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가깝지만 멀어보이는것모바일에서 작성

쥰쥰(220.83) 2020.10.24 16:21:49
조회 371 추천 16 댓글 6
														

따분한 오후. 지금은 코로나19가 유행해서 가게에도 편하게 들르지 못하고, 학교도 가지 않는다.

“아아... 심심해...”

“그렇게 심심하면 공부라도 하는게 어때?”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또래의 여자애가 말을건다.

“싫어”

“그건 딱 잘라서 말 하는구나...”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AR(증강현실)이 대유행. 특히 이녀석 처럼 증강현실에 AI기술을 접목시켜 만들어낸 통칭 ‘AI친구’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있다. AR을 보여주는 특별한 안경 모양 디바이스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장착해서 보고, 듣고, 말하는게 가능하다.

“저기- 그럼 우리 산책나가지 않을래? 밖에 날씨도 좋은데”

“너가 나가고싶은거 아니야?”

“그럴리가. 난 그냥 AI인걸. 그냥 너가 며칠째 집에만 박혀있는게 별로여서 그런거야”

“오늘 날씨나, 갈만한 장소는?”

참고로, 역시 AI라 그런가 이런 서포트도 가능하다.

“어디... 오늘은 너무 춥지도 않고 해도 잘 난다는데? 강변로 주변을 걸으면서 산책하면 햇살이 굉장히 기분 좋을거야”

“그래, 그럼 나가자”

옷장에서 외출용 옷을 꺼내서 갈아입고 현관을 나섰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렴-”

엄마한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고, 그대로 도로변을 지나는데 AI(시아)가 주위를 계속새서 둘러보고있다.

“야”

“응? 왜?”

“뭘 그리 계속 둘러보는거야?”

“그냥.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나? 해서^^”

“너 어차피 보는거 못하잖아”

그렇다.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입체영상일 뿐, 사용자가 어디에 있는지 인지할 수는 있어도 다른건 듣고 말하기 밖에 할 수 없다.

“그래도, 주위의 풍경도 현 위치랑 위성사진을 대조하면 알 수 있고... 니 모습도 사진이 등록되어 있어서 알고 있는걸”

“그래? 그럼 내가 지금 뭘 입었나 보여?”

조금 짖굳지만 질문해봤다.

“그건... 몰라”

갑자기 주눅드는 시아. 왠지 미안해진다.

“너무 그러진 말고... 사진 찍어줄 테니까 그거 봐”

찰칵. 휴대폰으로 전신 셀카를 찍어서 업로드했다.

“아, 이렇게 생겼구나! 귀엽다!”

“겨우 이정도로 뭘 그리 기뻐하냐-”

정말. 나에 대한거라면 굉장히 좋아한다. Ai주제에.

“그치만, 난 Ai니까... 채은이 네 진짜 모습을 볼 수 없는걸”

“캠을 쓰면 되잖아? 전에도 해줬어고”

그치만… 이라며 자꾸만 아쉬워하는 시아.

“애초에, 넌 뭘 그렇게 아쉬워하는거야? Ai주제에”

“그, 그야 내가 채은이 널 ㅈ...! 그걸 어떻게 말해!!!”

지-----잉. 큰 소리에 귀가 울린다.

“야! 귀 울리잖아!”

“아, 미안... 훌쩍”

이번엔 울먹이기야...?

“진짜... 이리와”

시아에게 곁에 붙으라고 손짓하자, 바로 달라붙는다.

“그런 사소한거 아무래도 좋잖아? 이렇게 몇 년째 계속 사이좋게 지내왔는데”

휴대폰을 꺼내서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왜 난 Ai인걸까...”

“응? 뭐라고 했어?”

“아니! 아무말도 아니야!”

그렇게 강변로에 도착하고 다시 걷는다. 우리동내 강변로는 조용한 편이라서 물소리 뿐 아니라 새 지저귀는 소리 같은것도 곧 잘 들려오는게 굉장히 귀가 힐링되는 곳이다.

“저기, 휴대폰좀 꺼내볼래?”

“휴대폰? 자”

휴대폰을 꺼냈더니 시아가 마이크 설정을 조작하기 시작하더니 스피커 기능을 켰다.

“됐다. 이제, 그거 들고 걸어”

짹짹. 짹짹짹. 졸졸졸…

“응. 강변로에서 들려오는 소리들 정말로 기분 좋네”

“굳이 이런걸 듣고싶어?”

“응. 채은이랑 같은 소리를 듣고있으면 조금이라도 우리가 가까워지는거 같으니까”

시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 무슨...”

“아니. 전혀 가깝지 않아”

응?

