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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분량 조절 실패로 나눠서 올리는 이세계물

legaldru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02 20:07:23
조회 166 추천 12 댓글 0
														

진도는 졸라 안 나가면서 분량은 쓸데없이 길어짐


이전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19599


=========


 사건이 있던 날 아침,


 중간고사도 끝났고, 전학생도 왔고, 성적 결과로 상담(?) 비슷한 것도 했고..... 아무튼 시간이 흘러 체육대회 날이 되었다.


 "여긴 체육대회 봄에 하는구나."


 "나도 중학교 땐 체육대회 가을에 했어."


 '이전 세계에서 얘기지만.'


 운동장의 우리 반 자리로 이동하며 전학생에게 대답했다.


 전생할 때 1살부터 시작하는 건 너무 지루할 것 같아 고등학생부터 시작하게 해달라고 여신에게 부탁했었다. 여신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해서 고등학교 1학년 '천수하'를 만들었고, 그래서 이 세계에서의 학교 체육 대회는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뭐 이전 세계에서랑 별다를 건 없겠지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일찍 마치니까 끝나고 우리 집 가서 할래?"


 "너무 지쳐서 못하는 거 아냐?"


 "에이, 난 단체 경기 말고는 하는 것도 없잖아."


 '아, 내가 순진했구나.'


 오늘도 어김없이 내 앞에 앉은 애들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대화가 들렸다.


 "우승하면 선생님이 아이스크림 쏠게."


 "네에!"


 "쌤, 사랑해요!"


 빠득.


 '빠득?'


 "난 경기 준비하러 갈 테니 열심히 하렴."


 담임쌤이 운동장 쪽으로 가시고 나서야 파열음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어? 깃발 부러졌네."


 "너무 오래된 거라서 그런가봐. 체육 창고에 여분 봉 가지러 갔다 올게."


 부러진 2반 깃발 봉을 들고 체육 창고로 가는 반장의 뒷모습을 보며 역시 그날 탈의실에서 안 들켜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쌤 몸살 걸린다에 만 원 건다."


 "난 안 걸 거야."


 어느새 옆에 앉은 김주현의 변태 같은 말을 단칼에 자르긴 했지만 진짜 그럴 것 같아서 무서웠다.


 어쨌든 체육대회는 시작되었고, 모든 경기는 3학년부터 1학년 순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1학년 차례가 올 때까지 선배들이 하는 걸 구경했다.


 "수하 넌 단체 경기 말고 나가는 경기 있어?"


 "아, 넌 출전 명단 정하고 나서 전학 와서 모르겠구나. 난 이어달리기."


 "오, 빠른가 보네."


 "니가 이어달리기 대타로 뛸래?"


 "응?"


 "농담이야."


 전학생의 당황하는 표정을 보니 재밌었다. 이어달리기 같은 협력이 필요한 게임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대타를 맡길 생각은 없었다.


 열심히 응원하다보니 어느새 줄다리기, 단체 줄넘기, 단거리 달리기까지 체육 대회 1부가 끝나고, 점심 시간이 되었다.

 

 "수하야."


 "응?"


 "미안한데 동복 체육복 좀 빌려줄 수 있어?"


 "동복? 아."


 '단거리 달리기 중 넘어졌었지.'


 2, 3학년이 배식받는 동안 교실에서 기다리던 중 옷이 흙투성이가 된 전학생이 나한테 물었다.


 "전학 오고 체육복 동복은 아직 안 받았구나, 자."


 "고마워."


 '아, 설마.'


 체육복을 꺼내고 사물함을 닫는데 느낌이 쎄해서 옷을 갈아입는 전학생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민소매만 걸친 몸을 봐버렸다.


 '가슴 크..... 아니, 이게 아닌데.....'


 혹시 체육복을 받아서 냄새를 맡거나 이상한 짓을 할까 봐 의심한 내가 부끄러워서 다시 고개를 돌리고 사물함을 잠갔다.


 "주말에 빨고 월요일에 돌려줄게."


 "저번 주에 빨고 한 번도 안 입었으니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얼굴이 엄청 빨간데 괜찮아? 많이 더워?"


 "아, 그냥 좀 더워서. 밥 먹으러 가자."


 이상한 상상한 내가 쪽팔려서 얼굴이 화끈거린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밥을 먹으며 같이 앉은 김주현과 반장이 신나게 '현재 2등인 1반이 남은 모든 경기에서 1등 하는 것만은 막아야 안전하다', '이어달리기가 제일 점수가 높으니 그건 1등 해야 한다' 등의 얘기를 하는 걸 흥미롭게 쳐다봤다.


 '이럴 땐 평범한 고등학생 같은데 말이지.'


 이전 세계에서 대학생이었어서 그런지, 이 세계가 아직도 현실감이 없어서 그런지 얘네가 풋풋한 행동이나 대화를 하는 걸 볼 때마다 뭔가..... 재밌다고 해야하나 흐뭇하다고 해야하나...... 지금은 나도 고등학생인데도 자꾸 관찰하듯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 넌 오늘 끝나고 쌤이랑 할 거야?"


 "큽!"


 흐뭇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하하, 니네 뭐해?"


 "어떻게 강수랑 천수 둘 다 동시에 사레들리냐, 하하."


 "쿨럭, 그냥 잘못 삼킬 수도 있지."


 '이게 다 니네 때문이잖아.'


 (나 혼자) 혼돈이었던 점심시간도 끝나고, 2부가 시작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진짜 혼돈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윽!"


