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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의사는 달나라를 꿈꾼다-1앱에서 작성

삼일월야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08 01:37:35
조회 247 추천 13 댓글 1
														

대낮에 창녀들을 보는 건 무척이나 괴롭다. 가게 앞에 나와 담배를 한 대 태우다보면 건너편 업소에서 그녀들이 한 둘 나오는데 과연 내가 어제 8000매거진에 사서 논 건 다른 사람들인가싶다. 피곤에 절은 눈동자에 이리저리 깨진 손톱, 분명 내가 산 건 붉은 머리칼에 타오르는 불과 같이 서로를 뜨겁게 해주던 사람이었을텐데.

"이 처자는 아침부터 뭘 그렇게 있어. 장사는 어쩌고?"

껄껄 웃으며 말한다. 누군지 돌아보니 술집 주인 잼이었다. 

"정비사들이 손님들 다 빼가는데 뭐 할 게 있나요. 개같은 놈들."

 퉤, 하고 입에 쌓인 가래를 내뱉는다. 정비사, 이 개같은 새끼들때문에 나는 퇴물로 전락했다. 모두가 기계팔을 갈아끼우고 인공 심장을 쳐박는데 내과의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기름칠하는 사람이나 찾지.

"자네는 의사딱지 떼야하는 거 아냐? 솔직히 몸 고쳐주는 게 의사지 누가 의사야?"

 남의 속은 생각도 안 하고 웃는 그 얼굴에도 침을 뱉어주고 싶었지만 하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맞는 말 같으니까. 니미 씨발…

"그건 그렇고, 뭐시기냐 '감기약'은 좀 있는가. 다 떨어졌는데.."

"예, 좀 있죠. 어디보자…"

마침 주머니에 한 봉지 있다. 운도 좋지. 한 3000쯤 받으면 되려나. 하지만,

"5000 주세요."

"뭐야? 전엔 똑같은 한 봉지에 3000받았었잖아. 왜이리 비싸졌어?"

"아까 저 놀렸잖아요. 삐졌는데."

"아이고 의사양반, 뭐 그런걸로 삐져. 아 미안해, 잘못했다고. 응?"

"4000."

"거 거 참."

뭐라 더 하려했지만 꾹 참는 모습이 보인다. 어지간히도 급했나보다.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것은 꾸깃꾸깃 구겨진 지폐 4장.

"예이, 4000. 감사함다. 여기."

잼은 어딘지 손해본 같은 표정을 하고있다. 마티니 4잔에 하와이안 블루 6잔만 팔아도 얻는 돈 아닌가. 편하게 버는 주제에 참.

"기분 풀어요. 담엔 싸게 해줄게."

한 숨을 한 번 푹 쉬더니 잼은 가게로 돌아간다. 그깟 1000매거진이 뭐라고 저러는지.

"거기 퇴물!”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마담의 목소리.

“오늘부터 동성은 특별서비스로 전환되서 1000매거진 더 받으니까, 그리 알고 있어!"

 씨발...지랄맞은 인생. 타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라이터를 켜지만 가스가 다 된 모양인지 불은 붙지도 않는다. 개같은 인생. 나는 언제까지 지상에서 퇴물로 살아야하는걸까, 언제까지 약을 팔아 살아야하는걸까. 우주로 간다면 분명 이런 생활은 끝일까? 상완부를 전부 고철로 덮어버린 인종이란 없는 달이야말로 나의 세상일 지 모른다. 

“갈 수가 있나, 약 들여오는 데만 80퍼센트 떼이는데.”

 하늘을 올려다보아도 우주는 볼 수 없다. 밤이 되어도, 야경에 잡아먹혀버리고 마니까. 별을 손에 쥘 수는 없다. 내가 손에 쥘 수 있는 건 아무도 오지 않는 진찰실. 건너편 아가씨들이 안으로 들어간다. 그에 뒤따르듯, 나도 병원으로 들어갔다.

 태양이 하늘의 중심에 솟아올랐지만 병원에 오는 손님은 없다. 창문 너머에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나는 약을 얼마나 들여올지 계산하고 있다. 너무 많아도 안된다, 너무 적어도 안된다. 사람들에게 적당히 넘기면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양.

‘꼴에 의사라고 덜 가져가는건가, 어차피 마약 파는 건 다를 것 없을텐데 말야.’

 그건 그저 브로커의 말일 뿐이다. 끄나풀의 혼잣말이다.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이제와서 주워담을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그저 말이다. 로켓 펀치가 없던 시절의 문자. 그래도 나는 종소리를 들으면 약을 감춘다. 자그마한 희망을 품고.

“어서오세요...아.”

  탁한 병원의 조명 속에서도 그녀의 머리카락은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 색이란 분명 바다,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지구의 푸른색이었다. 그 푸르름에 매료되어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말을 이었다.

"예예, 어디가 아파서 오셨죠?"

 탁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녀의 동공은 또렷하게, 어떤 미혹도 없이 대상을 응시하고 있었다. 목에는 주사 흔적도 없었다. 매끄러운 피부는 개조체 특유의 광택이 없었다. 약을 하지않고 또 개조도 하지 않은 나의 손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 그런 기대를 품으며 바라보던 차에 그녀가 내민 것은, 막대한 현금.

"이...이게 무슨."

"의뢰가 있어요."

이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우리 아버지를 죽여줘요."

_____________

나중에 세상은 모럴해저드가 있지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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