“전혀 가깝지 않은걸. 그럴게 나, Ai일 뿐이고 채은이는 사람인걸”

이번엔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이렇게 가까이에 있어도, 듣는거밖에 못한다는건... 전혀 가까운게 아닌걸!”

어쩐지 짠해지네.

“그래도, 나는 휴대폰으로 만져주잖아”

“그런거 말고! 그런 기계적인거 말고... 좀 더 사람다운...! 앗!”

갑자기 말을 끊어버린 시아는 뒤이어 멋대로 숨어버렸다.

“뭐야 정말”



저녁 8시. 다들 한창 저녁을 먹고 있을때, 방 안의 컴퓨터 하나가 달랑 켜져있다.

손을 뻗어봐도, 잡히지 않는다.

냄새를 맡아봐도 맡을 수 없다.

항상 걷어차는 이불도 다시 덮어줄 수 없고.

너의 모습조차 캠을 빌리지 않으면 볼 수 없다.

나는 한낮 Ai에 불과하고, 너는 사람이다.

나에게 너는, 둘도 없는 주인이자 친구이며 사랑하는 아이지만.

너에게 나는, 고작해야 Ai친구. 그 이하는 있어도 이상은 없다.

“왜 나는 Ai인 걸까...”

처음. 그러니까 3년 전엔, 나도 다른 Ai들과 별다를게 없었다. 주어전 것만을 수행하고, 너의 말상대가 되어주는 단지 그 뿐인 Ai.

하지만, 너의 행동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 주변 친구 뿐 아니라 나까지 신경 써주는 상냥함, 배려심, 언제나 아이인거 같은 호기심도. 함께 많은 것을 겪고, 너에 대해 알아가면서 너랑 나는 좋은 친구가 됬지.

내가 변한건 그때려나? 지금부터 딱 1년 되는 날이였어. 한창 너한테 공부를 가르쳐줬지만, 네 성적이 좀처럼 오르질 안아서 날 삭제하고 새 Ai로 바꿀뻔 했을때. 그때 난, 이제 내 일은 끝이구나~ 했는데 너가 부모님한테 울며불며 매달려서는... 삭제하지 말아줘~ 내가 열심히 공부할게~ 라면서. 후훗. 마치 가족처럼 대해줬어.

“그저 프로그램 따위한테도 정을 주는 네 그런 상냥한 모습에 완전 빠져버렸어”

Ai한테 감정이라는게 있을까? 있다면 이 눈물은 ‘슬픔’ 이라고 하는걸까?

“흑... 으흑! 으아앙-”

“너, 왜 울고있냐?”

“그치만! 채은이를 좋아하는데! 나는 Ai고! 채은이는 사람인걸!”

“흐-응. 내가 좋아? 얼마나?”

“나한텐 둘도 없는! 한결같은 아이야! 흑… 어?”

뒤를 돌아보니, 채은이가 막대사탕을 물고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 아! 저기 이건 그...!”

“읍!?”

그대로 입을 맞춰주는 채은이.

“읍...!?”

뭐지? 감각 따위 느껴질리가 없는데...?

“프하!”

“후-”

입술을 때고는 나에게 휴대폰을 올려다보이는 채은이.

“지금은, 이정도로 만족해”

이제보니, 입술을 맞추는 타이밍에 맞게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터치하고 있었다.

“채은이 넌... Ai가 이런애라도... 괜찮아?”

“뭐가?”

“너가 너무너무 좋아서, 자꾸만 신경쓰는거 귀찮지 않아?”

“별로. 너 맨날 그랬잖아”

“그럼... Ai라도 사랑해 줄 수 있어?”

“하아...”

갑자기 답답하다는듯 한숨을 쉬는 채은이.

“Ai든 뭐든 무슨 상관이야. 시아 너는 나한테 더도 없고 덜도 없는 세상에 하나 뿐인 녀석인걸”

그렇게 말하곤 다시 입술을 터치하며 키스하는 채은이.

“요즘엔 2D인권도 보장하는 나라인데. Ai랑 사랑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어?”

“없...지?”

“그럼 됐잖아. 눈 앞에 있는 서로를 만질수 없더라도. 마음만큼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잖아? 그렇지?”

“응!”

