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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트에 놀러간 포피파 친구들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08 01:03:09
조회 1283 추천 28 댓글 15
														

자동문이 열리자, 대형 마트 특유의 경쾌한 음악이 들려왔다. 곧 명절 연휴가 다가와서인지 마트 안은 평일 오후인데도 손님으로 가득 찼다. 입구 앞의 인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이러다 누구 하나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 도착~! 아리사, 나 카트 가져올게!! "


" 잠깐만, 너 100원 동전은 있고!? 사아야! 쟤 길 안 헤메게 같이 따라가 줘! "


" 카, 카스미~!! 같이 가~!! "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쇼핑 카트를 가지러 벌써 저만치 달려간 카스미 녀석... 어쩔 수 없이 남은 우리 세 명은 간신히 인파를 뚫고 마트 입구에 들어섰다. 벌써부터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리미가 바닥에 주저 앉으며 푸념했다.


" 후아... 이제 숨 좀 쉬겠어. "


" 사람이 진짜 많다, 아리사. "


두 눈을 빛내면서 여기 저기 눈길을 주는 오타에가 내심 못 미더워서, 한 마디 해 주기로 했다. 특히 얘는 괜히 미아라도 되거나 어디 가서 사고치면 큰일이니까!


" 아, 그러게~! 곧 명절이라 그런가 봐. 그러니까 어디 딴 데로 샐 생각하지 말고 다섯 명이서 딱 붙어 다니자고. 특히 카스미랑 오타에 너는 말이야... "


" 어, 카스미다. 여기야~! 사아야, 카스미~! "


" 아, 그래도 카트는 잘 가지고 왔나보... "


그렇게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짐칸에 카스미가 탄 쇼핑 카트를 밀고 등장한 사아야.


" ...너 유치원생이니? "


" 것 봐, 카스미. 아리사가 화 낼 거라고 했잖아. "


" 사, 사아야가 괜찮댔어. 하나도 안 무겁대. 그치, 사아야? "


" 아하하... 나는 괜찮은데. "


" 자, 들었지 아리사? 그럼 토야마 & 야마부키 봅슬레이, 출발~! "


" 후후, 출발~! 아리사, 어디부터 가면 돼? "


사아야가 응석을 받아 주는 상황에서는 어차피 말려 봤자 떼를 쓸 게 뻔한 카스미다. 지끈거리기 시작한 이마를 한 손으로 짚고, 메모장에 기록해 둔 쇼핑 리스트를 확인했다.


" 으휴... 너희 둘 다 넘어져서 다쳐도 나는 모른다고. 우선 식료품점은 맨 마지막에 들르는 걸로 하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2층 생활용품 매장으로 가자. "


" 재밌어 보이는데... 리미, 우리도 카트 가져 올래? 내가 밀어줄게. 사아야보다 훨씬 빠르게 밀 수 있는데. "


" 오타에 얌마!! 시덥지도 않은 장난 칠거면 집으로 보낸다!? 살 거 많으니까 따라오기나 햇!! "


*


우여곡절 끝에 탄 에스컬레이터에서, 우리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게 되었다...


" 저기, 아리사 쨩... 왠지 사람들이 우리만 쳐다보는 것 같지 않아? "


" 다 큰 고등학생이 쇼핑 카트에 타고 있는데, 리미 너 같으면 안 쳐다 보겠냐고.... "


타겠다고 신났을 땐 언제고, 얼굴이 빨갛게 익은 카스미 녀석은 카트 안에서 그저 하염없이 땅만 바라보고 있다.


