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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유키란] 키스해요, 우리.

ㅊㅈ(222.101) 2020.10.19 14:57:34
조회 537 추천 22 댓글 14
														

유키나한테 키스 금지당한 란쟝




“미나토 씨?”


상대는 달뜬 숨을 뱉으며 물기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있는 눈이었다.


“이제 그만.. 그만하자.”


“..네?”


평소보다 벌겋고 살짝 부어있는 조그만 입에서 나온 말을 미나토 씨를 찬찬히 뜯어보며 이해하려 애썼다. 일렁이는 금색 눈동자, 촉촉한 눈가, 상기된 볼, 그 말을 한 입술, 입술.. 입술....


“..미타케 씨.”


“아.”


정신을 차려보니 그를 향해 내 입술을 내밀고있었다. 유키나는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뜨더니 청천벽력 같은 말을 뱉었다.


“이제부터 키스, 금지야.”


“네?”


연인 사이에 키스가 금지라니. 말이 돼?


내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미나토 씨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다.


“너무 하니까 문제지. 봐.”


그는 얼굴을 나에게 들이밀었다. 아, 위험했어. 그렇게 다가오시면 또 하고 싶어지잖아요... 라고 말하면 영원히 금지당하겠지? 시선을 피하며 웅얼거렸다.


“무, 뭘요.”


“입술이 부었다고. 내일 리허설도 있는데...”


“설마.. 제가 키스 많이 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그래.”


불만스럽게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두드리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아, 지금이라도 저 투명한 얼굴을 잡고 말랑거리는 입술을 빨아들이고싶…


“..미타케 란. 듣고 있는 거야?”


아, 화났다. 평소와 다름없는 DD 눈이었지만 진짜로 화났을 땐 좀 더.. 뭐랄까, 힘 준 DD눈? 아무튼. 평소에 화를 안 내는 사람이니까. 이럴 땐 받아줘야겠지.


“그럼요.”


“..처음 할 땐 입술을 다 씹어버리더니...”


“그때는...”


어떻게 하는지 몰랐으니.. 기분 좋을 정도로 부드러운 게 짜증 나서 그랬던 것도 있고. 아니, 아니야. 처음 해봐서 그런 거 아니라고요.


“아무튼.. 금지야.”


“언제까지요?”


입술을 보며 입맛을 쩝, 다시는 걸 봤나보다. 유키나는 이젠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 손을 들어 제 미간을 눌러 폈다.


“…하는 거 봐서.”


“뽀뽀는 해도 돼요?”


“…….”


“알겠어요..”


..라고 말하고부터 2주가량이 지나갔다.


전엔 키스하고 싶을 때 바로 하면 됐는데 못하게 됐으니 이전 기억을 되살리는 지경까지 왔다. 이런 이유로 하고 싶다고 하면, 변태라면서 더 안된다고 하겠지? 아니. 솔직히 이건 미나토 씨가 나쁜 거 아냐? 후.. 모르겠다. 아쉬운 쪽이 숙이는 거지 뭐.


..첫키스가 어땠더라.


여느 때처럼 음악에 대한 얘기를 하고, 벤치에 앉아 서로 손 끝만 엮은 채 석양을 감상하고. 그날따라 유난히 금안이 예뻐 보이고 입술이 탐스러워 보였는데. 나도 그 사람에게 그렇게 보였던 걸까.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배경과 주변의 잡음은 당신에게 집중하기 수월하게 해줬고, 그 자리를 당신과 나의 숨소리와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고동 소리가 대신했다.


입술이 닿기 직전 서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괜히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용기 내 나의 입술을 당신에게 붙이면 정말 부드러워서 섣불리 움직이지도 못했다. 당신의 미세한 떨림이 입을 통해 전해진다. 접하고만 있자니 왠지 부끄러워서 입술을 부비며 벤치 위의 손을 움직여 깍지를 꼈다.


눈을 내리깔고 조금 거칠어진 숨을 내뱉는 당신이 정말 예뻤다. 굳어있는 당신은 내가 입술을 문지르는 대로 어설프게 따라 할 뿐이었다. 마주 잡은 손에 힘을 조금 실으면서 혀를 꺼내 핥았다. 사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달았다. 단 건 싫어하지만 이건 끊임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느릿하게 다시금 핥으면 당신은 입을 살짝 벌리고 호응해준다. 아, 너무 좋아. 키스가 이렇게 기분 좋은 거였다니.


