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짐 덩어리.. 아니 이복 여동생이 있었다.

이복 여동생의 모든 게 마음에 안 들지만 지 어미를 닮은 건지 얼굴만큼은 깨끗한 걸 인정 안할 수는 없었다.

윤기 넘치는 금발에...뭐, 내가 이 애의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해서 뭐 하겠는가? 

결국은 얼굴만 잘난 병신이란 소리밖에 안 나올 터인데.

눈이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다리도 병신인 채로 태어난 아이, 비비안

그런 불쌍하고 가엾은 계집아이가 내 여동생이고 살아있는 짐 덩어리 그 자체였다.

내가 어딜 간다 하면 움직이지도 못하는 주제에 따라가고 싶다고 발버둥 치고,

밤에는 혼자서도 잠을 못 자서 내 방으로 오는 제 나잇값도 못하는 병신이 따로 없으며,

성격도 소심해서 자신의 의견도 제대로 못 내고 결국은 언니인 나한테 의지하며,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르는 시발놈의 애새끼가 작업을 걸려 할 때도 저항 하나 못하였으며,

메이드인 자가 돌봐준다고 해도 감히 나한테 어리광 부리는 애새끼가 따로 없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밤에 잘 때는 "잘자"라고 말하며...

'똑똑'

"아델라님, 실례지만 오늘도 비비안님이 혼자서는 못 주무시겠다고.."

"그래.. 내가 곧 데리고 가겠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휠체어는 제가 준비할테니.."

"아니, 그 물건은 아직 시험작이 아니더냐.. 내가 직접 안고 가면 될 것을, 위험을 굳이 감수하고 싶지는 않구나"

"하지만.."

"내가 그리 정했는데 내 뜻을 거스르겠다는 것이냐?"

"...아닙니다 주인님."

이 집사 놈도 내가 한말이면 그냥 들을 줄을 알아야지 주변의 메이드랑 똑같구나.

짐 덩어리를 위해 내 시간을 조금만 투자해도 반론을 꺼내려 하다니..

내 이복 여동생이 내가 없어도 제대로 살 때까지, 조금의 도움만 주는 것뿐이거늘.

소설같은거 처음 쓰는데 좀 재밌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