" 아 엄마!! 저기 저 누나도 다 컸는데 카트 타잖아!! 나도 카트 태워줘어~~!! 다리 아프단 말이야~~!! "


" 쉿...!! 저런 거 쳐다보는 거 아니야! "


" 우으... 저기, 사-야..? 우리, 얼른 빨리 카트 밀어서 먼저 가버리자...! "


" 아하하... 에스컬레이터에서 위험하게 카트를 어떻게 밀겠어. 거기다가 너도 타고 있어서... "


" 그, 그럼 그냥 나 내릴래! 아리사, 나 내리게 손 좀 잡아줘, 응...? "


" 하아!? 나한테 타겠다고 떼 쓸 땐 언제고 이제 와서! "


" 이렇게 관심이 쏠릴 줄은 몰랐지!! 내릴 테니까 아리사, 꼭 잡아줘야 해!? "


결국 다시 내리겠다는 카스미를 거의 내가 안다시피 해서, 무사히 바닥에 내려놓는 데 성공했다. 내려주자 마자 나한테 안겨들려는 카스미를 밀어내야 했던 건 덤이고...


" 아리사아~ 고마워~! 후후... 역시 아리사밖에 없어! "


" 무, 뭐 뭣... 그냥 잡아준 것 뿐이잖냐. 카스미 너, 사람들 많은 데서 들러붙지 말라고~~! "


*


" 자, 우선 학생회 문에 쓸 스토퍼랑, 유리세정제, 금붕어 먹이, 클리어파일, 습기제거제, 뭐 기타 등등... "


" 금붕어 먹이는 내가 가져 올게. "


" 오타에, 애완동물 용품 코너 어딨는지 아는 거 맞아? "


" 여긴 토끼 먹이 사러 많이 와 봤어. "


" 아, 그렇겠구만... 그럼 금붕어 먹이는 오타에가 가져오는 걸로 하고, 사아야랑 나랑 이쪽 생활용품 코너에서 살 거 고르고 있을 테니깐... "


" 아리사, 나는?? "


키라도키 눈을 빛내면서, 자기한테도 뭔가 역할을 달라고 하는 듯한 카스미. 물론 카스미한테는 기타 앤 보컬 말고는 어떠한 역할도 맡기고 싶지 않다.


" 자, 카스미 너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을 맡기겠어. 포피파의 리더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


" 중요...!? 아리사, 나 자신있어! "'


" 리미랑 같이, 저~어기 장난감 코너에서 파는 물건들을 구경하고 올 것. "


" 에... 그건 그냥 사고치지 말고 장난감이나 보고 있으라는 뜻 아닌가. "


" 오타에, 입 다물어! 이건 그... 뭐냐, 시장 조사라고 하는 거라고. 자, 카스미! 리미 손 꼭 잡고 갔다 와! "


" 그, 그래! 아리사 쨩, 카스미 쨩은 내가 보고 있을 테니까 둘이 얼른 다녀와. "


문제아들에게 고삐를 매어 놓고, 사아야랑 단 둘이서 리스트대로 물건을 카트에 담기 시작했다. 확실히 혼자서 장을 본 경험도 많은 사아야가 옆에 있으니까 물건을 찾는 속도도 훨씬 빨랐다.


" 사아야 너는 스토퍼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아는 거야... 그정도면 여기서 알바해도 되겠구만. "


" 너무 자주 오다 보니까 저절로 기억 나. 어라, 아리사 저기 봐. 여기 가구 코너가 새로 생겼네? "


사아야가 가리킨 곳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가구들이 주르륵 진열되어 있었다. 나야 마트에 자주 오는 것도 아니니까, 저 가구점이 새로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 아리사, 시간도 남는데 저기 구경할래? "


" 뭐... 예상보다 빨리 찾기는 했으니까, 그래. "


고등학생 두 명이서 가구점이라니, 뭔가 안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별 일이야 있겠어. 사아야는 워낙 가사를 도울 일도 많으니까, 가구에도 관심이 많은가 보다. 사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 추가.


둘이서 가구점에 들어오자, 저만치서 깔끔한 여성 정장을 차려입은 언니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 아, 손님들! 어서 오세요! 찾으시는 거 있으신가요? "


" 아, 그냥 둘러 보려고요. "


" 네, 편하게 둘러 보세요! 요즘 젊은 분들 중에 동거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제품 위주로 소개시켜 드릴까요? "


" 쵸맛, 도도도도, 동거요!? 누구랑요!? "


" 저, 저흰 그냥 학교 친구에요...! "


" 어머, 그러셨구나... 죄송합니다. 멀리서 볼 때 두 분이 너무 사이 좋게 장을 보시길래... "


" 저기, 그런 제품 보여주세요. "


사아야가 흥미를 보이자, 점원 언니도 금방 접객 모드로 돌입해서 우리의 손을 잡아 끌었다.


