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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노조마키 조아해?

뮻ㅇ(70.68) 2020.10.17 00:18:28
조회 1051 추천 24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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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죠 노조미, 17세. 양 갈래로 내려 묶은 머리와 초록색 눈동자가 매력적인 뮤즈의 맏언니이자 오토노키자카 학원의 부학생회장. 얼굴 좋고, 머리 좋고, 운도 좋지만, 제일 좋은 건 가히 성인군자라 할만한 성격. 쳐진 눈꼬리에서 나오는 듯한 느긋한 분위기와 무식하게 큰 가슴만큼이나 넓은 포용력 덕분에 뮤즈의 멤버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후배와 동급생, 심지어는 선생님들마저 찾아가 힐링을 받곤 한다. 덕분에 매사에 진지하고 엄격한 성격인 에리와는 부활동과 학생회, 양쪽에서 절묘한 균형을 맞추는 유능한 인격자... 는 개뿔.


"마키 쨩, 내랑 약속까지 취소했던 거 보면 지난 주말에는 엄청 바빴던 모양이제?"


점심시간, 따로 불러내길래 잔뜩 기대하며 따라나섰더니 도시락 이벤트는커녕 등을 돌린 채로 물어오는 노조미의 질문에 순간 마키는 직감했다. 이건 잘못 걸렸다.


"어? 어, 그랬지. 숙제도 많았고 요 며칠 연습 때문에 밀린 공부 진도도 빼느라..."

"흐응..."


상황 파악을 위해 말을 늘여가며 대답하던 마키는 노조미가 몸을 돌려 얼굴을 보이자 비자발적으로 말끝을 흐려야만 했다. 이를 보이며 웃는 노조미의 입과 상반되는, 차갑게 식은 그녀의 두 눈을 마주 본 순간 마키의 두 입술은 서로 붙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딱히 찔리는 구석이 있냐면 그건 아니었다. 바빴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으니. 다만 화가 난 노조미와의 논쟁은 마키로써는 얻어갈 것이 없는 일임을 지난 한 달간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뿐이다.


"그러니까 내랑 볼 시간은 없으면서 린 쨩이랑 하나요 쨩이랑은 만나서 카페도 가고 사진도 찍을 여유가 있었다?"


마키의 눈앞으로 들이 밀어진 노조미의 핸드폰 화면에는 하나요의 SNS에 올려진 사진 한 장이 담겨있었다. 하나요, 저런 사진은 언제 찍었데? 하지만 마키로써는 하나요를 탓할 시간조차 아까운 입장이었다. 전후 사정을 파악한 마키의 두뇌는 벌써 그럴싸한 변명을 짜내는 중이었다.


"린이랑 하나요가 할 얘기가 있대서 잠깐 머리 식힐 겸 커피만 한 잔 먹은 거야. 집 앞까지 왔다는데 안 나가기도 그렇잖아."


최대한 아무 일도 아니라는 투로 말을 마쳤으나 목소리의 미세한 흔들림을 노조미는 놓치지 않았다.


"암만 그래도 내한테 언질 정도는 해줄 수 있었던 거 아이가? 남의 SNS로 알게 되는 내 심정은 생각도 안 한 기가?"


투정과 잔소리 사이의 모놀로그는 그 이후로도 한참을 이어졌다. 분명히 남들 앞에서는 인자하고 여유 넘치는 선배의 모습이면서 자신과 단둘이 있을 때면 돌변하는 노조미의 모습이 마키는 아직도 적응이 미처 다 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노조미가 마키에게도 마치 모든 것을 달관한 현자와도 같은 태도로 대하던 시기도 분명히 있었다. 학기 초에 곡을 써달라는 호노카의 부탁에 고민에 빠져있을 때라던가, 첫 합숙 당시 나머지 멤버들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마키에게 조언을 해 줄 때라던가. 언제부턴가 마키 앞에서만 그 특유의 여유를 잃기 시작한 노조미는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했을 때는 이렇듯 집착과 질투로 똘똘 뭉친 소심한 여자친구가 돼 있었다.


"마키 쨩은 전부터 그랬데이. 공부가 제일 우선에, 뮤즈의 모두가 그 다음. 내는 그 리스트 제일 바닥에, 집에서 기르는 토마토보다 밑에 있을 게 분명하구마. 당장 내 생일에만 해도..."


마키와 노조미가 교제를 시작한 지는 이제 한 달 남짓이 지났건만 그사이에 어찌나 그렇게 서운한 게 많은지 노조미의 불만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갔다.  이젠 점심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탓에 배가 고파서였을까, 노조미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하이톤이어서였을까. 그 출처를 특정지을 수 없는 미세한 짜증 탓에 마키는 마음의 소리를 억누르지 못했다.


"별일도 아닌 거로 예전 얘기까지 꺼내고 그래. 이런 사소한 것까지 노조미한테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잖아?"


자신이 떠올렸던 것보다 짜증스럽게 튀어나온 마키의 반박과 동시에 말을 멈춘 노조미 때문에 마키는 머릿속으로 스스로를 한 대 쥐어박았다. 아, 이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 잡혀 있겠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도 노조미는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먼 산을 보던 마키가 마침내 노조미와 눈을 마주친 순간 그녀는 여태까지의 감정 소모를 전부 덮어버릴 당황을 마주해야 했다. 금방이라도 하강을 시작할 것처럼 노조미의 눈망울을 반짝이는 눈물이 그 이유였다.


"노, 노조미? 왜 그래?"


조금 전까지 쉴 새 없이 쏘아붙이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앙다문 노조미의 입술은 눈가에 맺힌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막는 역할만으로도 벅차 보였다. 순식간에 급변한 상황에 마키가 자랑하는 뛰어난 성능의 사고회로는 그대로 전원이 꺼진 모양이었다. 애매하게 허공에 머무르는 두 팔이 그녀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잠시 그렇게 어색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 흘렀다. 노조미는 여전히 눈물을 참고 있었고, 마키는 뒤늦게 상황 파악을 마치는 중이었다. 먼저 움직인 것은 노조미 쪽이었다. 정확히는 그녀의 눈물 한 방울. 그리고 노조미는 그 설움을 한 번에 토해내듯 마키의 가슴을 밀쳤다. 그 손길에서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흐르기 시작한 눈물을 감추려는 듯 노조미는 쪼그려 앉은 채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다행히도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린 마키가 그녀를 감싸 안았다.


"내는..."


힘겹게 입을 열었던 노조미는 목이 메었는지 잠시 쉬었다가 훌쩍거림 사이로 말을 이어나갔다.


"내는 마키 쨩, 앞에서만, 솔직해지니까... 마키 쨩도 내한테는, 내한테는 숨기는 게 없었으면 한데이..."


그제서야 마키는 노조미의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기억해낼 수 있었다. 러브 라이브! 최종 예선에서 부를 노래로 러브송을 만들자고 제안했던 그때.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마키가 밤을 지새워가며 써 온 러브송을 노조미에게만 먼저 들려줬던 그 날부터였다. 노조미를 감싸 안은 마키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댄 탓이었다. 아마도 노조미는 그날로 자신을 좋아하게 됐던 모양이라고, 마키는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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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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