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스며들어 어딘가 아련한 분위기의 빈 교실에 나는 홀로 있었다.

'타에쨩도 참...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데...'

할로윈 장난을 생각한다며 고민하던 타에쨩을 설득하고 돌려보내느라 지쳤던 아까의 일이 생각나 나는 한숨을 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타에쨩은 참 겉모습은 어른스러운 이미지지만 내면은 마치 어린 아이 같아서 그런 일이 있으면 진지하게 되어버린다... 진지하게... 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상 서랍에 손을 넣어 봤다.

'응? 이게 뭐지... 토끼귀..?'

책상 서랍 속에는 처음 보는 토끼귀 모양의 머리띠가 들어있었다.
토끼라니 설마...

"아, 치사토 선배"
"어머, 타에쨩 아직 집에 안 갔니?"
"선배가 어디 계시는지 찾고있었어요. 아까 얘기했던 장난이 아직 남았으니까요."
"아... 역시 이 토끼귀는 타에쨩 거였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타에쨩이 내게 다가왔다.
깜짝 놀랄만한 거라고해서 조금 긴장했는데...
그래도 평소보다 엉뚱하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선배 모처럼인데 한 번 껴보시는건 어떠세요?"
"으응..?"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무섭게 타에쨩은 내 머리에 토끼귀를 달아버렸...다..?

"잘 어울리네요 선배! 귀여워요! 역시 선배는 작고 귀여워서 '토끼'라는 느낌이에요."
"저기... 이거 엄청 부끄러운 거 알아..?"

부끄러워진 나는 토끼귀를 벗으려고 했지만 타에쨩의 손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아 안돼요 선배. 장난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구요."
"으응? 지금도 충분한 거 같은데..."
"안돼요. 선배는 지금부터 제 토끼에요. 으음 이름은... 옷쨩의 친구인 '치쨩'?"
"에에... 꼭 해야되는 거ㅇ..."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타에쨩은 나를 양 팔로 포근하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다 치쨩~ 부드럽네~"
"잠깐만..!! 부끄러우니까..!!"
"선배 그거 아세요? 토끼는 외로우면 죽는다고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타에쨩은 나를 조금 더 세게 안았다.
...조금 부끄럽지만 싫지는 않으니 조금만 이대로 있을까..?

"...선배"
"응?"
"선배 그거 아세요? 토끼는 항상 발정기래요."

ㅡ아 큰일났다...
뭔가 또 엉뚱한 스위치가 들어간 것이 분명하다.

"아 그렇구나~ ...그나저나 나는 스케줄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 흣..!"

타에쨩의 손가락이 나의 배를 쓰다듬었다.
기타를 다루듯이 현란하게, 하지만 아기 토끼를 만지듯이 부드럽게...

"나의 토끼 치쨩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요?"
"하읏..! 잠깐..만..!"

이윽고 타에쨩의 손이 옷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부드럽게 나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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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써봤어
내가 뱅드림 캐릭터들을 잘 몰라서 꺼무위키 참고해서 써서 캐릭터들이 평소랑 조금 다를 수도 있어 미안해ㅠ