" 여기 보시면, 침대도 요즘은 이 정도 사이즈에 모던한 디자인으로 나와서, 젊은 분들이 가장 많이 찾으시는 제품이구요! 만져보시거나, 직접 누워 보셔도 돼요! "


" 아리사, 이 침대 예쁘다, 그치? 딱 두 명 누울 자리인가 봐. "


" 뭐.... 나쁘진 않네. "


" 같이 누워 볼래? "


" 뭣!? "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아야가 먼저 침대에 올라 앉았다.


" 오오... 여기 엄청 푹신해! 아리사, 얼른! "


" 매트릭스도 저희 브랜드 제품이니까요. "


" 으으....... "


답지 않게 나를 보채는 사아야에게 못 이겨서, 한 침대에 같이 눕게 되었다. 베개도, 시트도 확실히 푹신했지만... 사아야랑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보고 있으면 잠은 못 자겠네. 사아야도 내심 부끄러웠는지, 몸을 일으켜서 괜히 딴 소리를 시작한다.


" 이, 이거 기분 엄청 좋네~! 아리사, 우리도 창고에 침대 하나 살까? "


" 넌 우리 집 창고를 무슨 아지트로 만들 셈이냐고... "


" 점원 언니, 이 침대는 가격이 얼마에요? "


그리고 점원이 제시한 가격표를 본 우리들은...


*


" 음, 침대는 나중에 우리 다 어른이 되면 사는 걸로 하자. "


" 꼭 사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슬슬 애들 챙겨서 집에 가자. "


그런데, 카스미를 보고 있어야 할 리미를 뜻밖에도 근처 전자제품 코너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진열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혼자서 무언가 열중하는 듯 보이는 리미.


" 엥, 리미? 카스미는? "


" 앗, 아리사 쨩, 사아야 쨩. 어라...!? 카스미, 분명 내 옆에 있었는데... "


" 믿었던 리미마저... "


" 얘들아, 그건 그렇고 이거 봐봐! 이번에 드디어 공개된 포피폰 13!! 홍채 인식 보안 장치에, 완전 방수 기능에, 여기 카메라 화질 좀 봐! 초코코로네 가루까지 보이겠어. 세상에, 내장 메모리가 이게 다 몇백 기가람? 우리 정말 21세기에 살고 있나봐! "


포피폰 광고라도 찍는 것처럼 포피폰의 스펙을 줄줄이 읊는 리미. 얼마나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건지, 자세히 보니 리미 곁에는 포피폰 말고도 여러 종류의 핸드폰이 늘어져 있었다. 


" 포피폰만의 이 시냇물 흐르듯 유려한 베젤 디자인이, 정말 참을 수 없다니까...... 하아...... "


핸드폰을 쓰다듬으며 위험한 소리를 내는 리미. 왠지 방해하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다른 애들을 먼저 찾아 오기로 했다.


" 아휴... 사아야, 너는 오타에 데려 와. 나는 카스미 찾아 올게. 전자제품 코너에서 다시 만나자. "


*


카스미는 장난감 코너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 아, 아리사! 물건은 다 샀어? "


" 응, 이제 가자. "


" 아리사, 있잖아...... "


카스미가 느닷없이 다리를 배배 꼬며 내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 아리사, 후후... 내가 아리사 좋아하는 거 알지? "


" 하아!? 무, 무슨 소리래, 뜬금없이! "


" 에이, 튕기기는... 아리사는 나 싫어해? "


카스미가 내 어깨를 부드럽게 안고 나한테 기대어 오자, 부드러운 카스미의 살결이 내 몸에 닿는다. 이렇게 꾹꾹 기대어 오는 카스미의 스킨십에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내 얼굴은 언제나 그랬듯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만다.