 마지막 두 경기인 교직원 이어달리기와 학생 이어달리기를 하기 위해 쌤들과 준비위원들이 준비하던 중이었다. 나와 반장을 포함한 몇몇 애들은 운동장 쪽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반장이 내 옆에 다가와서 어깨를 짚더니 숨을 거칠게 내쉬기 시작했다.


 "왜 그래?"


 "하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게 더위라도 먹었는지 걱정되었지만 반장은 의외의 말을 했다.


 "천수, 진정제 있어?"


 "어? 있긴 한데 갑자기?"


 "빨리!"


 "으윽!"


 "나도 진정제 좀."


 주머니에서 진정제를 꺼내 반장한테 건내는데 같이 대기하고 있던 1학년 다른 반 몇몇 아이들도 같은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어? 뭐야....."


 "하아, 설마 했더니....."


 "설마라니?"


 "누가 급식에 미약을 탄 것 같아."


 "뭐?"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인상을 쓰며 진정제를 씹는 반장을 보니 농담하는 것 같진 않았다. 슬금슬금 피하려고 하는데 반장이 붙잡았다.


 "진정제 씹고 있는데다가 공 전용 미약인 것 같으니까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가진 진정제 더 있으면 좀 빌려줘."


 "공 전용?"


 '아, 나는 이 세계 사람들한테 공수 가늠이 안 되니까 공 전용 미약을 먹어도 덮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는구나.'


 "자."


 "뭐야, 왜 이렇게 많이 갖고 다녀?"


 "그냥?"


 '니가 또 개수작 부릴까봐 많이 가지고 다녔다, 이것아.....'


 "아무튼 난 응원석 쪽에 가서 우리 반 애들과 다른 반 반장들한테 나눠주고 올 테니까 기다려."


 "같이 가자."


 "응?"


 "응원석 말고 다른 데 흩어져있는 애들도 있을 거 아냐. 같이 찾는 게 낫겠지. 게다가 너도 이제야 진정제 씹기 시작해서 완전 멀쩡한 건 아니잖아."


 '체육 대회에서 민망하게 19금 난교 장면을 보는 건 사양할래.'


 "하하, 내가 그렇게 걱정 됐어?"


 "웃음이 나오냐."


 응원석 쪽으로 달려가며 능글맞게 질문하는 반장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전, 아니, 강수민 어딨는지 알아?"


 "하아..... 아니, 못봤는데."


 그렇게 진정제를 나눠주면서 다니는데 전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지? 설마 어디서 덮쳐지고 있나.....'


 솔직히 그때 반장한테 미약을 맞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당해봐서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데다가 이 세계 사람들에 비하면 순진해 보이는 전학생의 성격 때문에 불안했다.


 "허억, 허억."


 '아, 진짜 어딨는 거야.'


 뛰어다녀서인지 걱정 때문인지 심장이 빠르게 뛰며 숨이 차는 게 불쾌했다.


 - 야! 너도 얼른 나가야지!


 - 예림이가 안 보여! 조금만 찾아볼게!


 - 미친!


 불쾌한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찾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감에 또 마음이 약해졌다.


 전학생은 그냥 같은 반 친구일 뿐이다. 전생에서 있었던 일과 연관지으며 우울해하는 한심한 짓이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하, 진짜.'


 이렇게나 고생하게 만드는 것에 짜증을 내는 것으로 우울함을 억눌렀다. 1학년 응원석에서 못 찾았는데 그렇다고 교내를 다 뒤질 시간은 없고...... 어떡할지 고민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중 학교와 운동장 사이 조례대 밑의 체육 창고 문이 눈에 띄었다.


 '저기만 확인하고 없으면 그냥 가자.'


 두근거리며 체육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는 전학생이 보였다.


 "강수민?"


 "억! 수하 언..... 엑?"


 "......자고 있었어?"


 "아니, 그냥 누워 있었어."


 "몸이 이상하게 뜨겁다거나 그런 증상은 없지?"


 "없는데. 왜?"


 "하하....."


 태평하게 되묻는 전학생을 보자 긴장이 풀려서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빨리 돌아가자."


 "어?"


 "아, 그냥 잡아주려고....."


 이전에 깨고 나서 자리에서 잘 못 일어나던 친구한테 하던 습관대로 무심코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전학생은 갑자기 손을 잡아서 당황한 듯했지만 손을 빼진 않았다.


 "윽."


 "앗."


 거의 다 일으켜 세웠을 즈음 갑자기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에 놀라서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전학생의 양손을 매트리스 위에 누른 채로 마치 덮치려는 듯한 민망한 자세가 되었지만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언..... 수하야?"


 "하아..... 강수민."


 내 체육복을 입고 땀에 젖은 채로 매트리스 위에 누워있는 전학생의 모습에 흥분됐다.


 '아니, 흥분하지 마!'


 이성을 되찾으려고 해도 내 손은 이미 전학생의 양 손목을 잡고 바닥에 찍어 누르고 있었다. '이대로 해?'라는 생각과 '뭘 이대로 해야, 손 안 놓냐?'라는 생각이 충돌하는 와중에 뒤에서 창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주현?"


 고개만 돌려서 보니 김주현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아, 다행이다. 학교 전체가 지금 난리 났는데 너라도 멀쩡해서.....


 "어, 방해해서 미안."


 '엥?'


 그렇게 말한 주현이는 창고 문을 닫고 나갔다. 심지어 철컥하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밖에서 잠근 것 같았다. 왜?


 '이 새끼, 설마 문밖에서 소리 들으며 관음하려고?'


=====


요샌 계주라는 말 잘 안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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