근데.. 이 다음부터 어떻게 하는 거지?


순간 모든 회로가 정지됐다. 분위기 잡고 다가갔던 모든 행동이 갑자기 후회되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보던걸 적당히 따라 하면 되지 않을까? 미나토 씨, 어차피 처음일거아냐? 부드럽게 풀어졌던 입술이 잡생각으로 굳어졌다. 이런 식으로 끝낼 수는 없는데.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키스도 못하는 기타•보컬이라고..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선 안된다.


그래, 드라마에서 본 걸 떠올려보면…


“읏...”


아랫입술을 깨물었더니 눈썹이 팔자를 그리며 떨린다. 잘, 하고 있는 건가? 이로 살살 긁으며 오물거릴 때마다 유키나한테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용기가 나서-이러면 안됐다- 몸을 가까이 붙였다. 아까보다 입술이 진하게 붙어왔다.


벌린 입 틈으로 혀 끝이 스쳤다. 입술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말랑거리는, 뜨거운 감촉. 지금은 당신의 얼굴을 붙잡고 혀만 넣고 있고 싶을 정도로 중독적인 그 느낌이 처음엔 소름 끼칠 정도로 낯설었어서 입술을 잠깐 뗐다.


“키스란 게.. 이런, 거구나.”


아니. 잠시만, 잠시만요. 그렇게 상기된 얼굴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타액으로 반질거리는 입술을 만지면서, 올려다보면... 아.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미나토 씨의 양 볼을 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다시 말하지만 이러면 안됐다-. 나를 제지하려는 팔 힘은 우스워서 쳐낼 필요도 없었다. 미처 내 숨결이 닿지 못한 입꼬리에서 나오는 웅얼거림이 듣기 싫어 입술을 깨물었다. 목소리가 한 순간에 어그러지는 것이 마음에 들어 그대로 잘근잘근 씹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거 보면 맞겠지.


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다른 세기로 깨물 때마다 달라지는 악력이 재밌었다. 내뱉는 음의 높낮이가 바뀌는 것도 좋았다. 나만 들을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하니 맞닿은 입술부터 짜릿해진다. 이 감각을 몸 전체로 옮기고 싶어서 끌어안았다. 여백 없이, 온전히 안아내고 싶어. 몸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이 방해된다.


“흑..”


얼마나 지났을까, 흐느끼는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촉촉하게 젖어있는 금안이 떨리고 있었다. 보고 있자니 입술에만 집중돼있던 모든 감각이 분산됐다. 앉고 있는 벤치부터, 공원 끝 나무까지 유키나를 중심으로 시야가 넓어졌다. 물고 있던 입술을 놓아주면 그대로 내 어깨에 머리를 떨군다. 잘게 흐느끼는 소리가 분수에서 물이 부서지는 소리보다 크게 들린다.


“…아파.”


고개를 들면 보이는 빨갛게 부어오른 입술을 보고 순간 맛있어 보인다고 생각해버렸다. 나름 힘 조절 한 거였는데… 살짝 찢어진 입술 사이로 배어 나오는 피를 핥아줬다. 부어오른 것에 자극이 됐는지 미나토 씨는 내 어깨를 팍 밀치며 고개를 돌렸다.


“미, 미안해요.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이거 정말… 키스 맞아?”


미나토 씨는 손등을 입술에 갖다 대고 열기를 식혔다. 의심스럽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바라봤다.


귀여워.


“그, 그럼요! 키스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거라고요! 몰랐어요?”


“알아.”


그런 것도 모르냐는 듯 고개를 치켜들고 당당하게 물어보면 지지 않으려 눈에 힘주고 올려다보는 모습은 서로 닮은 것 같다. 그래서 당신이 좋은 걸까.


첫 키스에 사랑하는 사람을 울린 여자, 미타케 란…


난 그 날, 집으로 돌아가면서 키스 연습을 하겠노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다음 번엔 혼까지 쏙 빼먹어주겠어. 그 입에서 좋았다는 말이 나오게 해주겠어! 라고…



이어지는 부분


http://posty.pe/4trs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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