" 네, 네가 싫을 리가 있겠냐고... 무슨 그런 소릴 해. "


" 우리, 그럼 서로 좋아하는 거네? 서로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이니까, 아리사한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싶어서... "


" 하, 하아....!? 저, 정말 네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네! 무슨 부탁이길래 그러는데....? "


" 저어~기 이번에 새로 나온 보드게임, 하나 사 가지 않을래? "


그 순간, 끊어질 듯 말 듯 했던 내 이성의 끈도 다시 팽팽히 당겨지게 되었다.


" 토야마 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고 갑시다. "


" 아리사!? 창고에서 다 같이 하면 재밌을 거라구!? "


" 아, 학생회 비품 사러 모인 거잖냐!! 우리 돈도 아니라고! "


" 그럼 사요 선배랑 린코 선배랑 나랑 넷이서 하면 되잖아! "


" 하겠냐!!! "


" 아리사, 사자~!! 그런 말 하지 말고 사자~!! "


미인계가 먹히지 않자, 바닥에 주저 앉아서 떼를 쓰는 카스미. 이럴 때는 그냥 버려두고 가는 게 상책이다.

 
" 카스미 너는 마트에서 살아. 엄마는 갈 거야. "


" 아리사!? 두고 가지 마, 아리사아~!! "


*


결국, 보드 게임 하나를 안고 돌아 온 카스미. 저건 내 사비로 충당하는 걸로 하자...


" 어, 사-야다. "


" 오타에, 손에 그건 뭐냐...? "


" 금붕어. 사아야가 사줬어. 이름은 아리사. "


" 이름 바꿔!! "


어쨌든 비품은 모두 구매했고, 이제 계산하고 밖으로 나가는 일만 남았다. 처음에 카스미가 탔을 때랑은 비교할 수 없게 무거워진 쇼핑 카트를 끌고서,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 계산대로 내려오게 되었다.


" 어라, 달콤한 냄새가... 사아야, 빵집인가봐! "


" 타에 쨩, 보통 대형 마트는 1층에 베이커리가 있으니까. 초코코로네도 팔았으면 좋겠다~ "


" 맛있겠다... 사-야, 저기 들러서 빵 사지 않을래??


" 절~대 안 돼!!! "


여느 때처럼 먼저 달려나가려는 카스미를 붙잡은 것은 사아야의 단호한 한 마디.


" 사, 사-야..? "


" 베이커리까지 하려는 건 대형마트의 횡포야, 횡포!! "


" 그치만 사-야, 가끔 들러서 먹는 것 정도는, "


" 우리는 상점가 테마곡도 만든 상점가 대표 밴드잖아, 카스미! 소상공인들의 수호신이라구! 자, 뭣하면 내일 연습 때 야마부키 베이커리에서 빵 많이 가져 올 테니까! "


" 엑, 사아야 네가 다 같이 마트 놀러 가자고 했잖냐. 그럼 그냥 처음부터 마트 가지 말고 동네 슈퍼에서 샀어도... "


" 아리사, 토 달지 말고 따라오는 거야! 베이커리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말고! "


*


다음 날, 학생회.


" 이치가야 씨, 비품은 모두 확인했습니다. "


" 아, 네. "


" 그런데, 여기 영수증에 금붕어랑 보드 게임은 뭔가요...? "


" 그건 저희들 사비로 메꿨어요...... "


저만치 놓인 테이블에서는, 카스미와 린코 선배가 내 돈으로 내가 산 보드게임에 열중이다.


" 토야마 씨... 황금열쇠로 서울로 직행해서, 저에게 통행료 200만원이에요... "


" 그런!? 린코 선배, 조금만 깎아 주시면 안 되나요? "


" 후후... 토야마 씨... 그런 건 없어요... "


" 에엑~!? "


*

의외로 친구들끼리 마트에 놀러 가면 재밌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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