 카지노에서 평생 먹고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종종 오갔을 정도로 - 노조미가 제비뽑기에서 꽝을 뽑다니. 아마 그녀 본인도 꽤 당황했을 것이 분명했다.

에리의 도움을 받아 끝낸 부실 청소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방을 챙기는 노조미에게 에리는 장난스레 말을 걸었다.

"별일이네, 노조미가 제비뽑기에서 꽝을 다 뽑고. 스피리츄얼- 덕분에 원래 그런 건 무조건 피해 가는 거 아니었어?"

잠시 생각하던 노조미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에리를 보며 그저 어깨를 한 번 으쓱 한 다음 부실의 창문을 전부 닫았다. 그 다음 문이 제대로 잠긴 걸 확실히 확인한 그녀들은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려 발길을 옮겼다.

벌써 말라 비틀어진 낙엽 다발의 높이와 그 위로 밟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몸을 감싼 외투가 점점 두꺼워지는 시기였다. 그렇기에 건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자신의 학교 자켓을 뚫고 지나가는 칼바람에 노조미는 더욱 두꺼운 외투를 챙기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조금 떨고 있는 그녀를 곁눈질로 본 에리는 대뜸 자신의 코트를 벗어 노조미에게 건넸다.

"괜찮데이, 내가 잘못 한 것 때문에 에리치를 고생시킬 수는 없제."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노조미는 정중히 거절했으나, 이내 코트는 강제적으로 노조미의 어깨에 둘러졌다. 노조미는 뭔가 반박하려 입을 열었지만 자신은 러시아 혈통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에리의 반응이 돌아올 뿐이었다.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불평하지 말고 감기 걸리기 전에 그냥 입어. 괜히 걱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냥 옷 벗어주는 게 나으니까,".

그런 에리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노조미는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에리의 바로 이런 모습,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과 차가운 말투에 가려져 많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이런 면모 때문에 벌써 몇 달째 노조미가 답 없는 짝사랑 중인 거겠지. 그 순간 노조미의 얼굴이 화끈거린 건 꼭 그녀가 입고 있는 옷 때문만은 아니었다.

"...래이,"

갑작스레 발걸음을 멈춘 노조미가 고개를 숙이고 웅얼거린 말은 에리에게 잘 들리지 않았다.

"응?"

에리 또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돌아보 노조미에게 물었다.

"절대 꽝을 뽑지 않는 게 아니래이."
"...에... 제비뽑기 얘기 하는 거야?"

에리는 살짝 어색하게 웃으며 되물었지만, 노조미의 표정은 무엇보다 진지했다. 살을 에는듯한, 자신의 얼굴을 베듯이 스처 지나가는 바람, 하늘을 너무 빨갛게, 그리고 아름답게 수놓은 노을, 구름 끝에 간신히 걸려 있는듯한 거의 가득 찬 달 - 이 모든 사소한 것들이 그녀가 평소의 자제력을 잃은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넘쳐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절대 꽝을 뽑지 않는 게 아니라 항상 내한테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하는 거구마."

에리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무게를 실어 내디디며 말을 꺼냈다. 에리 바로 앞까지 와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고 올려다보았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노조미의 얼굴이 에리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니께 이번에도 내는 럭키걸이 맞데이? 꽝을 뽑은 덕분에 에리치와 함께 돌아가고..."

에리의 얼굴에서 30㎝도 안 떨어진 곳에서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에리의 귀에 정확하게 박힌다.

"그 덕분에 에리치의 자상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노조미가 자신을 둘러싼 에리의 코트를 내려다보며 말하던 순간 마치 거리 전체에 울리듯 크게 들리는 심장 박동 소리가 둘 중 누구의 것인지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었다.

"그 덕분에 드디어 에리치한테 키스할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에리에게 속삭인 후 노조미의 입술이 마치 딱 맞춰서 만들어진듯한 에리의 입술 위를 완벽하게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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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리 조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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