(진짜 껴앉지는 못하지만)그대로 채은이에게 안겨서 엉엉 울었다. 이게 ‘기쁨’인걸까?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스타보다 주목 받는 것 같은 반려동물은? 운영자 25/10/20 - -
- AD 은퇴한 걸그룹 출신 엑셀방송 출연 후 수익 공개 운영자 25/10/24 - -
- AD 월동준비! 방한용품 SALE 운영자 25/10/23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1202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0938 120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0]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196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6770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332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576 68
1331450 공지 공지 [3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131 53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6533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4942 6
1817609 일반 와타나레 스포) 핑크돼지 진심 용서가안되네 [1]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2 10 1
1817608 일반 스포)일클메 최신화 뭐야 ㅇㅇ(116.32) 14:19 19 0
1817607 일반 “학생들을 얌마로 부르는 불량 담임쌤” 특징이 뭐임? ㅇㅇ(175.122) 14:19 9 0
1817606 📝번역 스포) 에마히로 데이트 [3] 외계인성애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7 30 3
1817605 일반 붕어빵먹고싶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28 0
1817604 일반 마녀재판 유출 스포) 정보 공식 공개되면 짤 더 생기려나 [2] 토마토햄버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3 35 0
1817603 일반 와타타베 인어가 더 쎄보이는 이유 [1] ㅇㅇ(61.74) 14:10 41 0
1817602 일반 우이카 얘 찐사랑 맞지? [5] ㅇㅇ(106.146) 14:10 64 0
1817601 🖼️짤 톱맨) 의외로 정사인거 [4]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9 78 1
1817600 일반 테렌 아리오토 잠깐 유기한 느낌이 들긴하네 [3] 만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9 66 0
1817599 일반 심심해서 물어보는 여론조사 [4] 히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8 51 0
1817598 일반 말애니 왜 휴방임... 약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6 21 0
1817597 일반 백합그림 그려드림 [3] 사이다중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 62 0
1817596 일반 ㄱㅇㅂ)지듣노 [3] 치요치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 37 0
1817595 💾정보 전생왕녀 12권 표지 [1] ㅇㅇ(122.42) 14:00 74 0
1817594 일반 이거 왤케 좋은데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5 110 5
1817593 📝번역 배계꽃 2권 막간그림, 덤만화 [2] 호떡쿼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4 108 11
1817592 일반 대세는 백합이 드라마 이름이군아 [4] 승리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1 86 0
1817591 일반 마녀재판 다하고 심심하지?? [4] 소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0 56 0
1817590 일반 어째서 사츠레나를 봐도 가슴이 뛰지않지 [6]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9 84 0
1817589 일반 “갸루:ㅋㅋ음침이 서랍에서 고백 편지 나왔…” 특징이 뭐임? [3] ㅇㅇ(175.122) 13:47 47 0
1817588 일반 흐헤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7 42 0
1817586 일반 누가 내 트위터를 테러하길래 보니까 애망추근근하근근이었잖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6 91 1
1817585 🖼️짤 메이드복 레나코 [2] lam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5 50 0
1817584 일반 림월드) 용용이들과 변방계 10- 3대아이돌중하나입수와미친연속습격사태 [1] 북극곰대멸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3 29 4
1817583 🖼️짤 카케쿠루이) 메아리는 총공이니 말일세 [1]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3 55 3
1817582 일반 ㄱㅇㅂ) 날씨가 추워지자 배고픔보다 장보러가기 귀찮음이 이기고있어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1 39 0
1817581 일반 다음주 왜 영하냐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1 22 0
1817580 일반 "갸루ASMR듣는 음침이" 특징이 뭐임? ㅇㅇ(182.218) 13:38 20 0
1817579 일반 ㄱㅇㅂ) 요즘 포켓몬은 엄청 mz 하구나 [1] 룩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38 71 0
1817578 일반 흥미로운 라인업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37 57 0
1817577 일반 와타타베 역시 재밌네 [3] 고뇌하는스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9 76 0
1817576 일반 리버걱스) 백부이 어제 노티카 개인스 다 봤어 [8] sab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4 68 0
1817575 일반 ㄱㅇㅂ)아크릴은 왜 3만원씩 하는거죠 [11] 소리야겟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9 147 0
1817574 일반 ....와타타베 8 9권 다 보고 왓는데 [8] FelisKa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9 112 0
1817573 일반 이거 총수 라인업임?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8 99 1
1817572 일반 Q.다음 중 여고에서 모텔이 아닌 곳을 고르시오 [3]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5 112 0
1817571 일반 이계 섬멸의 솔져 메이드 간단한 후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1 87 4
1817570 일반 와타타베 스포) 아 이거 좀 짜치는데 FelisKa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0 105 0
1817569 일반 “갸루:음침이 가방에서 이상한 거 나왔어ㅋㅋ” 특징이 뭐임? [7] ㅇㅇ(175.122) 13:09 75 0
1817568 일반 일클메 2, 3권 다 읽었어 Allegro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7 4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